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금은 안전자산으로 여겨져 주식 시장과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지만, 2024년에는 이러한 통념을 깨고 주식 시장과 함께 상승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2025년 초 증시가 조정받는 중에도 금 가격은 고점에 머물렀다. 최근 1년 동안 모든 국면에 안전하고 수익성도 좋은 완전무결한 자산이었던 셈이다.
또한, 2024년 이후에는 전통적인 금융자산, 거시경제 지표와 금 가격 사이의 일반적인 상관관계가 깨지는 이례적인 현상도 나타났다.
2024년에는 실질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금 가격이 상승했다. 실질 금리 상승은 금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 증가를 의미하므로, 이는 이례적인 현상이었다. 물가 상승률이 하향 안정화되고 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에 국채를 보유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실질 이자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론적으로 실질 금리가 상승하면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의 상대적 매력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가격은 하락한다.
달러가 강세를 유지했음에도 금 가격은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금은 달러로 표시되고 달러로 거래된다. 달러 가치가 오르면, 다른 통화를 가진 사람들이 금을 구매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므로 금 수요가 줄어들고, 금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달러 강세는 금 가격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작년에는 미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강하게 성장하면서 달러 강세 기조가 이어졌음에도 금 가격은 영향을 받지 않았다.
반대로 2025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장기 국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실질 금리가 하락했다. 달러는 뚜렷한 약세 기조를 보였다. 즉, 금값에 영향을 미치는 실질 금리와 달러의 방향이 작년과 반대로 움직였다. 그럼에도 금은 여전히 상승했다. 빛나는 자산은 위험자산의 방향과 거시 경제 변수와 상관없이 가격이 오르기만 한다. 이처럼 2024년 초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금값 상승은 전통적인 이론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이러한 금 가격 상승세는 금이 과연 '완전 자산'의 반열에 오른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물론 완전 자산이란 학술적으로 엄밀하게 정의된 용어가 아니며, 이상적인 자산이 갖추어야 할 특징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높은 수익성, 높은 유동성, 낮은 위험, 안전 자산적 특성 등 하나의 자산이 동시에 가질 수 없는 특징을 보유한 자산을 말하기도 한다. 즉, 아직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자산이다.
하지만 최근 금의 추세가 그만큼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
최근에는 소위 '금(金)치 프리미엄'까지 화제가 되면서 한국에서는 그 랠리가 더욱 컸는데요. 금세 이 프리미엄이 거의 꺼지기는 했지만, 국제 시장에서도 금이 안전자산으로 각광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나 외환보유고를 금으로 채우는 신흥국들도 늘어나면서요.
이런 금은 이제 현실 속에서 존재하기 어려운 '완전 자산(Perfect Asset)'의 반열에 오를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들이 일각에서 나오기도 합니다.
투자자들은 (낮은 가능성이지만) 미국 국채의 채무 불이행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면서, 장기적인 달러 가치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채무 불이행 가능성 상승과 장기적인 통화 절하는 국채 가격에 구조적인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므로 대체 수단으로 금 수요가 증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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