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반도체 산업의 탄생 그렇게 회사를 그만둔 그는 곧바로 '대만 경제 기적의 아버지'이자 '기술의 대부'라고도 불리는 리쿼팅(Li Kwoh-ting) 당시 경제부장관의 설득으로 대만산업기술연구원(Industrial Technology Research Institute) 원장직을 수락하게 됩니다. 사실 1982년에도 같은 제안을 받았지만, 그의 말에 따르면 아직 보유한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주식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이 되지 않았었고, 경제적으로 더 안정적인 상황이 되어야만 대만으로 가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해요.
결국 제너럴 인스트루먼트에서의 생활을 접은 이후 그는 대만으로 향하게 되었고, 대만산업기술연구원장직을 맡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리쿼팅의 제안을 받게 됩니다. 바로 대만에서 반도체 회사를 시작해 보라는 권유였던 것이죠. 사실 모리스 창이 대만에 갔던 것은 반도체 회사를 향후에 만들 수 있을 것이란 희망 때문이었습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에서 일하던 때부터 그의 꿈은 늘 '위대한 반도체 회사'를 만드는 것이었다고 하고요.
하지만 그는 대만에서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나 제너럴 인스트루먼트처럼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까지 모두 다 하는 기업이 성공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1980년대 후반 당시 인텔을 비롯한 미국 실리콘밸리의 회사들과 대만의 새로운 기업이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죠. 그렇기에 딱 한 가지 강점을 파고들어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건 바로 반도체 칩 제조였습니다.
그의 말을 빌리면 "무엇을 할 수 없는가"에 초점을 맞추어 생각을 했다고 하죠. 그가 재직하던 대만산업기술연구원은 이미 10여 년 간 반도체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었고, 연구 데이터를 살펴본 그는 대만의 반도체 수율(Yield)이 높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당시 대만의 반도체 수율은 미국 기업보다 두 배 가량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이는 그가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재직 당시 확인한 일본 반도체 기업들과 비슷한 수준이었죠. 그는 칩 설계를 하고, 그것을 마케팅해 판매하는 역할을 당시 대만의 기업이 성공적으로 할 수 없다고 봤고, 대신 누구보다 제조를 잘하는 기업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것이에요.
그렇게 순수 반도체 칩 파운드리(Foundry)를 세우자는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 것입니다. 이는 (생산 라인이 없는 반도체 기업인) 팹리스(Fabless)의 아버지라고도 불리는 고든 캠벨*과 제너럴 인스트루먼트 재직 당시 교류하면서 얻은 아이디어가 시발점이었다고 해요. * Gordon Campbell, 최초의 팹리스 반도체 기업인 '칩스앤테크놀로지(Chips and Technologies)' 창업자이기도 해요.
생산 라인까지 갖춘 팹(Fab) 기업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었던 고든 캠벨은 모리스 창과의 대화를 통해 팹리스 운영 아이디어를 구체화 시켰고, 당시에 스타트업들이 팹리스 기업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했죠. 모리스 창은 그런 움직임이 커진다면 모든 팹리스 기업은 파운드리가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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