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어쩌다가 희토류는 이렇게 중국의 큰 레버리지가 되었을까요?
본래 중요한 전략 자원이라는 점은 워낙에 널리 알려졌지만, 첨단 산업 경쟁이 이어지면서 중국이 숨겨둔 히든 카드와 같은 존재였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지난 4월 초부터 수출이 대부분 중단되기 시작했던 물량은 서서히 풀리고 있지만, 이는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확실한 카드로 희토류 수출을 활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포한 '해방의 날(Liberation Day, 2025년 4월 2일)' 이후 중국은 주도면밀하게 희토류 수출 제한을 활용해 왔고, 어느새 이것이 미국과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핵심 요소가 된 것입니다.
당시만 해도 이에 대한 분석이 면밀하게 이루어져 미디어를 통해서 전면적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중국이 희토류를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인지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전면전을 벌일 정도로 큰 레버리지가 되도록 활용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죠. 무엇보다 중국은 현재 희토류 수출과 관련해 미국의 우방인 한국과 일본 그리고 EU 소속 국가들을 압박하고 있기도 하죠.
물론 중국도 계속해서 배짱만 부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지난 5월에 중국의 미국향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4%나 감소하면서 4월의 21% 감소를 넘어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비록 전반적인 수출이 4.8% 증가했다고 하나, 미국이라는 가장 큰 시장에서 내리막길이 계속된다고 하면 안 그래도 좋지 않은 상황의 중국 경제에 더 큰 짐을 얹을 수 있습니다.
중국의 CPI(소비자물가지수)는 최근 수치가 나온 5월을 포함해 4개월 연속 하락했고, PPI(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 2년래 최저치에 다시 다가가고 있습니다. 2023년에 급락한 이후에 서서히 회복되던 수치가 말이죠. 수출은 중국 경제에 점점 더 중요한 요소가 되어 왔습니다. 그러니 중국도 이번 협상이 아주 중요하죠.
다만 미국이 중국이 그러했듯이 추가적으로 어떤 히든 카드가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현재로서는 그런 카드가 마땅히 없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그래서 반도체까지 포함해 수출 제한을 완화한다는 카드가 나온 것입니다. 미국이 그만큼 급한 상황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그동안 완고했던 반도체 수출 제한에 대한 입장을 틀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는 것이죠. 하지만 너무 많은 것을 줄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니 현재 협상이 쉬울 리가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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