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진짜 문제

AI만이 아닌 애플의 문제

2025년 8월 1일 금요일
애플은 간밤에 좋은 분기(회계연도 2025년 3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시장도 모처럼 좋은 반응을 보였죠. 하지만 이를 마냥 좋아할 분위기는 아닙니다. 애플은 AI 개발 흐름에서 뒤처졌다는 평가 외에도 서비스 부문에 단기간 내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변수까지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기억하시나요? 애플이 에픽 게임즈와 벌인 반독점 소송구글의 반독점 소송? 지난 몇 년간 이어진 이 소송들은 결국 그 결과가 나오면서 드디어 영수증을 내밀기 시작했는데요. 

애플의 서비스 부문이 만들어내던 수익을 바로 타격하는 이 이슈들은 AI 레이스보다도 더 급한 문제일 수 있습니다. 


[빅테크] #애플 #서비스부문
애플의 진짜 문제
서비스 부문이 받는 타격
애플은 관세 덕분에 지난 분기 매출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간밤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6월말에 끝난 분기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가 늘었고, 아이폰 매출은 13% 증가했습니다. 중국에서 대부분 생산하는 아이폰과 각종 기기에 관세가 붙어 가격 인상이 될 것이라고 본 미국 소비자들이 기기 구매를 서두른 결과이기도 합니다.

매출 증가의 이유가 물론 그것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중국에서도 오랜만에 매출이 반등해 4% 증가한 덕도 봤습니다.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하드웨어의 매출이 꾸준했던 것이죠. AI 모델 개발이 늦어지고, AI 경주에서 뒤처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큰 상황 속에서도 기기에 대한 수요는 반등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직 자체적으로 뚜렷한 AI 전략이 없어 보이는 애플이지만, 자신들의 생태계 내에 AI 기능과 서비스가 원활히 돌아갈 포석을 깔고 있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고 전해드렸죠. 하지만 그 전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매출의 25% 그리고 매출총이익의 40% 가까이를 차지하는 서비스 부문이 앞으로 받을 타격입니다.

서비스 부문 중에서도 가장 핵심인 매출이 크게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월스트리트저널이 먼저 이를 짚어냈습니다.

  • 일단 서비스 부문 매출의 30%를 넘게 차지하는 앱스토어는 반독점 판결의 영향으로 앞으로 자동으로 거두어들이던 수수료 매출을 잃을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앱 개발자들은 앞으로 자신들의 웹사이트에서 직접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되었죠.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다운로드한 앱에서 구독이나 판매 매출이 발생하면 15~30%의 수수료가 애플로 가게 되어 있는 구조였습니다. 만약 애플이 수수료를 못 걷게 된다고 하면 (최악의 경우) 전체 순이익의 10%가 날아갈 수 있다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 애플의 웹브라우저인 사파리(Safari)는 현재 구글의 검색엔진이 탑재되어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검색엔진을 탑재해 광고 수익을 위한 데이터를 챙길 수 있는 대신 구글은 애플에게 매년 약 200억 달러(약 28조 1080억 원)를 내고 있다고 알려졌죠.

    하지만, 역시나 미 법무부와 반독점 소송에서 패소한 구글은 이 계약을 더는 이어갈 수 없다는 명령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아직 확정 전이지만, 계약이 해지될 가능성이 더 커보이죠. 반영할 비용도 거의 없어서 대부분 이익으로 잡히는 이 수익은 애플 전체 영업이익의 19%를 차지하는데, 이 마저 날아가고 대체를 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애플이 만들어 온 높은 이익률은 서비스 부문이 잘 성장해 온 덕분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애플은 AI도 급하지만, 당장 이 매출이 빠지지 않는 방법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급선무이기도 하죠.

어느덧 몇 년간 이어온 반독점 소송들은 티는 나지 않지만 애플(과 구글)에 작지 않은 타격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서비스 부문이 전체 매출의 4분의 1을 차지합니다. 특히 이익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요. (데이터: 애플, 뱅크오브아메리카 추정치)
팀 쿡이 F1에 신경 쓴 이유  
그런 이유 때문인지 애플과 CEO인 팀 쿡은 최근에 의외의 움직임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바로 <F1: 더 무비>의 개봉에 맞춰 팀 쿡이 전설적인 선수인 루이스 해밀텅과 함께 직접 버라이어티 매거진과 특집 인터뷰를 한 것이죠.

유난히 이번 영화에 신경을 많이 쓰고는 있었지만, 애플 티비+ 때문만이 아니고 애플 티비+가 빠르게 반등해서 적자 구조를 탈피하고, 새로운 수익원이 더 빨리 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애플은 지금 서비스 부문을 띄워야만 하는 이유가 명확한 상황이죠. 앞으로 이렇게 애플 티비+라는 서비스에 더욱 이목을 집중 시키고 성장을 시키기 위한 과정을 시작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아이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더 크게 확대하는데 한계가 있는 아이클라우드 서비스 혹은 그 이익률을 키우기 쉽지 않은 애플 뮤직보다도 애플 티비+의 성장 가능성이 큽니다. 무엇보다 케이블 티비 산업 전체가 이제는 스트리밍으로 매출을 이전하는 중에 애플도 그 파이를 잡을 필요가 있는 것이죠. 애플 티비+가 앞으로는 애플 서비스 부문의 성장 드라이버가 확실히 되어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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