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메타의 자기실현적 예언, 2. 넷플릭스의 시장 지배력, 3. 캐나다 구스의 부진 오늘은 메타가 드디어 빅테크의 위용을 보여준 메타 커넥트 행사의 핵심이었던 가상 현실 하드웨어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전해드려요. 이어서 이제 여러모로 시장 지배력이 커진 넷플릭스의 깜짝 실적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올겨울 경기에 대한 작은 힌트가 될 캐나다 구스의 현황을 잠깐 살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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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ARVR #승부수 1. 메타의 자기실현적 예언 |
메타의 연간 제품 발표회인 커넥트(Connect)는 지난 9월 말에 열렸어요. 행사의 주인공은 단연 메타의 가상 현실 헤드셋의 신제품인 퀘스트3였는데요. 더 강력해진 프로세서와 화질, 센서 등이 포함되어 있었지만, 출시 이후 거의 한 달이 되어가는 지금 많은 사용 사례들이 소개되면서 대중들이 진짜로 열광하는 지점이 무엇인지 속속 밝혀지는 중이에요.
지금까지 메타가 이 헤드셋으로 무슨 미래를 그리려는지 잘 그려지지 않았는데, 이제는 대중들도 메타가 무엇을 하려는지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훨씬 기능이 향상된 제품으로 이번에는 사용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어요. |
위의 이미지는 완전한 가상 세계(VR)와 내가 현재 있는 방을 기반으로 구현된 세계(AR)의 차이입니다. 아래 이미지는 헤드셋을 통과해서 보는 현실 세계가 전작 대비 비약적으로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이미지: 메타 커넥트 2023, X 사용자 포스팅) |
처음으로 제품에 열광하는 모습 메타가 이번 커넥트에서 퀘스트3를 공개하며 가장 많은 비중을 할애한 영역은 바로 증강 현실(Augmented Reality)의 유용성입니다. 가상 현실(Virtual Reality)은 주변 시야가 완전히 차단된 상태로 3D 그래픽으로 구현 된 가상 세계로 완전히 몰입 하는 경험인 반면, 증강 현실(혹은 혼합 현실, Mixed Reality)은 카메라를 통해 보이는 현실 세계 위에 가상의 3D 물체들을 구현하는 방식입니다. 앞이 막혀 있는 헤드셋을 통해 AR을 구현하기 위해선 카메라가 필수적인데요. 카메라를 통해 현실 세계를 헤드셋 안쪽으로 비추는 기능을 패스 쓰루 (Pass through)라고 부릅니다. 헤드셋을 통과해서 본다는 의미이죠.
하지만 스크린만 필요한 VR에 비해 AR은 카메라 뿐 아니라 물체의 깊이와 거리 등을 탐지하기 위한 센서까지 필요한 터라, 고성능 카메라와 센서가 이미 탑재 되어 있는 스마트폰 정도가 아니면 본격적인 AR은 기존 VR 헤드셋에선 구현이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전작인 퀘스트2에서는 핸드 트래킹을 위한 기본적인 센서와, 성능이 좋지 않은 카메라 정도가 적용 되어 있을 뿐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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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 게임처럼 피아노를 치는 모습이에요. (이미지: 메타 유튜브) |
사용 케이스를 AR에 완전히 집중해 카메라와 센서에 자원을 많이 쓴 애플 비전 프로의 영향이 있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메타의 이번 퀘스트3 또한 공교롭게도 패스 쓰루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어요. 그 결과, 퀘스트3는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가상 현실 헤드셋 중 가장 뛰어난 패스 쓰루 기능을 가진 제품이 되었고, 사용자들은 뜨겁게 화답하는 중이에요.
퀘스트3를 끼고 마치 리듬 게임을 하듯 피아노를 치는 모습이나 집에 친구의 아바타를 초대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심지어 퀘스트3를 낀 채로 요리를 하는 모습을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더 다양한 사례들은 계속 펼쳐지고 있고요.
제품도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이전과는 확실히 제품을 대하는 사용자들의 온도가 달라졌어요. |
헤드셋을 끼고 레시피 영상을 보며 요리를 하는 모습이나, 친구의 아바타를 초대해 함께 게임을 하는 모습도 구현되는 중이에요. (이미지: 사용자 X(구 트위터) 포스팅) |
또 다른 공간을 만들어 주는 기능 메타가 제시하는 AR의 사용 사례는 위 예시들처럼 사용자가 직접적으로 조작하는, 능동적인 경우에만 한정 되지 않습니다.
"어그먼트(Augments)"라고 불리는 기능은 퀘스트3를 통해 보이는 현실 세계 내에 3D 물체들을 고정해 놓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고정 시켜 놓은 물체들은 사용자와 언제든 상호작용이 가능한 상태로 퀘스트3를 사용하는 동안 계속해서 보이게 됩니다. 마치 가구, 인테리어 소품, 액자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죠. 결과적으로 헤드셋을 끼면 또 새로운 현실 세계의 공간이 만들어지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헤드셋이 대중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다면, '3D 가구 디자이너'와 같은 새로운 직종이 탄생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상상력을 발휘하자면, 이런 3D 가구들이 NFT를 기반으로 거래가 될 수도 있겠죠. 3D 가구들을 만드는 디자이너들은 자신의 작업물이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고 거래되길 희망할 것이고, 소비자들은 자신이 구매한 3D 가구가 유명 디자이너가 직접 만들고 판매한, 유일한 원본임을 증명받고 싶어 할 것이라는 상상도 할 수 있습니다. (모두에게 잊혀진 키워드이지만, NFT는 어쩌면 AR 시대와 함께 돌아올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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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셋을 낀 동안 보이는 액자와 소품의 모습인데요. 헤드셋을 낀 동안은 현실 세계와는 다른 인테리어를 즐기기도 하는 것이죠. (이미지: 메타) |
하드웨어 발전 방향도 잡은 메타 메타 커넥트 2023에서 높은 비중으로 다루어진 또 다른 신제품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레이 벤과 협업하여 만든 레이 벤 스마트 글래스입니다. 레이 벤 스마트 글래스의 주요 기능은 카메라와 메타의 AI 어시스턴트인 메타 AI(Meta AI)의 활용입니다.
테크 유투버 마케스 브라운리(MKBHD)는 최근 분석 영상을 통해 메타의 제품 전략을 양 축으로 나누어 기능을 중심으로 한 퀘스트3, 그리고 편의성과 패션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 글래스로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이 두 축은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천천히 중간에서 만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레이 벤 스마트 글래스는 아직 스크린을 탑재하진 못했습니다만, 분명 기술의 발전을 통해 선글래스나 안경 정도의 크기에도 스크린을 탑재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보입니다. 혹은 더 기술이 발전한다면, 콘택트 랜즈 안에도 스크린을 표시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누구나 스마트폰이라는 무겁고 불편한 기기를 가지고 다닐 필요 없이, 늘 웹과 디지털 세상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통계에 따른 아직 전체 인류 중 60% 언저리가 인터넷 접속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디지털 세상에 접속할 수 있는 폼 팩터(form factor, 제품의 구조 형태)의 진화는, 복잡하고 단단한 기계 덩어리에 불과한 현재 스마트폰을 누구나 소유할 수 있는 정도의 크기와 가격을 가진 다양한 일상 생활의 소품들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말입니다.
앞으로는 안경을 통해 웹에 접근할 수도, 시계를 통해 접근할 수도, 심지어 목걸이나 거울, 반지 등을 통해 웹에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이에요. 그중 가장 현실적인 폼 팩터가 안경 형태인 것이죠. |
애플과 메타도 늘 의식하는 대표적인 테크 유튜버인 마케스 브라운리는 '미래에 언젠가는' 모두가 '얼굴에 컴퓨터를 쓸 것이고', 기기도 점점 작아질 것이라고 보고 있어요. 지금 메타와 애플이 투입하는 자원을 생각하면 (이들에게는) 와야만 하는 미래이기도 하죠. (이미지: MKBHD 유튜브) |
메타와 빅테크가 그리는 미래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메타를 비롯한 애플, 구글 등의 빅테크 기업들은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시간을 디지털 세상에서 보내길 바라고 있죠. 아이폰 이전에는 그것이 집 안에서 의자에 앉아 두꺼운 모니터를 쳐다보는 것이었고, 모바일 이후에는 언제 어디서든 주머니에서 꺼낼 수 있는 작은 스크린으로 변했고요. 시간이 지나며, "디지털 세상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의 정의가 조금씩 변하고 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이제까지 디지털 세상을 경험하는 방법은 물리적으로 평평한 스크린을 쳐다보는 것밖에 없었어요. 최근 발표된 퀘스트3, 내년 초에 출시될 애플 비전 프로 등을 통해 소비자들은 점점 디지털 세상과 현실 세계가 중첩되는 경험에 익숙해지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리고 늘 지니고 다니는 선글라스, 안경, 콘텍츠 렌즈 등을 통해 "컴퓨터와 함께" 현실 세상을 경험하는 일이 자연스러워질 것입니다. 이러한 예측은 빅테크 기업들이 모두 바라고 있는 미래이기도 하고,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상상을 뛰어넘는 자원을 투입하고 있죠.
메타는 지금까지 210억 달러(약 28조 3700억 원)가 넘은 금액을 VR과 AR을 개발하는 리얼리티 랩스 부문에 투자했으며, 애플은 공간 컴퓨팅(Spatial Computing)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내면서, 현재 회사 자원의 많은 부분을 비전 프로 개발에 투입하고 있습니다. AR 혹은 MR이 미래가 될 것이라는 말은 빅테크 기업들의 일종의 자기실현적 예언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By 준. 글로벌 IT 기업에서 일하고 있어요. 스타트업, 웹3, AI 등 새로운 기술이 바꾸어 나가는 세상의 모습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
[스트리밍] #구독자증가 #광고사업 2. 넷플릭스의 실적이 의미하는 것 |
지난주 넷플릭스가 3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했죠. 월스트리트의 예상보다 300만이나 많은 876만의 신규 구독자를 데려온 거예요. 이로써 넷플릭스의 전체 구독자 수는 9월 말 기준 2억 4715만 명이 됐어요. 올 한 해는 구독 포화, 광고 사업의 부진, 할리우드 파업 등으로 스트리밍 서비스에 어려운 시기가 되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 속에서도 넷플릭스는 어떻게 구독자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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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지배력과 그 영향력이 점점 커지는 중인 넷플릭스입니다. |
기대보다 좋은 성적을 낸 요인 작년부터 대대적으로 펼친 광고 포함 요금제 프로모션과 계정 공유 단속 효과가 커졌기 때문이에요. 넷플릭스는 정확한 수치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광고 요금제를 이용하는 사람이 전 분기 대비 약 70% 증가했다고 이야기해요. 광고 요금제를 사용할 수 있는 12개 국가의 신규 가입자 중 30%가 광고 요금제를 사용 중이라고 밝혔고요.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계정 공유 단속도 또 한번 구독자 성장에 기여했어요. 사용자가 정말 보고 싶은 쇼가 생겼을 때 공유 금지 정책을 시행해 가입자를 늘리겠다는 전략인데요. 이를 통해 가입자 수도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여요.
모두 시장에서 회의적으로 바라본 전략들이 성과를 냈습니다. 콘텐츠를 꾸준히 그리고 전략적으로 출시하면서 만든 결과라고 할 수 있죠.
계속 이어갈 콘텐츠 투자가 핵심 구독자 성장에 더해 수익성도 물론 개선됐어요.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7.8% 증가한 85억 달러(약 11조 4270억 원), 순이익은 20% 증가한 16억 7000만 달러(약 2조 2460억 원)를 기록했어요. 여기에는 할리우드 배우 파업이 계속되면서 제작비 지출이 40억 달러(약 5조 3800억 원)가량 줄면서 재무 수치가 좋아진 영향도 있죠. 하지만 파업이 끝나면 제작비가 높아질 것이고, 이는 제작 예산을 늘리지 않는 한 전체적으로 론칭되는 콘텐츠가 늘어나지 않을 것을 의미해요. 수익 개선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더 많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더 큰 지출을 할 것인지, 혹은 지금과 비슷한 수준의 지출을 하면서 더 적은 양의 콘텐츠를 만들 것인지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죠.
유일하게 수익을 내고 비교적 긍정적인 현금 흐름을 보이는 넷플릭스는 일단 콘텐츠 제작 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선택한 것으로 보여요. 올해는 130억 달러(약 17조 4850억 원)를 사용했고, 내년에는 170억 달러(약 22조 8650억 원)를 사용할 예정인데 이는 2022년과 2021년에 (합쳐서) 지출한 340억 달러(약 45조 7300억 원)보다 적은 금액이에요.
하지만 전체적인 콘텐츠 비용이 줄어든 올해도 전략적으로 아시아 시장에 이 비용을 증대해 배치하면서 구독자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도 했어요. 내년에도 비슷한 수준의 콘텐츠 비용을 지출하는 건 전체적인 업계의 성장이 느려진 가운데 (그리고 경기 하강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기본이 되는 콘텐츠에 대한 투자는 차질 없이 이어가겠다는 계획이기도 합니다. 여러모로 시장 지배력 커지는 중
넷플릭스는 파업이 끝나면 구독료도 인상할 계획이에요. 하지만 광고 포함 요금제 가격은 그대로인데요. 이는 더 많은 사람들이 광고 요금제로 신규 가입하거나 이동하게 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됩니다. 가입자 증대를 이어가면서 충분한 광고 수익을 낼 수 있는 가입자를 모으겠다는 전략이기도 하죠. 늘어나는 광고 요금제 이용자와 함께, 넷플릭스는 광고주를 위한 더 많은 툴도 만들고 있어요. 최근 광고 사업팀의 리더를 바꾼 넷플릭스는 앞서 광고를 본 후 몇 편을 몰아보면, 다음 편에서는 광고를 보지 않게 해주는 '빈지(binge)' 광고 포맷이나, 처음으로 기획한 라이브 스포츠 행사인 골프 대회 '넷플릭스 컵'에 후원을 받는 등 새로운 광고 상품 기획을 이어가는 중이에요.
물론 넷플릭스의 이런 움직임은 점점 더 커질 스트리밍 광고 시장을 바라보는 것이기도 해요. 저렴한 광고 구독제로 유인해도 수익을 더 키울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 가는 중이고요. (경쟁자들도 이런 넷플릭스의 전략을 바라보고 있죠)
이전만큼의 성장이 어려워진 시장에서 넷플릭스는 결국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을 마련했습니다. 새로운 전략들을 성공 시키면서요. 시장은 점점 넷플릭스가 각종 움직임을 선도하고, 그 비중과 지배력이 커지면서 '넷플릭스 그리고 기타 서비스들' 시장이 되어가는 중이라는 시선도 커지는 중입니다.
- By 핀핀. 콘텐츠 스타트업을 거쳐 IT 회사에서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주요 미디어 플랫폼들의 동향과 새로운 미디어 스타트업들의 시도들에 관심이 많습니다. |
[리테일] #중국경기 #단신 3. 캐나다 구스가 보여주는 전망 |
겨울을 앞둔 캐나다 구스의 판매 전망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어요. 경기 하강 국면 그리고 따뜻한 날씨까지 겹친 탓이죠. 무엇보다 중국 시장의 경기가 점점 안 좋아지는 상황이 회사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주가도 최근 2017년 상장 이래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상황이에요. |
캐나다 구스의 성장은 중국 시장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
중국 시장이 절대적인 상황 캐나다 구스는 전 세계적으로도 인기가 커지면 성장해 왔지만, 성장의 큰 부분은 중국 시장이 차지했어요. 현재 판매량의 25%가 중국에서 나오는 중이고, 해외를 관광하는 중국인 수요를 고려하면 이보다 훨씬 더 높을 수 있다는 예상이에요. 부동산 시장 위기로 인해 경기가 어려운 국면이 계속되는 중이고, 거기에 더해 유례없는 청년 실업률은 캐나다 구스와 같은 브랜드에게는 직격탄이라는 것이죠.
특히나 겨울 시즌을 앞두고 한창 판매를 당겨야 하는 이들 입장에서는 주력 시장의 부진 앞에서 특별한 전략으로 판매를 끌어올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요. 지난겨울에도 장기간 코로나 봉쇄를 풀었던 중국에서의 수요 회복을 기대했으나, 다시 감염이 확산하는 통에 판매 부진이 이어졌는데, 바로 한 해 지나 좋지 않은 상황을 맞이한 것이에요.
경기 하락과 예상되는 성장통 이탈리아의 몽클레르 같은 브랜드가 라이벌로 지목되기도 하지만, 캐나다 구스 파카의 상징성은 특별합니다. 특유의 패치와 디자인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그 브랜드 가치도 커졌고요. 스위스는 시계 브랜드인 롤렉스, 영국은 자동차 브랜드 레인지 로버가 있다면 캐나다는 럭셔리 아웃도어 의류인 캐나다 구스가 있다는 인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도 밝혀 왔죠.
이런 목표를 두고 2016년에 처음으로 자체 매장을 내기 시작한 이들은 이후 고속 성장을 거듭해 왔어요. 2015년 2억 1840만 캐나다 달러(약 2150억 원)이던 매출은 2020년에 9억 5810만 달러(약 9450억 원)가 되었죠.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2021년은 역성장했지만, 2022년 11억 캐나다 달러(약 1조 850억 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면서 수요가 굳건함을 보여주었죠. 2023년도에도 일단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요.
하지만 경기가 하강하는 국면에서 200만 원이 넘는 파카를 판매하는 이들에게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제품 라인이나 판매 전략이 뚜렷이 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왔지만 대표적인 파카의 상징성이 워낙 큽니다.
데자뷔를 넘어선 진짜 위기 따뜻한 겨울로 인해 판매가 부진할 것이라는 예상은 데자뷔이기도 해요. 캐나다 구스는 이런 예상들이 무색하게 큰 성장을 이어왔어요. 단적으로는 7년 전에도 미국과 유럽의 따뜻한 겨울 날씨로 인해 파카와 같은 의류 수요가 떨어졌지만, 캐나다 구스만큼은 날씨가 따뜻해도 사람들이 입는 '패션템'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았어요. 진정한 전성기가 시작된 시절이죠.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는 전망입니다. 중국의 경기 침체는 많은 리테일 브랜드 그리고 특히 럭셔리 브랜드들에게 좋지 않은 신호인데, 따뜻한 겨울까지 겹친다면 겨울이 제철인 캐나다 구스에게는 더욱 안 좋은 상황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저금리 시대와 특별한 경제 위기가 없던 지난 10여 년간 큰 성장을 해온 이들에게는 오랜만에 큰 시험대가 될 것으로 예상돼요. |
[거시경제] #롱폼아티클 4. 기시다의 #바이재팬은 성공할까? |
일본 경제에 대한 낙관은 지속되고 있어요. 팬데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중국 경기가 침체하는 사이 일본으로 방향을 돌린 투자금, 그리고 초엔저를 감수하고 버티고 버틴 일본은행의 전략 덕분에 물가가 오르기 시작했고 이는 앞으로 일본 경제 활력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임금 인상으로 이어지는 중이죠.
하지만 아직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시선도 물론 있습니다. 실질적인 투자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고착화된 일본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이에요. 과거에도 오랫동안 이어진 침체 탈출의 기회가 여러차례 있었어요. 하지만 새로운 사업을 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 증대, 그리고 늘 불투명한 일본 기업들의 지배구조가 투명해져 개선되지 않으면 자금의 흐름이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죠.
최근 커피팟의 롱폼 아티클인 [안젤라의 매크로 시선]은 일본이 '장기' 디플레이션을 탈출해 '장기적인' 성장 구조를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다는 점을 명확하게 짚습니다. 하지만 과거의 실수를 또 반복해서는 일본 경제의 회복이 지속되기 어렵다는 점 역시 콕 짚습니다.
결국 구조적인 변화가 함께 일어나야지만, 여러 가지 행운이 섞인 요소들이 가져온 기회를 지속 성장으로 끌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이죠. |
☕️☕️ 샷 추가하고 도움 될 이야기 받으세요! 해외 경제의 주요 이슈를 포함해 빅테크, AI, 리테일, 미디어, 에너지 등에 걸친 산업과 기업 이야기를 전합니다. 지금 살펴봐야 할 해외 비즈니스의 맥락을 놓치지 않고 받아보실 수 있어요. 커피팟 저자들과 함께하는 오프라인 [모임]에도 참여할 수 있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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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coffeepot.me
© COFFEEPOT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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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가 이번 커넥트에서 퀘스트3를 공개하며 가장 많은 비중을 할애한 영역은 바로 증강 현실(Augmented Reality)의 유용성입니다. 가상 현실(Virtual Reality)은 주변 시야가 완전히 차단된 상태로 3D 그래픽으로 구현 된 가상 세계로 완전히 몰입 하는 경험인 반면, 증강 현실(혹은 혼합 현실, Mixed Reality)은 카메라를 통해 보이는 현실 세계 위에 가상의 3D 물체들을 구현하는 방식입니다.
앞이 막혀 있는 헤드셋을 통해 AR을 구현하기 위해선 카메라가 필수적인데요. 카메라를 통해 현실 세계를 헤드셋 안쪽으로 비추는 기능을 패스 쓰루 (Pass through)라고 부릅니다. 헤드셋을 통과해서 본다는 의미이죠.
하지만 스크린만 필요한 VR에 비해 AR은 카메라 뿐 아니라 물체의 깊이와 거리 등을 탐지하기 위한 센서까지 필요한 터라, 고성능 카메라와 센서가 이미 탑재 되어 있는 스마트폰 정도가 아니면 본격적인 AR은 기존 VR 헤드셋에선 구현이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전작인 퀘스트2에서는 핸드 트래킹을 위한 기본적인 센서와, 성능이 좋지 않은 카메라 정도가 적용 되어 있을 뿐이었죠.
헤드셋이 대중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다면, '3D 가구 디자이너'와 같은 새로운 직종이 탄생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상상력을 발휘하자면, 이런 3D 가구들이 NFT를 기반으로 거래가 될 수도 있겠죠. 3D 가구들을 만드는 디자이너들은 자신의 작업물이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고 거래되길 희망할 것이고, 소비자들은 자신이 구매한 3D 가구가 유명 디자이너가 직접 만들고 판매한, 유일한 원본임을 증명받고 싶어 할 것이라는 상상도 할 수 있습니다. (모두에게 잊혀진 키워드이지만, NFT는 어쩌면 AR 시대와 함께 돌아올지도 모르겠어요.)
메타 커넥트 2023에서 높은 비중으로 다루어진 또 다른 신제품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레이 벤과 협업하여 만든 레이 벤 스마트 글래스입니다. 레이 벤 스마트 글래스의 주요 기능은 카메라와 메타의 AI 어시스턴트인 메타 AI(Meta AI)의 활용입니다.
레이 벤 스마트 글래스는 아직 스크린을 탑재하진 못했습니다만, 분명 기술의 발전을 통해 선글래스나 안경 정도의 크기에도 스크린을 탑재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보입니다. 혹은 더 기술이 발전한다면, 콘택트 랜즈 안에도 스크린을 표시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누구나 스마트폰이라는 무겁고 불편한 기기를 가지고 다닐 필요 없이, 늘 웹과 디지털 세상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통계에 따른 아직 전체 인류 중 60% 언저리가 인터넷 접속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디지털 세상에 접속할 수 있는 폼 팩터(form factor, 제품의 구조 형태)의 진화는, 복잡하고 단단한 기계 덩어리에 불과한 현재 스마트폰을 누구나 소유할 수 있는 정도의 크기와 가격을 가진 다양한 일상 생활의 소품들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말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메타를 비롯한 애플, 구글 등의 빅테크 기업들은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시간을 디지털 세상에서 보내길 바라고 있죠. 아이폰 이전에는 그것이 집 안에서 의자에 앉아 두꺼운 모니터를 쳐다보는 것이었고, 모바일 이후에는 언제 어디서든 주머니에서 꺼낼 수 있는 작은 스크린으로 변했고요.
시간이 지나며, "디지털 세상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의 정의가 조금씩 변하고 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이제까지 디지털 세상을 경험하는 방법은 물리적으로 평평한 스크린을 쳐다보는 것밖에 없었어요. 최근 발표된 퀘스트3, 내년 초에 출시될 애플 비전 프로 등을 통해 소비자들은 점점 디지털 세상과 현실 세계가 중첩되는 경험에 익숙해지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리고 늘 지니고 다니는 선글라스, 안경, 콘텍츠 렌즈 등을 통해 "컴퓨터와 함께" 현실 세상을 경험하는 일이 자연스러워질 것입니다. 이러한 예측은 빅테크 기업들이 모두 바라고 있는 미래이기도 하고,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상상을 뛰어넘는 자원을 투입하고 있죠.
올 한 해는 구독 포화, 광고 사업의 부진, 할리우드 파업 등으로 스트리밍 서비스에 어려운 시기가 되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 속에서도 넷플릭스는 어떻게 구독자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을까요?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계정 공유 단속도 또 한번 구독자 성장에 기여했어요. 사용자가 정말 보고 싶은 쇼가 생겼을 때 공유 금지 정책을 시행해 가입자를 늘리겠다는 전략인데요. 이를 통해 가입자 수도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여요.
하지만 파업이 끝나면 제작비가 높아질 것이고, 이는 제작 예산을 늘리지 않는 한 전체적으로 론칭되는 콘텐츠가 늘어나지 않을 것을 의미해요. 수익 개선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더 많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더 큰 지출을 할 것인지, 혹은 지금과 비슷한 수준의 지출을 하면서 더 적은 양의 콘텐츠를 만들 것인지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죠.
유일하게 수익을 내고 비교적 긍정적인 현금 흐름을 보이는 넷플릭스는 일단 콘텐츠 제작 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선택한 것으로 보여요. 올해는 130억 달러(약 17조 4850억 원)를 사용했고, 내년에는 170억 달러(약 22조 8650억 원)를 사용할 예정인데 이는 2022년과 2021년에 (합쳐서) 지출한 340억 달러(약 45조 7300억 원)보다 적은 금액이에요.
여러모로 시장 지배력 커지는 중
늘어나는 광고 요금제 이용자와 함께, 넷플릭스는 광고주를 위한 더 많은 툴도 만들고 있어요. 최근 광고 사업팀의 리더를 바꾼 넷플릭스는 앞서 광고를 본 후 몇 편을 몰아보면, 다음 편에서는 광고를 보지 않게 해주는 '빈지(binge)' 광고 포맷이나, 처음으로 기획한 라이브 스포츠 행사인 골프 대회 '넷플릭스 컵'에 후원을 받는 등 새로운 광고 상품 기획을 이어가는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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