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RAFT #005. 지금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기업

TSMC 창업자 모리스 창이 본 그림
2024년 4월 1일 월요일  
✏️ DRAFT #005. 지금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기업
(이미지: TSMC)
지금 세상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은 어디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아마 이 질문엔 많은 분들이 엔비디아를 떠올리실 거예요. 하지만, 엔비디아도 그리고 애플을 비롯한 빅테크 기업들도 모두 앞으로 현재 기술 산업 생태계의 발전에 있어 TSMC가 가장 중요한 기업이라고도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사명인 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 즉 '대만 반도체 제조 회사' 글자 그대로의 일을 수행하는 파운드리(Foundry)인 TSMC는 이미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전쟁으로 비롯된 엄중한 국제 정세 속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아온 기업이고, AI 혁신이 일어나 테크 산업 전반을 재편하고 있는 와중에 그 존재감이 더욱 커졌죠. 

칩 설계는 하지 않고 위탁 생산만을 하겠다면서 1987년에 탄생한 대만의 한 기업이 이렇게 큰 존재가 될 것이라고 상상한 사람은 몇이나 되었을까요? 아마 큰 회사가 될 수는 있어도 이토록 생태계 혁신의 한 가운데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는 회사가 되리라고 예측한 이들은 거의 없었을 것입니다. 

물론 창업자인 모리스 창(Morris Chang)은 TSMC가 "위대한 반도체 회사"가 될 것이라는 점은 늘 믿었던 것 같습니다. 그가 미국에서의 생활을 뒤로 하고 대만으로 갔던 이유가 위대한 반도체 회사를 만들겠다는 자신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었다고 최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밝혔는데, 결국 TSMC는 지금 주요 테크 기업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회사가 되어 (그의 말대로) 위대한 회사가 되는 길까지 만들어가고 있는듯 하죠.

그는 지난해 뉴욕타임스와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서도 애플 주요 제품에 들어갈 칩을 생산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어떻게 엔비디아와 인연을 맺었는지의 이야기 등을 풀어냈는데요. 세상에서 가장 주목 받는 제품을 만드는 테크 기업들과 협업하는 TSMC의 역할을 단순화했기에, 가장 복잡한 공정을 수행하면서 결국 산업의 가장 중요한 길목을 선점하게 되었다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TSMC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반도체 회사가 되면서, 현재로서는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존재가 되기도 했죠.

오늘 [드래프트]는 이런 TSMC를 세운 모리스 창의 최근 인터뷰 기사들을 토대로 정리한 내용을 전해드립니다.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TSMC가 지금 모습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그려지고, 어떤 목표를 세우고 발전해 왔는지를 알게 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주목 받는 빅테크 기업들이 의존하는, 어쩌면 세상에서 지금 가장 중요한 기업이 된 TSMC의 미래를 전망해 볼 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빅테크] #반도체 #파운드리 #AI
TSMC가 지금의 TSMC가 되기까지
지금 가장 중요한 기업의 창업자
모리스 창(Morris Chang)이 TSMC를 세운 것은 그가 55세가 되던 해였습니다. 1931년에 태어나 현재 만으로 92세인 그는 2018년에 TSMC의 회장으로 은퇴하기 전까지 약 60년이 넘게 반도체 산업에 종사했죠. 중국에서 태어나 청소년이었던 1949년에 미국으로 이민을 갔던 그는 MIT에서 기계공학 학사와 석사를 취득하고, 1958년부터 반도체 기업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exas Instruments)에서 커리어를 시작합니다. 

당시에는 반도체 '칩'이라는 것 자체가 대중에게는 물론 알려지지 않은 때였고, 생소한 미래 기술로 취급받을 때였죠. 하지만 그가 업계에 발을 들여놓던 때는 반도체 개발 붐의 서막이 일던 때였고, 1세대 반도체 과학자들의 그룹이 만들어지던 때이기도 했죠. 당시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에서 일하면서 스탠포드에서 전기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이후 직접 회로(IC 칩) 부문을 이끌게 된 그는 반도체 산업이 점차 성장하면서 좋은 커리어를 만들어 갔죠.

물론 그가 계속 어려움 없이 탄탄대로만 걸었던 것은 아닙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그의 기대와는 달리 반도체에만 집중하지 않았고, 계산기와 가정용 컴퓨터 등 소비자용 전자제품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갔습니다. 그는 회사가 계속 반도체에 집중하길 바랐지만, 회사는 그럴 마음이 없었고 그는 자신이 더 중요한 직위에 오를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고 판단했죠.

결국 그는 1983년에 반도체가 미래 산업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믿지 않은 회사를 떠나게 됩니다. 이후 또 다른 반도체 기업인 제너럴 인스트루먼트(General Instruments)의 COO(최고 운영 책임자)이자 사장으로 바로 합류하게 되지만, 1년여 만에 사직을 합니다. 회사의 방향과 자신이 완전히 맞지 않음을 깨닫고 바로 그만두었다고 밝혔죠. 
2022년 TSMC의 애리조나 공장 건설 발표식에서 만난 모리스 창과 애플 CEO 팀 쿡의 모습. 2018년에 은퇴한 모리스 창의 존재감은 여전히 큽니다. 참고로 애플은 TSMC의 가장 큰 고객사입니다. © 블룸버그
대만 반도체 산업의 탄생
그렇게 회사를 그만둔 그는 곧바로 '대만 경제 기적의 아버지'이자 '기술의 대부'라고도 불리는 리쿼팅(Li Kwoh-ting) 당시 경제부장관의 설득으로 대만산업기술연구원(Industrial Technology Research Institute) 원장직을 수락하게 됩니다. 사실 1982년에도 같은 제안을 받았지만, 그의 말에 따르면 아직 보유한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주식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이 되지 않았었고, 경제적으로 더 안정적인 상황이 되어야만 대만으로 가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해요. 

결국 제너럴 인스트루먼트에서의 생활을 접은 이후 그는 대만으로 향하게 되었고, 대만산업기술연구원장직을 맡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리쿼팅의 제안을 받게 됩니다. 바로 대만에서 반도체 회사를 시작해 보라는 권유였던 것이죠. 사실 모리스 창이 대만에 갔던 것은 반도체 회사를 향후에 만들 수 있을 것이란 희망 때문이었습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에서 일하던 때부터 그의 꿈은 늘 '위대한 반도체 회사'를 만드는 것이었다고 하고요. 

하지만 그는 대만에서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나 제너럴 인스트루먼트처럼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까지 모두 다 하는 기업이 성공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1980년대 후반 당시 인텔을 비롯한 미국 실리콘밸리의 회사들과 대만의 새로운 기업이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죠. 그렇기에 딱 한 가지 강점을 파고들어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건 바로 반도체 칩 제조였습니다.

그의 말을 빌리면 "무엇을 할 수 없는가"에 초점을 맞추어 생각을 했다고 하죠. 그가 재직하던 대만산업기술연구원은 이미 10여 년 간 반도체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었고, 연구 데이터를 살펴본 그는 대만의 반도체 수율(Yield)이 높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당시 대만의 반도체 수율은 미국 기업보다 두 배 가량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이는 그가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재직 당시 확인한 일본 반도체 기업들과 비슷한 수준이었죠. 그는 칩 설계를 하고, 그것을 마케팅해 판매하는 역할을 당시 대만의 기업이 성공적으로 할 수 없다고 봤고, 대신 누구보다 제조를 잘하는 기업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것이에요.

그렇게 순수 반도체 칩 파운드리(Foundry)를 세우자는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 것입니다. 이는 (생산 라인이 없는 반도체 기업인) 팹리스(Fabless)의 아버지라고도 불리는 고든 캠벨*과 제너럴 인스트루먼트 재직 당시 교류하면서 얻은 아이디어가 시발점이었다고 해요. 
* Gordon Campbell, 최초의 팹리스 반도체 기업인 '칩스앤테크놀로지(Chips and Technologies)' 창업자이기도 해요.

생산 라인까지 갖춘 팹(Fab) 기업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었던 고든 캠벨은 모리스 창과의 대화를 통해 팹리스 운영 아이디어를 구체화 시켰고, 당시에 스타트업들이 팹리스 기업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했죠. 모리스 창은 그런 움직임이 커진다면 모든 팹리스 기업은 파운드리가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2002년 당시 자리를 함께한 모리스 창과 엔비디아의 창업자이자 CEO인 젠슨 황입니다. 둘의 인연은 199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젠슨 황이 모리스 창에서 전화를 걸어 당시 스타트업이던 엔비디아의 칩 제조를 요청했고, 모리스 창은 화답했죠. © 블룸버그
엔비디아를 알아본 모리스 창
당시 TSMC는 대만 정부가 48%의 지분을 가지고 네덜란드의 필립스 그리고 대만의 여러 기업들이 지분을 가지면서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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