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기업들의 성장을 바라보는 마음

뒤섞인 장단기 신호의 의미

21735_3058807_1761540426344775805.png
2026년 7월 8일 수요일
21735_2328721_1723013880165312344.png
오늘은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그리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를 바라보는 시장의 마음을 주요 보도를 기반으로 살펴봅니다. 현재 시장의 마음은 이들에 대한 '의심'으로 더 기울고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현재 시장을 단기로 바라보느냐, 장기로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또 그 시선이 갈리기도 합니다. 

지금 한국에서만큼이나 세계적으로도 주목을 받는 기업들이기에 현재 이들을 바라보는 이야기는 다층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AI 전환이 이어지는 길에서 앞으로 지속적으로 시장의 예상과 의견이 충돌할 것으로 보입니다. 
21735_2328721_1723013778719783217.png?2h0f28fg

[반도체] #AI #메모리 #자본지출
메모리 기업들의 성장을 바라보는 마음
뒤섞인 장단기 신호의 의미
파이낸셜타임스가 현재 메모리 시장의 독과점 현황을 흥미롭게 분석했습니다. 미국 법무부와 FTC의 반독점 규제 담당자들이 시장의 독과점 정도를 판단할 때 쓰는 지표인 HHI(Herfindahl-Hirschman Index)를 계산한 것인데요. 

이 HHI는 보통 한 국가 내에서 독과점 상황을 판단할 때 주로 쓰이는데, 전 세계적으로 메모리가 필요한 상황을 고려해 시장을 확대해서 적용해 보겠다는 것입니다.

이 지수는 독과점 업체들의 각 시장점유율을 제곱하고 이를 더해서 나오는 숫자로 판단하는데, 100% 독점 시장은 곧 10,000점, 2개 기업의 과점은 곧 5000점 이상이 기준이 되는 것입니다. 완전 경쟁 시장은 물론 0점이고요. 

미국 법무부는 이 점수가 1000~1800점 사이가 나오면 '적당히 집중된' 시장이라고 봅니다. 현재의 시장 점유율을 기반으로 이 HHI를 계산해 보면 전 세계 메모리 시장의 HHI는 2838점이 나온다는 것인데, 이는 미 법무부 기준으로 (소수 기업에) "고도로 집중된" 시장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파이낸셜타임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한국 기업의 상황을 다소 비틀어 봅니다. 최근 국가적으로 반도체 산업 지원에 대대적으로 나선 상황과 한국의 재벌 모델이 역사적으로 정부 차원의 지원을 받아 성장해 온 상황을 보면 (그리고 두 기업이 같은 제품으로 함께 세계 시장을 노리니) 현재 상황에서는 하나의 경제적 주체로 묶어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모두가 삼전닉스라고 부르고 있기도 하죠.)

이는 반론의 여지도 물론 크지만, 메모리 시장의 현재 상황을 본다면 지배적인 점유율을 전한 이들의 모습을 이렇게 해석하는 것도 유효할 수 있습니다.

21735_3481116_1783414015074567599.png
2026년 1분기 DRAM 시장 점유율 현황입니다. (데이터: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시장을 장기적으로 바라볼 때  
이 경우에 두 기업을 합친 점유율은 67%가 되고, 이를 기반으로 다시 메모리 시장의 HHI를 계산해 보면 5042가 됩니다. 결국 전 세계 메모리 시장은 한국 기업들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과점 시장'이나 마찬가지라는 결론에 이를 수 있습니다. 

어쨌거나 이 세 기업의 메모리 시장 지배력이 압도적이고, 가격 결정력이 아주 큰 상황도 강조하는 것입니다. CXMT와 같은 중국 메모리 기업들의 물량을 애플 같은 미국 기업들이 수입할 수 있게 해준다고 하더라도 이 상황은 당연히도 단기에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이들이 선점한 시장을 쉽게 내줄리가 없고 이미 유리한 지형에 서 있다는 것이죠.

이렇게 질문해 보면 쉽습니다. 메모리 수요가 계속 커지면서 메모리 공급 경쟁이 벌어진다면 누가 유리할까요?

지금 증설을 크게 하는 중인 한국의 '빅테크' 기업들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역시 투자를 공격적으로 진행 중인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입니다. 이들은 지금 벌려놓은 격차를 따라잡히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면서 달려나갈 것이라고 볼 수 있죠. 현재 AI 자본지출에 의존하는 이들 메모리 3사는 미래에 공급 부족을 해결한 이후 가격 결정력을 포함한 협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공급을 어느정도 안정화하는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는 물론 AI 전환과 그 관련 시장을 '장기적으로' 보고 투자를 하는 것이죠. 기업들은 현재 과점의 이점을 누리지만, 결국 공급 부족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이 산업에서의 협상 우위를 유지할 수 있는 이익을 거둘 수 없다는 점도 직시해야 하는 것입니다. 흔히 말하듯 슈퍼 사이클이 끝나면 수요 부족과 이익이 급감하는 문제에 또 봉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AI 전환 과정은 과거와 다르고, 그런 상황이 오지 않으리라는 예상은 큽니다. 하지만 과거의 패턴은 예상에 반영될 수밖에 없죠. 버블에 대한 우려 역시 늘 시장에 공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21735_3481116_1783413835919620407.png
2026년에 얼마나 많은 자금이 한국에 들어왔다가 또 빠져나갔는지가 명확히 보입니다. (이미지: FT 언헷지드)
단기로 생각해야 한다면: CAPEX  
단기적인 입장도 살펴봐야 합니다. 당장 이 기업들에 자본이 계속 흘러들어갈 것이냐는 다른 문제이기도 하죠.

한 가지 핵심으로 생각해야 할 게 있다면 바로 빅테크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자본지출(CAPEX)입니다. 반복적으로 짚어왔지만, 이들의 자본지출이 이 랠리를 이어지게 하고, 지탱하게 하며, 메모리도 계속 사들일 수 있는 근원이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과연 이것이 언제 꺾일 것인지가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의 프리미엄 아티클인 언헷지드(Unhedged)는 6월에 소시에테 제네랄이 내놓은 아래 진단을 인용했습니다. 반도체 기업 쏠림이 심화한 한국과 대만 시장에 대한 진단이죠.

"(한국과 대만 시장의 문제는) 시장 구조에 관한 이야기이지 펀더멘털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게 더 큰 요점이다. 이 정도로 좁고 이 정도로 빠른 랠리가, 단기간에 이미 여러 차례 상향 조정된 자본지출 가이던스를 기반으로 형성됐다는 것은, 사실상 지출이 계속 상방 서프라이즈를 내는 쪽으로 가격이 매겨져 있다는 뜻이다

하나의 테마가 이 정도로 시장을 지배하면, 그 테마가 역전되는 경우가 아니라 단순히 잠시 멈추기만 해도 시장은 흔들릴 수 있다. 이번 자본지출 규모는 반도체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막대하다. 

오히려 이는 한국과 대만 시장에서의 비중을 조절할 때, 이를 적절히 분산하는 '지역 배분'으로 다루기보다는 '글로벌 AI 자본지출의 지속성'이라는 프록시로 명확히 인식하고 접근해야 한다는 근거가 된다."

현재 외국 자금이 밀려들어왔다가 또 빠져나가는 흐름에 대한 해석을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게 지금 해외 시장에서 한국을 바라보는 눈이라는 점을 냉정히 봐야 하기도 합니다.

한 단계 더 들어가서 해석을 하면, 현재 외국 자본이 몰려들었던 상황을 자본 시장 참여자들의 "지역 분산" 차원이라고 본다면 자본지출이 꺾일 때 두 시장이 모두 내리막을 탈 수 있다는 상관관계 리스크를 과소평가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이것을 "AI 자본지출에 대한 프록시"로 본다면 자본지출의 움직임 하나에 집중하면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고요.
.
.
.
계속 읽으려면 구독해 보세요!

현업 전문가들의 글로벌 산업 이야기
테크, 미디어, 리테일, 매크로에 걸친 이야기들
21735_3483271_1783480440458379153.png
트렌드 너머의 산업 구조와 비즈니스의 맥락을 전합니다. 커피팟 플러스 구독하고 꾸준히 새로운 관점 배달 받으세요!


21735_2328721_1723014897675029851.png
커피팟 Coffeepot
good@coffeepot.me
© Coffeepot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