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들이 이번엔 맞을까?

[부엉이의 차트피셜] 31화. 관세발 '불확실성'의 영향과 경기 침체

2025년 5월 2일 금요일
오늘 [부엉이의 차트피셜]은 경기 침체의 조짐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현재 상황을 진단합니다. 관세 리스크까지 커진 상황에서 불확실성이 어떻게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명확하게 짚으면서요.

함께 차근히 짚어보시길 바랄게요!

[부엉이의 차트피셜]
경제학자들이 이번엔 맞을까?
관세발 '불확실성'의 영향과 경기 침체
"대부분의 경제학자와 마찬가지로 저의 경기 침체 예측 실적은 형편없지만, 경기 침체가 발생할 것 같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관세 정책이 미국 경제의 최대 위험 요인으로 떠올랐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과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불확실성'으로 인한 기업 투자 위축이 경기 침체를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위와 같은 말을 했다. 실제 지표는 아직 견고하지만, 경제학자들의 비관론은 확산되는 양상이다. 

국제 무역 분야 연구로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 교수에 따르면, 관세 자체가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를 직접 유발하지는 않는다. 관세는 효율성을 낮추고 물가를 상승시키지만, 수입품 대신 국내 상품 구매를 유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그 규모와 예측 불가능성 면에서 전례가 없는 수준이다.

평균 관세율의 급격한 상승폭과 무역이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증가를 고려할 때, 이는 역사상 가장 큰 '무역 정책 충격'에 해당하며, 이로 인한 극심한 불확실성이 경기 침체의 핵심 위험 요인이라고 크루그먼은 지적한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기업 투자를 마비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기업들은 관세 정책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미국 내 생산 시설 투자와 같은 장기적인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잘못된 투자로 인해 막대한 자금이 묶일 위험 앞에서, 기업들은 차라리 투자를 보류하고 상황을 지켜보는 것을 택하며, 이러한 투자 위축이 경제 전반의 수요를 붕괴시켜 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그는 설명한다.

안정적이지만 높은 관세율보다 예측 불가능한 관세율이 훨씬 더 위험하다는 것이다.

요즘 서브스택을 통해서 이전보다 활발하게 활동하는 폴 크루그먼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해서도 강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말처럼 경제학자들의 예측은 틀리는 경우가 많지만, 그들이 진단하는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미지: 폴 크루그먼 서브스택)
크루그먼은 또한 현시점에서 정책을 번복하는 것이 오히려 불확실성을 증폭시켜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잦은 정책 변경은 어떤 결정도 영구적이지 않다는 인식을 심어주어 기업의 투자 결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는 이런 정책 주도형 충격에 대한 역사적 유사 사례를 찾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며, 현재 상황의 이례성을 강조한다. 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광범위한 재량권이 현재 예측 불가능성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만약 경기 침체가 발생한다면, 크루그먼은 그것이 비교적 완만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한다. 

충격이 주로 교역재 부문의 기업 투자에 집중될 것이고, 미국 경제의 약 75%를 차지하는 비교역재 부문은 상대적으로 덜 영향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소비자 지출 역시 관세 부담과 세금 감면 효과가 혼재되어 있지만, 극심한 심리 위축이 없다면 결정적인 침체 요인은 아닐 수 있다. 다만, 그는 회사채 부실 증가나 시장 유동성 문제와 같은 금융 위기 가능성이 경기 침체를 심화시킬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12개월 내 경기 침체 확률을 45%로 상향 조정했다. 그리고 현재 경제 현황을 "아슬아슬한 상황(razor's edge)"이라고 진단했다. (이미지: 골드만삭스 보고서)
골드만삭스가 진단하는 침체의 모습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트럼프 행정부의 급격한 관세 정책 변화로 인해 미국 경제의 침체 위험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현재 고용 등 하드 데이터는 비교적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지만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기업 및 소비자 신뢰지수, 정책 불확실성 지수와 같은 소프트 데이터는 이미 경기 침체 수준에 가까운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러한 요인들을 반영하여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향후 12개월 내 경기 침체 확률을 45%로 상향 조정하며 현 상황을 "아슬아슬한 상황(razor's edge)"이라고 진단했다.

관세 인상은 세 가지 주요 경로를 통해 미국 성장에 타격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 첫째, 소비자의 실질 소득과 지출에 직접적인 세금과 같은 부담을 준다.
  • 둘째, 시장이 어두운 전망을 반영하면서 금융 환경이 긴축된다.
  • 셋째,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예측 불가능한 관세 정책은 기업들이 장기 투자 결정을 보류하게 만들어 기업 투자를 위축시키는 심각한 불확실성을 야기한다. 

수석 이코노미스트 얀 하치우스는 평균 관세율이 약 16%포인트 상승할 경우, 이 세 가지 요인으로 인해 성장률이 약 2%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가정보다 더 많은 관세가 실제로 부과되면 경기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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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부엉이. 다양한 금융기관에서 채권 관련 업무에 종사했다. 현재 자산운용사에서 채권형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채권을 업으로 삼고 있지만 가치투자에도 관심이 많다. 워런 버핏의 열렬한 추종자로 버크셔 헤서웨이 주주총회를 2차례 방문하고 다수의 관련 기고도 했다.

[부엉이의 차트피셜]은 매월 1회 찾아옵니다. 친숙하지만은 않은, 하지만 누구에게나 중요한 금리와 채권 시장을 비롯한 금융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주요 지표와 차트를 기반으로 풀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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