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미디어를 운영하면

a16z보다 미디어를 잘 운영할까?

21735_3161710_1766994976230660921.png
2026년 4월 6일 월요일
21735_2328721_1723013880165312344.png
오픈AI가 비디오 팟캐스트 기반의 테크 미디어 스타트업인 TBPN을 수억 달러에 인수했다고 알렸습니다. 가격은 5억 달러를 넘어가지 않는 수억 달러 수준일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아직 엑스 팔로워가 33만 명, 유튜브 구독자는 7만 명이 조금 안 되는 수준인 이들은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오픈AI라는 거대 스타트업에 인수될 수 있었을까요? 오픈AI는 왜 지금 시점에서 테크에 극친화적인 논조로 테크 업계에서 큰 노이즈를 만들어내는 이 스타트업을 인수했을까요?

두 가지 질문은 서로 같으면서도 다릅니다. 오픈AI의 이번 움직임이 선뜻 이해가 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이 소식이 발표되기 전 시장에서 관련 소식이 나돌자, 만우절 농담 아니냐는 이야기도 오갈 정도였습니다

오픈AI는 현재 소위 "AI 코딩 전쟁"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경쟁을 앤트로픽과 벌이면서 기존에 벌인 사업들을 하나씩 정리하고 있습니다. 영상 생성 앱인 소라(Sora)도 종료하는 등 생산성 향상이 키워드인 B2B 시장으로 피벗을 하는 상황이죠.

이 인수를 두고 오픈AI의 어플리케이션 CEO에서 타이틀을 AGI 배포 CEO로 최근에 바꾼 피지 시모는 "AI와 빌더들에 대한 이야기가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곳이 TBPN"이라고 하면서 수억 달러 인수의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AI에 친화적인 목소리를 더 키워야 한다는 장기적인 계획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리고 이런 미디어를 통해 자체 커뮤니케이션 역량의 강화에 미리 나서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당장 실질적으로 회사 역량 강화를 위해 수억 달러를 쓰는 것은 아니기에 지속적으로 의문이 남을 투자가 될 수 있습니다.
21735_2328721_1723013778719783217.png?2h0f28fg?ha2wzrzp

[미디어+AI] #앤드리센호로위츠 #레드불
오픈AI가 미디어를 운영하면
a16z보다 미디어를 잘 운영할까?
TBPN은 Technology Business Programming Network의 약자로 말그대로 테크 비즈니스 프로그램을 전하는 미디어입니다. 공동 창업자인 조르디 헤이스(Jordi Hays)와 존 쿠건(John Coogan)이 미국 서부 기준 평일 오전 11시에서 오후 2시까지 3시간 동안 진행하죠. 화제가 되는 각종 테크 업계 뉴스를 해설하고, 테크 업계의 리더들이나 인플루언서들이 출연해 이들과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샘 알트먼도 물론 그 중 하나였죠.

테크 업계에서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엑싯도 경험한 이들은 내부의 사정을 잘 아는 '테크 브로' 진행자들이기도 합니다. 그런 이들이 마치 스포츠 중계를 하듯이 실적을 전하기도 하고, 경쟁사들의 사업을 비교하기도 하면서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들이 물론 테크 업계의 생리와 비즈니스를 잘 설명하는 역량도 뛰어나지만, 특히 업계에 극친화적인 논조로 확실한 오디언스를 확보했죠. 테크 기업들을 자신들의 편으로 만들었고요. 

작년에는 매출이 약 500만 달러(약 75억 원)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올해 이들의 예상 매출은 3000만 달러(약 450억 원)입니다. 물론 테크 업계가 대부분인 광고와 스폰서십이 매출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습니다.

오디언스가 다른 대형 테크 채널들에 비해 큰 것은 아니지만, 빠른 시간 안에 확실한 오디언스와 확실한 매출원을 현재로서는 확보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TBPN의 총 인원이 11명이라고 하니 퍼포먼스가 확실히 뛰어나다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이들이 오픈AI 산하의 미디어가 되면서 할 역할은 무엇인지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오픈AI는 TBPN이 그대로 운영될 것이며, 논조와 편집 등 전반적인 편집권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지만 직원이 된 이들은 회사를 위해서 어떤 역할이든 해야할 수밖에 없죠. 당장 오픈AI를 위한 내러티브를 만드는 방송이 당연히 되지는 않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현재의 성격을 그대로 유지하기는 어렵습니다. 

아무리 AI와 테크에 극친화적인 논조를 가진 미디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업계의 다양한 이슈들을 다루고 비판적인 톤을 가져가면서 자사에 대해서만 관대한 매체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미디어로서의 가치는 당연히 떨어지고, 이는 곧 오디언스의 감소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죠.

21735_3323660_1775483812440643157.jpg
스포츠 방송과 같은 스튜디오 속에서 확실한 컨셉을 잡고 이야기를 전하는 테크 미디어 팟캐스트입니다. (이미지: TBPN)
a16z의 퓨처가 보여주는 것  
이번 인수건과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미디어 운영 사례는 실리콘밸리의 대표 벤처캐피털인 앤드리센 호로위츠가 지난 2021년 6월부터 운영했던 퓨처(Future)가 있습니다.

이것이 왜 대표적인 사례냐면, 퓨처도 앤드리센 호로위츠가 테크에 극친화적인 미디어 목소리를 키우기 위해 만들었던 매체이기 때문입니다. 테크 업계가 커지면서 기존 미디어의 비판이 너무 커졌다고 판단한 이들은 테크의 긍정적인 면에 대해서 더 큰 목소리를 낼 미디어를 직접 키우겠다고 나섰죠. 

하지만 결과는 대실패였습니다. 퓨처는 대표적인 테크 인플루언서들과 기업가들이 참여해서 각종이야기를 전하면서 초기에 큰 관심을 끌기도 했지만, 이후 오디언스를 계속 키울 모멘텀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자체 사업 모델을 만드는 단계로 진입하지도 못하면서 2022년말에 조용히 문을 닫았죠. 2022년초 웹사이트 방문자가 최대 130만 명에 달했지만, 10개월 후에는 40만 명 수준으로 트래픽이 급감했습니다.

퓨처의 실패는 바로 자체적으로 투자하는 사업들과 포트폴리오 기업들에 대한 좋은 이야기만 전하는 창구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테크 업계의 좋은 내러티브만 전한다는 목표는 결과적으로 홍보 채널로 귀결된 것입니다.

앤드리센 호로위츠는 특히 그 설립자 중 한명이자 현재 테크 업계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하나인 마크 앤드리센이 미디어 운영에 관심이 많은 벤처캐피털이기도 합니다. 서브스택에 대한 투자를 진행한 이유도 바로 이런 관심에서 비롯되었죠. 팬데믹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잠시 끌었던 오디오 기반 소셜미디어인 클럽하우스에도 투자를 했고요.
.
.
.
계속 읽으려면 구독해 보세요!


테크, 미디어, 리테일, 매크로에 걸친 이야기들
21735_3324461_1775486968351605666.png
트렌드가 아닌 비즈니스의 맥락과 각 산업의 구조를 살핍니다. 

커피팟 플러스 구독하고 새로운 관점 '매일' 받아보세요.


21735_2328721_1723014897675029851.png
커피팟 Coffeepot
good@coffeepot.me
© Coffeepot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