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구독자 아닌 '사용자 수'를 공개하는 이유

[미디어 노트] 디즈니는 회복하고, 넷플릭스는 진화하고
2024년 11월 15일 금요일
스티리밍 서비스 시장은 넷플릭스의 진화와 함께 또 한 번 거대한 변화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내년부터 실적 발표 시 구독자 수를 별도로 공개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넷플릭스의 경우, 본격적으로 시청 수와 사용자 수 등을 주요 지표로 삼기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고요. 바로 어제 기대보다 좋은 실적을 발표한 디즈니의 경우, 디즈니 플러스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면서 넷플릭스를 따라잡으면서 더는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새로운 산업을 만들고 시장을 키워온 넷플릭스의 경우, 시장을 장악한 이후의 단계가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그 물음표가 컸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스튜디오 제작 기반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가 아닌 기존의 방송을 완전히 대체하는 새로운 플랫폼으로서의 모습을 갖춰가는 그림도 어느정도 구체화 되어가고 있습니다.

지배적인 사업자가 된 넷플릭스의 이러한 모습은 스트리밍 산업의 다음 모습이 어떨지를 보여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산업 자체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와중에 케이블을 비롯한 방송 사업 그리고 모든 종류의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미디어를 소유한 디즈니 같은 기업이 더는 뒤처져서는 안 되는 상황으로도 보이죠.

오늘은 디즈니가 드디어 회복세를 보이는 모습의 의미와 함께, 한 단계 더 진화하는 넷플릭스가 스트리밍 시장을 어떤 방향으로 끌어가는지를 살펴봅니다. 넷플릭스의 진화와 함께 시장은 또 크게 변화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도 보입니다. 디즈니도 이 변화를 또 빠르게 쫓아가야 할 것으로 보이고요.


[미디어 노트]
다음 단계로 진화하는 스트리밍 시장?
디즈니의 회복과 넷플릭스의 진화가 의미하는 것
최근 전반적인 영상 미디어 시장은 스트리밍 서비스의 독주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넷플릭스(NASDAQ: NFLX)가 이미 실적으로 증명을 했고, 그리고 어제 실적 발표를 하면서 스트리밍을 비롯한 콘텐츠 부문이 확연히 회복하는 모습을 재확인한 디즈니(NYSE: DIS)까지 대표적인 기업들이 좋은 실적을 내면서 앞으로 시장은 새로운 차원의 질서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알리고 있습니다.

전체 사업 차원에서는 심각한 부진을 겪고 있는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의 맥스(Max)도 콜린 패럴을 비롯한 출연진의 훌륭한 연기와 재미로 화제를 만드는 <더 펭귄>과 같은 히트작에 힘입어 720만 명의 구독자를 더했습니다. 이로써 HBO, 맥스, 그리고 디스커버리까지 합쳐진 맥스는 약 1억 1000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했죠. 

물론 부진이 심각한 곳들도 있습니다. 얼마 전 오라클의 창업자인 래리 엘리슨의 아들인 데이비드 엘리슨이 설립한 스카이댄스 미디어와 합병을 하게 된 파라마운트의 파라마운트 플러스의 경우에도 부진에서 빠져나올 탈출구를 찾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고요. 컴캐스트 산하 NBC유니버설의 피콕은 지난 분기에 50만 명의 구독자를 잃어 총 구독자가 3300만 명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이미 진행되고 있기는 했지만, 미디어의 테크 혹은 새로운 테크가 지배한 미디어 산업에 대이동이 일어나면서 새로운 질서가 완전히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시장을 지배하면서 경쟁을 벌이는 기업들이 있고,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레거시가 흔들리는 기업들이 생기는 상황입니다. 

아래 그래프는 그 모습을 확연히 보여주는 숫자이기도 하죠. 애플 티비 플러스뿐만 아니라 실제 숫자가 안 잡히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까지 고려하면 이제 영화와 드라마 그리고 다큐멘터리를 비롯한 스튜디오 제작 콘텐츠를 즐기는 방식은 완전히 바뀐 상황입니다. 

하지만 분명히 보이는 것은 현재 시장의 구도가 어떤지입니다. 넷플릭스가 지배적인 사업자가 되어 이제 더 큰 시장을 바라보는 가운데, 최근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는 디즈니는 끝났다고 생각한 스트리밍 시장의 경쟁을 다시 격화할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디즈니 플러스의 경우, 520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가진 훌루(Hulu)의 활용도 미래에 고려를 해야 합니다. (데이터: 각 기업 실적 보고서, * 애플 티비 플러스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숫자는 순수 유료 구독자의 정확한 집계가 없어 제외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빅테크가 스트리밍 서비스를 진화시켜 나가는 모습도 놓쳐서는 안 되죠)
이제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는 디즈니가 말하는 것
얼마 전 디즈니가 디즈니를 구하기 위해 돌아온 CEO 밥 아이거의 후임자를 찾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는 이야기와 함께, 전반적으로 사업이 회복하는 모습에 대해서도 전해드렸는데요. (참고: 디즈니는 ‘석세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어제 발표한 회계연도 4분기 실적은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었고, 앞으로의 전망까지 밝히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스트리밍 서비스의 구독자가 440만 명 늘어서, 전 분기인 회계연도 3분기에 불과 20만 명을 더한 모습에서 크게 나아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전 분기에도 희망을 보였던 점은 전반적인 스트리밍 사업이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는데요. 

이번에는 엔터테인먼트 부문 내 스트리밍 사업을 지칭하는 D2C(Direct-to-Consumer) 사업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 상승한 57억 8300만 달러(약 8조 1000억 원)에 영업이익 2억 5300만 달러(약 3540억 원)를 올리면서 지난해 4억 달러(약 5600억 원)가 넘는 영업손실 기록에서 완전히 턴어라운드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참고로 넷플릭스의 지난 3분기 매출은 98억 2500만 달러(약 13조 7500억 원)에 영업이익 29억 900만 달러(약 4조 원)였습니다)

디즈니의 사업은 기존의 방송 사업과 스트리밍 사업을 포함한 엔터테인먼트 부문, 스포츠 채널인 ESPN을 중심으로 한 스포츠 부문, 그리고 공원과 리조트 사업이 중심이 되는 익스피리언스 부문으로 나뉩니다. 거대한 오프라인 사업과 기존 방송 및 영화 제작 스튜디오 사업 등을 운영하는 디즈니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이제 25%를 넘어섰고, 앞으로 그 비중은 계속해서 확대될 것으로 보이죠.

누가 봐도 미래 성장의 핵심인 스트리밍 사업은 디즈니를 바라보는 핵심입니다. 스트리밍 사업이 잘되어야지만, 디즈니가 기존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고 완전히 뒤바뀐 미디어 산업 지형에서 지속해서 그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앞으로 디즈니의 경쟁력은 넷플릭스와의 경쟁을 어떻게 '버텨나가느냐'에 달려있습니다. 현재 디즈니는 넷플릭스가 사용했던 비밀번호 공유 금지, 광고 포함 구독제 등이 포함된 전략 플레이북을 그대로 쓰면서 구독자를 늘리는 데 성공했는데, 앞으로는 독창적인 전략이 나와야만 하기도 합니다. 물론 전반적인 콘텐츠 경쟁력을 계속 끌어올리면서 말이죠.

디즈니의 최근 회복은 디즈니라는 콘텐츠 기업의 저력을 보여주면서도 이대로 스트리밍 전쟁에서 패하지 않겠다는 희망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미지: 디즈니)
넷플릭스가 앞으로 구독자수 공개하지 않겠다는 이유
넷플릭스는 최근에 가격이 가장 저렴한 광고 포함 구독제의 월간 사용자 수가 7000만 명에 이르렀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곧 있을 마이크 타이슨과 프로 복싱 선수이자 유튜브 인플루언서인 제이크 폴의 라이브 복싱 시합을 앞둔 준비 일환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라이브 스포츠를 비롯해 미국에서는 이미 라이브 쿠킹 및 라이브 코미디 등으로도 콘텐츠를 서서히 확대하면서, 기존의 사전 제작 콘텐츠에만 머무르지 않겠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런 라이브 방송의 성과는 이제 사람들이 얼마나 접속해서 얼마나 시청하는지를 통해 평가받겠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왜 이런 숫자를 내세웠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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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커피팟을 운영하는 오세훈입니다. 종합상사, 해외 이커머스 기업에서 B2B 사업개발 일을 했고, 이후 미디어 콘텐츠 스타트업에서 콘텐츠를 기획하고 만드는 일을 하다가 커피팟을 시작했습니다.

미디어와 리테일, 에너지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커피팟 뉴스 아티클을 씁니다. 평소에 페이스북과 링크드인에도 커피팟 콘텐츠와 운영에 대한 생각을 올리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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