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포스트'를 대체할 미디어

[미디어 노트] 큰 그림이 아닌 전략이 필요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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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17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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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뉴스 미디어 업계는 전반적인 재편이 이루어지는 시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는 AI 때문도 아니고, 시장에서 자리잡지 못한 이들과 시장의 새로운 기회를 보고 들어온 이들의 경쟁으로 인해 생기는 (경쟁 시장의)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제프 베이조스가 단행한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상황이 더 악화한 워싱턴포스트가 만든 빈자리를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이들도 나타났습니다. 폴리티코를 창업하고 성공적으로 엑싯한 뉴스 미디어 사업가들이죠. 누군가가 만든 빈자리를 또 다른 뉴스 미디어가 채우겠다고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 미디어 시장의 희망을 발견할 수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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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연속으로 뉴스 미디어 이야기를 전합니다.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이들의 몰락이 새로운 미디어의 탄생으로 이어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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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노트] #뉴스 #미디어
워싱턴포스트를 대체할 미디어
큰 그림이 아닌 전략이 필요한 상황 
워싱턴 DC에 워싱턴포스트와 대적할 '신문(뉴스 미디어)'이 만들어질 예정입니다. 이름은 '워싱턴 선(Washington Sun)'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트레이드마크 등록을 발견한 세마포(Semafor)가 전했습니다.

현재 워싱턴 정가의 대표 정책지로도 우뚝선 폴리티코(Politico)를 창업한 NOTUS 미디어의 로버트 올브리튼이 자금을 대고, 역시 폴리티코를 함께 창업하고 편집장을 역임했던 팀 그리브가 현재 워싱턴포스트에서 나온 인력들을 적극적으로 스카웃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이들은 폴리티코를 악셀 스프링거에 매각하고 성공적으로 엑싯한 미디어 창업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이들의 목표는 뚜렷합니다.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하면서 뉴스룸 인력이 이제 400여 명 안팎으로 줄어든 워싱턴포스트가 남긴 빈자리를 파고들겠다는 것입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정리해고 이전에도 스타 저널리스트들과 에디터들이 이미 이직을 하거나, 서브스택을 시작하는 등 '인력 관리'가 안되고 있었는데, 현재 남아 있는 인원들 중에도 이직의 기회를 엿볼 이들이 꽤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근 핵심 에디터들과 기자단을 워싱턴의 본인 맨션으로 초대해, 대규모 해고의 이유를 설명하고 이례적으로 하루의 시간을 빼서 향후 계획에 대한 일종의 워크샵까지 연 것으로 알려진 제프 베이조스이지만, 워싱턴포스트에게는 또 하나의 악재입니다. 뉴스 미디어를 성공시킨 경험이 있는 충분한 자본을 가진 이들이 워싱턴포스트가 가졌던 역량을 모아 도전하는 것이니까요. 

현재 워싱턴포스트가 실행한 대규모 정리해고는 베이조스의 지시 하에 현재 남아있는 경영진이 계획을 했습니다. 그 지시는 뉴스룸의 비용을 절반으로 줄이고, 생산성을 2배로 끌어올리라는 것이었죠. 그러니까 이건 아마존이라는 빅테크 기업, 그것도 세상에서 가장 큰 이커머스 사업을 일군 제프 베이조스의 시선으로 워싱턴포스트의 경영 상황을 진단하고 내린 처방이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물론 누구보다 많은 정보에 접근 가능하고, 이에 근거해 판단을 내릴 것으로 추정되기도 할 그는 AI의 생산성을 고려하고 이런 결정을 내렸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생산성을 어떤 방향으로 유도해 워싱턴포스트의 사용자를 증대하고, 구독 수익을 늘릴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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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애틀란틱은 워싱턴포스트의 구조조정을 두고 "워싱턴포스트의 살인"이라고까지 표현했습니다. 일단 현재 상황을 살펴보면, 워싱턴포스트가 예전의 위상을 회복하기는 아주 어려워 보입니다. (이미지: 디애틀란틱 캡처)
새로운 미디어가 파고들 영역  
이제 이름만 알려진 '워싱턴 선'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을 갖출 것이라고 발표된 바는 없습니다. 지금은 세마포와 같은 미디어를 통해서 현재 새로운 매체를 설립하겠다는 구상을 조금씩 흘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의 현재 상황을 보면 이들이 어떤 그림을 그릴 지도 자연히 그려집니다. 워싱턴포스트는 뉴스룸 인력의 40%를 넘게 해고하면서 아예 그 섹션이 통째로 없어지기도 했는데요.

우선 기존 독자층을 워싱턴포스트에게서 끌어올 수 있는 정치 및 국제 지면, 즉 워싱턴포스트가 특화되어 있던 분야를 집중적으로 파고들 것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가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특히 정치 분야의 탐사 저널리즘은 핵심 역량으로 남겨두었는데, 이 영역도 핵심으로 만들어야만 기존의 오디언스를 다시 불러 모을 수 있다고 판단할 것입니다. 

아울러 워싱턴포스트가 아예 그 섹션을 거의 없애버린 메트로(지역)와 스포츠 섹션 그리고 아예 없앤 책 섹션 등의 콘텐츠도 집중적으로 파고들 수 있습니다. 메트로는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들의 취재를 기반으로 한 필수적인 로컬 콘텐츠이고, 스포츠 섹션 역시 지역 프로 스포츠팀들에 대한 취재를 중심으로 지역의 독자들을 위한 콘텐츠를 만들 것으로 예상할 수 있죠.

무엇보다 워싱턴포스트의 책 섹션인 '북 월드(Book World)'는 전 세계적으로도 주목 받는 뉴욕타임스의 북 섹션만큼이나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 섹션을 다시금 부활시켜 오디언스를 모으는 방법도 분명 찾아낼 수 있습니다. 북 월드가 없어진 이후 기자단과 이를 슬퍼하는 독자들 수백 명이 워싱턴의 유명 서점인 '폴리틱스 앤드 프로스(Politics and Prose)'에 모여 북토크와 같은 모임을 진행하기도 했죠.

책과 스포츠 섹션, 그리고 지역 뉴스와 관련 분석을 잘 공략해 전하기만 해도 워싱턴포스트의 구독을 취소한 워싱턴 DC와 인근의 버지니아, 메릴랜드, 볼티모어 등지에서 유료 구독자 수만에서 수십만 명을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이들은 보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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