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나이키는 전략적 판단 실수로 실적 부진을 겪었다. 그리고 올해 수장이 교체되는 일이 벌어졌다. 나이키의 실적 부진은 나이키 브랜드 가치를 뒤흔들 뿐 아니라 나이키와 관련된 기업들에게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특히 가장 큰 피해를 본 기업이 바로 풋락커(Foot Locker)이다. 풋락커는 스포츠 용품 유통 기업으로 시장 점유율 1위를 점하고 있는 기업이다. 지난 20년간 나이키와 함께 성장한 채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0년대 초반 풋락커 매출에서 나이키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정도였다. 그런데 나이키의 시장 지배력이 압도적으로 커지는 2010년대 들어 풋락커에서 나이키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75%까지 상승하게 된다. 사실상 나이키는 브랜드 파워를 이용하여 풋락커를 통해 북미 유통을 장악하면서 성장 가도를 달렸고, 풋락커는 이때 나이키의 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누면서 동반 성장했다.
2020년 팬데믹 직전까지 풋락커는 약 10년간 연평균 매출액 6%, 영업이익이 21% 성장했으며 주가도 10년 새 11달러에서 77달러까지 7배 가량 치솟게 된다. 같은 기간 연평균 나이키 매출액 성장률은 8%, 영업이익 증가율은 8%였다.
그러나 나이키는 잘 알려진 대로 2010년대 후반부터 DTC(Direct-to-Consumer) 전략을 펼치면서 2021년에 소비가 다시 회복세를 보이던 시점에 DTC에 무게 중심을 전격적으로 옮겨갔다. DTC 전략은 나이키가 아마존이나 풋락커와 같은 소매 채널에 물건을 도매 가격에 판매하는 대신 자사 매장에서 소매 가격으로 직접 제품을 판매하겠다는 방식이다.
미국에서 대중적으로 통용되는 홀세일(Wholesale) 방식이 아닌 직접 리테일 매장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가 기본인데, 나이키는 이를 실행할 만큼 압도적인 브랜드 파워를 확보했다는 판단하에 전략적으로 DTC 비중을 높여간 것이다. 이때 나이키는 DTC 비중을 높이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자사 제품을 가장 많이 유통하는 풋락커 판매를 줄이기로 결정한다. 풋락커와 나이키는 서로에게 가장 큰 비즈니스 파트너인데, 풋락커는 매출의 75%를 차지하는 나이키의 일방적인 물량 축소 결정으로 피해를 피할 수 없었다.
근데 이게 치명적인 실수가 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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