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 코프는 21세기 폭스를 매각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2020년에 스트리밍 시장에 발을 들입니다. 아무래도 방송 사업자로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미래에 커질 것이 확실했던 이 시장에 투자를 해두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판단한 것이죠. 그렇게 인수한 것이 FAST, 즉 무료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인 투비(Tubi)입니다.
넷플릭스가 그야말로 더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팬데믹 시기에 넷플릭스나 디즈니와는 직접적인 경쟁을 하지 않는 작은 시장에 파고든 것입니다. 자신들이 해오던 광고 사업과 맞닿아 있기에 기존 역량으로 사업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본 것이고요.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2025년에는 투비 매출만 10억 달러(약 1조 5380억 원)를 돌파했고, 월간 활성 사용자수(MAU)도 1억 명을 돌파하면서 스트리밍 시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로 성장했죠. 닐슨이 조사하는 미국 전체 TV 시청 점유율도 지난 3월 기준으로 2.2%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넷플릭스가 8~9%를 넘나들고, 가장 높은 유튜브가 12~13% 수준을 유지합니다.)
여기에 로쿠를 인수하면 그들이 운영 중인 FAST인 로쿠 채널도 소유하게 됩니다. 로쿠 채널의 점유율은 지난 3월을 기준으로 3%이죠. 둘을 합치면 점유율이 5.2%가 되는 것입니다. 디즈니가 5.3%인 점을 고려하면 전체 스트리밍 시장에서 폭스가 가지는 위상이 단숨에 올라가게 되죠.
근데 핵심은 이것뿐만이 아닙니다.
미국에서 인터넷이 연결된 가정의 50% 이상은 로쿠가 탑재된 기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로쿠에는 넷플릭스부터 디즈니+, 아마존 프라임, HBO맥스 등은 물론 로쿠 채널과 투비 등 모든 종류의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입점'해 있죠. 폭스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그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고객들을 만나는 큰 게이트웨이 하나를 차지하겠다는 것입니다.
로쿠 홈화면을 중심으로 한 광고를 판매할 뿐만 아니라 스트리밍 서비스들로부터 플랫폼 수수료를 받는 모델이죠. 전체 TV 산업이 스트리밍 서비스로 그 중심축이 완전히 이동해 오면서 이 플랫폼 수수료가 점차 커지는 모습입니다. 지난 1분기 실적을 기준으로 광고 매출은 6억 1270만 달러(약 9430억 원), 구독 매출(수수료)은 5억 1850만 달러(약 7980억 원)로 각각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7%, 30%나 증가했습니다. 로쿠는 이 두 가지가 전체 실적의 대부분이죠.
© Coffeepot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