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EU의 에너지 딜레마, 2. 원한 것을 얻은 머스크, 3. 커진 초기 벤처 투자 오늘은 우선 EU와 독일이 빠진 에너지 딜레마에 관한 내용을 보고요. 이어서 가장 큰 뉴스인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확정 업데이트 그리고 1분기 글로벌 벤처 투자 흐름에 관한 내용을 볼게요. 낱말퍼즐도 재밌어요! |
[에너지] #러시아에너지 #금수조치 1. EU와 독일의 에너지 딜레마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EU는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강하게 밀어붙여 왔어요. 제재에 동참하면서 러시아와의 사업 관계를 중단하거나 끊는 기업들의 수도 계속 늘어가고 있죠. 하지만 EU가 끊어내지 못하는 것이 하나 있으니, 그건 바로 에너지에요. 전쟁이 시작한 이후 EU가 러시아에 에너지 공급 대가로 지불한 금액은 이제 410억 유로(약 55조 원)가 넘어요. 쉽게 끊지 못할 이 고리는 EU의 딜레마로 작용하고 있죠. 그중에서도 경제 규모가 가장 큰 독일의 의존도는 가장 높아요. |
금수 조치가 추가로 내려질까 현재 EU는 러시아산 석탄에 대한 수입 금지는 8월부터 시작하기로 합의를 한 상황이에요. 석탄은 현재 수입하는 에너지 중 미국과 호주 등 다른 국가로부터 비교적 쉽고 빠르게 대체를 할 수 있다고 보는 에너지원이에요. 다만 석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금수 조치는 합의를 하지 못했어요. 앞으로 석유는 논의가 진전될 것으로 보이고, 천연가스도 논의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합의에 이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에요. EU의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인 조셉 보렐(Josep Borrell)은 어제 “EU는 아직 러시아 에너지 금수 조치나 징벌적 관세 부과에 대해 통일된 입장을 마련하지 못했다”라고 독일의 대표적인 신문인 디벨트(Die Welt)와의 인터뷰에서 밝혔어요. 현재 러시아가 에너지 수출을 통해 버는 돈이 전쟁을 뒷받침하는 가장 큰 재원임을 고려하면 에너지 수입에 대한 추가적인 제재가 내려져야 하지만 EU 전체가 당장 합의를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에요. EU 전체는 2020년을 기준으로 석유 수급의 약 25%, 천연가스 수급의 약 4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는데요. 당장 이 비중을 급격히 줄이기도 어렵고,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이 선뜻 이를 실행하는 데 모두 동의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죠.
의존도가 가장 높은 독일의 상황 EU 국가 중에서도 러시아의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높은 국가는 독일이에요. 독일은 러시아로부터 공급받는 가스, 석유, 석탄 등의 에너지 제품이 단일 국가로는 중국에 이어 (차이가 크지 않은) 2위를 기록하고 있고, 전체 에너지 공급의 30% 이상을 의존하고 있어요. 금수 조치에 대한 반대는 독일이 가장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독일의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 수입 중단은 독일을 경기침체에 빠뜨릴 것이라는 예측을 지난주 금요일에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만약 중단하게 된다면 올해 본래 예측됐던 3%의 성장 대신 마이너스 2%의 성장률을 기록해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했어요. 독일의 대표적인 경제 연구기관들도 비슷한 리포트를 이미 냈고요. 독일은 전체 천연가스 수급의 55%가 러시아산이에요. 당장 수입을 중단한다면 에너지 공급원이 끊기게 되는 독일 산업계에 큰 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고 예상하죠. 이미 2021년 4분기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 0.7%를 기록한 독일은 팬데믹 이전으로 경제 성장률이 회복하는데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화학 제품 기업인 바스프의 CEO인 마틴 브루더밀러는 가스 공급마저 중단하게 된다면 "2차 세계 대전 이후 최악의 위기에 직면할 것이다"라는 무서운 예상을 해요. 독일 가스 수입의 1/3 이상은 독일 경제를 뒷받침하는 제조업계에서 사용해요. 바스프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포함된 화학 업계는 전력 사용의 연료뿐만 아니라 각종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원료로도 천연가스가 필수이죠. 독일 법령은 금수 조치로 공급량이 부족하게 되면 산업계로 가는 물량을 가장 먼저 끊게 되어 있어요.
장기적인 대응책은 마련 중이지만 물론 독일은 현재의 의존도를 장기적으로 어떻게든 줄여나가겠다는 목표 아래 큰 투자를 진행하고, 당장의 수입도 줄이기 위한 단계를 밟고는 있어요. 석유의 경우, 올해 여름까지 수입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올해 말까지 완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죠. 러시아와 독일을 바로 잇는 노드 스트림 2 가스 파이프라인에 대한 승인도 이미 중단했고요. 그간 러시아와 연결된 가스 파이프라인에 집중하면서 세우지 못한 액화 천연가스(LNG) 수입 터미널의 건설 프로젝트도 가동하기로 했어요. 독일은 그간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높이면서 석탄 및 석유 그리고 원자력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왔어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가장 적극적인 에너지 전환 정책을 펼쳤고, 이 과정 중에 천연가스의 비중은 다시 높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어요. 상대적으로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수입할 수 있는 러시아 천연가스의 수입은 경제적으로도 합리적이라고 생각했을 뿐만 아니라, 긴장 관계에 있던 러시아와 독일의 관계도 안정화할 수 있는 수단으로 여겼고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너무 크게 만든 이 판단을 이제는 뒤집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어요. 러시아와 독일이 맺은 에너지 관계는 철강 파이프로 가스 대금을 지급하던 소련과 서독 시절인 197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러시아 공급선들과 독일 에너지 기업 및 수요처들은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힌 오랜 거래 관계를 구축해 왔는데요. 현재 독일의 전 총리인 게르하르트 슈뢰더와 현 대통령인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등 전현직 유력 정치인들이 얽힌 러시아와의 유착 관계도 조명되면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어요. 독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석탄 의존도를 50%에서 25%로, 석유는 35%에서 25%로, 천연가스는 55%에서 40%로 당장 줄였다고 밝혔어요. 2024년까지 러시아산 가스를 끊어내겠다는 목표도 발표했고, 이미 전시와 같은 상황으로 간주하고 에너지 독립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EU와 공유하고 있죠. 하지만 유럽의 리더 그리고 서방 세계에서의 정치적인 위상을 고려하면 독일은 더 큰 역할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있습니다. 이를 위해선 우선 자국 산업이 위기에 빠지게 하지 않으면서 에너지 수급 문제를 해결할 묘수를 찾아야만 해요. |
☕️ 당장 전면 수입 중단도 딜레마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EU의 전면적인 러시아 에너지 수입 중단은 기대한 효과를 내지 못할 수 있다며 EU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는데요. 석유 가격이 급격히 오를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에요. 안 그래도 물가 상승이 계속된 상황에서 석유 가격이 안정화되지 않는다면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요. 또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오히려 러시아가 이득을 볼 수 있고,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거죠. |
☕️ 푸틴을 이기기 위한 에너지 아끼기 EU는 1970년대 중동 국가들의 석유 금수 조치에 시행했던 에너지 아끼기 정책을 연상시키는 운동을 시작했어요. 시민들에게 운전과 에어콘 가동을 줄이고, 주 3일은 재택근무 등을 당부하고 있죠. "나의 몫 하기(Playing My Part)"라고 불리는 이 계획은 국제에너지기구(IEA)에 의하면 각 가정이 월에 450유로(약 60만 원)를 절약할 수 있다고도 홍보가 되고 있는데요. EU는 혹시 발생할 에너지 공급 부족에 대비하면서, 러시아가 일으킨 전쟁에 대응하는 중이기도 해요. |
[소셜미디어] #트위터인수 2. 일론 머스크의 승리 |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가 결국 성사되었어요. 예상보다 훨씬 빠른 전개가 되었고, 미국 시각 기준으로 논의가 시작된 일요일과 월요일에 숨 가쁘게 마무리되었습니다. 트위터 이사회는 주당 54.2달러, 총 440억 달러(약 55조 원)의 제안을 받아들였고요. 결국 그간 모두를 주목시킨 트위터 인수 드라마의 1막은 이렇게 막을 내렸어요. 그리고 공언대로라면 이제 비상장 기업이 되는 트위터를 머스크가 과연 어떻게 운영할지 2막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
일단 머스크의 성명을 돌아보면 머스크는 계속 공언해 온대로 '표현의 자유'를 강조했어요. "(제대로) 기능하는 민주주의의 기반은 '표현의 자유'이다. 트위터는 인류의 미래를 위한 핵심적인 문제들이 논의되는 곳이다"라고 하면서 "트위터의 큰 잠재력을 끌어내고 싶다"라고 밝혔는데요. 아직 그가 말한 트위터의 잠재력이 무엇인지는 모르는 상황이에요. 다만 인수가 확정된 뒤 그는 트위터에 "나를 가장 세게 비판하는 사람들도 트위터에 남았으면 좋겠다. 그것이 '표현의 자유'이기 때문이다"라고 트윗을 날렸어요. 현재 모두가 집중하는 이슈 중 하나는 과연 계정이 영구 정지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복귀할 수 있을 것 인가인데요. 우선 그가 말하는 '표현의 자유'를 가늠해볼 수 있는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가능성도 있어요. 폭스 뉴스로부터 이에 대한 질문을 받은 트럼프는 다시 트위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고, 자신이 세운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Truth Social)을 이용할 것이라고 공언했는데요. 앞으로 어떤 입장을 취할지는 또 지켜봐야 하겠죠.
이번 거래의 진정한 승자들은? 트위터가 머스크의 인수를 막기 위해 포이즌 필(Poison Pill)을 발동한 지 며칠이 되지도 않고 회사를 넘기기로 확정한 것은, 결국 머스크의 제안이 기존 주주들에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었다는 것인데요. 머스크가 제시한 가격 이상으로 기업가치가 상승하기에는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큰 상황 속에서 기존 주주들도 의미 있는 승리(=이익)를 가져갈 수 있게 되었어요. 계산이 서자 인수가 확정된다 하더라도 몇 주가 더 걸릴 수도 있고, 머스크가 갑작스레 변덕을 부릴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무색하게 할 만큼 빠른 결정 뒤 빠른 실행이 이루어진 것이죠. 이번 인수로 가장 큰 승리를 누린 이들은 2020년 3월 당시 CEO인 잭 도시의 경영을 문제 삼으며 트위터의 지분을 획득하고 변화를 이끌어낸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당시 트위터의 우군으로 등장했던 사모펀드인 실버레이크(Silver Lake)인데요. 당시 주당 32달러에 지분 약 4%를 획득한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약 10억 달러(약 1조 2500억 원)를 투자해 7억 달러(약 8700억 원)를 벌게 되었고, 트위터가 당시 자사주를 사들이드는데 10억 달러(약 1조 2500억 원)를 지원한 실버레이크도 약 3억 달러(약 3700억 원)의 이익을 올리게 되었어요. 물론 이제 주식을 54.20달러에 팔 수 있게 된, 오랜 기간 트위터의 주식을 들고 있었던 투자자들도 큰 승리자가 되었고요. 놀라운 전개이기도 하지만, 이번 인수의 마무리는 싱겁기도 해요. 당연하지만 결국 자본의 논리가 철저하게 작동한 거래가 되었죠. 주요 주주들은 (현재 상황에서)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되었고, 이 조건을 충족시켜줄 자본을 확보한 머스크는 주주들의 목적을 달성해 주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매일 2억 명의 사용자가 드나드는, 자신의 팔로워만 (그새 또 늘어나) 8400만 명이 넘는 소셜미디어를 소유하게 되었어요.
자기 뜻을 이룬 사람이 할 일 아직 무엇부터 적용이 될 지는 당연히 모르는 상황이지만, 그가 말한 '표현의 자유'를 실행하기 위해 그간 적용되었던 콘텐츠 조정 정책부터 풀릴 가능성이 커요. 아직 그 수준이 어느정도일지는 가늠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트위터는 그간 폭력적이거나 누군가에게 위협을 가하는 트윗 등을 걸러내 지우고, 잘못된 정보가 퍼지는 것에 대한 단속도 해왔는데요. 이 모든 게 풀린다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 모두가 걱정하는 바이죠. 일론 머스크는 제품에 필요한 기능도 추가하겠다고 했는데요. 이미 날린 트윗을 수정할 수 있는 에디트(edit) 버튼도 추가할 것으로 예상돼요. 이는 그간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요구해 온 기능이기도 해요. 이 역시 트롤링 혹은 괴롭힘을 일삼는 이들이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는 있지만, 수정 히스토리를 보여주는 기능 등을 추가해 이를 방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어요. 또 길게 쓸 수 있는 '롱폼(long-form)' 트윗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요. 이 외에도 향후 트위터의 핵심 알고리듬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고, 트위터 내 수많은 스팸봇과 가짜 계정을 차단하기 위한 작업은 바로 착수할 것으로 예상돼요.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수익 모델인 광고 사업도 비중을 줄이면서 트위터 블루와 같은 유료 구독 서비스를 더 저렴하게 제공하고 활성화할 것이라고 공언한 적이 있는데요. 비상장 회사가 된 이후에는 이전만큼 당장의 수익 증대에 대한 압박이 줄어들기에 어떤 모습으로 수익 모델이 변할지는 지켜봐야 하죠.
과연 운영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일론 머스크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큰 회사인 테슬라를 키워냈어요. 동시에 화성에 사람을 보내겠다는 스페이스엑스의 CEO이기도 하고, 지하터널을 통한 고속열차인 하이퍼루프(Hyperloop)를 개발하는 보링 컴퍼니(Boring Company)의 창업자이면서, 뇌신경과학 스타트업인 뉴럴링크(Neuralink)의 공동 창업자이기도 해요. 경영자 머스크의 능력을 이제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아무리 머스크라도 이 모든 걸 하는 와중에 수많은 사람이 이용하면서 문제가 늘 발생하고 손이 많이 갈 수밖에 없는 소셜미디어의 운영에 집중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시선도 커요. 일단 새로운 트위터의 CEO가 누가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그의 역할은 일론 머스크의 생각과 얼마나 싱크를 맞추느냐가 될 것으로 보여요. 현재로서는 머스크가 운영할 트위터에 대한 대중의 기대는 큰 상황인데요.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시선도 크지만 드라마의 2막이 어찌 진행될지는 이제 지켜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
☕️ 억만장자가 인터넷 공론장을 소유하게 되었다면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이후 상황에 대한 분석은 지난주 금요일에 발행한 [키티의 빅테크 읽기]를 통해서 상세하게 파악하실 수 있어요. 앞으로 우려되는 변화와 함께 소셜미디어 운영의 어려움은 과연 일론 머스크에게는 해당이 안 될 이야기인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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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털] #시드투자증가 #1분기정리 3. 더 초기 단계에 몰리는 투자 |
대부분의 투자 분야 규모가 '역대 최대'로 표현됐던 지난해를 지나, 2022년 1분기 글로벌 벤처 투자 통계들이 속속 나오고 있어요. 전년보다 감소한 규모를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새로운 기업들에 투자하는 흐름은 큰 상황이에요. 특히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늘어났는데요. 1분기 지표로 볼 수 있는 벤처 투자의 특징을 살펴봤어요. |
초기 단계 투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여요. |
1. '메가 딜(Mega Deal)' 감소 현상CB인사이츠(CB Insights)에 따르면 2022년 1분기 글로벌 벤처 투자 규모는 1440억 달러(약 180조 원)로 사상 최대의 자금 조달 액수를 기록했던 2021년 4분기보다 19% 감소한 규모예요. 피치북(Pitchbook)에 의하면 미국의 벤처 투자 규모도 2022년 1분기(707억 달러, 약 88조 원)으로 전 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모두 감소했어요. 하지만 지난해 워낙 많은 투자가 집행됐기 때문일까요. 이렇게 1분기 투자가 주춤하지만 2020년 각 분기에 투자된 규모보다 2022년 1분기 투자 규모가 더 커요. 지난해 말부터 기업공개(IPO) 시장이 식으면서 스타트업들이 상장 계획을 변경했고, 이에 따라 상장 전 자금을 조달하는 단계인 프리IPO 등 소위 후기 단계의 투자 규모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고 해석돼요. 실제로 1억 달러(약 1250억 원) 이상의 큰 규모 투자인 메가 딜은 전년 동기 대비해서 크게 줄었어요. 피치북 애널리스트인 카일 스탠포드(Kyle Stanford)는 "상위 10%의 거래가 매 분기 투자 규모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라고 했는데요. 지난해 벤처 투자 규모가 컸던 이유도 많은 스타트업과 기술 기반의 벤처 기업들이 상장하거나 상장할 계획을 밝히면서 이들에게 투자된 금액이 급증했기 때문이에요. (기업공개 전문 조사기관인 르네상스 캐피탈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한 기업이 총 399곳에 달해요) 또한 지난해 벤처캐피털이 아닌 (상장 시장과 비상장 시장에 모두 투자하는) 크로스오버 펀드, 헤지펀드 등의 벤처 투자 규모도 급격하게 증가했는데요. 이들이 올해 프리IPO 라운드 투자를 철회하는 등의 행보를 보인 것이 전체 규모에 영향을 줬다고 보고 있어요. 따라서 2022년 남은 3분기 동안의 투자 규모도 올해 기업들의 상장 계획이 회복되는지에 따라 달려있을 것이라고 예측돼요. 2. 돈 모이는 '씨앗' 단계의 초기 투자한편 시드(Seed) 라운드 투자의 경우 지난 분기보다 투자 규모가 늘어난 유일한 펀딩 단계예요. 이번 분기 시드 라운드 투자 규모는 103억 달러(약 12조 8500억 원)로, 지난해 4분기 101억 달러(약 12조 6000억 원)에서 아주 크게 증가한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예요. 전년 동기 71억 달러(약 8조 9000억 원)보다는 45%나 증가한 수치이고요. 이런 초기 투자 강세는 지난해부터 두드러진 특징이었는데요. 실제로 지난해 투자 건수 상위에는 와이 컴비네이터(Y Combinator), 테크스타즈(Techstars), 500스타트업(500Startups) 등의 액셀러레이터들이 자리를 했고요. 큰 규모의 자금을 빠른 속도로 집행하며 화제가 되었던 (벤처캐피털이 아닌) 소위 '비전통적인 투자자'의 대표인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Tiger Global Management)도 포함되었어요. 보통 초기 단계보다는 더 큰 규모의 투자에 집중하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와 인사이트 파트너스도 이름을 올리기도 했고요. 이는 초기 단계 투자사들이 시드 투자 등을 하며 검증한 곳에 빠르게 투자하는 흐름이 생긴 것으로도 볼 수 있는데요. 그간 초기 이후 단계의 스타트업에 투자해 온 벤처캐피털들의 경쟁에 변화가 생기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해요. '비전통적인 투자자'의 시장 진입과 기존 벤처캐피털들도 유망한 초기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늘려감에 따라 이 단계에서도 경쟁이 커지고 있는 것이죠. 최근 앤드리센 호로위츠(a16z)는 와이 콤비네이터가 운영하는 시드 투자 프로그램과 유사한 'a16z Start' 프로그램을 론칭했어요. "아직 완전히 아이디어를 구체화하지 않았거나, 직장을 그만두지 않았더라도 기술 기반의 창업을 하고 싶다면 그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했죠. 예비 창업 단계부터 극초기 단계 창업자를 빠르게 포섭하고,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여요. 3. '비전통적 투자자'의 계속될 초기 투자한편 타이거글로벌은 올해도 빠른 속도로 투자를 집행하고 있어요. 이번 분기에만 120개 기업에 투자했고, 87개 기업의 투자를 리드했어요. 가장 크게 리드한 투자는 이스탄불 기반의 초스피드 주문배달 서비스인 게티르(Getir)에 대한 7억 6800만 달러(약 9600억 원)의 시리즈E 투자였고요, 파리 기반 핀테크 스타트업인콴토(Qonto)에 5억 3000만 달러(약 6600억 원)의 시리즈D 투자, 프랑스 기반 도매 마켓플레이스인 앵커스토어(Ankorstore)에 투자한 2억 7300만 달러(약 3400억 원)의 시리즈C 투자 등이에요. 이렇게 큰 규모로 투자하는 타이거 글로벌은 작년에 초기 단계 투자를 늘려온 것처럼 또 변화를 꾀하고도 있어요. 지난 3월 말 초기 스타트업 투자에 중점을 둔 시드 펀드에도 10억 달러(약 1조 2500억 원)의 현금을 별도로 투입했다고 밝혔는데요. 최근 기술 관련 주식 시장이 냉각되면서, 상장을 앞둔 대규모 후기 단계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 대신 시리즈A와 B 라운드의 젊은 기업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이에요. 이미 어느 정도 성장한 스타트업들에 투자하던 타이거 글로벌은 이제 더 많은 초기 단계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전략도 함께 쓰는 것이에요. 주로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 MGV의 매니징 파트너 마크 슈뢰더(Marc Schöder)는 "2008년 금융위기 때에도 후기 단계의 스타트업들에게는 투자가 줄었지만, 시드 단계 투자가 폭발했고 이때 투자받은 기업들이 현재 상장한 큰 기업이 됐다"면서 "글로벌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이미 성장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그 리스크에 준하는 보상을 얻기 어렵지만, 시드 단계 투자는 더 큰 기회가 될 수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지난 2년간의 팬데믹과 세계 정세의 불확실성도 이런 초기 단계 투자를 강화하는 요인이 되는 것으로 보여요.
* 벤처캐피털 동향과 기후테크를 아우르는 분야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어요. |
지난 몇 주간의 커피팟 뉴스레터를 정리하는 키워드 8개로 퍼즐을 만들었어요. 이번 퍼즐에는 유독 자동차 관련 키워드가 많은데요. 요즘 자율주행차나 전기차 뉴스를 보다 보면 10년 후 도로 풍경이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저도 어서 면허를 따야 할 텐데...그럼 오늘도 재밌게 풀어주세요! |
가로열쇠 1.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직접 잡아내는 DAC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에어룸', '버독스'에 투자한 사업가. #브레이크스루에너지벤처스
2. 기업이 적대적 M&A 위협에 맞닥뜨렸을 때, 기존 주주들이 신주를 싸게 살 수 있게 해 지분율을 늘림으로써 적대적 M&A를 방어하는 것. #트위터
3. 현대차 아이오닉5를 기반으로, 라스베이거스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준비 중인 승차 공유 서비스. #모셔널 #우버아님
4. 한 달 만에 종료되는 CNN+의 오리지널 콘텐츠로, 오늘의 핵심 뉴스 5개를 선정해 아침 일찍 짧고 간결하게 알려주는 뉴스 프로그램. #케이트볼두언 |
세로열쇠 A. 인텔의 자율주행 자회사. 올해 안으로 독일에서 로보택시를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예상기업가치 #500억달러
B. 체질상 우유를 마시면 속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식물성 대체 식품'인 귀리 우유를 개발해 판매하는 기업. #생산확대에어려움
C. 애플의 앱스토어 정책에 반기를 들었던 게임 제작사 에픽 게임즈의 대표작. #최근20억달러투자유치
D. 볼보와 중국의 지리 자동차가 합작해 만든 전기차 제조회사. 최근 렌터카 업체 허츠에 전기차 65,000대를 판매하기로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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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러시아에너지 #금수조치
1. EU와 독일의 에너지 딜레마
금수 조치가 추가로 내려질까
현재 EU는 러시아산 석탄에 대한 수입 금지는 8월부터 시작하기로 합의를 한 상황이에요. 석탄은 현재 수입하는 에너지 중 미국과 호주 등 다른 국가로부터 비교적 쉽고 빠르게 대체를 할 수 있다고 보는 에너지원이에요. 다만 석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금수 조치는 합의를 하지 못했어요. 앞으로 석유는 논의가 진전될 것으로 보이고, 천연가스도 논의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합의에 이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에요. EU의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인 조셉 보렐(Josep Borrell)은 어제 “EU는 아직 러시아 에너지 금수 조치나 징벌적 관세 부과에 대해 통일된 입장을 마련하지 못했다”라고 독일의 대표적인 신문인 디벨트(Die Welt)와의 인터뷰에서 밝혔어요.
현재 러시아가 에너지 수출을 통해 버는 돈이 전쟁을 뒷받침하는 가장 큰 재원임을 고려하면 에너지 수입에 대한 추가적인 제재가 내려져야 하지만 EU 전체가 당장 합의를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에요. EU 전체는 2020년을 기준으로 석유 수급의 약 25%, 천연가스 수급의 약 4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는데요. 당장 이 비중을 급격히 줄이기도 어렵고,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이 선뜻 이를 실행하는 데 모두 동의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죠.
의존도가 가장 높은 독일의 상황
EU 국가 중에서도 러시아의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높은 국가는 독일이에요. 독일은 러시아로부터 공급받는 가스, 석유, 석탄 등의 에너지 제품이 단일 국가로는 중국에 이어 (차이가 크지 않은) 2위를 기록하고 있고, 전체 에너지 공급의 30% 이상을 의존하고 있어요. 금수 조치에 대한 반대는 독일이 가장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독일의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 수입 중단은 독일을 경기침체에 빠뜨릴 것이라는 예측을 지난주 금요일에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만약 중단하게 된다면 올해 본래 예측됐던 3%의 성장 대신 마이너스 2%의 성장률을 기록해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했어요. 독일의 대표적인 경제 연구기관들도 비슷한 리포트를 이미 냈고요.
독일은 전체 천연가스 수급의 55%가 러시아산이에요. 당장 수입을 중단한다면 에너지 공급원이 끊기게 되는 독일 산업계에 큰 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고 예상하죠. 이미 2021년 4분기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 0.7%를 기록한 독일은 팬데믹 이전으로 경제 성장률이 회복하는데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화학 제품 기업인 바스프의 CEO인 마틴 브루더밀러는 가스 공급마저 중단하게 된다면 "2차 세계 대전 이후 최악의 위기에 직면할 것이다"라는 무서운 예상을 해요.
독일 가스 수입의 1/3 이상은 독일 경제를 뒷받침하는 제조업계에서 사용해요. 바스프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포함된 화학 업계는 전력 사용의 연료뿐만 아니라 각종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원료로도 천연가스가 필수이죠. 독일 법령은 금수 조치로 공급량이 부족하게 되면 산업계로 가는 물량을 가장 먼저 끊게 되어 있어요.
장기적인 대응책은 마련 중이지만
물론 독일은 현재의 의존도를 장기적으로 어떻게든 줄여나가겠다는 목표 아래 큰 투자를 진행하고, 당장의 수입도 줄이기 위한 단계를 밟고는 있어요. 석유의 경우, 올해 여름까지 수입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올해 말까지 완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죠. 러시아와 독일을 바로 잇는 노드 스트림 2 가스 파이프라인에 대한 승인도 이미 중단했고요. 그간 러시아와 연결된 가스 파이프라인에 집중하면서 세우지 못한 액화 천연가스(LNG) 수입 터미널의 건설 프로젝트도 가동하기로 했어요.
독일은 그간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높이면서 석탄 및 석유 그리고 원자력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왔어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가장 적극적인 에너지 전환 정책을 펼쳤고, 이 과정 중에 천연가스의 비중은 다시 높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어요. 상대적으로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수입할 수 있는 러시아 천연가스의 수입은 경제적으로도 합리적이라고 생각했을 뿐만 아니라, 긴장 관계에 있던 러시아와 독일의 관계도 안정화할 수 있는 수단으로 여겼고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너무 크게 만든 이 판단을 이제는 뒤집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어요. 러시아와 독일이 맺은 에너지 관계는 철강 파이프로 가스 대금을 지급하던 소련과 서독 시절인 197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러시아 공급선들과 독일 에너지 기업 및 수요처들은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힌 오랜 거래 관계를 구축해 왔는데요. 현재 독일의 전 총리인 게르하르트 슈뢰더와 현 대통령인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등 전현직 유력 정치인들이 얽힌 러시아와의 유착 관계도 조명되면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어요.
독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석탄 의존도를 50%에서 25%로, 석유는 35%에서 25%로, 천연가스는 55%에서 40%로 당장 줄였다고 밝혔어요. 2024년까지 러시아산 가스를 끊어내겠다는 목표도 발표했고, 이미 전시와 같은 상황으로 간주하고 에너지 독립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EU와 공유하고 있죠. 하지만 유럽의 리더 그리고 서방 세계에서의 정치적인 위상을 고려하면 독일은 더 큰 역할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있습니다. 이를 위해선 우선 자국 산업이 위기에 빠지게 하지 않으면서 에너지 수급 문제를 해결할 묘수를 찾아야만 해요.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EU의 전면적인 러시아 에너지 수입 중단은 기대한 효과를 내지 못할 수 있다며 EU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는데요. 석유 가격이 급격히 오를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에요. 안 그래도 물가 상승이 계속된 상황에서 석유 가격이 안정화되지 않는다면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요. 또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오히려 러시아가 이득을 볼 수 있고,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거죠.
EU는 1970년대 중동 국가들의 석유 금수 조치에 시행했던 에너지 아끼기 정책을 연상시키는 운동을 시작했어요. 시민들에게 운전과 에어콘 가동을 줄이고, 주 3일은 재택근무 등을 당부하고 있죠. "나의 몫 하기(Playing My Part)"라고 불리는 이 계획은 국제에너지기구(IEA)에 의하면 각 가정이 월에 450유로(약 60만 원)를 절약할 수 있다고도 홍보가 되고 있는데요. EU는 혹시 발생할 에너지 공급 부족에 대비하면서, 러시아가 일으킨 전쟁에 대응하는 중이기도 해요.
[소셜미디어] #트위터인수
2. 일론 머스크의 승리
일단 머스크의 성명을 돌아보면
머스크는 계속 공언해 온대로 '표현의 자유'를 강조했어요. "(제대로) 기능하는 민주주의의 기반은 '표현의 자유'이다. 트위터는 인류의 미래를 위한 핵심적인 문제들이 논의되는 곳이다"라고 하면서 "트위터의 큰 잠재력을 끌어내고 싶다"라고 밝혔는데요. 아직 그가 말한 트위터의 잠재력이 무엇인지는 모르는 상황이에요. 다만 인수가 확정된 뒤 그는 트위터에 "나를 가장 세게 비판하는 사람들도 트위터에 남았으면 좋겠다. 그것이 '표현의 자유'이기 때문이다"라고 트윗을 날렸어요.
현재 모두가 집중하는 이슈 중 하나는 과연 계정이 영구 정지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복귀할 수 있을 것 인가인데요. 우선 그가 말하는 '표현의 자유'를 가늠해볼 수 있는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가능성도 있어요. 폭스 뉴스로부터 이에 대한 질문을 받은 트럼프는 다시 트위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고, 자신이 세운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Truth Social)을 이용할 것이라고 공언했는데요. 앞으로 어떤 입장을 취할지는 또 지켜봐야 하겠죠.
이번 거래의 진정한 승자들은?
트위터가 머스크의 인수를 막기 위해 포이즌 필(Poison Pill)을 발동한 지 며칠이 되지도 않고 회사를 넘기기로 확정한 것은, 결국 머스크의 제안이 기존 주주들에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었다는 것인데요. 머스크가 제시한 가격 이상으로 기업가치가 상승하기에는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큰 상황 속에서 기존 주주들도 의미 있는 승리(=이익)를 가져갈 수 있게 되었어요. 계산이 서자 인수가 확정된다 하더라도 몇 주가 더 걸릴 수도 있고, 머스크가 갑작스레 변덕을 부릴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무색하게 할 만큼 빠른 결정 뒤 빠른 실행이 이루어진 것이죠.
이번 인수로 가장 큰 승리를 누린 이들은 2020년 3월 당시 CEO인 잭 도시의 경영을 문제 삼으며 트위터의 지분을 획득하고 변화를 이끌어낸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당시 트위터의 우군으로 등장했던 사모펀드인 실버레이크(Silver Lake)인데요. 당시 주당 32달러에 지분 약 4%를 획득한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약 10억 달러(약 1조 2500억 원)를 투자해 7억 달러(약 8700억 원)를 벌게 되었고, 트위터가 당시 자사주를 사들이드는데 10억 달러(약 1조 2500억 원)를 지원한 실버레이크도 약 3억 달러(약 3700억 원)의 이익을 올리게 되었어요. 물론 이제 주식을 54.20달러에 팔 수 있게 된, 오랜 기간 트위터의 주식을 들고 있었던 투자자들도 큰 승리자가 되었고요.
놀라운 전개이기도 하지만, 이번 인수의 마무리는 싱겁기도 해요. 당연하지만 결국 자본의 논리가 철저하게 작동한 거래가 되었죠. 주요 주주들은 (현재 상황에서)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되었고, 이 조건을 충족시켜줄 자본을 확보한 머스크는 주주들의 목적을 달성해 주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매일 2억 명의 사용자가 드나드는, 자신의 팔로워만 (그새 또 늘어나) 8400만 명이 넘는 소셜미디어를 소유하게 되었어요.
자기 뜻을 이룬 사람이 할 일
아직 무엇부터 적용이 될 지는 당연히 모르는 상황이지만, 그가 말한 '표현의 자유'를 실행하기 위해 그간 적용되었던 콘텐츠 조정 정책부터 풀릴 가능성이 커요. 아직 그 수준이 어느정도일지는 가늠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트위터는 그간 폭력적이거나 누군가에게 위협을 가하는 트윗 등을 걸러내 지우고, 잘못된 정보가 퍼지는 것에 대한 단속도 해왔는데요. 이 모든 게 풀린다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 모두가 걱정하는 바이죠.
일론 머스크는 제품에 필요한 기능도 추가하겠다고 했는데요. 이미 날린 트윗을 수정할 수 있는 에디트(edit) 버튼도 추가할 것으로 예상돼요. 이는 그간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요구해 온 기능이기도 해요. 이 역시 트롤링 혹은 괴롭힘을 일삼는 이들이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는 있지만, 수정 히스토리를 보여주는 기능 등을 추가해 이를 방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어요. 또 길게 쓸 수 있는 '롱폼(long-form)' 트윗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요.
이 외에도 향후 트위터의 핵심 알고리듬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고, 트위터 내 수많은 스팸봇과 가짜 계정을 차단하기 위한 작업은 바로 착수할 것으로 예상돼요.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수익 모델인 광고 사업도 비중을 줄이면서 트위터 블루와 같은 유료 구독 서비스를 더 저렴하게 제공하고 활성화할 것이라고 공언한 적이 있는데요. 비상장 회사가 된 이후에는 이전만큼 당장의 수익 증대에 대한 압박이 줄어들기에 어떤 모습으로 수익 모델이 변할지는 지켜봐야 하죠.
과연 운영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일론 머스크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큰 회사인 테슬라를 키워냈어요. 동시에 화성에 사람을 보내겠다는 스페이스엑스의 CEO이기도 하고, 지하터널을 통한 고속열차인 하이퍼루프(Hyperloop)를 개발하는 보링 컴퍼니(Boring Company)의 창업자이면서, 뇌신경과학 스타트업인 뉴럴링크(Neuralink)의 공동 창업자이기도 해요.
경영자 머스크의 능력을 이제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아무리 머스크라도 이 모든 걸 하는 와중에 수많은 사람이 이용하면서 문제가 늘 발생하고 손이 많이 갈 수밖에 없는 소셜미디어의 운영에 집중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시선도 커요. 일단 새로운 트위터의 CEO가 누가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그의 역할은 일론 머스크의 생각과 얼마나 싱크를 맞추느냐가 될 것으로 보여요.
현재로서는 머스크가 운영할 트위터에 대한 대중의 기대는 큰 상황인데요.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시선도 크지만 드라마의 2막이 어찌 진행될지는 이제 지켜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이후 상황에 대한 분석은 지난주 금요일에 발행한 [키티의 빅테크 읽기]를 통해서 상세하게 파악하실 수 있어요. 앞으로 우려되는 변화와 함께 소셜미디어 운영의 어려움은 과연 일론 머스크에게는 해당이 안 될 이야기인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벤처캐피털] #시드투자증가 #1분기정리
3. 더 초기 단계에 몰리는 투자
대부분의 투자 분야 규모가 '역대 최대'로 표현됐던 지난해를 지나, 2022년 1분기 글로벌 벤처 투자 통계들이 속속 나오고 있어요. 전년보다 감소한 규모를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새로운 기업들에 투자하는 흐름은 큰 상황이에요. 특히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늘어났는데요. 1분기 지표로 볼 수 있는 벤처 투자의 특징을 살펴봤어요.
1. '메가 딜(Mega Deal)' 감소 현상
CB인사이츠(CB Insights)에 따르면 2022년 1분기 글로벌 벤처 투자 규모는 1440억 달러(약 180조 원)로 사상 최대의 자금 조달 액수를 기록했던 2021년 4분기보다 19% 감소한 규모예요. 피치북(Pitchbook)에 의하면 미국의 벤처 투자 규모도 2022년 1분기(707억 달러, 약 88조 원)으로 전 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모두 감소했어요.
하지만 지난해 워낙 많은 투자가 집행됐기 때문일까요. 이렇게 1분기 투자가 주춤하지만 2020년 각 분기에 투자된 규모보다 2022년 1분기 투자 규모가 더 커요. 지난해 말부터 기업공개(IPO) 시장이 식으면서 스타트업들이 상장 계획을 변경했고, 이에 따라 상장 전 자금을 조달하는 단계인 프리IPO 등 소위 후기 단계의 투자 규모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고 해석돼요. 실제로 1억 달러(약 1250억 원) 이상의 큰 규모 투자인 메가 딜은 전년 동기 대비해서 크게 줄었어요.
피치북 애널리스트인 카일 스탠포드(Kyle Stanford)는 "상위 10%의 거래가 매 분기 투자 규모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라고 했는데요. 지난해 벤처 투자 규모가 컸던 이유도 많은 스타트업과 기술 기반의 벤처 기업들이 상장하거나 상장할 계획을 밝히면서 이들에게 투자된 금액이 급증했기 때문이에요. (기업공개 전문 조사기관인 르네상스 캐피탈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한 기업이 총 399곳에 달해요)
또한 지난해 벤처캐피털이 아닌 (상장 시장과 비상장 시장에 모두 투자하는) 크로스오버 펀드, 헤지펀드 등의 벤처 투자 규모도 급격하게 증가했는데요. 이들이 올해 프리IPO 라운드 투자를 철회하는 등의 행보를 보인 것이 전체 규모에 영향을 줬다고 보고 있어요. 따라서 2022년 남은 3분기 동안의 투자 규모도 올해 기업들의 상장 계획이 회복되는지에 따라 달려있을 것이라고 예측돼요.
2. 돈 모이는 '씨앗' 단계의 초기 투자
한편 시드(Seed) 라운드 투자의 경우 지난 분기보다 투자 규모가 늘어난 유일한 펀딩 단계예요. 이번 분기 시드 라운드 투자 규모는 103억 달러(약 12조 8500억 원)로, 지난해 4분기 101억 달러(약 12조 6000억 원)에서 아주 크게 증가한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예요. 전년 동기 71억 달러(약 8조 9000억 원)보다는 45%나 증가한 수치이고요.
이런 초기 투자 강세는 지난해부터 두드러진 특징이었는데요. 실제로 지난해 투자 건수 상위에는 와이 컴비네이터(Y Combinator), 테크스타즈(Techstars), 500스타트업(500Startups) 등의 액셀러레이터들이 자리를 했고요. 큰 규모의 자금을 빠른 속도로 집행하며 화제가 되었던 (벤처캐피털이 아닌) 소위 '비전통적인 투자자'의 대표인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Tiger Global Management)도 포함되었어요. 보통 초기 단계보다는 더 큰 규모의 투자에 집중하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와 인사이트 파트너스도 이름을 올리기도 했고요.
이는 초기 단계 투자사들이 시드 투자 등을 하며 검증한 곳에 빠르게 투자하는 흐름이 생긴 것으로도 볼 수 있는데요. 그간 초기 이후 단계의 스타트업에 투자해 온 벤처캐피털들의 경쟁에 변화가 생기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해요. '비전통적인 투자자'의 시장 진입과 기존 벤처캐피털들도 유망한 초기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늘려감에 따라 이 단계에서도 경쟁이 커지고 있는 것이죠.
3. '비전통적 투자자'의 계속될 초기 투자
한편 타이거글로벌은 올해도 빠른 속도로 투자를 집행하고 있어요. 이번 분기에만 120개 기업에 투자했고, 87개 기업의 투자를 리드했어요. 가장 크게 리드한 투자는 이스탄불 기반의 초스피드 주문배달 서비스인 게티르(Getir)에 대한 7억 6800만 달러(약 9600억 원)의 시리즈E 투자였고요, 파리 기반 핀테크 스타트업인콴토(Qonto)에 5억 3000만 달러(약 6600억 원)의 시리즈D 투자, 프랑스 기반 도매 마켓플레이스인 앵커스토어(Ankorstore)에 투자한 2억 7300만 달러(약 3400억 원)의 시리즈C 투자 등이에요.
이렇게 큰 규모로 투자하는 타이거 글로벌은 작년에 초기 단계 투자를 늘려온 것처럼 또 변화를 꾀하고도 있어요. 지난 3월 말 초기 스타트업 투자에 중점을 둔 시드 펀드에도 10억 달러(약 1조 2500억 원)의 현금을 별도로 투입했다고 밝혔는데요. 최근 기술 관련 주식 시장이 냉각되면서, 상장을 앞둔 대규모 후기 단계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 대신 시리즈A와 B 라운드의 젊은 기업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이에요. 이미 어느 정도 성장한 스타트업들에 투자하던 타이거 글로벌은 이제 더 많은 초기 단계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전략도 함께 쓰는 것이에요.
주로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 MGV의 매니징 파트너 마크 슈뢰더(Marc Schöder)는 "2008년 금융위기 때에도 후기 단계의 스타트업들에게는 투자가 줄었지만, 시드 단계 투자가 폭발했고 이때 투자받은 기업들이 현재 상장한 큰 기업이 됐다"면서 "글로벌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이미 성장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그 리스크에 준하는 보상을 얻기 어렵지만, 시드 단계 투자는 더 큰 기회가 될 수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지난 2년간의 팬데믹과 세계 정세의 불확실성도 이런 초기 단계 투자를 강화하는 요인이 되는 것으로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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