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버즈의 핵심 메시지는 늘 지속가능성이었습니다. 메리노울과 재활용 나일론, 사탕수수 기반 밑창, 페트병 재활용 소재 신발끈을 강조하면서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강조했죠. 그리고 이에 대한 열풍은 '셀럽'들이 키웠습니다. 초기 엔젤 투자자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비롯해서 샌프란시스코와 LA 일대의 유명인이라면 올버즈를 안 신은 사람이 없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마치 지속가능성의 대부이자 대표 브랜드인 파타고니아만큼이나 뜨거운 사랑을 받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들도 파타고니아의 마케팅 플레이를 참고한 것과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죠. 지구를 생각하는 회사라는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전면에 강조하면서요.
하지만 파타고니아는 지속가능성이라는 키워드가 소비자들에게 먼저 어필하는 브랜드가 아니었습니다. 파타고니아의 스토리를 상세히 아는 사람들, 즉 그 브랜드를 좋아하는 이유가 지속가능성인 사람들의 수는 이들 소비자의 대다수가 아닙니다. 이들의 대표적인 소비자는 테크 브로스(Bros) 혹은 월스트리트 브로스(Bros)라고 불리는, 100~200달러가 넘는 파타고니아의 시그니처 베스트를 교복처럼 입는 특정 소비군이기도 했습니다.
파타고니아의 베스트는 회사를 통째로 사회에 환원한 창업자와 그 지속가능성 이미지와는 다르게 가장 자본주의적인 세상에 속한 사람들에게 가장 꾸준히 사랑을 받아온 것입니다. 애초에 이런 '브로스'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고소득 집단에 어필하는 가격대와 디자인을 선보였죠.
그렇게 굳건한 고객층을 만든 파타고니아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집단이 유니크한 스타일을 강조하고, 덩달아 지속가능성을 생각하는 의식 있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도 가질 수 있는 브랜드로 확장해 나갔습니다. 소비자의 어떤 열망을 제대로 자극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던 것입니다.
파타고니아의 창업자인 이본 쉬나드가 보인 모험적인 아웃도어 생활이 초기 브랜드를 형성했다면 이후에는 "이 자켓을 사지 마시오(Don't buy this jacket)"라는 역설적인 캠페인처럼 열망을 자극하는 마케팅으로 그 브랜드를 완성했습니다. 사지 말라고 하면 갖고 싶어지는 심리, 그리고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창업자의 발언조차 희소성으로 작동하는 브랜드는 오랜 시간이 만든 아우라입니다.
하지만 올버즈에게는 그 시간이 없었습니다.
올버즈가 지속가능성이라는 키워드를 타고 화려하게 등장한 이후에 했어야 하는 것은 파타고니아처럼 확실한 고객층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
.
.
© Coffeepot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