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복사'라는 표현은 지난 몇 년간 부쩍 많이 쓰여왔다. 투자하면 마치 돈이 '복사'되는 것처럼 쉽게 수익이 난다는 의미다. 가상화폐 시장이 뜨거울 때 가상화폐에 투자하면 돈이 '복사'된다는 유튜브나 블로그 콘텐츠가 보였다. 하지만 알트코인 수익률이 예전 같지 않으면서 '돈 복사'가 잦아들다가, 최근에는 해외 주식(특히 미국 기술주)에 투자하면 돈이 복사된다는 소리가 들려왔다.
최근 10년 동안 미국 주식 시장의 성과는 탁월했다. 시장 대표 지수인 S&P500은 2024년 10월까지 연평균 13% 정도 상승했다. 나스닥 지수는 더욱 높은 20%의 연평균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대형 기술주들이 증시 상승을 주도하면서 대형 기술주 투자 수익률은 지수 상승률을 훌쩍 넘었다. 대표적인 빅테크 기업 애플의 주가는 최근 5년 사이 3배 이상 상승했다.
연평균 15% 수익률을 10년 지속하면 원금이 정확히 4배가 된다*. 최근 10년 나스닥 지수의 연평균 수익률이 20%였으므로 대형주 투자자들의 원금은 10년 사이 6배 이상 불어났을 것이다. 그야말로 돈이 ‘복사’된 것이다. * 복리 수익률은 이토록 강력하다. 1*(1.15)^10=4.04, 1*(1.20)^10=6.19
최근 10년간 미국 증시 상승률은 이례적으로 높았을 뿐 아니라, 두 차례 발생한 약세장*도 무난하게 극복했다. 미국 증시는 2020년 팬데믹과, 2022년 기준금리 인상기에 20% 이상 하락하는 약세장을 겪었다.
하지만 두 차례 모두 증시는 바닥에서 빠르게 반등했고, 과거 약세장에 비해 이례적으로 빨리 전 고점을 회복했다. 저가 매수를 시도했던 투자자는 큰 수익을 올렸고, 추가 매수할 돈이 없었던 투자자도 손실을 금방 회복할 수 있었다. * 약세장(Bear Market)에 대한 학술적 정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시장 대표지수(미국의 경우 S&P500지수)가 전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한 경우를 약세장이라고 표현한다. 1957년 이후 미국 증시는 13번의 약세장을 겪었다. 이는 평균적으로 5.5년마다 한 번씩 약세장이 발생했다는 의미이다. 약세장은 경기침체, 투자자들의 심리 악화, 지정학적 이벤트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했다. |
부엉이는 다양한 금융기관에서 채권 관련 업무에 종사했다. 현재 자산운용사에서 채권형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채권을 업으로 삼고 있지만 가치투자에도 관심이 많다. 워런 버핏의 열렬한 추종자로 버크셔 헤서웨이 주주총회를 2차례 방문하고 다수의 관련 기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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