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오버 중인 건 아닐까?"라는 걱정

빅테크의 AI 투자, 그리고 한 주간 이어진 콘텐츠

2024년 11월 4일 월요일
오늘은 지난주 이어진 빅테크의 실적 발표 속에서 중요하게 짚어볼 점을 먼저 전해드립니다. 지속해서 급증하는 AI 투자는 과연 정당화될 수 있을까요? 시장은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지난주에 전해드린 이야기들에 더해서 참고할 내용들을 추가했습니다. 디즈니의 '석세션'이 성공해야만 하는 이유, 소셜미디어 세상 속에서 희망 보이는 '뉴스레터들', 그리고 최근 고용 인원 증가 수치를 보며 뉴욕타임스가 산업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복습해 봅니다.

모두 좋은 월요일 보내고 계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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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는 심상치 않은 시장 전망을 담은 [부엉이의 차트피셜]도 이어집니다. 커피팟 플러스 구독하시면 모든 이야기들 받아보실 수 있어요!

[AI] #빅테크실적속에서
1. 지금 빅테크의 AI 투자가 말하는 것
AI 관련 투자는 증가하고 있는데, AI 매출 성과는 아직 명확하지 않기에 불안하다는 것이 현재 시장의 평가입니다. (데이터: 각 기업 실적 보고서) 
오버해서 투자하고 있는 건 아닐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그리고 알파벳(구글)의 올해 자본 지출은 총 2000억 달러(약 274조 원)를 넘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투자은행인 시티에서는 4개 기업의 올해 총 자본 지출은 (더 정확학) 2090억 달러(약 287조 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측을 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42%가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들 빅테크가 AI 투자에 더 집중하면서 커진 숫자인데요. (상대적으로 AI 기술 자체에 대한 투자보다는 AI 기반 서비스를 하드웨어에 탑재하는 데 집중하는 애플은 제외한 것입니다) 이번 분기에만 지난해보다 무려 62% 증가한 약 600억 달러(약 82조 원)를 기록했고, 아마존과 메타는 계속해서 투자를 늘려나갈 것이라고도 강조했습니다.

각 기업의 투자 현황과 실적 성과를 간략하게 살펴보면요.

  • AI 시대를 앞장서서 당겨오기 위해 노력해 온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에 대한 투자를 비롯해 자체 서비스인 코파일럿 등의 개발과 출시를 위해 막대한 비용을 계속 투입해 왔죠.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AI 관련 매출이 100억 달러(약 13조 7300억 원)에 거의 다다랐다면서 회사 역사상 가장 빠르게 10억 달러를 달성한 사업이 될 것이라고 자랑하기도 했어요. 한 달에 구독료가 30달러나 하는 코파일럿은 각종 오피스 제품을 가진 마이크로소프트 역사상 가장 빠르게 팔리는 생산성 소프트웨어라고 알렸습니다.

  • 아마존은 전체 750억 달러(약 103조 원)의 자본 지출 중에서 데이터 센터와 관련 자산 취득에만 226억 달러(약 31조 원)를 쓴 것으로 예상되고, 이는 지난해에 비해 80% 넘게 증가한 것입니다. 이들은 이커머스의 쇼핑 어시스턴트 등 AI 기반 기능을 계속해서 강화하고 있고, 고객과 셀러 모두를 위한 툴을 공격적으로 도입하는 중입니다. 아마존은 마이크로소포트의 애저와 마찬가지로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인 AWS가 역시나 좋은 실적을 견인했죠. 이를 AI 수요가 이끌었다고 하고요.

  • 메타는 올해 전체 약 400억 달러(약 55조 원)의 투자가 예상되는데, 역시 이 중 상당분이 AI를 비롯한 AR 관련 투자이죠. 메타는 사실 AR 글래스를 비롯한 사업을 하는 리얼리티 랩스(Reality Labs) 부문이 44억 달러(약 6조 원)의 손실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순이익만 157억 달러(약 21조 5500억 원)에 이르렀죠. 이런 실적을 보면 메타가 왜 자신감 있게 투자를 더 하겠다고 하는지 볼 수 있기도 합니다.

  • 알파벳은 오픈AI에게 빼앗긴 AI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서는 지속해서 자본을 투입하면서 제품을 발전시키야 하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구글이 레이스에서 크게 뒤처진 건 아닙니다. 현재 구글이 만드는 소프트웨어 서비스 코드의 25%는 AI가 쓰고 있고, AI 기반 검색인 AI 오버뷰도 사용자 증가가 뚜렷하다고 피력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97억 달러(약 27조 원)였던 순이익이 이번 분기에 263억 달러(약 36조 원)로 증가한 것은 AI 기능 지원을 위한 구글 클라우드 컴퓨팅과 데이터 센터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실질적인 수익 내는 제품은 아직
하지만 이 중에서 AI 투자로 인한 실질적인 수익을 구체적으로 나누어 공개한 기업은 마이크로소포트 밖에 없다는 사실도 짚어야 합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빅테크가 모두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보여주었지만, 계속해서 관련 자본 지출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만 바라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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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 
2. 디즈니는 '석세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밥 아이거가 지금부터 집중해야 하는 문제  
밥 아이거는 여전히 디즈니의 얼굴이기도 합니다. 2005년부터 지금까지 단 2년을 제외하고는 그가 계속 CEO였으니까요. (이미지: 디즈니)
"스타벅스와 나이키는 최근 데이터와 숫자에 의존하는 경영진의 실책으로 부진에 빠졌고, 이들을 교체하면서 부진에서 빠져나오려고 한다"라는 것이 최근 이들 기업을 바라보는 주된 내러티브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경영진의 실책이 모든 것은 아니겠지만, 조직을 포함해 실제 고객들이 있는 현장의 운영이 가장 중요한 리테일 기업들이라 더 그렇게 부각이 되고 있죠. 공교롭게도 전 CEO들이 각각 최고 컨설팅펌에서 오래 일했고, 공산품을 판매하는 리테일 그리고 이커머스 기업을 이끌고 있지만 이전에 관련 업계의 경력이 없다는 점도 공통점입니다.

즉, 이들은 모두 관련 현장 경험이 일천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이 각각 스타벅스와 나이키라는 미국의 아이콘과 같은 소비재 브랜드에 오기 전까지는 이렇게 현장이 중요했던 곳에 있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이들의 대표적인 상황에 더해 최근 미국을 상징하는 브랜드이자 콘텐츠 그 자체인 디즈니의 상황도 파보면 재밌습니다. 모두에게 좋은 평판을 받는 밥 아이거라는 걸출한 CEO가 자신이 앉힌 후임자를 내치고 돌아오게 된 계기도 바로 컨설팅과 연결되기 때문이죠.

그가 자리를 물려준 밥 차펙은 CEO가 되고 얼마 후 기존에 영화와 티비 프로그래밍 등으로 나뉘어져 있던 디즈니의 콘텐츠 조직 개편을 단행했습니다. 각 조직에 콘텐츠 제작과 마케팅에 관련한 권한이 있었는데, 이를 CEO 바로 밑의 신설 조직(소위 디지털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디비전(DMED))으로 옮겨와 자신의 휘하에서 모든 것을 관리하려고 한 것이죠.

명분은 스트리밍에 올라갈 콘텐츠 제작과 유통의 효율화를 위해서였습니다.

근데 이 결정은 오랫 동안 디즈니의 다른 주력 사업 중 하나인 공원 및 리조트 사업을 담당했던 밥 차펙이 컨설팅펌인 맥킨지의 조언을 듣고 내린 결정이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그 결과 <어벤져스>와 같은 시리즈를 포함한 마블 유니버스와 픽사 등 디즈니의 오랜 콘텐츠 전성기를 이끌었던 이들이 (좋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사업 결정권을 박탈당했다고 보게 한 것입니다.

무엇보다 스트리밍에 올라갈 콘텐츠를 더 빠르고 많이 생산하기 위해서 오랫 동안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 회사를 이끌어온 콘텐츠 조직을 개편할 명분이 부족했는데, 컨설팅펌의 '컨설팅'을 받고 그러한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 내부의 분노를 키우기도 했습니다. 이 결정은 결국 밥 아이거로 하여금 "내가 물려줬지만 후임자가 지금 '디즈니의 전부인 크리에이티비티(창의성)' 망치고 있다"라고 하면서 다시 돌아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디즈니 플러스 구독자는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분기를 기준으로 1억 5380만 명입니다. 이와 함께 실적도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이긴 합니다. (데이터: 디즈니 실적 보고서)
사실 한번 망가진 콘텐츠 체계는 디즈니에 오래 가는 상처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는 양질의 콘텐츠가 지속 나오는 구조가 깨져 버린 것이죠. 이로 인해 넷플릭스를 맹렬히 추격하던 디즈니 플러스의 기세는 완전히 꺾여서 팬데믹 이후 사람들의 구독 해지 행렬을 막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밥 아이거가 돌아온 이후에도 한참이 지난 2024년 들어서야 <인사이드아웃2>와 <데드풀&울버린>과 같은 영화가 역대 박스오피스 흥행 기록 8위와 20위를 기록하면서 회복을 해나가는 중입니다. 그리고 디즈니 플러스도 드디어 이익을 내기 시작했고요.

물론 그사이 넷플릭스와의 격차가 너무 벌어졌지만, 이제는 더 빠르게 따라잡아야 하만 시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나 파라마운트처럼 완전히 스트리밍 경쟁에서 떨어져 나가지 않기 위해서는 말이죠,. 비단 스트리밍뿐만 아니라 유튜브와 틱톡도 포함하는 스트리밍이 결정하는 미디어의 미래 속에서 디즈니가 콘텐츠 공급사로만 남으면 안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디즈니는 2005년서부터 디즈니를 이끌어온 밥 아이거의 자리를 채울 후임자 찾기에도 일찍이 나섰습니다. 밥 아이거가 다시 돌아왔을 때 이 작업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조건이기도 했는데, 이사회 안에 소위 '후임자 찾기 위원회'까지 운영하면서 이 작업을 준비하고 있죠.

콘텐츠도 잘 알아야 하고, 스트리밍뿐만 아닌 '플랫폼' 운영과 소셜미디어까지 잘 운영할 수 있는 CEO는 잘 찾을 수 있을까요?

모건스탠리에서 후임자를 성공적으로 앉힌 전 CEO 제임스 고먼이 이사회 의장이 된 데에는 이런 CEO를 찾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컨설팅과 마찬가지로 숫자를 위주로 사업을 보는 투자 은행 출신인 그가 꼭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들이 있습니다. 미디어 콘텐츠 사업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말이죠. 관련 경력이 없어도 산업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콘테츠 제작 현장과 관객과 구독자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보려는 사람이어야 하죠.

특히나 디즈니라는 거대 콘텐츠 기업에서 오히려 꼭 빠지면 안 되는 콘텐츠에 대한 포용성도 분명해야 할 것이라고 보입니다. 디즈니는 이미 어려운 시기를 지나왔는데, 다시 스타벅스와 나이키 같은 어려움에 빠지면 미래 콘텐츠와 스트리밍의 주도권을 다시는 못 가져올 수 있는 위험에 빠질 수 있습니다. 


[미디어 노트] 
3. 빅테크의 소셜미디어가 미디어인 세상
메타와 유튜브가 이루는 소셜미디어 세상 속 미디어
메타와 유튜브 그리고 여기에 틱톡까지, 특히나 그 끼치는 영향 측면에서 세상의 미디어를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미지: 블룸버그, 위키피디아)
메타, 유튜브, 그리고 틱톡이 지배하느 소셜미디어 세상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지난주 이어진 빅테크 실적 발표에서도 드러났지만, 소셜미디어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이들 세 회사의 성장세는 지속되고 있고, 미디어의 문법은 모두 이들 플랫폼에 맞춰져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현상은 지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들을 견제할 수 있는 플랫폼은 현재 없는 상황이고, 새롭게 커가는 소셜미디어 또한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죠. AI 기능 또한 이들은 플랫폼 속에 녹여내면서 사용자들이 더 유려하고 쉽게 플랫폼을 이용하는 경험을 만들어 나가는 중이고요. 즉, 영상 스트리밍이 대세가 되기도 한 이런 소셜미디어 시장은 곧 미디어 시장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당길 기술 역시 이들이 지배하고 있고요.

이런 상황 속에서 과거의 미디어는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넷플릭스와 디즈니처럼 콘텐츠 시장과 그 플랫폼을 따로 형성하지 못하는 미디어 플레이어들이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은 소셜미디어 안에 머물며 수익을 올리는 수밖에 없을까요?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내려야만 선택일지라도 장기적으로도 다른 대안을 만들지 않고, 지속해서 소셜미디어 기업에 의존하는 것은 너무 위험한 선택이라는 걸 지난 10~20년간의 소셜미디어 역사가 말해주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의 알고리듬이나 관련 정책 변경과 같은 '스냅' 한번으로 수많은 매체가 갑작스레 어려움에 빠지는 현상을 목격해 왔고, 지금 인플루언서 기반 미디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메타와 유튜브는 자신들의 플랫폼에 이익을 주는 크리에이터들을 위해 움직인다는 점을 계속 보여줘 왔죠.

이런 상황 속에서 미디어들이 새롭게 자리잡고 그나마 의미 있는 성장세를 만들고,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 '뉴스레터'입니다.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트래픽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자체적으로 오디언스 빌딩이 가능한 뉴스레터를 미디어 창업에 이용해 큰 성공 케이스는 그 가장 대표적인 예인 악시오스(Axios)나 모닝브루뿐만이 아닙니다.

최근 악시오스가 드러낸 약점까지 보완하는 작업을 한 세마포(Semafor)는 구독자가 아직 100만 명에 이르지 못해 그 규모는 위에 언급한 이들에 비해 작지만, 이를 기반으로 웹사이트와 팟캐스트 오디언스를 구축해 '오디언스 기반 광고' 사업과 '오디언스 기반 이벤트'를 통해 적잖은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세마포뿐만이 아니에요. 이전 커피팟의 [미디어 노트]인 서브스택이 미디어에 집중하는 이유를 통해서도 전했지만, 수십만 단위의 구독자를 만드는 미디어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시장을 바꿀 정도로 큰 흐름을 만든 것은 아니지만, 소셜미디어가 곧 미디어인 세상 속에서 뉴스레터와 그를 기반으로 하는 이들은 의미 있는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쩌면 소셜미디어 알고리듬을 피해서 진짜 오디언스 베이스를 구축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텐데요. 과연 소셜미디어가 지배하는 시대에 이들은 어떤 방향으로 성장해 갈 수 있을까요?


글쓴이: 커피팟을 운영하는 오세훈입니다. 종합상사, 해외 이커머스 기업에서 B2B 사업개발 일을 했고, 이후 미디어 콘텐츠 스타트업에서 콘텐츠를 기획하고 만드는 일을 하다가 커피팟을 시작했습니다.

미디어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커피팟 뉴스 아티클을 씁니다. 평소에 페이스북과 링크드인에도 커피팟 콘텐츠와 운영에 대한 생각을 올리곤 합니다.



[미디어]
4. 뉴욕타임스만 살아남는 미디어 산업
그들이 플랫폼을 만들어 가는 이유
뉴욕타임스의 전체 구독자는 2024년 2분기를 기준으로 1084만 명입니다. 2010년엔 100만 명이 조금 넘었습니다. 그래프가 보여주듯 꾸준히 성장해 왔고, 지난 4 간은 특히 더 가파르게 성장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이야기가 지겨울 수밖에 없는 이유는 숱한 고비에도 새롭게 성장할 방법을 만들어 계속해서 성장해 왔기 때문입니다. 분기마다 "과연 성장했을까?"를 의심받지만, 여지없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그 비결은 따로 있지 않고 세상이 급변하는 디지털 풍파 속에서도 꾸준히 새로운 전략을 만들어 실행한 결과입니다. (데이터: 뉴욕타임스, 단위: 백만 명)
뉴욕타임스의 고용 인원은 현재 약 5800명이라고 알려졌습니다. 미국 신문(뉴스 퍼블리셔) 산업 전체의 고용 인원은 8만 5200명인데, 뉴욕타임스라는 하나의 미디어가 고용하는 인원은 이 전체 인원의 7%입니다.

대표적인 테크 분석가인 베네딕트 에반스가 짚은 내용인데요. 이 수치는 2010년에 단 1%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이 수치는 계속 올라갈 것으로 보입니다. 전체 뉴스 퍼블리셔 산업의 고용 인원이 크게 늘어날 수없는 상황이기 때문이죠. 어찌 보면 전체 뉴스 산업의 위기가 여실히 보이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의 지속될 성장이 그보다 커 보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뉴욕타임스는 편집국 인원도 점차 늘어가고 있지만, 디지털 전환을 이루고 지금의 플랫폼을 만들어 온 테크 인력은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디지털화를 넘어 콘텐츠 플랫폼화를 더욱 당겨야 하는 상황이죠.

이미 진행되고 있는 일이지만, 뉴욕타임스는 '기존의 신문 산업'에 자신들을 국한하지 않고, '전문 저널리스트들의 뉴스까지 포함한 콘텐츠 산업'에 초점을 맞추고 성장해 갈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뉴욕타임스가 영상과 음성 콘텐츠 활성화를 당기고 있는 상황을 보면 앞으로는 워싱턴포스트나 월스트리트저널이 아니라 CNN이나 폭스뉴스 같은 영상 기반 미디어의 오디언스까지 끌어올 것으로 예상할 수 있고요.

이러한 흐름이 현실화된다면 이들 레거시 미디어가 소셜미디어에 빼앗긴 오디언스까지 뉴욕타임스가 일정 부분 흡수할 수 있다고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대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면 몇 년 후에는 뉴욕타임스의 고용 인원을 두고 미국 뉴스 퍼블리셔 인력 현황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논하는 것이 의미가 없게 될 수도 있죠.

뉴욕타임스는 뉴스 미디어의 역할과 앞으로 꼭 진화해 가야 할 방향을 업계에 계속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이렇듯 자신들이 길을 만들고 진화해 가면서 말이죠. 디지털화를 넘어 AI로 또 많은 것이 바뀌려는 시대 앞에서, 개별 미디어뿐만 아니라 산업 차원에서 그 방향을 잘 살펴야 할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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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그래서 <뉴욕타임스의 뻔한 성장 스토리를 계속 봐야 하는 이유>라는 이야기를 전해드렸죠. 못 보고 지나치셨다면 살펴보시죠. 재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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