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목소리만큼 커지는 가치는 과연 좋은 일일까? 미국에서는 팟캐스트의 가치 평가가 한창 이루어지는 중입니다. 대표적으로 카라 스위셔와 스캇 갤로웨이가 진행하는 대표적인 테크/미디어/정치 팟캐스트인 '피벗(Pivot)'의 새로운 계약이 수천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데요. 앞으로 개별 팟캐스트와 그 진행자들이 앞으로 어떤 가치를 책정받고, 개별 플랫폼들과 어떤 규모의 '딜'을 만들어 내는지에 따라서 진정 새로운 미디어의 시대가 왔는지에 대한 분석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근데 새로운 미디어가 생겨나고, 새롭게 가치를 인정받는 이들이 떠오르는 비슷한 장면은 가까운 과거에도 반복되어 왔죠.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각종 뉴미디어들이 생겨날 때에도 '뉴미디어의 시대'가 왔다고 했고, 뉴스레터를 기반으로 한 미디어들이 커질 때 역시 '뉴스레터 미디어의 시대'가 왔다고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번에 '팟캐스트 미디어의 시대'는 진짜 온 걸까요?
미디어 지형은 끊임없이 변하면서 새로운 통로를 만들어내는 중일 뿐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팟캐스트가 새로운 미디어다!"라고 선언할 수 없는 이유와 더 큰 미디어 시장의 관점을 전해드립니다.
+ 모두 즐거운 주말 보내셨기를 바랍니다! 첫번째 이야기에 이어, 지난주 이어진 이야기들도 차례로 소개해 드립니다. |
[미디어] #피벗 #뉴스미디어 1. 폭등하는 팟캐스트의 가치와 그 이면 |
대표적인 테크 저널리스트 카라 스위셔 그리고 뉴욕대 경영대 교수이자 창업가와 투자자의 역할도 하면서 큰 영향력을 끼치는 인플루언서가 된 스캇 갤로웨이가 함께 운영하는 팟캐스트인 피벗(Pivot)은 복스 미디어(Vox Media)와 새로운 계약을 앞두고 있습니다. 현재 시장 조사 차원에서 여러 미디어 기업들과 그 가치를 논의해 왔는데, 그 계약 규모는 수천만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인기를 반영하듯 CNN을 비롯해 여러 미디어들에서도 이들과 계약을 희망하지만, '피벗' 브랜드와 저작권을 소유한 복스 미디어와 이들은 재계약을 하는 것이 거의 확실해 보입니다. 카라 스위셔는 자신이 설립했던 미디어인 리코드(Recode)를 복스 미디어에 매각한 이력도 있고, 이들의 관계는 특수하다고도 볼 수 있고요.
사실 지난 몇 년간 뜬 팟캐스트들에 비하면 '피벗'이 그리 큰 규모의 오디언스를 가졌다거나, 큰 화제를 자주 불러일으킨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스포티파이 기준으로 봐도 이들의 팔로워는 27만 8000명에 불과(?)하고, 이들보다 더 많은 팔로워가 있고 화제를 몰고 다니는 미디어 출신 뉴스 팟캐스트들도 꽤 있습니다. 물론 스포티파이에 2000만 명에 가까운 팔로워가 있고 지난 2024년 2월에는 2억 5000만 달러(약 3600억 원) 규모의 계약까지 맺은 조 로건의 <조 로건 익스피리언스>와 같은 팟캐스트에 비하면 미미한 숫자이고요.
하지만 이들의 목소리는 다른 팟캐스트들에 비해 그 힘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청취층에는 일반 대중도 다수 있지만, 일반 대중을 위한 흥미 위주의 팟캐스트가 이닌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각 산업계의 리더들을 비롯해 특히 미디어 업계의 인사들은 모두 이들의 팟캐스트에 늘 귀 기울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양당의 정치 인사들도 물론 그렇습니다.
요약하자면 테크를 포함한 비즈니스 업계 전반 그리고 미디어와 정치 분야의 인사들이 필수적으로 청취하는 팟캐스트라고 할 수 있는데요. 2024년에만 이 팟캐스트 하나로 1000만 달러(약 14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스캇 갤로웨이는 밝히기도 했습니다. 대부분 광고와 스폰서십 수익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 금액은 둘의 힘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기도 합니다. (참고로 스캇 갤로웨이는 현재 운영 중인 다른 팟캐스트인 프로프지(ProfG)로는 매출 600만 달러, 가장 최근에 시작한 '레이징 모더레이츠(Raging Moderates)'는 연간으로 2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합니다.)
왜 이들의 이야기는 들어야 할 팟캐스트 리스트에 꼭 들어갈까요? 지금 팟캐스트의 시장은 어떻게 크고 있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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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천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내는 팟캐스트 소식을 자주 보게 될 것 같습니다. (이미지: 복스 미디어) |
이번 대선을 기점으로 '승리'를 선언하는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뿐만이 아닙니다. 아마 피벗보다도 더 큰 규모의 계약을 알리는 팟캐스트들은 곧 나오리라고 예상됩니다.
특히 매노스피어(Manosphere)류의 팟캐스트와 에코 체임버(Echo Chamber)가 커진 뉴스 인플루언서들의 팟캐스트는 이들보다 더 큰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팟캐스트 플랫폼인 스포티파이와 애플 팟캐스트에서 톱10 안에 드는 팟캐스트들의 대규모 '딜' 소식은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요. 미국 대선 이후로 시청률이 폭락하고, 향후 논조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어찌 보면 '굴욕의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기존의 케이블 뉴스 채널들인 MSNBC, CNN, ABC 등과는 다르게 이들 팟캐스트는 고정 청취층을 확보하면서 그 숫자를 계속 늘려나가고도 있습니다. 작은 팀의 팟캐스트는 결국 수백만 달러의 매출만으로도 충분히 유지가 되면서 각 플랫폼 혹은 미디어 기업들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는 중이지요.
팟캐스트의 시장까지 커지는 미국의 미디어 시장은 이제 팟캐스터들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을 크게 벌이고 있는 중인데요. 미국 대선 정국의 가장 큰 승자 중 하나라고도 할 수 있는 스포티파이 역시 더 많은 팟캐스트를 확보하고, 제1의 팟캐스트 플랫폼으로서의 위치를 굳히려는 시도를 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전 커피팟을 통해서도 전해드렸지만, 스포티파이가 넷플릭스가 되기는 아직 어렵습니다) 스포티파이는 현재도 일부 팟캐스트 인플루언서들에게 유튜브에 송출하는 팟캐스트 영상을 스포티파이에도 올려달라며 계약을 맺는 중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다른 곳에 올린 영상을 자신의 플랫폼에도 올려달라고 돈을 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만큼 현재의 팟캐스트 전쟁은 영상과 음성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사용자가 있다면 어디든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노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소위 정통 저널리스트 출신의 카라 스위셔와 대학 교수 출신인 스캇 갤로웨이의 쇼가 (거의 늘) 각 플랫폼의 톱 팟캐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주목을 받는 것은 이들의 특별함을 말해주기도 합니다. 카라 스위셔는 지금 미국 주식 시장 시총 상위권의 CEO들을 포함해 수많은 기업인들이 진땀을 흘리게 만든 언론인이고, 스캇 갤로웨이는 가끔 논란이 될지라도 특유의 쇼맨쉽에 전문성까지 더해 사람들의 귀를 잡은 사람입니다. 전문성이 바탕이 된 이들의 이야기는 어쨌든 청취층에도, 광고를 하는 기업들에도 통했습니다.
사실 2년여 전만 해도 카라 스위셔는 특정 기업이나 기업인에 대해 자신의 호불호 의견을 강력히 표하지 않았습니다.* 어느 정도 중립적인 위치에서 그들을 평가했고, 소위 언론인의 자세를 유지하기도 했죠. 주로 과격한 표현은 스캇 갤로웨이가 하도록 유도했고요. 이러한 '콤비 플레이'는 유효했습니다. * 하지만 미디어 지형도 정치 지형도 바뀌면서 그의 톤도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명확하게 극단적인 주장들에 대해서는 더 강하게 부정해야만 하는 상황이 왔고, 극단적인 주장들을 하는 인사들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도 크게 하기 시작했습니다. 실제 각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이들의 목소리에 더 귀기울였고, 팟캐스트를 시작한 지 6년여 만에 천만 달러가 넘는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내게 된 것입니다. 이들의 팟캐스트에 광고를 하는 이들은 대표적인 실리콘밸리의 테크 기업과 월스트리트의 금융 기업들이기도 합니다. 이 팟캐스트의 영향력이 누구에게 도달하는지 알고 있는 이들이 광고를 하는 중이죠. 이들의 이야기는 이들과 반대되는 생각을 가진 이들도 늘 귀를 기울입니다.
이는 이들이 전하는 그 정보의 유효함 때문이기도 하죠. 가짜 뉴스를 기반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거나, 기존 미디어에서 나온 뉴스가 가짜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이고 유효한 정보를 바탕으로 산업에 대한 해설을 하고, 테크 업계의 시각을 소개하고, 정치계의 반응을 네트워크 취재를 통해 전하는 이들의 힘이기도 하고요. |
터커 칼슨, 캔디스 오웬스, 댄 봉기노, 벤 샤피로, 메긴 켈리 등은 극우 목소리와 각종 음모론을 계속 퍼뜨리기도 한 이들입니다. 근데 이들의 팟캐스트는 스포티파이와 애플 팟캐스트 모두에서 '뉴스' 부문 상위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반대'의 목소리를 키우면서 증폭해 온 목소리들이죠.
이전의 새로운 통로들은 '언론'의 역할을 하면 정확한 정보를 전하는 새로운 '미디어'를 탄생 시키기도 했는데, 새로운 미디엄의 역할이 이제는 이전과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미지: 스포티파이, 애플 팟캐스트 웹사이트 캡처) |
늘 커지는 '반대(Contrarian)'의 목소리 |
시장이 커지면서 그 가치는 커졌지만, 피벗 팟캐스트의 앞날이 창창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우선 팟캐스트 시장이 아무리 커졌다고 하지만, 미국 대선 정국 이후에 이 모멘텀이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합니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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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준의테크노트 2. 내년에는 더 구체화하는 세 가지 기술 경쟁 |
뻔한 리스트이지만, 그래서 더 들여다봐야 할 발전 현황 |
3500달러에 이르는 애플 비전 프로의 수요는 (당연히) 꺾였지만, 그렇다고 VR과 AR 시장이 꾸준히 발전해 가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더 나은 방식으로 일상에서 사용 케이스를 만들어내는 방향으로 발전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지: 애플) |
내년에 더욱 구체화되고 시장이 비로소 형성될 세 가지 테크 분야는 아래와 같이 뻔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올해까지와 분명 다른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비로소 실제 많은 사용자들이 실생활에서 이들을 사용하게 되는 모습이 본격적으로 갖춰지는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죠.
- 애플도 드디어 뛰어든 VR과 AR 시장에서는 메타와 함께 새로운 콘텐츠가 본격적으로 형성되는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오래 그 시장이 열리지 않고 있는 기술 분야로도 인식되지만, 애플의 참전은 이 인식을 일단 바꿔 놓았죠. 새로운 디바이스 시장을 만들 유인은 애플에게도 충분히 있고, 메타도 물론 계속해서 자금을 쏟고 있습니다. 경쟁은 더욱 심화될 예정이죠.
- 에이전트의 시대로 가는 AI를 개발하는 기업들은 점차 사업 모델에 대한 고민을 심화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막대한 투자를 한 이후 돈을 벌기 위해서는 결국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보다는 B2B 소프트웨어 서비스라는 답이 나옵니다. 기업들이 돈을 아낄 수 있는 영역 말이죠. 고객 상담, 채용, 법률 보조, 회계 보조 등은 아마 AI 에이전트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 자율주행은 이제 "가능할까?"의 영역을 넘어서 "자율 주행이 되는 차량을 어떻게 돈 받고 팔 것인가?"의 단계로 진입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자율주행 기업들은 아마도 시장 선점을 위한 내러티브 싸움에도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로서는 구글의 웨이모가 압도적인 로보택시 경험치를 쌓아가고 있지만, 2026년 중 로보택시를 생산하겠다고 한 테슬라는 시장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한 내러티브 싸움을 분명히 할 것입니다.
이렇듯 위 세 가지 분야는 그간의 기술 발전 경쟁을 넘어서서 본격적으로 시장에서 자리와 주도권을 차지하는 경쟁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이미 기술은 무르익어 가고,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와 사용자, 즉 고객들의 시험을 받게 될 것입니다.
기술 관점에서 보자면, 2025년은 인간이 기계에게 운전부터 시작해 검색, 사진 정리, 자료 정리, 리서치 등 '일상의 업무들'까지 맡기기 시작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이번 [준의 테크 노트]는 예상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계들은 못 하는 일보단 할 수 있는 일들이 더 많아질 것이며, 사람들은 이를 점점 더 당연하게 여기기 시작할 것으로 보이고요.
이번 이야기는 사용자 입장에서도 피부로 느껴질 '2025년의 주요 테크 흐름'을 정리한 것이기도 합니다. 흐름 변화가 피부로 느껴지면 사업 모델이 갖춰지기 시작하죠. |
글쓴이: 준. O2O 스타트업에서 일했고, 현재는 글로벌 콘텐츠 회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웹3, AI 등 새로운 기술이 바꾸어 나가는 세상의 모습에 관심이 큽니다. [준의 테크 노트]는 테크 기업과 그들이 새로이 개발하는 기술과 현상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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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빅테크 #디지털광고시장 3. 거대 테크 기업들로 재편된 미디어 시장 |
거대 미디어 재벌들은 이미 어려웠지만, 점점 더 어려운 상황에 몰리고 있습니다. (이미지: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 컴캐스트) |
올해 전 세계 광고 수익은 9.5% 증가해 1조 400억 달러(약 149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2025년에도 7.7% 증가하고, 디지털 광고의 비중은 72.9%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요. 역시나 디지털 광고는 계속해서 증가하는 그림이고요. 디지털 광고는 2024년에 12.4% 성장하고, 2025년에도 10% 성장할 것으로 관련 리포트를 발행한 글로벌 광고 에이전시인 그룹M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듯이, 전통적인 티비 광고는 지속해서 그 규모가 줄어갑니다. 대신 스트리밍 티비의 광고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요. 2025년 티비 광고는 3.4% 줄어들고, 스트리밍 티비의 광고는 19.3% 증가할 것으로 그룹M은 전망합니다. 또한, 최근 들어 OOH(Out-of-Home), 즉 옥외 광고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인데, 이는 우리가 요즘 명동과 삼성동 등 서울의 대표적인 장소들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 기반 디지털 OOH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모든 영역에서 광고 시장은 디지털화가 진행 중입니다. 티비를 비롯해 라디오와 신문 등 전통적인 채널들의 존재감은 이제 미미한 수준으로 내려왔고, 시장 전체의 디지털화는 지속 이어지는 중입니다.
물론 앞으로도 이러한 흐름은 계속됩니다. 세부적인 수치들도 조금씩 변하고, OOH가 커지는 흐름과 같이 새로운 변화도 나타나지만, 결국 디지털의 급속한 성장이 이어지는 그 전반적인 흐름은 전혀 바뀌지 않은 것이 광고 시장이기도 합니다. 지금 이어지는 흐름은 2025년에 오히려 더 강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요. 텍스트와 비디오, 오디오 전 영역에서 '디지털'의 흐름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과연 어떤 변화가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요? |
[빅테크] #AI 4. 구글부터 어려워지는 AI 국면 |
구글도 이미 전환을 해나가고 있죠. 기존의 검색을 대체할 수밖에 없고, 대체 당하기 전에 먼저 대체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미지: 구글 검색 캡처) |
매그니퍼센트 세븐(Magnificent 7), 즉 애플,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메타 그리고 테슬라까지 포함하는 '빅테크'의 이익 증가율이 2025년에는 18% 수준일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자체 데이터를 이용해 계산할 결과를 알렸습니다. 이는 2024년의 이익 증가율로 예상되는 34%에 비해 크게 떨어진 수치인데요. 이 중에서 현재 무시무시한 실적을 내는 중인 엔비디아를 제외한 후 6개 사의 이익 증가율을 계산하면 3%에 불과하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18%도 빅테크에게 기대하는 숫자로는 실망스러운데, 엔비디아를 제외하고 나온 3%라는 수치는 내년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점을 말해주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크게만 성장해 온 이들에게도 결국 쉽지 않은 해가 될 것이라는 점을 짚고 있는 것이고요. 게다가 이들의 이익 상당 부분은 다름 아닌 엔비디아가 빨아들이는 그림이기도 합니다.
AI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 계속 증가할 예정이고, 이들은 엔비디아로부터 AI 칩을 계속 사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AI 시대를 맞아 큰 투자를 하는 중인 이들은 당분간 새로운 경쟁에 몰두하면서 성장률이 이전과 같이 커질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새로운 시대를 맞아 당장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구글(알파벳)입니다. 특히 지금과 같이 지배적인 위치의 기업의 모습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는데요.
AI 검색이 사용자들의 새로운 습관으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제품에 대한 요구가 점차 커지면서 중요한 순간이 다가오고 있는 중입니다. 구글도 AI 개요를 이미 검색의 전면에 띄우고 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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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인기를 반영하듯 CNN을 비롯해 여러 미디어들에서도 이들과 계약을 희망하지만, '피벗' 브랜드와 저작권을 소유한 복스 미디어와 이들은 재계약을 하는 것이 거의 확실해 보입니다. 카라 스위셔는 자신이 설립했던 미디어인 리코드(Recode)를 복스 미디어에 매각한 이력도 있고, 이들의 관계는 특수하다고도 볼 수 있고요.
사실 지난 몇 년간 뜬 팟캐스트들에 비하면 '피벗'이 그리 큰 규모의 오디언스를 가졌다거나, 큰 화제를 자주 불러일으킨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스포티파이 기준으로 봐도 이들의 팔로워는 27만 8000명에 불과(?)하고, 이들보다 더 많은 팔로워가 있고 화제를 몰고 다니는 미디어 출신 뉴스 팟캐스트들도 꽤 있습니다. 물론 스포티파이에 2000만 명에 가까운 팔로워가 있고 지난 2024년 2월에는 2억 5000만 달러(약 3600억 원) 규모의 계약까지 맺은 조 로건의 <조 로건 익스피리언스>와 같은 팟캐스트에 비하면 미미한 숫자이고요.
하지만 이들의 목소리는 다른 팟캐스트들에 비해 그 힘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청취층에는 일반 대중도 다수 있지만, 일반 대중을 위한 흥미 위주의 팟캐스트가 이닌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각 산업계의 리더들을 비롯해 특히 미디어 업계의 인사들은 모두 이들의 팟캐스트에 늘 귀 기울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양당의 정치 인사들도 물론 그렇습니다.
요약하자면 테크를 포함한 비즈니스 업계 전반 그리고 미디어와 정치 분야의 인사들이 필수적으로 청취하는 팟캐스트라고 할 수 있는데요. 2024년에만 이 팟캐스트 하나로 1000만 달러(약 14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스캇 갤로웨이는 밝히기도 했습니다. 대부분 광고와 스폰서십 수익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 금액은 둘의 힘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기도 합니다. (참고로 스캇 갤로웨이는 현재 운영 중인 다른 팟캐스트인 프로프지(ProfG)로는 매출 600만 달러, 가장 최근에 시작한 '레이징 모더레이츠(Raging Moderates)'는 연간으로 2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합니다.)
왜 이들의 이야기는 들어야 할 팟캐스트 리스트에 꼭 들어갈까요? 지금 팟캐스트의 시장은 어떻게 크고 있는걸까요?
미국 대선 이후로 시청률이 폭락하고, 향후 논조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어찌 보면 '굴욕의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기존의 케이블 뉴스 채널들인 MSNBC, CNN, ABC 등과는 다르게 이들 팟캐스트는 고정 청취층을 확보하면서 그 숫자를 계속 늘려나가고도 있습니다. 작은 팀의 팟캐스트는 결국 수백만 달러의 매출만으로도 충분히 유지가 되면서 각 플랫폼 혹은 미디어 기업들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는 중이지요.
팟캐스트의 시장까지 커지는 미국의 미디어 시장은 이제 팟캐스터들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을 크게 벌이고 있는 중인데요. 미국 대선 정국의 가장 큰 승자 중 하나라고도 할 수 있는 스포티파이 역시 더 많은 팟캐스트를 확보하고, 제1의 팟캐스트 플랫폼으로서의 위치를 굳히려는 시도를 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전 커피팟을 통해서도 전해드렸지만, 스포티파이가 넷플릭스가 되기는 아직 어렵습니다)
스포티파이는 현재도 일부 팟캐스트 인플루언서들에게 유튜브에 송출하는 팟캐스트 영상을 스포티파이에도 올려달라며 계약을 맺는 중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다른 곳에 올린 영상을 자신의 플랫폼에도 올려달라고 돈을 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만큼 현재의 팟캐스트 전쟁은 영상과 음성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사용자가 있다면 어디든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노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소위 정통 저널리스트 출신의 카라 스위셔와 대학 교수 출신인 스캇 갤로웨이의 쇼가 (거의 늘) 각 플랫폼의 톱 팟캐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주목을 받는 것은 이들의 특별함을 말해주기도 합니다. 카라 스위셔는 지금 미국 주식 시장 시총 상위권의 CEO들을 포함해 수많은 기업인들이 진땀을 흘리게 만든 언론인이고, 스캇 갤로웨이는 가끔 논란이 될지라도 특유의 쇼맨쉽에 전문성까지 더해 사람들의 귀를 잡은 사람입니다. 전문성이 바탕이 된 이들의 이야기는 어쨌든 청취층에도, 광고를 하는 기업들에도 통했습니다.
실제 각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이들의 목소리에 더 귀기울였고, 팟캐스트를 시작한 지 6년여 만에 천만 달러가 넘는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내게 된 것입니다. 이들의 팟캐스트에 광고를 하는 이들은 대표적인 실리콘밸리의 테크 기업과 월스트리트의 금융 기업들이기도 합니다. 이 팟캐스트의 영향력이 누구에게 도달하는지 알고 있는 이들이 광고를 하는 중이죠. 이들의 이야기는 이들과 반대되는 생각을 가진 이들도 늘 귀를 기울입니다.
[준의 테크 노트]는 테크 기업과 그들이 새로이 개발하는 기술과 현상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듯이, 전통적인 티비 광고는 지속해서 그 규모가 줄어갑니다. 대신 스트리밍 티비의 광고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요. 2025년 티비 광고는 3.4% 줄어들고, 스트리밍 티비의 광고는 19.3% 증가할 것으로 그룹M은 전망합니다. 또한, 최근 들어 OOH(Out-of-Home), 즉 옥외 광고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인데, 이는 우리가 요즘 명동과 삼성동 등 서울의 대표적인 장소들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 기반 디지털 OOH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모든 영역에서 광고 시장은 디지털화가 진행 중입니다. 티비를 비롯해 라디오와 신문 등 전통적인 채널들의 존재감은 이제 미미한 수준으로 내려왔고, 시장 전체의 디지털화는 지속 이어지는 중입니다.
지금 이어지는 흐름은 2025년에 오히려 더 강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요. 텍스트와 비디오, 오디오 전 영역에서 '디지털'의 흐름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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