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의 기회, 넷플릭스의 위기감

[미디어 노트] 미디어가 플랫폼이 되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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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18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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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에게 AI와 반도체 말고는 재밌는 산업과 시장이 지금 없다지만, 숨 고르기를 하는 산업과 기업들도 물론 있습니다. 어쨌거나 시장은 늘 움직이고, 기업들은 그 속에서 새로운 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이죠.

넓은 의미의 미디어 산업과 폭스 뉴스의 폭스 코프(Fox Corp.)도 그 중 하나입니다. 최근 미국 가정 내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는 스마트 TV의 스트리밍 플랫폼인 로쿠(Roku)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미디어 사업자에서 스트리밍 플랫폼 사업자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는데요.

미국 스트리밍 시장이 재편되는 상황과 맞물려서 지배적인 사업자인 넷플릭스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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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 #미디어노트 #스트리밍플랫폼인수
폭스의 기회, 넷플릭스의 위기감
미디어가 플랫폼이 되어야 하는 이유
미국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스마트 TV 운영 체제이자 각종 스트리밍 서비스들을 모아서 제공하는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는 로쿠(Roku)를 전통적인 방송 사업자인 폭스 코프가 인수하기로 한 것은 여러모로 큰 의미가 있습니다. 

바로 자극적인 방송 뉴스와 스포츠에 의존하는 레거시 미디어 사업자가 '플랫폼 사업자'가 되겠다고 나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기업가치 기준으로 220억 달러(약 33조 8500억 원)라는 큰규모의 딜이죠. 폭스 코프의 주가가 인수 발표 후 이틀 동안 20% 넘게 폭락하면서 이제는 자신들의 시가총액보다도 더 덩치가 큰 인수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요. 

트럼프와 MAGA의 본산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폭스 뉴스는 지금 전체 방송을 통틀어서 몇 년째 가장 잘 나가는 뉴스 채널로 광고 수익이 계속 늘어나고 있고, 미국에서 가장 인기가 큰 미식축구리그인 NFL의 가장 큰 중계권을 가진 것이 폭스 스포츠입니다. 폭스의 '충성' 시청자수는 다른 방송들과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고 추정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해도 폭스 뉴스에 고정되어 있는 시청자수는 변하지 않는다고 보죠.

다르게 말하면 폭스는 이렇게 가장 전통적인 수익원인 광고 매출을 극대화하는 콘텐츠 전략을 가장 잘 적용해 왔고, 유튜브와 넷플릭스의 시대에도 그 영향력을 키워온 몇 안되는 미디어 사업자입니다. 디지털 플랫폼 전략을 성공시키며 영향력을 확대해 온 뉴욕타임스가 있다면 그 반대편에 폭스 뉴스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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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 코프는 로쿠를 인수해 스트리밍 서비스도 강화하는 미디어 사업자이면서 플랫폼 사업자까지 되어야 겠다는 결심을 한 것입니다. (이미지: 로쿠)
하지만 시장의 우려가 커지는 이유는 그래서 분명합니다. 안정적인 수익을 내면서 회사가 성장하고 있는데 리스크를 지는 것이기 때문이죠. 어쨌거나 지금의 시청자 베이스를 유지하고, 콘텐츠 전략을 잘 짠다면 안정적인 수익을 꾸준히 낼 수 있는 사업자가 될 것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케이블과 기존 방송 시장이 축소되고는 있지만, 폭스는 그 안에서 점유율을 더 차지할 핵심 사업자로 꼽는 것이고요.

근데 본격적인 스트리밍 시대를 앞둔 2018년에 21세기 폭스라는 알짜 콘텐츠 자산을 디즈니에 매각하고, 대형 스트리밍 기업들과 경쟁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본업'에 집중하겠다고까지 했던 폭스는 왜 이렇게 전향적인 결정을 내렸을까요? 

라클란 머독이 아버지인 루퍼트 머독에게 회사를 승계 받은 이후 진행하는 첫번째 대담한 움직임이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의미를 넘어서 확연히 축소되는 시장을 지배하는 것만으로 아버지인 루퍼트 머독이 그렇게 강조하던 정치경제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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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만 봐도 폭스의 로쿠 채널과 투비를 합치는 폭스가 거둘 수 있는 효과가 바로 보입니다. (이미지: 닐슨, 2026년 3월 리포트)
본격적으로 키우려는 스트리밍 
폭스 코프는 21세기 폭스를 매각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2020년에 스트리밍 시장에 발을 들입니다. 아무래도 방송 사업자로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미래에 커질 것이 확실했던 이 시장에 투자를 해두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판단한 것이죠. 그렇게 인수한 것이 FAST, 즉 무료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인 투비(Tubi)입니다. 

넷플릭스가 그야말로 더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팬데믹 시기에 넷플릭스나 디즈니와는 직접적인 경쟁을 하지 않는 작은 시장에 파고든 것입니다. 자신들이 해오던 광고 사업과 맞닿아 있기에 기존 역량으로 사업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본 것이고요.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2025년에는 투비 매출만 10억 달러(약 1조 5380억 원)를 돌파했고, 월간 활성 사용자수(MAU)도 1억 명을 돌파하면서 스트리밍 시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로 성장했죠. 닐슨이 조사하는 미국 전체 TV 시청 점유율도 지난 3월 기준으로 2.2%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넷플릭스가 8~9%를 넘나들고, 가장 높은 유튜브가 12~13% 수준을 유지합니다.)

여기에 로쿠를 인수하면 그들이 운영 중인 FAST인 로쿠 채널도 소유하게 됩니다. 로쿠 채널의 점유율은 지난 3월을 기준으로 3%이죠. 둘을 합치면 점유율이 5.2%가 되는 것입니다. 디즈니가 5.3%인 점을 고려하면 전체 스트리밍 시장에서 폭스가 가지는 위상이 단숨에 올라가게 되죠.

근데 핵심은 이것뿐만이 아닙니다. 

미국에서 인터넷이 연결된 가정의 50% 이상은 로쿠가 탑재된 기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로쿠에는 넷플릭스부터 디즈니+, 아마존 프라임, HBO맥스 등은 물론 로쿠 채널과 투비 등 모든 종류의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입점'해 있죠. 폭스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그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고객들을 만나는 큰 게이트웨이 하나를 차지하겠다는 것입니다.

로쿠 홈화면을 중심으로 한 광고를 판매할 뿐만 아니라 스트리밍 서비스들로부터 플랫폼 수수료를 받는 모델이죠. 전체 TV 산업이 스트리밍 서비스로 그 중심축이 완전히 이동해 오면서 이 플랫폼 수수료가 점차 커지는 모습입니다. 지난 1분기 실적을 기준으로 광고 매출은 6억 1270만 달러(약 9430억 원), 구독 매출(수수료)은 5억 1850만 달러(약 7980억 원)로 각각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7%, 30%나 증가했습니다. 로쿠는 이 두 가지가 전체 실적의 대부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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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스트리밍 앱이 아니라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이 되는 경쟁을 하겠다는 넷플릭스의 셈법도 복잡해지게 됩니다.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을 시도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요.
재편되는 스트리밍 시장을 본 움직임
얼마 전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결국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가 인수하기로 했죠. 예상되었던대 로 미 법무부 반독점 부서의 인수 승인도 일사천리로 이루어졌고요. 현재 스트리밍 시장은 '정리'가 이루어지는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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