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을 통해 스트리밍 시대에 대응하고, 거대한 미디어 제국의 위용을 유지하는 것을 꿈꿨던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WBD)가 결국 회사를 쪼개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미 넷플릭스가 시장을 평정하고, 디즈니도 겨우 뒤처지지 않는 수준으로 시장에서 존재감을 발휘하던 2022년에 이들은 합병을 했는데요.
당시 워너브라더스가 디스커버리에 인수되는 그림으로 그려진 이 거대한 미디어 기업들의 합병 여파는 결국 370~380억 달러(약 51~52조 원)라는 거대한 채무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워너브라더스가 통신회사인 AT&T로부터 분리하면서 넘겨받은 채무(당시 약 550억 달러(약 76조 원))가 대부분이었죠.
현재는 약 340억 달러(약 47조 원) 수준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빚은 스트리밍으로의 전환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콘텐츠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이어지면서 크게 줄어들지 않은 것입니다.
이번 분할은 기업을 핵심 자산과 비핵심 자산으로 나누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핵심 서비스인 HBO 맥스를 포함한 스트리밍 관련 콘텐츠 자산으로 구성된 '스트리밍&스튜디오' 그리고 기존의 케이블과 방송 자산으로 구성된 '글로벌 네트워크'가 각각의 회사가 됩니다.
얼핏 보면, 연관된 사업을 각각 모아 나누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사업과 성장 가능성이 낮은, 아니 거의 없는 영역의 서비스들로 나누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게다가 글로벌 네트워크는 분사하면서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가 가지고 있던 빚도 대부분 떠안죠.
이들이 스트리밍&스튜디오 사업의 지분을 20% 가져가는 구조를 만들기로 했지만, 이들의 사업에 대한 투자가 제대로 이루어질지는 회의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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