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술이 곧 비즈니스

1. 머스크-트위터 각본, 2. 대체 식품 '씬', 3. 글 쓰면 그려주는 AI
오늘은 계속 각본을 쓰는 중인 일론 머스크와 트위터의 이야기 업데이트로 시작할게요. 이어서 다양한 기술을 기반으로 상품이 개발 중인 대체 식품 시장이 또 얼마나 성장했는지 돌아보고요. 글로 쓰면 그대로 그려주는 인공지능의 이야기도 볼게요.

[소셜미디어] #일론머스크 #포이즌필

1. 머스크-트위터 드라마 업데이트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에 대한 적대적 M&A를 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숨 가쁘게 상황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트위터가 경영권 방어를 위해 '독약' 처방에 나서겠다고 하면서 상황은 다른 국면에 접어들었고, 계속해서 드라마는 이어지고 있죠. 방어에 나선 트위터를 상대로 일론 머스크가 전술을 바꾸면서 인수 시도를 진지하게 끝까지 실행할지 이제 지켜봐야 합니다. 당분간 계속 이어지면서 어떻게 끝날지 모르는 드라마일 수도 있고, 싱겁게 끝나는 에피소드가 될 수도 있어요.
이 드라마는 언제 어떻게 끝날까요?  
독이 든 약은 무엇?

포이즌 필은 적대적 인수합병의 위협에 놓인 기업이 쓸 수 있는 독약처방이라고 할 수 있어요. 기존 주주들에게 신주를 시장 가격보다 싸게 살 수 있도록 해주면서 이들의 지분율을 늘려 적대적 M&A 시도를 방어하는 것이죠. '독약'이 될 수 있는 건 주식 수를 늘려 주식 가치가 희석되면서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죠.

트위터는 마지노선을 15%로 설정해 놓았어요. 만약 일론 머스크가 15%의 지분을 취득한다면, 트위터는 시장에 신주를 풀고 일론 머스크를 제외한 다른 모든 주주는 할인된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게 돼요. 주주들이 대대적으로 주식 매입에 나서면 15% 지분을 보유한 주주가 지분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의 주식을 더 사야 하므로 방어가 되는 것이지요. (현재 머스크는 지분 9.2%를 보유하고 있어요.)

이런 조치는 흔하지는 않지만, 종종 이루어져 왔어요. 대표적으로 넷플릭스는 (아직 DVD 사업도 진행 중이던) 지난 2012년에 기업들에게 악명 높은 행동주의 투자자인 칼 아이칸(Carl Ichan)이 지분 10%를 사들이자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이를 발동한 적이 있어요. 피자 프랜차이즈인 파파존스도 지난 2018년에 인종차별 발언으로 물러난 창업자가 다시 회사의 경영권을 잡기 위해 나서자 포이즌필을 사용했고요.

공익을 위해서라는데

머스크가 표면적으로 내세운 이유는 트위터에 '표현의 자유'와 '대중의 신뢰'를 가져오기 위해서예요. 그는 트위터를 비상장 회사로 만드는 것이 '표현의 자유'를 지키는데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하면서 “최대한의 신뢰를 받고, 최대한 넓은 범위의 의견을 다루는 공적인 플랫폼이 있는 것이 문명의 미래를 위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이 내 강한 직감이다"라고 지난주 TED 인터뷰를 통해 밝혔는데요. 수억 명의 사용자가 무엇을 봐야 하는지 결정하는 콘텐츠 랭킹 알고리듬 등도 트위터가 대중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죠.

머스크는 '경제적인 이유'로 트위터에 투자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어요. 이번에 머스크가 내세운 이유는 (아직 정말 진지한지 아닌지 여전히 갑론을박이 있지만) 트위터를 더 탄탄한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것도 아니고, 소위 '공공의 안녕'을 위해서라는, 아직 많은 이들이 동의하기 어려운, 명확하지 않은 이유이죠.


트위터도 할 일은 해왔음

트위터는 현재 각종 스팸과 폭력 콘텐츠 등을 차단하고 있어요. 잘못된 정보에 대한 조직된 캠페인도 단속하고 있고요. 많은 전문가는 "트위터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라는 일론 머스크의 주장이 수년 간 각종 증오 및 차별 발언과 잘못된 정보를 걸러내기 위한 이들의 노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해요. 대다수의 플랫폼과 마찬가지로 트위터의 핵심 알고리듬은 비밀이지만, 알고리듬의 편향을 바꿀 연구도 꾸준히 진행해 왔고 투명성을 위해 나름 노력해 온 플랫폼이기도 하죠.

트위터는 지속적으로 그 기업가치가 저평가되어 있다는 도전을 받았어요. 지난 2020년 3월엔 대표적인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Elliot Management)가 지분을 4% 획득하면서 사용자 증가가 더디고, 광고 외 수익 사업을 만들지 못한 트위터를 압박하고 나선 적이 있는데요. 당시에는 CEO인 잭 도시의 사임과 새로운 경영진이 새로운 전략을 도입해야 한다는 압박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죠. 하지만 타협을 이루었고, (결과적으로 이후 잭 도시가 사임하기도 했지만) 각종 새로운 기능과 전략을 도입하면서 변화를 시도해 왔어요. 


이제 시작? 싱겁게 마무리?

머스크는 그가 제시한 주당 가격 54.20달러에 트위터를 통째로 인수하기 위해서는 434억 달러(약 53조 원)가 필요하지만, 아직 이 돈을 확보한 상황은 아니에요. (이제 세계에서 최고 부자인 그의 자산은 많은 부분이 주식으로 이루어져 있죠) TED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에게 충분한 자산이 있다고 했지만, 인수를 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는 않다고 하기도 했죠. 또 트위터가 제안을 거절해 이번 시도가 실패하면 플랜 B가 있다고도 했지만, 어떤 계획인지는 밝히지 않았고요. 어제는 '주식 공개매수'를 암시하는 듯한 트윗을 또 날렸는데요. 일반 주주들의 주식을 사들여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법에 대한 운을 띄운 것이라는 예상이에요

오늘 또 나온 소식에 의하면 대표적인 바이아웃 펀드(buyout fund,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해 구조조정을 하거나, 다른 기업과의 인수 합병을 통해 기업가치를 올리고 지분을 다시 팔아 수익을 내는 펀드)이기도 한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Apollo Global Management)가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어요. 이들은 (자금이 필요한) 머스크 혹은 앞서 인수전에 뛰어드는 것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진 사모펀드인 토마 브라보(Thoma Bravo)를 지원할 수 있어요. 이들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는지에 따라 이 드라마의 향방이 또 한 번 달라지게 되죠.

한편 트위터는 골드만삭스와 더불어 JP모건도 대리인으로 내세우면서 대응을 강화하고 있어요. 일각에서는 일론 머스크의 이번 액션을 스케일이 큰 극단적인 "트롤링"이라고도 일컫고, 그가 진지하다고 해도 경영권을 확보할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어요. 하지만 그 진위는 모르는 상황이죠. 다만 일론 머스크가 감독이자 주연이고, 연출까지 맡은 이번 트위터 드라마는 이제 시작일 수도 있고 싱거운 마무리가 될 수도 있어요. 일단 모두가 일론 머스크의 '트윗'을 기다리는 상황이 되었죠. 이게 바로 현재 상황을 설명해 주는 단면이기도 해요.

☕️ 트위터의 다른 큰 문제는 수익 모델
적대적 인수를 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트위터에게는 큰 문제가 기다리고 있어요. 바로 지속 성장을 위한 수익 모델을 만들어갈 수 있느냐이죠. 현재 수익의 전부이다시피 한 광고 시장에서 트위터의 전망은 좋지 않아요. 지난주 금요일의 레터를 통해서는 애플의 개인정보보호 업데이트로 인해 트위터와 같은 소셜미디어들이 광고 수익 성장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과 틱톡의 큰 성장도 좋은 소식이 아니라는 점을 전해드렸는데요. 트위터는 경영권 방어 이후에 훨씬 풀기 어려운 과제가 기다리고 있어요.

[푸드테크] #대체식품 #성과업데이트

2. 또 커진 대체 식품 '씬(Scene)'

팬데믹 이후 대체 식품 시장을 이끌어온 식물성 대체 고기의 판매는 이전에 비해 그 성장 속도가 확연히 느려졌어요. 하지만, 대체 식품 분야는 꾸준한 관심과 투자를 받으면서 다양한 상품이 출시되고, 시장은 지속해서 커지고 있어요. 최근 굿푸드인스티튜트(Good Food Institue, GFI)가 연례 산업 리포트를 발행했는데요. 핵심 숫자를 간략히 짚어봤어요. 
대체 식품은 이제 마트에서도 보통 식품들과 나란히 비치되어 성장 중이에요.

주요 시장 숫자들을 살펴보면

  • 대체 식품 분야 전체는 2021년에 전 세계적으로 약 50억 달러(약 6조 2000억 원)의 투자를 끌어모았어요. 2020년의 31억 달러(약 3조 8000억 원)에 비해 60% 증가했고, 팬데믹 이전이던 2019년의 10억 달러(약 1조 2000억 원)에 비해 5배 증가한 금액이죠.
  • 2021년에도 식물성 대체 고기 기업들이 이 중 가장 많은 19억 3000만 달러(약 2조 3800억 원)를 가져갔어요. 현재 시장을 이끌어가는 대표주자인 임파서블푸드가 그중에서 5억 달러(약 62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올해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죠. 이제 식물성 대체 식품에 집중하는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780개가 넘는 것으로 파악되었어요. 성장세는 느려졌지만, 미국의 식물성 대체 식품의 리테일 시장은 74억 달러(약 9조 1400억 원) 규모에 이르렀고요. 
  • 향후 식물성 대체 고기보다 더 커질 것으로도 전망되는 배양육 스타트업은 2021년에만 13억 8000만 달러(약 1조 7000억 원)의 투자금을 끌어모았는데요. 이는 지금까지 이 영역에 투자된 금액의 70%가 넘는 돈이에요. 2021년 말을 기준으로 107개의 배양육 및 배양 해산물 스타트업이 있는데요. 2020년에 비해 32%가 증가했어요. 이들은 25개 국가에 분포되어 있어 전 세계적으로 배양 식품 산업을 키우기 위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죠. 세계에서 가장 큰 육가공 업체 중 하나인 브라질의 JBS는 이 영역에만 별도로 1억 달러(약 1200억 원)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요.
  • 미생물 기반 단백질로 개발하는 대체 발효 단백질 영역도 꾸준히 커지고 있어요. 관련 스타트업들은 2021년에 총 16억 9000만 달러(약 2조 원)를 유치했고요. 역시나 전 세계 25개 국가에서 88개의 기업이 오로지 대체 단백질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대체 해산물 식품 기업들도 2020년에 비해 2배 증가한 1억 7500만 달러(약 2200억 원)의 투자를 받아 큰 성장을 이루었어요.
대체 식품 영역은 2020년에도 사상 최대의 투자를 유치했고, 2021년에도 각기 다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각 영역이 모두 사상 최대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그 기세를 이어가고 있어요. 팬데믹 이후 불과 2년 만에 익숙하지 않았던 식품인 식물성 대체 식품은 어느덧 시장에 자리 잡고 있고, 기존 식품과 경쟁을 펼칠 준비를 해나가고 있어요. 

시장에서 경쟁하는 상품이 되었고
식물성 대체 식품 영역에서는 이제 서로 간의 경쟁도 커지고 있어요. 2021년에만 100개가 넘는 기업이 시장에 새로 진입했는데요. (특히 시장이 커진 미국에서) 리테일 매대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돼요. 물론 이 과정에서 다양한 상품이 개발되어 소비자들을 붙잡으려는 시도도 계속 증가하고 있어요. 이미 식물성 대체 고기는 패티를 비롯해 소세지, 너겟, 육포 등 다양한 상품군으로 확장했어요. 식물성 유제품 영역은 이미 커진 대체 우유를 비롯해 아이스크림, 요거트 등 다양한 종류의 상품이 지속 출시되고 있죠. 

이제 식물성 대체 식품의 영역은 팬데믹으로 촉발된 성장을 넘어 하나의 보통 식품으로 자리 잡기 위한 경쟁을 시작했다고도 볼 수 있어요. 아직 전체 시장의 작은 부분이지만 전 세계 주요 식품 기업들이 이제는 모두 잡아야 하는 시장으로 보고 상품을 개발하고 출시 중이에요.

배양육까지 나온다면 더 커질 '씬'
아직은 싱가포르를 제외하고 판매 허가가 나지 않은 배양육도 미국에서 올해 상업 판매를 위한 허가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배양육을 개발하는 주요 업체들은 가장 중요한 맛도 이미 증명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요. (참고: 시장에 나오려는 다른 '대체 고기')

지난해 임퍼서블푸드 다음으로 큰 규모의 투자를 받은 퓨처미트(Future Meat)는 이제 네슬레와도 협업하면서 신제품 개발에 나선 상황이죠. 잇저스트(Eat Just)는 세계 최초로 싱가포르에서 상업 판매한 닭고기 배양육이 좋은 반응을 얻었고, 대량 생산 체계를 만들 준비를 하고 있죠. 향후 배양육의 시장 진입은 서로 간의 경쟁을 더 치열하게 만들기도 하겠지만, 대체 고기 시장을 키우는 동력이 될 것으로도 예상돼요. 

[인공지능] #텍스트-투-이미지 #달리  

3. 글로 쓰면 이미지를 그려주는 AI

텍스트 묘사를 이미지로 생성하고 편집할 수 있는 AI 시스템인 '달리 2(Dall-e 2)'가 만든 이미지들은 최근 소셜미디어상에서도 큰 화제였어요. 글 쓰는 AI 시스템인 GPT-3을 개발해서 잘 알려진 오픈AI(OpenAI LP)의 새로운 결과물인데요. 최근 공개된 달리 2의 결과물들은 짧은 기간의 놀라운 발전상을 보여주고 있어요.
달리가 만든 이미지는 인스타그램과 트위터에서도 볼 수 있어요.(사진 출처: OpenAI)

확연히 발전한 달리 2의 스타일

달리 2는 오픈AI 소속 7명의 AI 연구원이 2년 만에 개발했어요. 2021년 초 발표한 첫 번째 달리(Dall-e)에서 또 한 번 발전된 기술을 적용해 더 선명한 이미지를 뽑을 수 있는 버전을 내놓은 것인데요. 달리라는 이름은 픽사의 영화 '월-E(Wall-E)'와 초현실주의 미술가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의 이름을 본따 만들었어요. 작명에서부터 감정이 있는 로봇이 그리는 초현실주의풍의 그림을 떠올릴 수 있죠. 

현재의 달리 2는 "우주비행사가 말을 탄 모습을 사실적인 스타일”로 만들어 달라고 하면 위의 왼쪽과 같은 이미지를 출력해줘요. 즉, 문장을 쓰면 사진처럼 정교한 그림을 그려주는 것이죠. 또, '사실적인 스타일'을 '손 그림 스타일'이라는 설명으로 바꾸면우주비행사가 말 위에 올라탄 같은 모습이 도화지에 연필로 그린 듯한 위의 오른쪽 이미지가 출력되는데요. 이는 현재 '생성 모델(Generative Model)'*을 사용한 시스템 중 달리 2만이 수행할 수 있는 작업이에요. 

* 기계가 학습을 통해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훈련 모델이에요. 예측이나 분류가 아니라 창작물을 내놓는 AI를 만들 때 사용할 수 있죠. 딥페이크(Deepfake), 합성음성(Synthesized voices)에도 이 모델이 사용되고 있어요.

 

이런 그림 그리기가 가능한 이유

오픈AI는 그동안 AI 솔루션의 딥러닝 모델을 '디지털 이미지 속 사물 인식 → 이미지 생성 → 글과 코드 인식, 이해 및 작성 → 글 인식, 이해에 따른 이미지 생성'의 과정으로 만들었어요. 사람의 뇌를 본뜬 수학적인 시스템인 ‘뉴럴 네트워크(neural network)'를 훈련한 결과이죠. 달리 2도 마찬가지인데요. 달리 2는 표현 학습(representation learning, 특징을 자동으로 추출할 수 있도록 학습하는 과정)이 기반이 되는, 언어와 이미지를 결합해 더 발전된 기술을 만드는 시스템이기도 해요.

이번에 달리 2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으로 꼽히는 학습 기술은 두 가지인데요.

  • CLIP(Contrastive Learning-Image Pre-training)이라고 부르는 '대조 학습-이미지 사전 학습'은 이미지와 텍스트라는 두 개의 AI 신경망을 병렬로 훈련해요. 하나는 이미지의 시각적 표현을 학습하고, 다른 하나는 텍스트의 표현을 학습하고, 두 개를 연결하는 과정을 거치죠. (예를 들어 "강아지를 안고 있는 남자아이", "조랑말을 타고 있는 남자아이"라는 텍스트와 각각의 이미지가 있다고 하면요. 공통 단어인 '남자아이'라는 텍스트와 그 이미지의 연결을 중점적으로 훈련해요. 이를 통해 각 이미지에서 '남자아이'와 강아지, 조랑말 사이의 관계를 학습하는 것이고요)
  • 또 이번에 새롭게 적용된 디퓨전모델(Diffusion Model, 확산모델)은 이미지를 그리고 필요한 픽셀을 생성하는 훈련인데요. 소위 '사실적인 스타일'을 구현하는, 즉 사진처럼 보이게 하는 높은 해상도를 구현하게 해주는 기술이죠.

물론 달리 2가 아직 완벽하진 않아요. 단순한 텍스트를 입력했는데 이미지를 출력하지 못하는 오류가 생길 때가 있고요. 또 출력하더라도 입력한 사람이 정확히 원한 이미지가 아닌 경우도 있어요. 하지만 위의 두 가지 기술처럼 진보된 딥러닝 기술을 적용하면서 계속 발전하고 있는데요. 이에 더 많은 양의 데이터를 학습하면서 기술은 앞으로 계속 정교해질 것으로 예상돼요.


실제로는 어떻게 적용될까

이미 다양한 실험이 달리 2를 이용해 진행되고 있어요. 한 그래픽 디자이너는 앱 디자인 프로토타입 이미지를 생성하기도 했고요. 어떤 게임 디자이너는 상황에 맞는 게임 캐릭터를 만들었어요. 또 누군가는 달리2가 생성한 로봇 이미지 1000건을 큐레이션 해 디지털북으로 기록하기도 했어요. UI(유저 인터페이스) 디자인 SaaS인 피그마의 CEO 딜런 필드(Dylan Field)는 달리 2로 만든 다양한 이미지를 긴 트위터 타래로 남기기도 했어요. 

오픈AI는 달리 2를 대중에게 전면적으로 공개하면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이미지, 혐오 혹은 허위 정보가 포함된 이미지가 제작될 가능성도 우려해 현재는 테스트를 진행할 소수의 전문가 그룹에만 공개한 상태인데요. 이렇게 먼저 소수에게 오픈하고, 이 새로운 AI 시스템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살피면서 향후 상용화 기반을 만들어가려는 것으로 예상돼요. 

일단 올해 여름에 제품으로 출시될 가능성도 고려 중이라고 CEO인 샘 알트먼(Sam Altman)이 밝혔는데요. 기사에 포함될 그래픽 생성이나, 이미지의 기본적인 편집 등이 점쳐지고 있어요. 특별한 툴을 이용하지 않아도, 그리고 그 툴 사용법을 손에 익히지 않아도 창작물을 더 빠르고 편리하게 만들어내고자 하는 수요를 보는 것이에요.

* IT, 소셜미디어,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전반의 주목할 이야기를 전해드려요.
☕️ 오픈AI는 어떤 회사인가
오픈AI는 2015년에 처음 설립될 땐 비영리 연구소로 시작했어요. 스티븐 호킹 등 일부 과학자가 "첨단 AI가 스스로를 재설계할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되고 여기 가속도가 붙으면 멈출 수 없는 '지능폭발'이 일어날 것이고 이는 인류의 멸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CEO인 샘 알트먼과 일론 머스크는 이에 영향을 받아 AI를 '인류의 실존적 위협'으로 규정하며 여러 조직과 연구소, 학계 인사들과 함께 AI를 연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했죠. 

2018년에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에서 따로 AI에 집중하기 위해 떠나고, 2019년엔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10억 달러(약 1조 2000억 원)의 투자를 받았는데요. 이때 회사를 모회사 오픈AI Inc.(비영리단체)와 자회사 오픈AI LP(영리 조직)로 분리했어요.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지원을 통해 현재 개발된 글 쓰는 AI인 GPT-3와 코딩 자동화 프로그램인 코덱스(Codex) 등을 발전시키고 향후 상용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어요. 달리 2를 기반으로 구축될 새로운 제품도 마이크로소프트의 도움으로 빨라질 수 있다고 전망돼요. 물론, 여기서 구축될 혁신의 최대 수혜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될 것으로 예상되죠.

코딩하는 AI 알파코드를 발표한 딥마인드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지원을 받는) 오픈AI 사이에 경쟁 구도가 최근 미디어를 통해 만들어지고 있는데요. 두 회사의 미션이 비슷하고 범용 AI 솔루션을 만들겠다는 목표도 비슷하기 때문이에요. 딥마인드는 "인간의 지능을 최대한 깊이 연구하고, 어디에나 사용될 수 있는 AI 솔루션을 만들겠다", 오픈AI는 "인류 전체에 이익이 되는 방식으로 AI 기술을 연구 및 개발한다"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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