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부터 다시 잘 만들어야 이런 상황에서 CEO로 오게 된 마크 톰슨은 뉴욕타임스가 지금의 디지털 미디어 기업으로 거듭나게 한 인물이에요. 영국의 BBC를 거쳐 2012년 뉴욕타임스의 CEO가 되었을 당시 뉴욕타임스는 디지털 사업의 초입에 있던 상황이고, 디지털 구독자는 60만 명이 채 되지 않는 상황이었어요. 하지만 그가 퇴임한 2020년 9월에는 600만 명이 넘는 유료 구독자를 확보한 상황이었죠.
2014년과 2020년에 나온 뉴욕타임스의 혁신 리포트는 모두 그의 재임 시절에 만들어졌습니다. 뉴욕타임스도 뉴스만 보는 유료 서비스는 구독자가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이지만, 서비스 다변화를 위해 만든 낱말 게임 등의 게임 섹션, 요리 레시피와 상품 추천 사이트 등의 구독제는 (이를 상쇄하면서) 꾸준히 증가해 왔고 현재 1000만 명에 근접한 유료 구독자(디지털 구독자 약 910만 명)가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뉴스 구독자가 감소해도 이를 만회하고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놓은 것이죠)
우선 CNN이 당장 할 일은 콘텐츠를 다시 가다듬고, 프라임 타임 뉴스의 시청률을 복원하는 일입니다. 어쨌든 현재 기준 본 사업인 케이블 티비 사업을 통해 시청률을 복원하고 안정적인 광고 수익을 올려야 하고, 그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죠. 속보 경쟁에서는 뒤지고 있지 않다는 평가를 받지만, 시청자들을 붙잡을 콘텐츠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 중인데요. 새로운 사업을 당장 벌이려 한다 해도 현재 CNN으로서는 일단 좋은 콘텐츠부터 다시 만드는 것이 시급합니다.
마크 톰슨은 이번에 전권을 위임받은 것으로 보여요. 전략, 운영, 사업 유닛을 모두 직접 관리하고, 콘텐츠를 총괄하는 편집장(Editor-in-Chief) 역할도 하게 됩니다. 모회사와의 경계선도 확실하게 그었을 것이라는 예상이에요.
전임 CEO인 크리스 릭트는 고민이 불충분하고 기획이 어설펐던 콘텐츠 기조로 비판을 받았고, 그가 기획한 지난 5월의 트럼프 타운홀은 모든 방향에서 혹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CNN이 어떤 콘텐츠 전략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평가까지 받았고요.
이런 상황에서 BBC와 뉴욕타임스를 거쳐 온 마크 톰슨이 향후 어떤 방향을 잡은 콘텐츠를 내놓을지도 주요하게 지켜볼 포인트입니다. 첫 프로그램이 향후의 기준이 될텐데, "어떤 방향이 수익에도 도움이 된다"는 결론을 내린 콘텐츠를 선보일 것을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향후 활용할 자산은 분명함 CNN의 웹사이트는 지난해(1~10월)를 기준으로 월별 순방문자가 평균 1억 6600만 명에 이르러 글로벌 뉴스 미디어 사이트 중 트래픽 1위를 기록하고 있어요. BBC가 1억 6100만 명, 뉴욕타임스가 1억 2600만 명이에요. 웹사이트 영상 시청자도 가장 앞서 있고, 모바일을 통한 방문자 수도 가장 앞서 있죠. 하지만 이런 웹사이트를 통해서 창출되는 수익은 적은 상황이에요.
일단 CNN이 향후 수익 창출을 위해 활용해야 할 자산이 무엇인지는 분명합니다. 이 자산도 CNN이 마크 톰슨을 CEO로 영입한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어요. (물론 CNN은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의 스트리밍 플랫폼인 맥스(Max)에 CNN 맥스를 론칭하기로 했기에 당분간은 이 서비스에 공급한 콘텐츠 제작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뉴욕타임스는 기존의 자산인 웹사이트를 중심으로 디지털 콘텐츠를 쌓아 구독제를 성장시켰고, 이후 지속적으로 새로운 프로덕트(제품)을 추가하면서 웹과 앱을 확장 시켰어요. 테크의 시대에 테크가 기반이 되는 회사를 만들었고, 그 기반 위에서 좋은 콘텐츠가 계속 생산되었죠.
케이블 티비 사업도 이전의 신문 사업과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넷플릭스가 새로운 플랫폼인 스트리밍의 시대를 열었고, 모두가 스트리밍 서비스로 옮겨가는 상황에서 전략적인 대비가 되어 있지 않죠. 마치 신문 산업이 구글과 페이스북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플랫폼의 시대에 대응하지 못한 것처럼요.
신문들도 당시 종이 신문 구독과 광고를 통해서 돈을 계속 벌어들이고 있었지만, 순식간에 산업 전체가 위기에 처하는 상황을 목격했습니다. 부랴부랴 디지털 전환을 시도했지만 이미 때가 늦기도 했었죠. 케이블 뉴스 사업도 기존의 시청자층을 기반으로 여태껏 그 수익을 유지해 왔지만, 지금은 더 급격하게 변화가 당겨지는 중이에요. |
물론 알파벳이 연간 광고로만 2200억 달러(약 290조 원), 메타가 1100억 달러(약 145조 원)가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고 아마존은 올해 그 규모가 겨우(?) 430억 달러(약 56조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넷플릭스 매출(321억 달러)보다도 훨씬 높습니다.
아마존 내부적으로도 광고 사업은 이제 아마존의 '이익'을 책임진 클라우드(AWS) 사업만큼이나 중요해지고 있는데요. 이제 광고는 클라우드 사업 매출의 절반 수준에 이르렀고, 성장세는 훨씬 커졌어요. 그리고 광고 사업의 높은 이익률은 아마존이 지속해서 이커머스와 새로운 사업에 돈을 쏟을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 주고 있죠.
아마존이 광고 사업을 키우기 시작한 것은 상품 검색에 대한 구글 의존도가 너무 높아지는 것을 자각한 부터인데, 2005년대 즈음부터 사이트를 '검색'에 용이한 모습으로 바꾸는 작업을 시작했고 2015년 이후 아마존이 그야말로 폭발적인 성장에 성장을 더하는 모습과 함께 이 사업은 수익을 본격적으로 내기 시작했습니다. (꽤 오래전부터 아마존의 이커머스는 거대한 검색 엔진이라고 할 수 있죠)
성장률이 계속 커진 아마존의 광고 사업은 (아직 차이가 많이 나지만) 앞으로 구글과 메타와 그 격차를 더 줄일 수 있어요. 애플이 앱 추적 투명성(APP Tracking Transparency, ATT) 정책을 들고나온 2021년 이후로 인터넷 환경은 완전히 바뀌었고, 퍼스트 파티(First-party)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리테일 플랫폼의 광고 비중이 계속 증가하는 중이죠. 가장 거대한 리테일 플랫폼을 운영하는 아마존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광고 사업을 더 성장시킨 것이기도 하고요.
아마존은 플랫폼이고, 구글과 메타 그리고 애플이라는 빅테크가 '플랫폼 경쟁'의 가장 큰 라이벌입니다.
"리나 칸 이전에 FTC라는 기관의 존재감이 있었나? FTC 위원장이 누구인지 사람들이 알기는 했나?"
너무 커진 빅테크의 산업 장악력에 대해 문제가 제기된 지는 꽤 오래되었습니다. 그래서 아주 오랜전인 것 같은 2년 전 <아마존의 반독점 패러독스>로 주목을 받은 젊은 학자의 등장은 경제 산업계를 넘어 일반 대중에게도 현재 빅테크의 지배력과 반독점법의 현황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죠.
[키티의 빅테크 읽기]라는 롱폼 아티클도 당시 막 서막을 지난 반독점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드리면서 시작되었는데요. 이번 아티클은 이제 시작된 반독점 전쟁의 2막을 전합니다.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에도 소송을 제기하면서 실질적인 '실적'은 올리지 못했지만, 지난 7월 미 법무부와 FTC가 합동으로 발표한 새로운 '합병 지침' 초안으로 인해 이제는 사뭇 달라진 환경에서 구글의 검색 및 검색 광고 독점에 대한 소송이 진행될 예정이에요.
게임의 룰이 바뀌면서 2막이 시작되는 것인데요. 시들었던 관심도 다시 커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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