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의 뻔한 성장 스토리를 계속 봐야 하는 이유

또 새로운 게임을 출시하는 이유와 생존을 위해 하는 일들
2024년 10월 15일 화요일
이번 주 [미디어 노트]는 뉴욕타임스 이야기입니다. 지난 8월에는 크게 엇갈리는 뉴스 미디어들의 상황을 통해서 뉴욕타임스가 디지털 구독자 1000만 명 달성한 반면에 어려워지는 다른 뉴스 미디어들의 현황을 전해드렸는데요. 

오늘은 뉴욕타임스가 또 새로운 '게임'을 출시하는 이유와 최근의 성장세가 의미하는 바를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어쩌면 지속되는 뉴욕타임스의 성장 이야기는 뻔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뻔한 이야기를 뉴스 미디어가 만들기는 아주 어려운 것인데, 이를 해내고 있기에 늘 주목을 받고 있죠.

약 10년 전에도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전환과 그들이 낸 혁신 보고서와 그 과정을 보면서, "그건 뉴욕타임스니까 할 수 있다"류의 이야기는 이곳저곳에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지난 10년 넘게 꾸준히 성장해 온 이들의 모습을 보고 지금도 여전히 같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게 바로 이들의 이야기를 계속 보고 분석해야 할 이유이기도 합니다.

[미디어 노트]
뉴욕타임스의 뻔한 성장 스토리를 계속 봐야 하는 이유

"뻔한거 아니야?" 할 수 있지만, 그 뻔한 걸 꾸준히 하고 성공 시켜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계속해서 게임을 키우는 이유
뉴욕타임스가 새로운 게임을 '또'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현재 캐나다에서 테스트 중인데, 두 개의 설명을 제시하고 두 설명의 답을 합쳐 단어를 만드는 것으로 추정되는 '졸스(Zorse)'입니다. 게임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지브라(Zebra)와 말(Horse)을 합친 것처럼 말이죠. 

뉴욕타임스가 운영하는 게임 섹션의 게임들은 2023년부터로 따지면 총 80억 회가 플레이되었습니다. 2023년에는 게임 앱의 다운로드만 1000만 회를 기록했고요. 이 중 팬데믹 당시 인수했던 워들(Wordle)이 48억 회 플레이되었고, 이어서 출시한 커넥션스(Connections)가 23억 회를 기록했습니다.

2023년부터 뉴욕타임스 구독자들은 뉴스 섹션에서 뉴스를 읽으며 보내는 시간보다 게임을 하면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기존의 낱말퍼즐도 인기가 꾸준하지만, 워들과 커넥션스가 대히트를 친 영향이기도 하죠. 그리고 이는 전체적인 구독제 성장 효과를 이끄는 중이기도 합니다.

근데 이를 보고 "결국 게임으로 구독자들 만드는 것 아니냐?"라고 평가하는 시선도 있습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뉴스로 돈을 못 벌고 뉴욕타임스는 게임 회사가 되었다"라고 폄하하기도 하죠. 하지만 이는 다르게 생각해 봐야 할 뿐만 아니라 완전히 틀린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단순한 낱말퍼즐 몇 개로 1000만이 넘는 유료 구독자를 만드는 것이 쉬울까요?

낱말퍼즐만으로 구성된 게임을 구독료를 지불하고 즐기게 만든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 비록 게임을 하는 비중과 시간이 늘어났다고 하지만, 뉴욕타임스에게 게임은 구독자를 그들이 만드는 플랫폼으로 당겨오는 큰 요소인 것입니다. 물론 필수 요소가 되었지만 뉴스라는 핵심과 쿠킹(요리 레시피 사이트)과 와이어커터(상품 추천 사이트), 그리고 스포츠 전문 미디어(디애슬레틱) 등의 주변 제품이 있기에 사람들이 이 게임을 하러 들어오는 것입니다. 게임에 우선 끌려 들어왔다 하더라도 이 주변의 제품들이 있기에 구독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고요.

결국 게임을 하는 사람과 시간이 많아졌다고 하더라도 뉴스와 저널리즘을 전하는 뉴욕타임스의 본질이 변하지는 않습니다. 게임은 어느덧 (뉴욕타임스를 이루는) 필수 요소가 되었지만 구독을 이어가는 절대적인 요소가 아니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이번 새로운 게임 출시는 또 한 번 적정한 때에 구독자 증대를 지속 이어가기 위한 '신제품' 출시라고 보면 됩니다. 유입을 위해 효과가 가장 큰 콘텐츠 중 하나이고, 그 유입을 통해 뉴욕타임스의 독자이자 고객을 늘려가는 것이죠. 물론 텍스트, 오디오, 비디오를 넘나들면서 새로운 콘텐츠가 지속해서 출시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고요.

뉴욕타임스의 전체 구독자는 2024년 2분기를 기준으로 1084만 명입니다. 2010년엔 100만 명이 조금 넘었습니다. 그래프가 보여주듯 꾸준히 성장해 왔고, 지난 4 간은 특히 더 가파르게 성장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이야기가 지겨울 수밖에 없는 이유는 숱한 고비에도 새롭게 성장할 방법을 만들어 계속해서 성장해 왔기 때문입니다. 분기마다 "과연 성장했을까?"를 의심받지만, 여지없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그 비결은 따로 있지 않고 세상이 급변하는 디지털 풍파 속에서도 꾸준히 새로운 전략을 만들어 실행한 결과입니다. (데이터: 뉴욕타임스, 단위: 백만 명)
뉴욕타임스가 풀어낸 '퍼즐'
따지고 보면 전체 뉴스 미디어 업계 중에서도 지금의 뉴욕타임스와 견줄 사업 모델을 만든 개별 미디어는 없습니다. 특정히 기존의 신문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를 보더라도, 월스트리트저널이 400만 명의 유료 구독자를 확보해 지속 성장하는 중이기도 하고 제프 베이조스 소유인 워싱턴포스트가 한 때 300만 이상의 구독자(현재 약 250만 명으로 추정)를 확보하면서 뉴욕타임스의 아성을 위협했지만, 둘 모두 현재의 뉴욕타임스가 쌓은 사업적 역량과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일단 앞서 예로 든 게임 사업만 하더라도 직원이 100명이 넘는 독립 사업부로 운영되고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지난 10년간 인원 기준으로 10배 가까이 성장했죠. 뉴욕타임스의 가장 큰 수익원인 유료 구독자를 유입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으니 그만한 규모로 운영되는 것입니다.

물론 월스트리트저널과 워싱턴포스트 모두 낱말퍼즐 같은 게임을 디지털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가 성공적으로 디지털 게임 사업을 안착시키자 모두가 따라해 보려고 한 사업이기도 하죠. 하지만 현재로서는 각 미디어의 구독자나 사업 성장에 어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근거를 찾아보기는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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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커피팟을 운영하는 오세훈입니다. 미디어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커피팟 뉴스 아티클을 씁니다. 평소에 페이스북링크드인에도 커피팟 콘텐츠와 운영에 대한 생각을 올리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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