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패스트의 수상한 데뷔

1. 빈패스트 시가총액의 실상, 2. 틱톡샵은 거대한 승부수?, 3. AI와 미디어의 공생
오늘은 베트남의 전기차 업체 빈패스트가 왜 큰 주목을 계속 받는지부터 살펴볼게요. 미국과 베트남이 전략적으로 협력 관계를 구축하려는 가운데 빈패스트는 재빨리 미국에 제조 시설 착공을 했고,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에서의 확장을 노리고 있어요. 하지만 현재 주가가 계속 오르는 현상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이어서 틱톡은 왜 틱톡샵을 열었는지를 봅니다. 앞으로 틱톡은 광고 수익뿐만 아니라 이커머스의 확장을 통해 성장하겠다는 그림을 그리는 중인데요. 우선 풀어야 할 문제들도 있습니다. 

[전기차] #빈패스트 #주가상승
1. 베트남 전기차의 수상한 데뷔
베트남의 전기차 스타트업 빈패스트(VinFast)는 불과 2주 전 미국 나스닥 시장에 데뷔했어요. 베트남의 가장 큰 기업인 빈그룹(Vingroup)의 자동차 사업으로 상장 후 시가 총액이 미국의 주요 자동차 제조사인 GM, 포드 등을 바로 앞서며 눈길을 끌었고, 어제는 급기야 테슬라와 도요타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시가총액이 큰 자동차 기업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전기차 사업을 개시한 지 3년밖에 되지 않은 이 기업의 가치 상승을 있는 그대로 지켜보기는 어렵습니다.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는 소위 '밈' 주식으로 분류할 수 있을 정도인데요.

안정적인 생산 능력이나 베트남 외 시장에서는 실적을 증명한 적도 없어 이들이 유의미한 존재감을 발휘하는 회사로 성장할 수 있을지는 더 조심스럽게 지켜볼 필요가 있어요.
8월 28일 기준의 현황입니다. 불과 2주 사이에 세계에서 3번째로 시가총액이 큰 자동차 회사가 되었어요. (데이터: 각 기업 시가총액 달러로 환산)
돈을 번 투자자는 거의 없음
빈패스트의 주가는 오늘은 주당 82.35달러로 마감했는데, 데뷔한 지 2주 만에 4배 이상 뛰었습니다. 현재 시가총액은 1900억 달러(약 251조 원)에 이르렀어요. 주가는 데뷔 후 널뛰기를 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6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에요.

곧 떨어지리라던 예측이 무색하게 이제 시가총액은 GM, 포드, 스텔란티스를 합친 것보다 크고요. 테슬라 시가총액의 4분의 1 수준 그리고 중국의 최대 전기차 기업인 BYD보다는 2배가 큰 회사가 되었습니다.

빈패스트는 스팩(SPAC) 합병을 통해 상장했는데, 총 발행 주식의 99%는 빈그룹(Vingroup JSC)의 회장인 팜 냣 브엉이 대부분을 직간접적으로 소유하고 있어요. 일반 투자자들이 거래 가능한 빈패스트의 주식 수는 1600~1700만 주에 불과합니다. 회장을 비롯한 소위 '인사이더'들이 소유한 주식은 23억 주이고요. 가격 왜곡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죠. 현재 가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상장 이후 현재까지 약 1650억 달러(약 218조 원)의 시장 가치가 생겨났는데, 거래 가능한 주식이 창출한 가치는 10억 달러(약 1조 3200억 원)에 불과합니다. 즉, 실제 거래를 통해 돈을 번 투자자는 거의 없다는 것이죠.

배런스(Barron's)에 의하면 총 6500만 주가 지난 6일의 상승 기간 동안 거래되었는데, 이 6일 동안 주식을 계속 들고 있는 투자자는 거의 없었다고 파악됩니다. 평균 보유일은 불과 1.5일이었고요.

베트남 차가 급등장한 이유
빈그룹은 베트남 1위 기업으로 부동산, 소매, 제약회사, 의료기관 등 전방위로 사업을 운영해 왔어요. 빈패스트를 통해 자동차 사업은 2017년부터 시작했고요. 빈그룹은 베트남 주식 시장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브엉 회장의 지난주 기준 현재 총 순자산은 563억 달러(약 74조 7000억 원)로 베트남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에요.

빈패스트는 e-스쿠터를 시작으로 내연기관차 사업도 운영했습니다. 베트남의 하이퐁 공장에서 전기 버스와 전기 승용차를 2021년부터 만들었고, 올해 들어서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하고 완전한 전동화를 선언했어요. 이제 전기차를 미래 핵심 사업으로 삼겠다고 하고요. 

빈그룹은 설립 후 부동산 개발로 사세를 키우고 차츰 사업 영역을 넓히며 주로 베트남의 중산층, 상류층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병원, 학교, 주택, 쇼핑몰, 리조트 사업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왔는데요. 이제는 첨단 제조 산업으로 외형을 넓히려는 것이에요. 이는 베트남이 국가 차원에서 추진하는 전략적 방향과 일치하는 움직임이기도 합니다. 
베트남 하이퐁의 빈패스트 공장 모습이에요. 빈패스트는 전기차 사업에 큰 투자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에요. (이미지: 빈패스트)
미국 시장에 집중하는 이유
빈패스트의 매출은 아직까지 대부분 베트남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미국과 캐나다, 유럽 시장에서 확대를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죠. 이미 많은 수의 자국 기업과 해외 기업 간 경쟁이 격화된 중국과 같은 시장은 진출하기가 어렵고, 성장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빈패스트는 미국을 가장 중요한 시장으로 여기고 있어요. 지난달에는 이미 40억 달러(약 5조 2000억 원) 규모의 공장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짓기 시작했고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잡고 있어요. (미국은 중국 다음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시장이고 앞으로 전기차의 성장성도 높은 지역이에요. 그 규모에 비해 차를 많이 타지 않는 베트남(연간 판매량 40만 대)에 비해 약 34배 큰 시장이기도 하죠)

그리고 현재 국제 지정학적인 대결 구도를 보면 빈패스트가 미국 시장에 집중하고자 하는 이유를 명확히 알 수 있어요. 중국과 미국의 대결 구도가 격화되는 사이 베트남과 미국은 전략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려 하고 있는데요. 빈패스트가 현재 빠르게 미국 시장 진출과 공장 설립 등을 시도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지난 3월말에 빈패스트의 미국 투자 소식이 발표되고,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올린 트윗은 빈패스트라는 업체를 알리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분석돼요.  

추가로 어제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9월에 하노이를 방문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G20 참석 이후에 들르는 것인데, 미국이 베트남산 전기차에도 IRA의 세제 혜택을 확대 적용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와중이죠. 빈패스트가 서둘러 미국에 공장을 짓기 시작한 것도 이를 받기 위함이라고 보는 시선이 큽니다.

제품 라인업도 미국 소비자 취향에 맞춰 준비 중이에요. 현재까지 5종의 차종을 선보였는데 모두 SUV이에요. 차량 가격은 중국 자동차들보다 비싸게 책정을 했고요. 저렴하지 않은, 좋은 품질의 차량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에요.

가장 중요한 질문: 잘 팔릴까?
빈패스트의 미국 실적은 아직 초라해요. S&P글로벌 모빌리티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미국에 등록된 빈패스트의 전기차의 수는 137대에 불과합니다. 지난 5월에는 주행 중 패널 깜빡임 문제와 같은 소프트웨어 오류로 미국에서 차량을 리콜했어요.

전기차 사업 개시 3년 만에 전기차 5종을 내놓고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등 너무 빠르게 개발이 되었다는 지적과 함께 차량 자체에 대한 신뢰도에 대한 우려도 제기가 되고 있어요. LG의 디스플레이와 삼성 배터리를 탑재했고, 디자인도 이탈리아의 피닌피리나가 하는 등 큰 투자를 해왔지만 아직 품질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중이죠. 품질과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을 해결하지 못하면 선택을 받기 힘들 거란 예상이에요.

홈그라운드인 베트남에서는 전기차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어요. 2023년에는 베트남의 전기차 점유율이 전체 자동차 시장의 13.6%가 되어, 2022년의 2.9%에서 크게 뛸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빈패스트가 시장의 변화를 이끄는 중이긴 합니다. 하지만 베트남은 아직 전기차 시장 규모가 작고 충전 인프라 등도 부족해요. 올해 빈패스트의 자국 예상 판매량은 1만 8000대입니다.

빈패스트는 올해 전체 판매량을 최대 5만 대로 전망하고 있어요. 해외 시장에서 품질과 안전성을 입증하고 자리를 잡아야 하는 과제를 받아 든 상황인데요. IRA 세금 공제 혜택을 받는 것도 필수인 상황입니다.

과연 빈패스트는 시장에 자리를 잘 잡아나갈 수 있을까요? 현재로서는 계속 치솟는 주가의 모습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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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롤라인. 언론사와 스타트업을 거쳐 현재는 전기차 업계에서 일하고 있어요. 최신 전기차 트렌드와 그 후방산업인 배터리 비즈니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커머스] #소셜미디어 #쇼핑기능
2. 틱톡은 사람들이 사게 만들까?
바이트댄스는 해외 사업인 틱톡이 이제 핵심 성장 동력이에요. (데이터: 디인포메이션)   
틱톡이 최근 미국 전체 사용자를 대상으로 새로운 이커머스 기능을 오픈했어요. 콘텐츠와 커머스가 결합된 틱톡샵(Tiktok Shop) 서비스인데요. 브랜드와 판매자, 크리에이터가 틱톡에서 물건을 팔 수 있도록 만든 자체 쇼핑 시스템이죠. 최근 영상 안에서도 쇼핑이 가능하도록 기능을 강화하면서 단 몇 번의 클릭만으로 영상 시청부터 물건 구매까지 가능해졌어요.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는 미국 시장을 비롯한 전 세계 온라인 쇼핑 사업을 확장하는 중이에요. 틱톡은 현재 광고 사업도 순조로운 편인데요. 이제는 해외에서도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성장하려고 합니다.

근데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문제부터 풀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죠. 틱톡은 왜 지금 틱톡샵을 오픈했고, 어떻게 사업을 확장할 계획일까요?

[미디어] #생성AI #미디어커피
3. AI 시대가 무서우면 안 되는 미디어
AI 시대에 누구보다 빨리 대응해야 하는 산업군은 미디어입니다.    
AI 시대에 가장 큰 위협을 받는 비즈니스 집단중 하나를 꼽으라면 미디어 기업들은 꼭 들어갑니다. 물론 뉴욕타임스와 같은 대형 미디어 기업은 그 대응에 따라 오히려 더 큰 기회를 잡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불확실성이 큰 산업군이 미디어이죠. 하지만 지난 2000년대말 빅테크 플랫폼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이미 자신들의 존재가 위협을 받은 전력이 있는 이들은 이번에는 또 새로운 기술 혁명의 파고가 얼마나 클지 (비교적) 일찍 가늠하고 대응을 시작했는데요. 

예전처럼 무엇이 오는지도 모르고 있는 상황이 아니라, 명확하게 인지를 하고 있다는 것이 과거와 다른 점입니다. 이들도 이제는 테크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고, 기본적인 테크 지식과 이를 다루는 역량도 개별 저널리스트에게 필수인 시대이죠.

이미 뉴욕타임스는 자신들의 콘텐츠를 훈련용 데이터로 무단으로 스크래핑 해갔다며 오픈AI에 소송 검토를 하며, 향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고요. AP는 오픈 AI와 데이터 제공 등 협업에 대한 계약을 별도로 맺었어요.

상반된 움직임이지만, 각자의 이해 관계에 따라 우선 발빠르게 움직이는 중이죠. 이런 와중에 여러 뉴미디어의 사업 종료 소식으로 우울했던 산업 전반의 분위기도 나쁘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임팩트를 주는 새로운 매체도 꾸준히 생겨나는 중이에요.

미국 시장은 역량있는 베테랑들이 창업에 꾸준히 나서고 있어요. 폭풍전야의 뉴스 미디어 산업이지만, AI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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