아마존의 실패한 오프라인

기술이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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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월 28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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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은 조금 전 기업본부 사무직원 1만 6000명을 해고하는 구조조정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특히나 기업 본부 운영 전반에 AI 적용이 본격화되면서 빠르게 조직 효율화를 진행하는 모습이죠. 이커머스와 클라우드 사업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사업이 모두 크게 성장하는 상황에서도요. 

이 소식의 발표에 앞서 그동안 아마존 고(GO)와 아마존 프레시라는 레이블로 진행했던 오프라인 리테일 사업도 정리할 것이라고 발표했는데요. 이 역시 전반적인 운영 효율화를 위한 선택이지만, 새로운 기술의 적용을 통해 오프라인 리테일 사업을 확장하기가 쉽지 않은 사례로 남게 되었습니다. 

한편에서는 AI라는 기술의 적용으로 인해 대규모 해고가 일어나고 있고, 한편에서는 실패한 기술 적용으로 인해 사업이 정리되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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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테일] #아마존고 #저스트워크아웃
아마존의 실패한 오프라인
기술이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을 때
아마존이 결국 자체적으로 개발한 무인 자동 체크아웃 매장인 아마존 고(GO)와 아마존 프레시를 비롯한 오프라인 매장 사업을 종료하기로 한 것은 '저스트 워크 아웃(Just Walk Out)'에 기반한 새로운 기술의 리테일 실험도 마친다는 의미입니다.

아마존은 이 매장들을 기반으로 개발해 온 기술을 B2B 라이센스 사업으로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이 기술이 스포츠 경기장이나 공항과 병원 등지의 대규모 현장에서는 계속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일단 식료품점과 같은 리테일 사업에서는 더 큰 확장을 하면서 적용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이죠.

다만 고객이 장바구니에 어떤 물건을 담는지를 스캔하고, 그 물건들의 가격을 자동으로 계산해 주는 이 고도의 기술이 실패한 이유는 기술적인 한계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 기술의 필요를 제대로 계산하지 못한 아마존의 전략적인 실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아마존은 아마도 이 기술의 편리함이 고객들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느끼던 불편함과 번거로운 계산 절차의 문제를 해결해 주면, 사업이 확장할 수 있다고 가설을 세웠을 것입니다. '고객의 문제 정의' 그리고 '문제 해결 방안 도출'의 공식을 따라가는 테크 기업의 전형적인 사업 빌딩 절차를 밟아나가면서요. 

그런데 이는 결과적으로 틀린 가설이 되었습니다. 고객들이 오프라인 매장에 계속 가는 이유부터 고려하지 못한 가설이 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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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기술은 남았지만, 오프라인 리테일 고객들의 문제를 해결해 준 기술과 사업은 아니었습니다. (이미지: 아마존)
오프라인의 고객 자아는 다르다
오프라인 리테일은 무엇보다 사람들이 직접 현장에 가서 느낄 경험을 중요시한다는 것을 아마존은 간과했습니다. 그것이 단순한 장보기라고 해도요. 아마존의 혁신적인 기술은 쇼핑을 하는 고객들이 느낄 편리함을 증진 시켜줄 수 있지만 본질적인 가치를 키워주지는 않습니다. 

이는 월마트와 코스트코가 각 분야에서 절대적으로 큰 존재감을 여전히 발휘하고 있는 이유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본래 아마존은 이들마저 '혁신의 대상'으로 삼고 오프라인 사업을 온라인 사업과 연결하려 했습니다. 전반적인 물류 인프라도 상품 소싱 능력도 자신들이 더 뛰어나다고 생각했을 것이고요.

소위 2000년대 후반부터 '모바일 혁명'이 일어나고 본격적으로 아마존이 빅테크로 성장하면서 이런 생각은 산업 내 전문가들도 하게 되었습니다. 온라인으로 리테일은 잠식될 수밖에 없다면서요. 실제로 많은 리테일 사업이 온라인으로 그 매출을 빼앗기고 살아남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서는 기존의 대형 서점 사업이 그 상징이 되었죠.

하지만 모든 오프라인 리테일이 같은 운명은 아니었습니다.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영역이 생기면서 온라인에 적합한 구매 아이템과 소비자의 패턴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기에 아마존이 파괴했던 반스앤노블이 새로운 시대에 부활할 수 있었던 것이기도 합니다.)

같은 고객이어도 그 고객의 소비 자아는 여러 가지입니다. 온라인 쇼핑을 즐긴다하더라도 장보기는 꼭 월마트에 가서 싸고 질 좋은 상품을 직접 고르고 사야 한다는 성향이 있고, 코스트코에 가서 보물 찾기가 취미인 사람들도 있습니다. 코스트코는 상품 '큐레이션' 능력이 워낙 중요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고, 월마트는 모두를 위한 가장 낮은 가격을 기치로 모든 것을 갖춰놓는 리테일러의 위용을 쌓아왔기에 사람들의 발길이 그치지 않았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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