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엉이의 차트피셜] 30화. 한국인들이 만드는 오징어게임 한국인들이 미국 주식 시장의 특정 종목에 투자 비중이 높다는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이죠. 특정 기업의 레버리지 ETF에 대한 투자에 대해서도 늘 언론에도 보도되고요.
최근 이러한 현상과 그 부정적인 효과를 분석한 보고서가 미국의 대형 자산운용사에서 나왔습니다. 아카디언 자산운용이 낸 이 보고서의 제목은 < 오징어게임 주식 시장>입니다. 이 보고서를 쓴 오웬 A. 라몬트 박사는 아카디언 자산운용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와 리서치를 담당하는 수석 부사장인데요.
작년 6월에도 < 미국 주식 시장이 한국화되고 있다. 이거 좋지 않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쓴 인물입니다. 그는 당시 보고서를 통해서는 한국의 '테마주' 현상을 미국의 '밈' 주식 현상에 빗대었고, 팩트와 로직이 전혀 상관없이 이루어지는 이 투자의 면면을 신랄하게 꼬집었습니다. 그런 현상이 미국 주식 시장에도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그가 짚은 바였죠. (다만 당시에는 한국인 투자자들이 이런 현상에 기여하고 있다고 짚지는 못했습니다)
그는 이번에는 한국인들로 인해서 미국 주식시장이 오징어게임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을 짚습니다. 한국인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비중이 높은 종목들은 이들로 인해 '밈' 주식화되고 있다고까지 하면서요. 그리고 결국 모두가 참여하기 위해 뛰어들지만 생존자, 즉 돈을 버는 이들은 별로 없는 오징어게임이 되고 있다는 점을 짚죠.
안 그래도 시장은 미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벌인 상호 관세 부과로 인해 힘든 시기를 지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은 이 오징어게임에 뛰어든 이들에게는 더욱 악조건의 환경을 만들고 있는 것이죠.
오징어게임을 끝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오징어게임에 사람들이 참가하지 않는 것입니다. 오징어게임에 참가하지 않고도 자본 시장에서 평범한 개인이 안전하게 투자를 할 수 있는 방법은 많습니다.
오늘은 [부엉이의 차트피셜]이 이에 대한 조언을 전해드립니다. 아카디언 자산운용의 보고서의 내용을 분석해 전해드리면서요. 또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 오늘에도 차분히 꼭 짚어서 읽어보시면 좋을 내용입니다. |
[부엉이의 차트피셜] 오징어게임이 된 미국 주식 시장 |
"미국 주식 시장이 한국화(Koreafying) 되고 있습니다"
K팝과 K드라마 열풍에 이어, 이제 한국의 영향력은 미국 금융 시장으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아카디언 자산운용(Acadian Asset Management)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주식 시장이 한국 시장처럼 개인 투자자 중심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 아카디언 자산운용(Acadian Asset Management)은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본사를 둔 투자 전문회사로 2024년 말 기준 약 1000억 달러(약 143조 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한국화(Koreafying)' 현상은 단순히 가격 움직임의 유사성을 넘어섭니다. 실제로 특정 미국 주식은 한국인 투자자들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주식 시장마저 한국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블룸버그, 파이낸셜타임스와 같은 주요 해외 경제지들도 한국 개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금융 시장에서 '한국화(Koreafying)'는 긍정적인 뉘앙스가 아닙니다. 아카디언 보고서는 한국 투자자들이 보이는 특정 행태를 지적합니다. 즉, "빨리 부자가 되려는 욕심에 막대한 위험을 감수"하며, 이로 인해 "급격하고 기괴한 가격 변동성"을 유발한다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보고서는 이들이 레버리지 ETF와 같은 초고위험 상품에 집중 투자하는 경향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저조한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합니다. 한국인이 많이 보유한 종목들을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게임의 결말에 빗댑니다. 대부분의 게임 참가자는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합니다.
보고서는 문제는 한국인이 아니라 (국적에 상관없이) 개인 투자자라고 거듭 강조합니다. 특히 "빨리 부자가 되기 위해 막대한 위험을 감수"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많아지면 시장이 왜곡되기 쉽습니다.
지금부터 아카디언의 보고서를 통해 미국 주식시장이 어떻게 한국화 되고 있는지 소개하겠습니다. 그리고 집중된 포지션과 레버리지 ETF 상품이 얼마나 위험한지 상세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마지막에는 오징어게임에서 탈출하는 팁도 전수해 드리니, 조금 길더라도 끝까지 잘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우선, 보고서의 전문 번역본부터 차근히 읽어보시죠. |
오징어게임 주식 시장 | Acadian Asset Management
2025년 3월 오웬 A. 라몬트 박사 미국 주식 시장에서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소위 '컬트 주식(cult stocks)'과 암호화폐 관련 주식이 목격됩니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와 암호화폐 ETF로 자금이 몰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2024년 12월 양자 컴퓨팅 관련 주식에서 발생한 것 같은 극적인 가격 변동도 나타납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여기 한 가지 이론이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들은 부분적으로 한국 개인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시장 유입을 반영합니다. 작년에 저는 <미국 주식 시장이 한국화되고 있다(Koreafying)>라고 썼는데, 이는 미국 시장이 개인 투자자 주도의 한국 시장처럼 변하기 시작했다는 의미였습니다.
제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은 이 한국화 과정에 실제 한국 개인 투자자들이 관여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를 '오징어게임 시장'이라고 부릅시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의 주요 특징은 (스포일러 주의) 다음과 같습니다:
- 평범한 한국인들
- 빨리 부자가 되기 위해 막대한 위험을 감수함
- 기괴하고 폭력적인 사건들
- 대부분의 참가자에게 좋지 않은 결말
그리고 지난 몇 년간 미국 주식 시장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것을 목격했습니다:
- 한국 개인 투자자들
- 빨리 부자가 되기 위해 막대한 위험을 감수함
- 기괴하고 폭력적인 주가 움직임
- ?
광범위한 증거에 따르면, 모든 국가의 개인 투자자들은 서투른 투자 결정을 내리고 "반(反)기술(anti-skill)" 또는 "비정상적인 종목 선정 능력(perverse stock selection ability)"을 보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거래에 대해 저널오브파이낸스에 실린 논문(Barber, Huang, Odean, Schwarz(2020))은 "로빈후드 사용자들의 강력한 매수세로 마이너스(-) 수익률이 예측된다"고 언급했습니다. 우리는 한국 개인 투자자들이 한국인이기 때문이 아니라 개인 투자자이기 때문에 성급한 투자 판단을 하는 것으로 판단합니다.
저는 오늘날의 한국 개인 투자자들을 2021년의 로빈후드 투자자들*과 유사하게 봅니다. 전체 주식 시장에 비해 양적으로는 미미하지만, 특정 좁은 영역에서는 자신들과 어쩌면 다른 사람들에게 위험 요소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더라도, 유용한 역발상 신호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 역자주: 미국의 핀테크 기업 로빈후드(Robinhood)의 모바일 트레이딩 앱 사용자를 지칭합니다. 기관 투자자가 아닌 일반 개인 투자자들이 대다수를 차지합니다. '밈' 주식 현상을 주도 했고, 높은 위험 선호 경향을 보입니다. |
한국인들은 미국이나 한국에서 거래되는 ETF를 통하거나 직접 투자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미국 주식을 매수할 수 있습니다. 한국 개인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시장 진입은 팬데믹 이후 계속 증가해 왔습니다. 2024년에도 유입은 계속되었습니다.
한국의 개인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으로 몰려들고 있으며, 이는 두 번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동안 주식 시장 랠리가 계속될 것이라는 베팅과 국내에서의 수년간 저조한 주가 성과에 대한 좌절감 때문입니다. 한국예탁결제원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유액은 사상 최고치인 1121억 달러(약 161조 2000억 달러)에 달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65% 증가한 수치입니다.
현재 1121억 달러는 총 미국 주식 시가총액 62조 달러(약 8경 9180조 원)에 비하면 푼돈(단 0.2%)입니다. 그러나 일부 소규모 시장 영역에서는 한국 개인 투자자들이 주요 플레이어입니다.
2025년 2월 말 기준 증거를 살펴봅시다. 여기서나 다른 곳에서 아래 분석에 활용한 데이터는 한국예탁결제원에서 가져온 것이며 개인 투자자(기관 제외)만을 대상으로 합니다.
한국 개인 투자자들은 한 유명 양자 컴퓨팅 주식의 지분 31%와 다른 한 종목의 17%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소형 모듈 원자로(SMR) 관련 AI 기업의 지분 19%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에 대한 레버리지 ETF에서는 종종 발행 주식의 20% 이상을 소유합니다. 상위 50개 미국 보유 종목 중에는 8개의 레버리지 ETF가 있으며, 여기에는 그들이 40%를 소유한 2배 레버리지 단일 종목 ETF도 포함됩니다. |
한국에서는 카지노와 같은 대부분의 비금융 도박 형태와 함께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가 불법입니다. 따라서, 만약 당신이 큰 한방을 노리는 위험 선호적인 한국인이라면, 미국 주식 시장이 당신을 위한 곳입니다.
한국 자본시장연구원의 최근 페이퍼인 <리테일 투자자들의 해외 자산 투자 현황(Retail Investor's Foreign Equity Investment: Characteristics and Implications, 2025)>에 따르면, 한국인의 미국 소매 보유 자산 중 약 12%가 한국에서는 법적으로 금지된 상품에 투자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주식이 하루에 30%까지만 상승할 수 있도록 제한되어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상승폭에 제한이 없습니다.
<오징어게임>에서 참가자들은 종종 규칙을 모를 뿐 아니라, 게임을 잘하지도 못합니다. 3배 레버리지 반도체 ETF를 사는 한국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사서...어떤 사람들은 그것이 3배 레버리지인지조차 모르고 삽니다"라고 서울 근교 화성시의 반도체 회사에 근무하는 35세 직원 박은혜 씨가 말했습니다. 그녀는 "여기서는 그 ETF를 사지 않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른 구매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 레버리지 ETF는 제 종잣돈이 적은 상황에 더 적합해 보였습니다. 저는 아직 젊고 아이들도 어려서, 투자를 적극적으로 할 시기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계속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 있습니다... 계층 이동성이 거의 없는 한국에서 사회적 사다리를 오르는 방법으로 미국 레버리지 ETF에 투자하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이전에 (2024년 11월 월스트리트저널에 기술된) 부모님의 은퇴 자금을 2배 레버리지 단일 종목 ETF에 투자한 25세 캘리포니아 남성의 사례를 한탄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한국 개인 투자자들도 그와 함께했고, 2024년 11월 해당 특정 주식에 대한 2배 레버리지 ETF를 순매수했습니다.
그 이야기가 나온 이후, 해당 ETF는 80% 이상 하락했습니다. 25세 청년과 그의 부모님에게도, "사회적 사다리를 오르려는" 한국인들에게도 좋은 결과는 아닙니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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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부엉이. 다양한 금융기관에서 채권 관련 업무에 종사했다. 현재 자산운용사에서 채권형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채권을 업으로 삼고 있지만 가치투자에도 관심이 많다. 워런 버핏의 열렬한 추종자로 버크셔 헤서웨이 주주총회를 2차례 방문하고 다수의 관련 기고도 했다. [부엉이의 차트피셜]은 매월 1회 찾아옵니다. 친숙하지만은 않은, 하지만 누구에게나 중요한 금리와 채권 시장을 비롯한 금융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주요 지표와 차트를 기반으로 풀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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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팟 Coffeepot good@coffeepot.me © Coffeepot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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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 시장에서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소위 '컬트 주식(cult stocks)'과 암호화폐 관련 주식이 목격됩니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와 암호화폐 ETF로 자금이 몰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2024년 12월 양자 컴퓨팅 관련 주식에서 발생한 것 같은 극적인 가격 변동도 나타납니다.
다른 구매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저는 이전에 (2024년 11월 월스트리트저널에 기술된) 부모님의 은퇴 자금을 2배 레버리지 단일 종목 ETF에 투자한 25세 캘리포니아 남성의 사례를 한탄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한국 개인 투자자들도 그와 함께했고, 2024년 11월 해당 특정 주식에 대한 2배 레버리지 ETF를 순매수했습니다.
[부엉이의 차트피셜]은 매월 1회 찾아옵니다. 친숙하지만은 않은, 하지만 누구에게나 중요한 금리와 채권 시장을 비롯한 금융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주요 지표와 차트를 기반으로 풀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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