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빌더의 애플

새로운 인사 발표가 보여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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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22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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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CEO 팀 쿡이 올해 9월 1일을 기점으로 이사회 의장이 되고, CEO 자리는 현재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헤드인 수석부사장 존 터너스(John Ternus)가 이어 받는다고 발표했죠. 터너스는 애플의 50년 역사에서 8번째 CEO가 되는데요. 

이번에 애플의 최고 리더십 전환은 모바일 시대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시대에 팀 쿡이 스티브 잡스에 이어 CEO가 되었듯이, AI가 하드웨어에도 본격적으로 입혀질 시대를 앞두고 존 터너스가 임명되었다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AI를 위한 '칩'이 애플에도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음을 알리는 것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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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애플 #새조직구성
제품 빌더의 애플
새로운 인사 발표가 보여주는 것
존 터너스가 유력한 CEO 후보라고 예측해 온 오랜 애플 전문 기자인 블룸버그의 마크 거먼은 이번 CEO 인계 작업을 아래와 같이 표현합니다.

"애플은 다시 운영 책임자(Operator)가 필요하지 않다. 다음에 무엇을 (시장에) 제시해야 할지를 아는 리더를 찾고 있다."

AI 시대에 맞춘 새로운 디바이스가 다음 세대의 애플 발전을 이끌어가야 하는 시기임을 표현하는 말이죠. 팀 쿡은 스티브 잡스로부터 CEO 자리를 물려받으면서 모바일 혁명 시대에 아이폰 이후로 꽃피우던 애플의 제품 세계를 최대한의 효율로 발전 시켜온 리더입니다. 

이미 2011년에 연간 7200만 대가 팔리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앞둔 스마트폰 생태계에 앞서 리더 자리를 물려받았던 팀 쿡은 아이폰을 중심으로 비용 효율적인 제조 생태계를 확고하게 구축하고, "공급망 혁신"을 이루어냈죠. 애플에 합류한 이후 재고 회전 일수를 급격히 낮출 수 있는 JIT(Just-In-Time) 방식을 도입해 소비재 제조 기업으로서의 애플의 기틀을 확고히 만들었고, 폭스콘과 페가트론을 중심으로 한 중국 내 대규모 조립 생태계를 설계했는데, 이는 전반적인 부품 공급 생태계까지 구축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중국에 만들어진 이 생태계에 대한 의존도가 애플에게는 이후 미중 갈등 속에서 지정학적인 리스크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애플 원가 경쟁력과 생산 유연성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으며, 중국 입장에서도 큰 리스크로 만들지 못하는 크기의 공급망이자 생태계입니다. 인도와 베트남에서의 생산 기지 확장은 현재 진행 중이죠. 

아이폰은 FY2025(2024년 9월말 ~ 2025년 9월 27일)를 기준으로 2억 4700만 대가 판매되었고, 애플워치와 에어팟의 웨어러블 생태계, 그리고 아이패드와 맥까지 애플이 구축한 견고한 소비재 하드웨어의 생태계는 이렇게 효율화된 제조 기반에서 나옵니다. 소비재 전자제품 제조 기업임에도 영업이익률은 30% 이상에 순이익률은 26%가 넘는 애플의 저력이 여기서 나오는 것이죠. 

하지만 인터넷 혁명에 이어 찾아온 모바일 혁명은 AI 혁명을 맞이해 자리를 내주는 중입니다. 물론 모바일 혁명 이후에도 인터넷이 기반이 되었듯이, 모바일도 AI 시대의 핵심 기반이 될 테지만, 새로운 시대에 소비재 제조 기업으로서의 애플을 재정의할 새로운 제품이 이제는 필요한 시점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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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터너스(왼쪽)는 이제 1975년 혹은 1976년생으로 알려졌습니다. 만 50세 전후라고 할 수 있죠. 1960년생인 팀 쿡도 2011년에 애플의 CEO가 될 당시 거의 같은 나이였습니다. 팀 쿡은 CEO로서 15년 간 쌓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이사회 의장을 하면서 정치권과의 소통,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살피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지: 애플)
'칩'에 무게가 실리는 조직 구조
존 터너스가 임명된 것은 그가 소비재 제조 기업으로서의 애플이 개발해야 하는 새로운 제품의 탄생을 이끌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마크 거먼이 평가했듯이, 이제는 효율적인 '운영자'가 아니라 제품을 탄생시킬 빌더가 필요한 것입니다. 애플이 AI 시대에도 저물지 않고, 지금의 위세를 이어가는 빅테크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말이죠.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애플은 AI 모델이 아닌 AI 하드웨어를 중심으로 어떻게 커갈지에 대한 해답을 거의 얻었다는 것입니다. 애플은 소비재 하드웨어 제조 회사이고, 이 정체성을 계속 강화하는 방향을 밀어붙이는 정공법을 선택한 것입니다.

이는 존 터너스의 임명과 함께 변한 조직도를 봐도 분명히 보입니다. 

애플 모든 기기의 핵심 칩을 자체 개발하는데 핵심 역할을 한 조니 스루지(Johny Srouji) 수석부사장은 이번에 신설한 직책인 최고 하드웨어 책임자(Chief Hardware Officer)가 됩니다. 소위 '애플 실리콘'의 개발을 책임져 왔다고도 할 수 있는 스루지는 그간 더 확장된 역할을 부여받지 못하면 회사를 떠날 것이라는 이야기가 시장에 돌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AI 전환기 들어서 핵심 인재를 메타와 오픈AI 등에 빼앗겨 온 애플은 스루지가 떠나게 둘 수는 없었다고 전해집니다.

내부적으로 터너스의 승진이 확정되고, 애플은 스루지와 함께 하드웨어 조직을 다시 재편하는 작업을 준비했습니다. 기존에 터너스가 하던 역할은 스루지의 하드웨어 조직 하에서 현재 하드웨어 프로덕트 인테그리티(Product Integrity) 책임자인 톰 마리에브(Tom Marieb)가 맡게 됩니다. 그는 2019년에 인텔서 이직해 온 반도체 품질 전문가이기도 하죠.

CEO와 최고 하드웨어 책임자(CHO) 그리고 그 바로 다음 책임자가 모두 하드웨어 그리고 반도체로 연결이 됩니다. 당분간 어디에 애플의 포커스가 집중될 것인지를 보여주기도 하죠 

바로 온디바이스 AI입니다. 클라우드가 아니라 디바이스에서 AI의 구동이 핵심이 되어야 하는 애플입니다. 각 기기를 위한 칩 개발과 함께 AI에 최적화한 하드웨어의 개발을 더 큰 핵심으로 삼는다는 것을 공식화한 것입니다.

지금 보면 당연한 수순 같지만, AI 시대 들어서 애플을 제외한 빅테크 기업들 모두가 모두 경쟁하듯이 자본지출을 쏟아 부어 AI 개발을 위한 투자를 하는데, 애플은 갈피를 못잡는 듯한 인식을 가지게 했죠. 애플도 실제로 시리(Siri)의 실망스러운 퍼포먼스와 더불어 자체 AI 모델 역량이 부족하다는 세간의 인식을 크게 신경 썼습니다. 챗GPT 등장 이후 테크 업계는 완전히 새로운 지형이 되어가고 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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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터너스(왼쪽)와 조니 스루지가 지난 2023년 12월에 CNBC와 애플의 인하우스 칩 디자인에 대해서 CNBC와 인터뷰를 하는 모습입니다. 둘은 오랜 기간 가까이서 일해 오면서 칩 개발에 있어 애플의 중요한 브레이크스루를 만들어냈죠. (이미지: CNBC)
결국 생태계를 더 강화할 선택
이전에도 짚었지만, 그래서 맥북 네오는 특히 중요한 제품이 되었습니다. 애플이 새로운 세대의 사용자들까지 확실히 자신들의 하드웨어 생태계에 끌어들일 제품이 필요한 시점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생태계를 넓히는 역할을 할 더 저렴한 맥북이 필요하다는 점을 피력한 것도 존 터너스라고 알려졌습니다. 일단 네오는 새로운 고객군을 확보하는 작업의 첫발을 완벽하게 디뎠다고도 볼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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