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리츠스케일링'은 지금 가능할까?

1. 다시 짚는 블리츠스케일링, 2. 메타가 번역하는 이유, 3. 힘 축적 중인 BYD
오늘은 최근 계속 전해드린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 시장에 대한 소식으로 시작해요. 이제는 빠른 성장의 교과서로 여겨진 '블리츠스케일링'에 대한 회의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는 이야기이고요. 이어서 AI를 활용해 소수 언어까지 번역하는 메타, 그리고 아직 세계 시장에서는 존재감이 없지만 힘을 키우고 있는 중국 전기차 제조사 BYD의 소식을 전합니다.

+ 커피팟은 화요일 외에도 샷 추가 이야기들이 꾸준히 발행되고 있어요. 라이브러리에도 들러서 어떤 이야기들인지 확인해 보세요!

[스타트업] #벤처캐피털 #블리츠

1. '블리츠스케일링'의 시대는 갔다?

'블리츠스케일링(blitz-scaling)'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친숙한 용어일 거예요. 전통 산업 분야에 계신다면 조금 낯설 수 있고요.

블리츠스케일링은 한국어로 옮기자면 '맹렬한 확장' 정도가 될 텐데요. 스타트업의 사업 규모를 빠르게 확장하는 걸 뜻해요. 사업 규모나 회사의 가치를 빠르게 ‘스케일업’하는 수준이 아니라, 모든 위험을 감수하면서 우선 몸집부터 키우고 보는 전략이죠. 블리츠스케일링은 최근 몇 년간 실리콘밸리는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스타트업의 성장 공식처럼 여겨졌어요. 하지만 최근 ‘스타트업 겨울’이 오자, 블리츠스케일링을 향한 회의론도 고개를 들고 있어요.

'블리츠스케일링'할 수만 있다면. 

날개가 없어도 엔진에 불부터 붙여라

블리츠스케일링의 개념부터 정확히 짚고 넘어갈게요. 스타트업 업계에서도 이 용어를 ‘빠르게 스케일업하는 것’ 정도로 잘못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블리츠스케일링은 링크드인 창업자인 리드 호프먼(Reid Hoffman, 현재는 그레이록 파트너스라는 벤처캐피털(VC)의 파트너)이 제시한 개념으로, 불확실한 환경에서 효율보다 속도를 우선시하는 전략을 말합니다. 경영상 불확실한 요소가 있더라도 맹렬한 속도로 몸집을 키워서 경쟁자를 따돌려야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죠.

전통적인 경영학에서도 초기 기업에게는 위험을 감수하고 빠르게 성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죠. 그러나 위험 요소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단서를 답니다. 이와 달리 블리츠스케일링은 효율보다 '속도'를 완전히 우위에 두는 것을 뜻해요. 리드 호프먼은 저서에서 아래와 같이 정리했어요.

"회사를 시작한다는 것은 절벽에서 뛰어내리면서 비행기를 조립하는 것과 같다. (중략) 고전적인 스타트업 성장이 비행기를 조립하면서 하강 속도를 늦추는 일이라면, 블리츠스케일링은 비행기를 더 빨리 조립하면서 날개를 만드는 와중에 제트엔진에 불을 붙이는 일이다. 눈에 띄게 짧은 시간 안에 성공이냐 실패냐가 정해지는 이른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인 셈이다."
 

리드 호프먼은 저서에서 에어비앤비와 같이 수십조 원 가치의 기업으로 성장한 스타트업 사례를 들며 "블리츠스케일링이야말로 스타트업이 경쟁자를 제거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역설합니다.

스타트업 용어에 익숙한 분이라면 블리츠스케일링이 '린 스타트업'(완제품이 아니라 최소 기능 제품(MVP, Minimum Viable Product)을 시장에 내놓고 고객 의견을 반영해 수정해나가는 제품 개발 로드맵), 그리고 '애자일(Agile) 방법론'(필수 기능부터 개발하고 피드백을 받으면서 기능을 추가해 가는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과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다는 점을 눈치채셨을 거예요.

린 스타트업은 회사 및 서비스 기획 분야에서, 애자일 방법론은 개발 분야에서, 블리츠스케일링은 경영 및 투자 분야에서 모두 한 목소리를 내죠. "스타트업에게는 효율보다 속도가 중요하다, 더 빨리 실험하고 검증해서 경쟁자를 제거해야 한다"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고

그렇게 모두가 “더 빨리, 더 빨리, 진격 앞으로!”를 외치며(blitz는 실제로 독일 군사용어에서 유래했어요) 이 개념들을 ‘스타트업 바이블’로 삼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블리츠스케일링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어요. ‘스타트업 투자 혹한기에도 블리츠스케일링이 가능한가?’라는 물음표가 생긴 것이죠.

블리츠스케일링이 가능하려면 경쟁자보다 빠르게 투자를 받아서, 사업 규모를 대폭 키운 다음, 후속 투자도 더 빠르게 받아야 합니다. 투자금의 경우 제조, 물류 기업은 생산 및 설비 라인 확장에 쓰고, 소프트웨어 기업은 인재 확보에 중점적으로 쓰죠. 이렇게 투자금을 받는 족족 사세 확장에 쏟아부으면 현금 소진율(burn rate)이 폭증하고요. 

스타트업 경영진은 얼마 전까지 "그래도 괜찮다"라고 말해왔어요. 다음 투자를 받으면 되니까요. 아니, 블리츠스케일링 전략에 따르려면 "그래야만 한다"였어요. 그래야 다음 투자를 받을 수 있었죠.

그런데 금리가 오르자 벤처캐피털(VC)들이 후속 투자를 대폭 줄였죠. 그리곤 VC들은 "투자를 받으려면 영업이익을 내서 숫자로 보여줘라"라고 말하고 있어요. 그동안에는 '효율보다 속도'를 외쳐왔는데 이제 효율과 안정성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죠.

다른 전략은 아직 없는데

그래도 스타트업 전문가들은 여전히 블리츠스케일링이 유효한 성공 방정식이라고 말해요. 왜 그럴까요?

  • 첫째로 '승자 독식’은 불변의 진리이기 때문입니다. 플랫폼 경제와 앱 생태계에서는 더 그러하죠. 독점적인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기업이 끝내 승리합니다. 다른 경쟁자들은 인수합병되거나 다른 사업 모델을 찾거나, 폐업하게 됩니다.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보하려면 여전히 블리츠스케일링할 수밖에 없어요.
  • 둘째로 벤처캐피털은 여전히 많은 양의 드라이파우더(Dry Powder, 미투자 보유금)를 갖고 있어요. VC들이 투자를 급격히 줄이고 깐깐하게 보기 시작했지만, 옥석을 가려서 '옥'에는 돈을 줄 것입니다. 이런 상황일수록 한 번 가려낸 옥에 더 많은 돈을 부을 수도 있죠. 결국 그 돈은 블리츠스케일링하는 회사에 갈 것이고, 그 회사는 그 돈으로 더 블리츠스케일링할 거예요.


그렇다면 이 시점에 스타트업에게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이 답변도 조금 뻔합니다. 전문가들은 '제품과 시장의 궁합(Product-Market Fit, PMF)'을 찾는 것이라고 말하죠. 

사실 리드 호프먼도 저서에서 "블리츠스케일링의 핵심은 수익모델(Business Model)이 입증되기 전에 자금을 끌어모으는 것"이라면서도 "PMF가 맞지 않으면 블리츠스케일링은 아주 고통스럽고 빠른 '블리츠페일링(Blitzfailing)'으로 이어진다"고 조언했어요. 

지금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우리 회사가 PMF를 찾았는지 살펴보면 좋겠죠. 물론 맹렬히 PMF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계실지도 모르지만요.

☕️ 그래서 지금 투자자들이 찾는 것은?
벤처캐피털을 비롯한 투자자들은 발 빠르게 투자 전략을 선회하고 있어요. 투자를 받고 싶으면 달성해야 할 기준치가 세워지고 있죠. 연간 반복 매출이 1억 달러(약 1310억 원)가 넘는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기업을 찾겠다고 나섰고, 수익률과 성장률을 합쳐 40을 넘겨야 한다는 '40의 법칙'을 제시하고 있기도 하고요. 경기 침체가 다가오는 시대에 신중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여주죠.

[인공지능] #기계번역 #200개언어

2. 메타가 소수 언어까지 번역하는 이유

메타가 200개 언어 번역이 가능한 AI(인공지능)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했어요. 해당 프로젝트의 이름은 'NLLB-200(No Lanugage Left Behind, 모두 각자 편한 언어로 소통하도록)'으로, 이번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를 담았어요.

지금까지 구글 번역은 133개 언어, 마이크로소프트 빙(Bing) 번역은 100개가 조금 넘는 언어를 번역할 수 있다고 알려졌는데요. 메타는 이번에 55개 아프리카어 및 인도어 등의 소수 언어를 포함해 기존보다 훨씬 더 많은 언어를 더하며 기계 번역 기술 발전을 꾀하고 있어요.

거대 테크 기업이 순기능을 발휘할 때는 여러 방면에 이로운 기술을 개발해 공개할 때이기도 하죠.  

더 많은 번역을 하는 이유

현재 인터넷 사용 인구는 50억 명이 넘고, 수많은 언어가 사용되고 있어요. 이중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아랍어를 포함해 23개 언어가 웹에서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죠. 해당 언어들은 그만큼 데이터가 풍부하므로 온라인 번역기가 잘 갖추어져 있어요. 하지만 나머지 언어들의 경우 번역기 품질이 낮거나, 아예 번역 지원이 되지 않기도 해요. 메타는 번역 지원이 낮은 언어가 웹상에서 더 원활하게 사용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에요.

메타는 앞으로 만들어갈 '메타버스'에도 이 NLLB-200 모델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NLLB-200을 가상 세계의 표준 번역기(Universal Translator)로 제공해서 사용자들이 각자의 언어를 써도 서로 통할 수 있게 만들겠다는 것이에요. 메타는 메타버스에 활용할 다양한 AI 기술에 투자하고 있는데, 기계 번역도 이 중 하나인 셈이에요.

어느 정도 수준까지 왔을까?

메타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온라인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저자원 언어(Low-resource Languages)’를 번역하는 데 집중했어요. 저자원 언어는 온라인에 공개된 원어 문장과 이를 번역한 문장의 쌍이 100만 개가 채 되지 않는 언어예요. 이보다 훨씬 더 많은 데이터를 뽑을 수 있는 고자원 언어(HIgh-resource Lanuguages)에 비해 품질 좋은 데이터가 적고, 이 적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번역 모델을 설계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어요. 그래서 이런 핸디캡을 제거하는 데 우선 노력을 기울였죠.

메타는 2018년부터 AI 모델을 활용한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는데요. 이 AI 모델을 훈련시킬 때 '데이터 클리닝(Data Cleaning)' 노하우가 쌓였다고 해요. 데이터는 보통 수백만 개의 원문 문장과 번역 문장의 쌍인데, 데이터 클리닝은 모은 데이터 중 올바르지 않거나, 결함이 있는 데이터를 수정하고 제거하는 과정이에요. 이렇게 데이터의 품질을 최대한 높여서 번역 오류를 줄이고, 사용자들이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도울 수 있죠. 

또, NLLB-200에 사용된 메타의 다국어 번역 시스템(Multilingual Translation System)은적은 데이터로 최선의 결과를 내기 위해 효과적인 모델을 찾아 적용했다고 하는데요. 예를 들어, 인도 동북부 지역에서 쓰는 아삼어(Assamese)와 방글라데시 전역과 인도에서도 쓰는 벵골어(Bengali) 같이 (벵골 문자를 기반으로 하는) 서로 비슷한 언어를 번역할 때, AI 모델이 두 언어 사이의 공통적인 특징을 공유하도록 훈련 시켰어요. 데이터 자체가 적은 저자원 언어는 비슷하지만 상대적으로 고자원인 언어와 함께 훈련되면 번역 품질이 훨씬 좋아진다고 해요. 

문장이 잘 번역됐는지 여부는 '이중 언어 평가 연구(BLEU, Bilingual Evaluation Understudy)'라고 불리는 점수로 평가했어요. BLEU는 한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번역된 텍스트의 품질을 평가하는 알고리듬인데요. "기계 번역이 인간의 전문적인 번역에 가까울수록 고품질이다"라는 기준으로 판단해요. 현재 가장 널리 사용하는 정량 지표 중 하나이죠. 

이 기준으로 NLLB-200은 다른 AI 기반 번역보다 번역 품질이 44%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해요. 일부 언어의 경우는 그 정확도가 70%나 높고요.

기대하는 효과가 또 있을텐데

기계 번역 시장은 2021년 8억 달러(약 1조 400억 원)에서 2030년까지 75억 달러(약 9조 7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앞서 언급했듯 장기적으로 메타는 NLLB-200 모델을 개선해서 메타버스에 적용하려는 한편, 단기로 기대하는 효과도 물론 있죠. 

  • 첫째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은 이미 이 번역기를 적용하고 있어요. 하루 약 250억 건 이상의 번역을 처리하고 있다고 해요. 더 많은 언어가 사용 가능하게 되면 우선 광고 수익을 더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할 수 있고요. 플랫폼 운영 측면에서는 사이버 범죄, 혐오 게시물, 허위 뉴스 등을 더 많은 언어로 모니터링할 수 있게 돼요. 
  • 둘째, 각 기업의 번역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B2B 소프트웨어 시장 진출도 고려할 수 있어요.  메타는 고객사가 NLLB-200을 자신들의 시스템에 통합하는 작업과 유지보수 계약을 맺을 수 있어요. 기업 입장에서는 번역 시스템을 전 세계 직원 간 회의와 세미나를 포함한 전반적인 커뮤니케이션에 활용할 수도 있고요. 챗봇 번역 등을 통해 세계 각지의 고객이 본인의 언어로 각종 문의 상담을 받을 수 있겠죠.
  • 셋째, 좋은 콘텐츠를 다양한 언어로 제작하고 배포할 수 있게 됐어요. 특히 메타가 이번 연구 결과를 오픈소스로 공개했기 때문에 개발자들이 이를 다채롭게 활용할 기회가 생겼어요.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에서 널리 쓰이는 자바어로도 원활하게 작동하는 AI 어시스턴트, 아프리카의 많은 국가에서 사용되는 스와힐리어 자막을 단 영화가 더 많아질 수 있어요.


메타는 이 기술을 통해 더 많은 언어로 각종 콘텐츠를 제공하며 사용자 편의를 개선하고 새로운 사용자를 모을 수 있겠죠. 하지만 NLLB-200의 공개는 거대 IT 기업이 기술 진보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순기능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해요. 메타가 사업적으로 기대하는 효과보다, 더 많은 언어가 세상에 더 잘 알려지고 사용되고 연구되면서 발전해 가는 의미가 더 클 수 있죠. 물론 앞으로 어떤 사례가 나오고 어떤 효과가 만들어질지는 지켜봐야겠지만요.

By 메이
* IT와 소셜미디어 전반의 이야기를 전해드려요.
☕️ 짚고 가야 할 문제들도 있고

본문에서도 언급한 평가 지표인 BLEU는 인간이 번역한 문장과 기계가 번역한 문장 사이에 똑같이 번역된 부분에 점수를 주기 때문에 문장의 표현을 획일화 시킬 수도 있어요. 더불어 다른 기계 번역 모델과 비교하는 방법이어서 상대 평가만 가능하고, 절대 평가는 불가능하다는 한계도 있어요. 즉 이게 진짜 얼마나 잘된 번역인지는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울 수도 있죠.

또 기계 번역을 원치 않는 원어민 커뮤니티도 분명히 있다는 점이에요. 대표적인 예로 뉴질랜드의 마오리족이 있는데요. 이들은 언어를 문화적 유산, 존재의 의미로 여기죠. 이들은 자신들의 언어를 다 파악하지 못한 거대 IT 기업이 큰 오류의 가능성을 만들 수 있는 기계로 자신들의 언어를 번역하는 것을 반기지 않아요. 널리 사용하는 언어들도 AI가 여러 이유로 완벽하게 번역하지 못하는데, 소수 언어는 더군다나 잘못 번역하거나 의미를 달리 전달할 가능성이 크겠죠. 따라서 자기 언어로 고유한 콘텐츠를 만드는 데 큰 의미를 두는 원어민들도 있고요.

구글이나 메타와 같은 거대 기업들은 번역기의 언어 개수 확장, 번역 품질의 향상, 더 많은 사람이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중시하므로 알게 모르게 원어민들의 의사가 묻힐 가능성도 클 텐데요. 결국 기계 번역도 더 많은 언어, 더 나은 번역을 추구하는 것인 만큼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과 소통을 통해 더 정확한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발전할 때 더 의미 있는 기술이 되겠죠.


[전기차] #중국전기차 #수직계열화

3. 잠깐 테슬라 따라잡은 BYD

올해 상반기 기업들의 실적이 발표되며 자동차 업계에서는 중국의 자동차 회사 BYD(비야디)가 테슬라보다 많은 전기차를 공급한 것이 화제가 되었어요. BYD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판매한 전기차의 수는 64만 1000대에요.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0% 늘어난 수치이고 테슬라의 상반기 판매량(56만 4000대)을 제쳤죠. 전기차로 테슬라를 제치는 일은 GM이나 폭스바겐도 하지 못한 일인데, 중국의 자동차 회사가 가뿐히 해냈어요.

BYD는 2008년에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로부터 2억 3200만달러(약 2700억 원)의 투자를 받기도 했어요. 버크셔 해서웨이가 약 7.7%의 지분을 보유 중이죠. © BYD

테슬라가 차질을 빚은 틈이지만

BYD가 상반기 판매량 1위를 차지한 배경에는 BYD가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모두를 전년 동기 대비 3배 넘게 공급한 덕도 있지만, 테슬라의 가장 큰 공장이 위치한 상하이가 코로나의 여파로 두 달 가량 락다운 되면서 생산에 차질이 생긴 영향이 더 컸어요. 

테슬라는 올해 작년 4분기와 올해 1분기 차량을 30만 대 가량씩 생산해왔는데, 올해 2분기 25만 5000대로 공급량이 줄었어요. 선전에 생산기지가 위치한 BYD는 락다운의 영향을 덜 받아 남들이 주춤하는 사이 생산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에요.

다만 참고할 점은 BYD가 올해 상반기에 판매한 전기차의 절반인 31만 5000대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에요. 중국에서는 하이브리드 자동차까지 신에너지 차량으로 분류돼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기에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량이 많아요. 따라서 이번 상반기 팔린 차량 중 32만 대 정도가 순수 전기차입니다. 테슬라를 제치긴 했지만, 순수 전기차만으로 비교했을 때는 아직 테슬라가 크게 앞서긴 하죠.

강점은 수직 계열화+낮은 가격

BYD가 이번에 테슬라를 제친 것은 상하이가 락다운된 상황에서 경쟁사의 일시적인 공급 부족으로 운 좋게 벌어진 해프닝으로 치부하기만은 어려워요.

BYD의 가장 큰 무기는 수직 계열화로 자사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와 반도체도 직접 생산하고 있어요. BYD는 CATL에 이어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자동차 2차전지 제조사에요. 서울 기반의 SNE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BYD의 배터리 생산 규모는 지난 4월을 기준으로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도 넘어서면서 세계 2위를 차지하기도 했죠. 팬데믹 이후 계속 발전해 온 반도체 사업 부문은 물적분할을 고민할 수준으로 사업이 성숙했고요

전기차 회사가 핵심 부품의 공급 이슈에서 자유롭다는 것은 BYD의 엄청난 이점으로 꼽힙니다. 특히 BYD가 생산하는 배터리는 초저가인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이 덕분에 BYD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죠. 

BYD는 지난 4월부터는 완전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했고, 앞으로 오로지 하이브리드 차량을 포함한 전기차만을 생산한다고 발표했어요. 판매하는 차량의 가격은 지난 5월 기준으로 3만 달러대인 것으로 알려졌어요. 일반적인 전기차의 평균 가격이 6만 달러대로조사되었던 것을 고려하면 경쟁력이 크죠. 

아직 중국 내수용에 머물지만

BYD는 유럽과 호주, 필리핀, 미국 등 각국 수출을 준비 중이지만 올해 상반기 동안 판매된 BYD의 차량은 사실상 모두 내수용이었어요. 64만 대 중 오직 3300대만이 해외로 수출되었다고 합니다. 전체 판매량 중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죠. 

베를린 기반의 메르카토르(Mercator) 중국연구센터에 따르면 중국에서 수출된 전기차는 2021년 55만 5041대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숫자이고 이 중 40%는 유럽으로 들어갔어요. 하지만 상당수가 중국에서 생산된 테슬라이거나 유럽-중국 합작사, 혹은 중국이 소유한 유럽 브랜드인데요. 예를 들어 볼보(지리 자동차 소유)와 MG 모터스(중국 상하이자동차그룹(SAIC) 소유)였죠.

중국 전기차의 소비와 생산 모두 크게 늘었으나 여전히 BYD를 비롯해 니오(Nio), 리오토(Li Auto), 엑스펭(Xpeng)과 같은 중국 제조사 브랜드가 전체 전기차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해요. 중국 내에서 전기차 시장은 점차 커지고 대중화되고 있지만, 브랜드 인지도나 신뢰도 측면을 고려할 때 세계 각국의 시장에 중국 제조사가 직접 판매를 하기에는 녹록지 않은 상황이에요.
 

세계 시장의 구조적 변화 기대

전통적으로 자동차 시장은 분화되어 있었어요. 예를 들어 유럽은 유럽 자동차 브랜드가, 미국은 미국과 일본 자동차 브랜드가 지배력을 보유한 시장이었죠. 하지만 앞으로도 세계 자동차 시장이 지역별로 분절되어 있을지는 미지수에요. 전기차 비율이 점차 증가하면서 테슬라가 유럽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현대기아차가 최근 미국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올리고 있는 것도 그 벽에 조금씩 균열이 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어요.

전기차 시장은 저렴하게 배터리를 생산하고 값싼 제조공정으로 차를 조립해 수출할 수 있는 중국의 기업들에게 유리하게 구조가 짜여졌다고 해석할 수도 있어요. 특히 공급망 문제로 모든 제조사들이 생산 차질을 빚고 계속해서 전기차의 가격이 올라가는 가운데, BYD처럼 주요 원가를 직접 관리하면서 연간 100만 대 이상의 전기차를 공급할 수 있는 제조사가 등장한 것은 체질 변화에도 바쁜 기존 자동차 회사들에게는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예상되죠.

BYD는 전기버스 등을 이미 유럽과 일본, 인도에서 판매 중이고 미국에는 전기버스 제조공장도 가동 중이에요. 작년 말을 기점으로 전기 SUV를 네덜란드에 판매하기 시작하며 유럽에 발을 디뎠고, 브라질, 콜롬비아, 도미니카공화국 등 중남미에서도 판매를 시작했으며 호주, 필리핀 등 세계 각국에 본격 론칭을 준비 중이에요. 아직은 중국 내수 시장에 집중되어 있지만 세계 시장이 BYD의 존재감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By 캐롤라인
*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의 이슈를 전하고 있어요.

☕️ 야심 차 보이는 폭스바겐의 계획

BYD가 상반기 판매량으로 테슬라를 앞지른 가운데 폭스바겐은 3년 뒤 테슬라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공언했어요. 허버트 디에스 폭스바겐 CEO는 최근 직원과의 대화에서 테슬라가 생산 확장에 어려움을 겪을 것을 예상해 2025년에는 기회를 잡아 시장 선두에 설 수 있을 것으로 내다 봤습니다. 폭스바겐은 전기차 사업에 520억 유로(약 68조 원) 이상을 투자했고, 올해 70만 대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할 것으로 예상해요. 테슬라는 올해 150만 대 이상 판매가 목표이죠.

물론 그동안 테슬라가 독주하던 전기차 시장은 빠르게 경쟁이 커지고 있는 것만큼은 확실해요. 하지만 과연 공언대로 폭스바겐이 전 세계 선두를 차지하는 전기차 제조사가 될지는 지켜봐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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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말퍼즐] #009 #정답
너무 더울 때 풀어보기
지난주 화요일에 전해드린 퍼즐 정답입니다. 이번에도 역시 너무 어렵거나, 너무 쉽지 않게 풀어볼 수 있게 구성하려고 노력했는데요. 어떻게 느끼셨나요?

잘 풀어보고 계신다면 혹은 전해주고픈 이야기 있다면 의견 남겨주세요. 오늘 커피팟 어땠는지도 알려주시고요.

더운 날들 잘 나고 계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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