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26년 1월 23일, 오전 9시 55분 장소: 'JP골드만' 트레이딩룸
뉴욕에 위치한 세계 최고의 투자은행 JP골드만의 본부 87층 트레이딩룸. 이 곳에서 10년 넘게 침묵하던 '빨간 전화기'가 갑자기 울린다. 이 빨간 전화기는 바로 연준(Fed)과 연결된 직통 핫라인이다.
최고의 트레이더로 성장해 담당 부사장의 위치에 까지 오른 제이미는 마른침을 삼키며 수화기를 집어 들었다. "JP골드만 트레이딩 데스크, 제이미입니다." "뉴욕 연준의 제롬입니다. 제이미, 현재 달러/엔 환율 확인(Rate Check) 부탁합니다. 쿠오트(Quote) 하세요."
제이미의 가슴은 철렁했다. '레이트 체크(rate check)'는 단순한 시세 문의가 아니었다. 미국 연준과 일본은행(BOJ)이 손을 잡고 시장에 직접 달러를 투하하기 직전에 수행하는 마지막 경고였다.
제이미는 애써 침착하게 레이트를 불렀다.
"현재 158.95에 159.05입니다." "네, 확인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제이미는 수화기를 내려놓기도 트레이딩룸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전원 주목! 연준 '레이트 체크(rate check)' 들어왔다! 공조 개입이다! 달러 롱(매수) 포지션 전부 청산하고 엔화 매수로 돌려!"
트레이딩룸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트레이더들이 키보드를 때려 부술 듯 두드리며 물량을 쏟아내자, 화면 위로 솟구치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도 환율과 함께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역시나 연준의 언질을 받은 다른 투자은행들도 물량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단 몇 분 만에 달러/엔 그래프는 수직으로 꺾였다. 1.7%의 폭락. 누군가에게는 평생 벌 돈이 증발하는 순간이었고, 누군가에게는 '중앙은행이라는 신'의 위력을 목격하는 순간이었다.
"부사장님, 벌써 5엔 넘게 빠졌습니다. 154엔까지 밀릴 것 같은데 어떻게 할까요?"
제이미는 마른세수를 하면서 답했다.
"2월 8일 일본 총선 전까지는 이 레벨 근처에서 절대 사지 마. 또 저 전화기가 울릴 수 있으니까." |
"뉴욕 연준의 제롬입니다. 제이미, 현재 달러/엔 환율 확인(Rate Check) 부탁합니다. 쿠오트(Quote) 하세요."
일본의 통화 약세는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가 부임한 이후 더욱 강화되었다. 그는 작년 11월 대규모 부양책을 통과시켰고, 식료품 소비세를 2년간 유예하는 제안을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
다카이치 정부의 재정 지출 계획은 엔화 약세뿐 아니라 장기 채권 금리 상승도 이끌었다. 일본 40년물 금리는 처음으로 4%를 넘어섰다. 최근 몇 달 동안 10년 금리는 25년 만에 2%를 넘었고, 20년물과 30년물도 연이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수년간 비정상적으로 낮았던 일본 국채 금리는 이제 다른 유럽 나라 국채 금리와 비슷해졌다.
[부엉이의 차트피셜]은 친숙하지만은 않은, 하지만 누구에게나 중요한 금리와 채권 시장을 비롯한 금융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주요 지표와 차트를 기반으로 풀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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