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노트] AI가 대부분 쓴 기사의 가치는? AI가 쓰는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팩트만을 전달하는 간단한 단신성 기사가 아니라 취재 내용도 들어가 있고, 데이터도 보고 분석한 내용이 들어가 어떤 인사이트까지 전해주는 레거시 미디어의 기사 말입니다.
이미 AI 챗봇을 통해 받아보는 정보들이 (취재를 제외하고는) 이런 형식을 많이 갖추고도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특정 영역에서 신뢰도가 높은 전통 미디어에서, 기자가 '손을 거드는' 정도의 이런 기사들이 매일 발행된다면 어떨까요?
그 기사들은 어떤 맥락을 가지고 있고, 어떤 가치를 사람들에게 전할까요? 과연 계속 이어질 수 있는 모델일까요? 어떤 가능성을 발견한 것일까요?
많은 질문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는데요. 이런 질문을 쏟아지게 하는 사례가 최근 미국 뉴스 미디어씬에 등장했습니다. AI가 커질 때부터 예견된 미래가 메인스트림에서도 보이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
[미디어+AI] #뉴스미디어 #AI기자 AI 기자 아니면 AI 잘 쓰는 기자? |
미국 포천(Fortune)의 닉 리히텐버그 기자는 작년 7월에 합류한 이후 총 600개가 넘는 기사를 발행했습니다. 주말을 안 쉬고도 하루에 2개 이상의 기사를 발행했다는 것입니다. 하루에 7개의 기사를 발행한 적도 있다고 하고요.
그리 간단한 기사들도 아닙니다. 피처 기사도 섞여 있고, 단신성이 아닌 분야별로 이슈가 되는 현상을 들여다보는 기사들도 포함되어 있죠. 저널리즘에 기반한 팩트 체킹 그리고 소스 확인 등이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미국의 전통 미디어 업계에서 이게 어떻게 가능할까요?
AI를 활용했고, AI에게 직접 기사를 쓰게 했습니다. 리히텐버그는 AI 활용을 마스터해 가면서 기존에 이런 종류의 기사를 쓰는 인간이 낼 수 있는 퀄리티로 기사를 빠르게 생산해 낸 것입니다. 물론 그저 맡기기만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가 직접 손을 끝까지 보고, 최종 편집을 하고 내보내는 방식을 활용했다고 하죠. 기사마다 쓰는 시간도 달랐고요. 물론 이런 기사들은 깊이 있는 취재가 기반이 되거나, 깊은 인사이트를 도출하기 위한 롱폼 저널리즘의 형태가 아닙니다. 피처 기사들도 포함되어 있지만 취재원과 인터넷을 통해 모을 수 있는 재료들을 조합해 팩트 위주 내용들을 다루는 것입니다. 데이터나 근거를 활용한 분석도 제한적이고요.
예를 들면 하나의 리포트를 인용하면서, 그 리포트의 핵심 내용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왜 중요한지를 설명하는 방식의 기사들입니다. 이런 기사의 제작 과정을 그려 보면 아래와 같을 수 있습니다.
- 일단 기사 내용의 중심이 되는 리포트는 AI에게 리서치를 맡기고, 중요 포인트를 뽑아내고, 거기에 어떤 시사점이 있는지는 '딸깍'하고 구해낼 수 있죠.
- 그렇게 받아든 요약을 지금까지 써온 기사들을 학습한 AI가 비슷한 문체로 정리를 하게 합니다.
- 인간 기자는 관련 전문가의 코멘트를 따서 그렇게 나온 AI 기사에 삽입을 하고, 살을 붙이거나 떼고 편집을 합니다. 그리고 본인이 생각하는 시사점을 포함할 수도 있죠. 이후 최종 편집을 하고 발행합니다.
업계 일각에서 나올 수 있는 비판을 의식했는지,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를 한 포천의 편집장이자 최고콘텐츠책임자인 앨리슨 숀텔은 50% 이상이 닉 리히텐버그의 작업이라고 강조를 하죠. 하지만 그 전반적인 작성과 생산을 AI가 이끄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그는 자신이 주로 활용하는 구글의 노트북LM에 한 금융사의 리포트를 업로드하고, 관련 주제를 던져주고 초안을 작성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합니다.
이런 작업이 어렵지 않고, 추가 취재와 편집까지 반나절이면 기사 1개는 쉽게 생성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리히텐버그의 최근 기사 중 <월스트리트의 2025년 보너스는 사상 최대치였는데, 올해는 어려울 것 같다. 그 이유는 이렇다>와 같은 제목이 붙은 기사도 AI로 어떻게 제작되었을지 바로 상상할 수 있죠. |
대부분 AI가 초고를 잡고 쓰고, 닉 리히텐버그는 취재 내용을 덧붙이고 마무리로 손을 본 기사들입니다. (이미지: 포천) |
이렇게 AI를 활용한 그의 '생산성 향상'은 지금까지 성공적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일단 포천은 트래픽을 불러오겠다는 의도로 이런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의 기사들이 2025년 하반기 포천 웹 트래픽의 20% 가까이를 끌어왔다고 강조를 했죠. 이것은 분명 그가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기사들을 조합할 수 있는 역량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AI 업계에서 말하는 AI 에이전트를 잘 활용하면 괜찮은 결과물을 쏟아낼 수 있다는 방법일 것입니다. 현재로서는 어떤 화이트칼라 직종에서도 이것이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결론이죠.
근데 과연 그럴까요?
순식간에 기사를 몇 개씩 써낸다 하더라도 그 가치가 기사에 실려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트래픽을 몰고 온다는 이 기사들의 기세는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까요? 만약에 닉 리히텐버그 같은 기자가 조직 내에 더 많아진다면 어떨까요? 영역별로 말이죠. 이들의 합산은 지속해서 큰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경쟁을 모두 물리치는 퀄리티(질)와 퀀티티(양)의 기사들을 생산해 낼까요? 미래를 가늠하는 예상은 모두가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쏟아내는 기사가 의미가 없어지는 시점은 분명히 올 수밖에 없습니다. 모두가 생산해 낼 수 있는 퀄리티의 기사가 쏟아진다면 가치를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의 문제에 부딪히죠. 그 시점이 오면 이 기사들의 가치는 0으로 수렴하게 되고, 이렇게 트래픽을 몰고 오겠다는 전략 자체는 이미 무용지물이 됩니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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