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바꾼 코코아 공급 부족

초콜릿 산업의 되돌릴 수 없는 하향세?

21735_3161710_1766994976230660921.png
2026년 2월 2일 월요일
21735_2328721_1723013880165312344.png
초콜릿의 주요 원료인 코코아 원두 가격은 지난 5년간 가장 변동성이 높았던 상품(Commodity)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톤당 2000달러대를 유지하던 가격은 1년 후에 최대 1만 2000달러를 넘겼다가, 공급이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높은 가격대를 유지해 왔는데요.

지난해 말부터는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4000달러 선이 위협받기에 이르렀죠. 시장이 공급 쇼크에서 벗어난 것을 넘어 수요 부족 현상이 굳어질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변동성이 컸던 지난 2년간 초콜릿 시장은 크게 변했습니다. 특히 전 세계 초콜릿 소비의 최대 50%를 차지하는 유럽에서는 너무 높아진 가격 탓에 코코아 버터 등의 초콜릿 제품 재료가 식물성 유지로 대체되고, 초콜릿 소비 자체가 전반적으로 줄어든 모습을 보입니다.

다국적 대기업들이 이런 흐름을 주도하고도 있는데, 이렇게 한번 바뀐 시장은 이대로 굳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거대 트렌드 또한 초콜릿에 대한 수요 자체가 이제 크게 늘어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죠.
21735_2328721_1723013778719783217.png?2h0f28fg?ha2wzrzp

[자원원자재] #코코아 #초콜릿
시장을 바꾼 코코아 공급 부족
초콜릿 산업의 되돌릴 수 없는 하향세  
2024년에 톤당 최고 1만 2000달러를 넘긴 이후 코코아 가격은 늘 그 변동성이 심했습니다. 전 세계 코코아의 70%가 가나와 코트디부아르에서 나오는데, 2024년 초 이 지역의 극심한 가뭄은 공급 쇼크를 일시적으로 만들었고, 이후 안정적인 공급망을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변동성이 2024년 내 계속 심하다가 2025년 초까지도 1만 1000달러를 크게 웃돌았죠.

하지만 2025년 중반을 넘어서면서 그 가격 하락세가 심상치 않더니, 폭락 수준의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들어서는 4000달러가 깨질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현재 이러한 하락세는 한 가지 원인으로 귀결됩니다. 수요 부족입니다.

대표적으로 세계 최대의 초콜릿 생산자이자 B2B 공급자인 벨기에의 배리 칼리보(Barry Callebaut)는 지난해 11월 30일에 끝난 분기에 코코아 부문의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2%나 떨어졌고, 전체적인 판매량은 9.9%가 감소했죠. 다국적 B2C 기업들 역시 초콜릿 상품의 판매가 부진했습니다.

초콜릿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유럽에서 코코아 원두가 얼마나 많이 사용되었는지를 보면 수요 흐름이 보이기도 하는데요. 코코아 원두를 갈고 거기서 기름을 짜서 내는 코코아 버터 가공량도 지난 4분기에 30만 4470톤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8.3% 감소했습니다.

특히 고급 초콜릿의 주요 원재료인 코코아 버터의 가공량은 초콜릿 수요를 볼 수 있는 즉각적인 수치인데요. 전 세계 초콜릿 소비의 최대 50%를 차지하는 유럽에서 가공량이 이렇게 줄었다는 것은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물론 전반적으로 물가가 오르면서 초콜릿 같은 상품에 대한 수요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코코아 원두 가격의 수직 상승은 많은 소비자들에게 지불하기 어려운 가치가 되기도 한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편의점에 가서 사 먹는 일반적인 초콜릿 간식은 코코아 버터 함유량을 낮추면서 원가 상승에 대응해 오기도 했습니다. 그렇기에 유럽 일부 지역에서는 함량 기준 미달로 이런 '초콜릿 상품'들에 초콜릿이라는 이름을 붙이지도 못하게 되기도 했는데요.

최근에 떨어진 가격을 고려하면 앞으로 그 함량을 다시 높일 고려를 할 것으로도 보이죠. 하지만 상황이 그리 간단하지는 않습니다. 

21735_3217705_1770040735074090569.png
코코아 가격의 변동성은 지난 5년간 아주 컸고, 이는 결과적으로 코코아 제품을 만들어 파는 이들에게 좋을 것이 없었습니다. 하락세로 커진 최근의 상황도 그리 좋을 것이 없습니다. (이미지: 트레이딩 이코노믹스) 
당분간 떨어지지 않을 제품 가격  
당분간은 편의점 등지에서 오른 '초콜릿' 가격이 떨어지기는 어렵습니다. 제조사들이 반영한 높은 원가는 이미 구매한 코코아 가격이죠. 그리고 이 물량은 통상 6개월에서 1년 단위로 묶여 구매가 되기에 원가를 인하할 여력이 당장 생기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실제 매대의 초콜릿 가격이 떨어지려면 6개월 가량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물론 이는 코코아 가격이 다시 오르지 않는다는 전제 조건이 붙겠지만요. 

네슬레와 허쉬 등의 다국적 기업들도 아직은 조심스러운 입장입니다. 허쉬는 가격이 빠지는 시점을 2026년 하반기 시점으로 보고 있는데, 우선 가나와 코트디부아르 지역에서 안정적인 코코아 생산이 지속될지를 지켜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국적 기업들이 코코아를 이들에게 지속 소싱해 왔지만, 시설 현대화 등을 위한 적정한 투자가 오랫동안 이어지지 않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배리 칼리보처럼 코코아 버터와 파우더, 초콜릿 액상과 블록 등 제품에 쓰일 원재료를 생산하는 대표적인 기업들은 코코아를 수급하기 위해 농장에 직접 투자를 하지 않았습니다. 노동력이 많이 투입되어야 하는 까다로운 작물이라 투자보다는 소싱에만 집중했죠. (참고로 그래서 대부분이 소규모 농장들인 이들은 이전과는 다른 기후 조건에 적응해 갈 자금이 부족해 충분한 비료와 새로운 묘목을 구하는데 애를 먹고, 2024년의 공급 부족 사태가 만들어지기도 하는 것입니다. 지금이야 지난해 기후가 안정적이어서 가나에서 생산량이 다시 쏟아졌지만, 기근으로 공급 부족 현상은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미 배리 칼리보로부터 코코아 버터와 파우더, 초콜릿 액상과 블록을 재료로 사는 다국적 기업들은 코코아 버터 대신에 식물성 지방 등으로도 일부 대체를 했기에 앞으로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네슬레와 허쉬 같은 대기업이 비용을 절감하는 레시피를 확립했다면, 가격이 불안정할 수 있는 원재료 구매를 다시 늘리지 않을 가능성도 높죠. (배리 칼리보는 이들에게 아웃소싱 받아 생산하는 물량도 가격을 전가할 수 없는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서 2024~2025년의 이익률이 급감했죠.)

다만, 초콜릿이 지금처럼 높은 가격을 형성하게 된 것은 초콜릿만의 영향이 아니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합니다. 결정적으로 초콜릿 제품의 가격이 오른 이유는 초콜릿과 함께 가장 많이 쓰이는 주재료인 설탕에도 있기 때문이죠. 
.
.
.
구독하고 '매일' 받아보세요!
테크, 미디어, 리테일, 매크로에 걸친 이야기들
21735_3219677_1770043630570217135.png
트렌드가 아닌 비즈니스의 맥락과 각 산업의 구조를 살핍니다. 커피팟 플러스 구독하고 새로운 관점 '매일' 받아보세요.


21735_2328721_1723014897675029851.png
커피팟 Coffeepot
good@coffeepot.me
© Coffeepot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