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커진 빅오일의 베팅

1. 빅오일이 사는 세상, 2. 다시 멀어지는 자율주행?, 3. 리나 칸의 아마존 카드
오늘은 최근 큰 움직임을 보여준 석유 업계의 공룡들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전해드립니다. 엑손모빌과 쉐브론은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대형 에너지 기업을 각각 인수하기로 했는데요. 이들이 지금 석유와 가스에 더 큰 베팅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어서 많은 실험과 투자가 이어지는 중인 자율주행 차량의 현황도 짚어봅니다. 최근 GM의 로보택시 사업인 크루즈는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르면서 현재 도로에서 시행 중인 무인 테스트 허가가 중지되었어요. 많은 기업들이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완전 자율주행에 다가가는 데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도 보입니다. 도로 위에서 실험이 되고 있으니 가까이 온 듯하지만, 아직 먼 이야기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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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엑손모빌 #쉐브론
1. 더 커진 빅오일의 베팅
엑손모빌과 쉐브론, 미국의 두 대표적인 석유회사이죠. 유럽의 BP, 쉘, 토탈에너지와 함께 서구권의 '빅오일'이라고도 불리는 이들은 이번 달에 각각 595억 달러(약 80조 3250억 원) 그리고 530억 달러(약 71조 5500억 원)에 이르는 초대형 인수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전기차는 몇 년 안에 대세가 될 것이 확실해지고, 재생에너지의 발전 단가가 화석 연료보다 저렴해지고 있죠. 국제에너지기구(IEA)와 같은 대표 기관까지 2030년 전에 화석 연료의 수요가 정점을 맞이한다고 하는 중이고요. 이렇게 에너지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만들어지는 가운데 이들도 미래를 위한 새로운 기술과 사업에 투자한 것일까요? 

정답은 '아니오' 입니다. 이들은 경쟁사인 석유 기업을 인수해 자신들의 덩치를 키우는 선택을 했습니다. 에너지 업계는 새로운 기술로 그 변화가 더 빨라지고 있는데, 이들은 왜 이런 선택을 한 걸까요?
화석 연료 산업의 황혼이 오래 갈 것이라는 불확실한 베팅이기도 합니다. (이미지: 파이어니어 내추럴 리소시스)
거대한 베팅을 한 이유
엑손모빌은 셰일 가스 및 오일 기업인 파이어니어 내추럴 리소시스(Pioneer Natural Resources)를 595억 달러에 인수했고, 쉐브론은 석유 및 가스 기업인 헤스 코퍼레이션(Hess Corporation)을 530억 달러에 인수했어요. 두 회사 모두 북미와 중남미에 생산의 대부분을 가지고 있는, 미국 포춘 500 기업에 들어가는 에너지 재벌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꽤나 영향력이 큰 대표적인 석유 기업들입니다.

두 기업의 이런 행보는 앞으로도 일정 기간 동안은 석유 수요의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데 베팅한 것이기도 합니다. 또 이들이 미주 대륙에 한정한 자원을 가진 기업에 투자한 이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동의 정세 불안 등 계속 이어지는 지정학적인 리스크로 자원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는 상황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은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지역에서의 자원을 확보하고 지속해서 자사의 공급량을 증대해 얻는 이익을 노리는 것이죠. 엑손모빌의 경우, 회사의 에너지 전환 및 신규 사업 투자를 목표로 진행된 행동주의 투자의 승리로 3명의 새로운 이사진이 선임되었었는데요. 이사진 전원이 이번 인수에 찬성하고 나섰어요. 

하지만 이들의 이런 모습은 향후 줄어들 화석 연료 수요를 고려하면, 시장에 서 있는 마지막 기업이 되기 위한 경쟁을 펼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평가도 나오는 중이에요. 소위 '라스트 맨 스탠딩(Last man standing)' 전략이죠. 결국 성장하지 않는 산업이 될 가능성이 높은 시장에서 더 큰 파이를 차지하고, 현금 흐름을 확대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비슷한 인수를 진행할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죠.

수요가 줄어든다는데
일각에서는 이들의 움직임이 석유를 비롯한 화석 연료 사업의 예상보다 오래 건재할 것임을 보여준다라고도 했지만, 장기적으로 보는 시장의 흐름은 이와 다릅니다.

IEA는 최근 석유와 가스 그리고 석탄의 소비는 모두 2030년 전에 정점을 치고 내려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어요. 각국 정부가 현재 수준의 정책만 유지해도 2030년 전에 정점이 온다는 것입니다. 2030년 즈음에 정점을 칠 것이라는 기존에 내놓았던 전망을 업데이트한 것이에요. 

전기차의 부상 그리고 각국에서 커지는 재생에너지 발전 속도를 고려하면 대표적인 화석 연료의 수요는 줄어들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는 것이죠. 중국의 전기차 시장이 워낙 빠르게 크고 있어, 큰 부분을 차지하는 차량 연료 수요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죠.

이 말은 향후 대규모 석유 및 가스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는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기도 합니다.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서 새로운 사업에 투자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향후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 (기존 자원에 대한 투자가 아닌) 새로운 자원에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기도 합니다. 
현재 전 세계 각 정부의 관련 정책을 고려했을 때 2030년 전에 모든 화석 연료 소비는 모두 정점을 치고 내려온다는 IEA의 전망입니다. (이미지: 세계 에너지 전망 2023, IEA)
물론 현재 수준의 정책이 유지된다는 시나리오 하에서는 전 세계의 석유와 가스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지는 않습니다. 증가하지 않고 2050년까지 30여 년에 걸쳐 현상 유지를 하면서 조금씩 줄어드는 것이죠. 그렇다면 기존 화석 연료 기업들로서는 자신들의 시장 점유율을 키우는 전략을 고수하는 것이 좋을 수 있습니다. 활용 자원이 많을수록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면서 이익을 낼 수 있는 여지를 만들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까지 각국 정부가 기후위기 대처를 위해 도입하겠다고 한 정책과 서약들을 모두 실행한다면 화석 연료의 수요는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2050년 즈음에 석유 생산량은 지금의 절반 수준인 하루 5500만 배럴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있습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이러한 정책과 흐름에 발맞추어 에너지 전환을 위한 투자에 나서라는 것이 빅오일 기업들에게 요구되고 있는 것이고요.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닌데
엑손모빌과 쉐브론의 입장에서 보면 최근 몇 년 사이 정부로부터 받는 요청이 양극단을 오가고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은 지점도 있습니다. 어쨌든 석유 가격이 오르면 (최근 미국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정부는 물가 안정화를 위해 이들에게 더 많은 생산을 하라고 요구하는데, 다른 한편에서는 화석 연료 투자를 줄이고 재생에너지 시대로의 전환에 투자하고 준비하라는 압박을 하고 있다는 것이죠.

또한, 가장 중요한 기능을 하는 자원이기에 공급 체인의 안정화는 아주 중요합니다. 하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완전히 바뀐 EU의 발전 시장은 재생에너지가 가스 사용 비중을 앞서고 그 격차를 점차 벌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재생에너지를 채우는 것은 에너지 전환을 이루는 중인 새롭게 부상한 재생에너지 기업들과 유럽의 기존 에너지 기업들이기도 하죠. 

미국은 이미 IRA(인플레이션감축법)로 인한 전기차 및 재생에너지 투자 붐도 일어났습니다. 전기차와 재생에너지는 이제 미국과 중국의 가장 큰 기술 경쟁 중 하나이고요. (물론 최근에는 수요가 기대만큼 커지지 않고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전 세계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 생산에 사활을 걸고 있죠) 엑손모빌과 쉐브론은 이번 거래가 미국의 에너지 안보를 한층 더 강화할 수 있는 계기라고도 설명하지만, 관련해서는 어떤 효과가 있을지는 뚜렷하지 않습니다. 

쉐브론의 CEO인 마이크 워스(Mike Wirth)는 인수 뉴스가 나간 이후 진행한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IEA의 시나리오가 맞지 않은 것 같다는 점을 피력하면서 쉐브론의 핵심 제품들은 향후 수십 년간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어요. 산유국이 뭉친 OPEC은 (당연히) 석유 수요가 2045년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고요.

물론 수요는 향후 수십 년간 일정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이어질 수 있습니다. IEA의 전망도 틀릴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로서는 그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는 확신을 할 수 없는 것이 핵심이기도 하죠. 줄어들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이 현재의 상황이고요. 

결국 점차 작아지는 산업 속에서 누가 더 점유율을 차지하느냐의 경쟁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빅오일 기업은 에너지 전환과 새로운 사업에 대한 투자보다는 기존의 베팅을 유지하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을 한 것이기도 합니다. 아직까지는 말이죠.

[모빌리티] #로보택시 #중단
2. 여전히 먼 일상의 자율주행
최초의 로보택시였던 크루즈가 그 자격을 잃을 위기에 빠졌어요.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지면서 무인 주행 허가를 내줬던 캘리포니아 교통 당국에서 운행을 중단시켰기 때문이에요. 

작년 말 자율주행 사업을 포기한 포드의 첨단 기술 책임자는 자율주행이 "사람을 달에 올려놓는 작업보다 어려운 작업"이라고 비유했는데요. 자동차의 전동화 흐름과 함께 핵심 변화의 축으로 등장한 자율주행이 우리 일상 속에 도달하려면 아직은 많은 시험을 통과해야 할 것으로 보여요.
일단 크루즈를 비롯한 로보택시 사업은 큰 차질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미지: 크루즈)
로보택시 자격 정지
캘리포니아 차량국(California Department or Motor Vehicles)은 지난 10월 24일 GM의 로보택시 사업인 크루즈(Cruise)의 무인 테스트 허가를 즉시 중단한다고 밝혔어요. 중단의 이유는 크루즈의 성능이 대중 운행에 안전하지 않고, 자율운행 안전과 관련된 정보가 허위로 표기되었으며, 공공도로에서 자율주행 테스트를 수행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에요. 

이번 조치는 크루즈가 지난해 6월 캘리포니아 공공사업위원회(Caifornia Public Utilities Commission, CPUC)로부터 무인 로보택시 상용 운행(Driverless Deployment) 승인을 받은 지 약 1년 반 만에 전격 중지된 것이에요. 당시 크루즈는 안전 요원이 동승한 로보택시 상용 운행보다 한 단계 위인 무인 운행 자격을 구글의 웨이모(Waymo)보다 먼저 따내면서 '최초의 로보 택시' 타이틀을 따냈어요. 물론 CPUC는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이 명백해질 경우 언제든지 자율주행차 허가를 정지하거나 취소할 권한이 있음을 명시했어요.

차량국은 이번 운행 정지 기간을 특정하지 않았습니다. 크루즈가 당국의 요구를 충족할 때까지 허가를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해요. 다만 이번 조치는 안전 운전자가 운전석에 앉아있는 형태의 자율주행 테스트 허가까지 정지시키는 것은 아니에요.

당분간 셧다운 결정
지난해 첫 로보택시 운행을 개시할 당시 CPUC는 크루즈가 제출한 안전 운행계획이 현재로서 충분하다고 판단했어요.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 크고 작은 사고가 계속 발생했어요.

가장 위중했던 건은 이달 초 일어난 사고예요. 일반 운전자가 운전하던 차량이 여성 보행자를 치고 도주하는 과정에서 무인 주행 중이었던 크루즈의 주행 경로로 피해자를 몰아넣었는데, 크루즈 차량이 보행자 위에 멈춰서면서 더 큰 부상으로 이어졌어요. 크루즈 차량은 여성이 차량 아래에 있는 동안 시속 11킬로미터로 약 6미터 가량 추가로 이동한 뒤에야 멈췄어요.

그동안 크루즈의 차량이 시멘트를 양생 중인 공사 구간에 진입하는 해프닝 같은 사고들도 있었지만, 공공안전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사례도 쌓여왔습니다. 지난 8월 크루즈의 차량이 소방차과 충돌한 사건을 포함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8월까지 무인 자율주행 차량이 소방 활동을 방해한 경우가 60건에 이른다고 합니다. 화재 발생에 따라 예외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소방 차량의 특수성을 무인 차량이 즉각적으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죠.

크루즈는 샌프란시스코 외에도 피닉스와 텍사스 오스틴에서 제한적으로 크루즈를 운영하고 있었어요.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상업적 운영은 아니었지만, 캘리포니아 당국의 운행 정지 조치로 미국 전역에서 모든 무인 운전 운영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중단으로 GM의 로보택시 사업 계획에는 큰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당초 GM은 크루즈의 서비스를 미 전역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였어요. GM은 2016년 초 크루즈를 인수했고 얼마 전까지도 크루즈를 통해 10년 안에 500억 달러(약 67조 90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자신했어요. 하지만 크루즈는 지난해 매출이 1억 200만 달러(1385억 원)인데, 비용만 33억 달러(약 4조 4000억 원)가 들어갔어요.
이렇게 도로 위에 멈춰 서면 곤란하죠. (이미지: 블룸버그 영상)
투자는 계속되는 중
GM의 자율주행 사업이 순탄치 않은 길을 가고 있지만 자율주행에 대한 투자는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어요. 최근 메르세데스 벤츠는 테슬라보다 먼저 미국에서 레벨3 자격을 취득하기도 했죠. 벤츠는 작년 5월에 독일의 일부 도로에서 레벨3 운행 자격을 얻었는데, 테슬라보다 먼저 미국에서 레벨3를 인정받은 것이에요. 레벨3은 자동차가 움직이는 동안 운전자가 운전대에 손을 얹거나 도로에 시선을 둘 필요가 없어요. 비디오를 보거나 이메일을 보내고, 책을 읽을 수 있어요.

물론 최대 40마일(64km/h) 이하로 특정 고속도로에서 운전할 때만 적용돼요. 견고한 중앙 분리대가 있고 양쪽에 최소 2개 차선이 있는 고속도로에 있어야 하며 표면이 건조해야 합니다. 레이더와 카메라는 비, 눈, 얼음 또는 어둠 속에서 도로를 제대로 읽을 수 없기 때문이에요.

이외에 독립 무인 배송 기술업체인 스택AV(Stack AV)은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 이상의 지원을 받아 새로운 자율주행 트럭 스타트업을 출범시켰어요. 포드와 폭스바겐이 작년 폐쇄한 자율주행 사업이었던 아르고(Argo)를 운영한 핵심 멤버가 이끄는 회사로 반복적인 경로와 고속도로 주행을 포함하는 무인 배송에는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하기에 적합하다는 판단에 따라 사업을 준비 중이에요. 

혼다 자동차는 GM의 크루즈와 함께 일본 도쿄에서 2026년 개시를 목표로 자율 운전 택시 서비스를 준비 중이에요. 운전석이 없는 박스형 자동차인 오리진(Origin)을 기반으로 도쿄 중심부에서 수십 대의 차량으로 시작, 500대의 차량으로 확장하는 게 목표예요.

전기차 산업이 가장 크게 성장한 중국도 역시 자율주행 기술에 열을 올리고 있어요. 폭스바겐의 투자를 받은 중국 전기차 업체인 샤오펑(Xpeng)은 유럽의 고속도로에 적용되는 자율주행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 준비 중이고, 중국의 지위에(Jiyue)는 테슬라와 비슷한 방식으로 주변 사물 환경을 인식하는 순수 비전 접근방식을 사용한 자율 주행 기술을 탑재한 전기차를 출시하고 있어요. 지위에는 지리자동차와 중국의 빅테크인 바이두의 합작 투자로 만들어졌죠.

사람보다 안전한 AI?
이처럼 자율주행 사업에 막대한 투자금이 흘러간 지도 수년이 흘렀고 투자도 계속되는 중이지만, 여전히 일상 속에서 완전한 자율주행을 경험하고 있지는 못해요. 테스트 기간만 계속 길어지고 있죠.

자율주행 차량은 사람의 눈으로 봤을 때는 너무도 명확한 오류 상황에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가 가끔 있어 일상 생활에 적용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비판을 피해 가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에요. 소방차가 도로에서 비키라고 사인을 보내거나 시멘트 양생 중인 도로를 봤을 때 일반 운전자라면 당연히 피해야 할 것을 AI는 아직 피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해요. 

물론, 자율주행에 대한 투자 이유는 운전자의 육체적, 정신적 자유를 준다는 이점에 더해 도로 전반의 안전성을 더 높여준다는 기대 때문이죠. 미국에서는 운전자의 다양화가 도로 사정을 더 안전하게 한다는 여러 연구가 있는데요.

일례로 우버, 리프트와 같은 승차 공유 서비스의 등장으로 음주운전 등의 가능성이 줄어들게 되면서 사고율이 줄었다는 주장이 있어요. 전미경제연구소 NBER(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의 2021년 연구자료에 따르면 우버라는 한 차량 공유 서비스 회사의 존재가 결과적으로 2019년에만 500명에 가까운 목숨을 살렸다고 해요.

마찬가지로 로보택시가 사고 발생 가능성을 크게 줄여준다는 조사도 있어요. 크루즈가 미시건 대학과 버지니아 공대 교통연구소(Virginia Tech Transportation Institute, VTTI)와 함께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자율주행 차량이 추돌사고에 연루될 확률이 50% 적고, 인명사고와 관련된 추돌 사고에 연루될 확률은 70%나 적다고 해요. 

아직 오지 않은 미래
안전성에 대한 이점 때문에라도 자율주행을 향한 연구와 투자는 계속되고 있어요. 또한 다양하고도 심도있는 논의와 시행착오 끝에 언젠가는 상용화될 거예요. 하지만 그 논의는 수년째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다는 게 문제예요. AI가 예측하지 못한 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순발력 있는 주행 기술'을 만드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또 정확히 어느 수준의 주행능력이 교통 당국으로부터 ‘안전하다’고 허가를 받는 수준이 되는 것인지도 애매해요. 어디서도 공통적인 기준을 정하지 못하는 것은 큰 허들로 꼽힙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자율주행 허가 여부에 대한 결정을 각 사례별로 살피고 서비스 제공 회사의 자료에 의존하고 있어요. 주 별로 기준도 모두 달라요. 캘리포니아에서 CPUC의 이번 결정은 다른 주와 아무런 관련이 없어요.

지속적인 투자와 테스트로 기술이 발달하고, 다양한 사업자의 주행 사례가 쌓이면 언젠가는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아직 그 시점이 언제일지 알 수 없어요. 일반 도로 위에서 테스트가 진행 중인 자율주행은 일상에 가까이 다가온 듯하면서도 여전히 멀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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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롤라인. 언론사와 스타트업을 거쳐 현재는 전기차 업계에서 일하고 있어요. 최신 전기차 트렌드와 그 후방산업인 배터리 비즈니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빅테크] #반독점소송이중요한이유
3. 리나 칸의 패배 카드: 아마존
많은 사랑을 받는 아마존이지만, 반독점 규제 당국에게는 가장 짚어볼 점이 많은 빅테크 기업이 아마존이에요.
빅테크 반독점의 상징이 된 리나 칸과 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결국 아마존 카드를 꺼내 들었어요. 하지만 이번에 진행하는 아마존 소송은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지점들이 있습니다. 그가 유명해지고 결국 미 연방거래위원장이라는 직책을 맡게 된 시발점인 논문 <아마존의 반독점 패러독스>를 포함해 지금까지 주장한 내용과 배치되는 주장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에 적용했던 논리가 시간이 지나면서 더는 아마존에 적용하기 유효하지 않고, 진화한 비즈니스 모델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이에요. 가격을 계속 낮추면서 '소비자 후생(Consumer welfare)'을 높여온 아마존의 정책들이 결국에는 가격을 높이고 있어 되레 소비자 후생을 헤친다는 논리를 담아서요. 지배적인 사업자 위치에 있는 아마존이 소비자를 위해 가격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는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기도 하죠.

하지만 이런 논리와 결의에도 FTC 승리를 끌어내기는 어렵다고 보는 시선이 지금은 훨씬 큽니다. 왜 그럴까요? 그렇다면 리나 칸과 FTC는 왜 결국 지는 싸움에 나선 것일까요? 

이번 [키티의 빅테크 읽기]는 아마존 이커머스의 핵심 사업 모델을 낱낱이 살펴보면서, 리나 칸과 FTC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분석합니다. 결국 아마존이 이길 싸움으로 보이지만, 아마존에게도 쉬운 승리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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