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PT 세상 만들겠다는 오픈AI

1. 오픈AI의 새로운 생태계 선포, 2. 계속 가야 할 재생에너지의 길
오늘은 한국 시각으로 오늘 새벽에 진행된 오픈AI의 첫 번째 개발자 컨퍼런스의 핵심 발표 내용을 전해드립니다. 업그레이드가 된 GPT-4 터보 소식에 더해 오픈AI가 만들려는 'GPT 생태계'가 핵심이었어요. 놀라운 기술 개발로 놀라운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선명한 사업 모델까지 주욱 이어진 발표에 많은 이들이 감탄했습니다.

이어서 지난주의 더 커진 빅오일의 베팅과 대비해서 바라볼 수 있는 재생에너지 시장에 관한 이야기도 전해드립니다. 지난 몇 년간 큰 투자가 이루어졌던 재생에너지 분야는 높아진 비용 구조로 인해 합의되었던 프로젝트들이 좌초되고, 당분간 어려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 사이 기존의 에너지 기업들이 다시 전성기를 달리는 것과 같은 수익을 내왔고 인수를 통해 덩치를 키우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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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GPT #새로운생태계
1. GPT 세상 만들겠다는 오픈AI
오픈AI가 챗GPT를 세상에 내놓은 지 얼마나 되었을까요? 아마도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것 같아요. 챗GPT가 론칭된지 꽤 오래된 것 같다는 느낌이라는 것을요. 하지만 테크 지형을 넘어 많은 사람들의 일과 삶의 방식을 이미 바꾸는 중인 이 새로운 제품이 나온 지는 아직 1년이 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인 2022년 11월 30일에 출시되었죠. 

그리고 이제서야 출시 1주년을 앞둔 오픈AI의 질주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여요. 현재 200만 개발자들이 GPT의 API를 이용 중이며, 포춘 500 기업의 92% 이상이 고객이고, 챗GPT는 주간 활성 사용자 수가 1억 명을 넘겼다고 알렸는데요. 

오늘 (현지 시각으로 11월 6일) 첫 개발자 컨퍼런스를 열고 'GPT-4 터보'를 발표하고, 앞으로는 누구나 오픈AI가 제공하는 도구를 이용해 챗봇과 같은 제품을 쉽게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생태계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었습니다.

오픈AI의 이번 개발자 컨퍼런스는 애플의 제품 발표에 비견할 만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어요. 더 강력해진 기능을 넘어서, 이제 본격적으로 더 많은 대중들에게도 닿아갈 것임을 느낄 수 있었죠
이제 GPT-4 터보입니다.  (이미지: 오픈AI 개발자 컨퍼런스 오프닝 키노트 영상)
틈을 주지 않는 업데이트
일단 GPT-4 터보에서 가장 먼저 주목할 점은 훈련하는 데이터의 업데이트입니다. 지난 3월에 나온 GPT-4의 경우, 2021년 9월까지의 데이터로 훈련이 되었는데, 이번 터보는 2023년 4월까지의 데이터로 훈련이 되었다고 발표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사용자들에게 GPT-4의 가장 답답했던 점을 해결하는 업데이트이죠. 앞으로는 이 데이터의 업데이트도 빨라질 것임을 예고했어요.

한 번에 검토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도 대폭 늘었습니다. 사용자는 한 개의 프롬프트(prompt)에 300페이지에 달하는 텍스트를 입력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3000단어까지만 입력할 수 있었죠) 책 한 권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샘 알트먼은 강조했죠. 

이번 발표에서는 가장 앞서 업계를 이끌고 있는 오픈AI가 뒤따라오는 경쟁자들을 얼마나 꼼꼼하게 의식하고 있는지도 엿볼 수 있습니다. 책 한 권 비유는 앤트로픽이 여름에 발표한 '클로드2'가 7만 5000개의 단어를 한 번에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것에 대응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어요.

"경쟁자들이 하는 것 중 우리가 할 수 없는 것은 없다"라고 말하려는 듯합니다. 구글은 얼마 전 고객이 구글의 생성 AI 기능이 탑재된 제품을 사용하면서 저작권 침해 소송을 당하는 경우가 생기면 법적 책임을 지겠다고 했는데, 오픈AI도 이번에 '카피라이트 쉴드(Copyright Shield)'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같은 내용을 발표했어요. 

이미지 생성 AI인 달리 3(DALL-E 3)도 이미 10월에 챗GPT에 통합되었어요. (오픈AI에 큰 투자를 한 마이크로소프트가 조금 앞서 빙(Bing) 챗과 빙 이미지 생성기에 적용하기도 했어요) 달리의 결과물이 좋으려면 더 디테일한 프롬프트가 필요한대, 사용자가 직접 디테일한 프롬프트를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죠. 챗GPT에 "이런저런 프롬프트 좀 만들어 줄래?"라고 하면 바로 달리3의 이미지 생성까지 이어지는 것이에요.

수많은 GPT의 탄생 예고
GPT-4 터보의 기능 향상과는 별개로 이번 발표에서 주목해야 할 핵심은 따로 있었어요. 바로 사용자가 직접 GPT를 이용한 제품을 쉽게 만들 수 있게 한다는 것이었어요. 다르게 말하면, 코딩 없이도 사용자들이 챗GPT와 같은 제품을 만들 수 있게 한다는 것이에요. 그리고 오픈AI는 이들을 'GPTs'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이번 발표에서는 디자인 플랫폼 캔바(Canva)가 만든 커스텀 GPT도 하나의 예로 제시되었어요. 캔바 GPT라고 부르는 이 제품은 사용자가 채팅을 통해 원하는 디자인을 만들어갈 수 있는 것이죠. 

예를 들어, 커피팟이 "내일 저녁 6시에 열리는 커피팟 독자들과 만나는 모임의 포스터를 만들어줘"라고 하면 바로 포스터 디자인을 생성해 주는 제품입니다. 이렇게 마음에 드는 디자인 콘셉트를 채팅을 통해 보여주면, 캔바의 사이트로 넘아가 더 디테일한 디자인 작업을 할 수 있고요.

앞으로 수많은 서비스와 기업들 그리고 개인들이 이렇게 새로운 제품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기업들은 생성 AI와 결합해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고, 한 명의 개인도 자신이 전문으로 하는 특정 분야의 데이터를 모아 커스텀한 챗봇을 만들 수 있는 세상이 열리는 것입니다.
수많은 '앱'이 아니라 'GPT'들이 만들어질 수 있음을 알렸죠.  
샘 알트먼은 GPT를 사용자가 만들 수 있는 'GPT 빌더'를 통해 직접 GPT가 될 수 있는 챗봇 제품을 만드는 과정도 보여주었는데요.

"스타트업 대표들이 자신들의 비즈니스 아이디어에 대해 더 잘 생각하고, 조언하는 챗봇을 만들고 싶다"라는 말을 건네자, GPT 빌더는 <스타트업 멘토>라는 서비스 이름을 제안하고, 그는 이를 수용하고 GPT를 생성하죠. 그리고 몇 가지 규칙을 정하고, 자신이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인 와이 콤비네이터에서 일하면서 쌓은 강의 자료를 업로드합니다.

이 과정은 겨우 1~2분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어느새 이렇게 만들어진 챗봇은 알트먼이 올린 강의 자료들에 기반해 받은 질문에 답을 즉각 해줍니다. 개발자들이 붙어서 꽤 긴 시간과 공을 들여 만들어야만 했던 챗봇이 이렇게 순식간에 탄생한 것이죠.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자연어를 입력하면서 쉽게 만들 수 있어서 더 놀라웠고요.
샘 알트먼은 직접 챗봇을 만들어보이기도 했어요. 아주 간단한 과정을 거쳐서요. 
수익 내는 길까지 만들었고
이렇게 각 기업과 개발자들이 만든 GPT는 오픈AI가 만든 AI 제품 생태계를 구성하게 되고, 오픈AI는 이를 판매할 수 있는 '판'도 만들 예정이에요. 그리고 이쯤 되면 생각나는 모델이 있죠.

바로 '앱스토어'이죠. 앱을 만들고, 그 앱을 배포하고 판매할 수 있는 애플의 생태계이자 사업 모델을 오픈AI도 생성 AI 제품을 통해 만들겠다는 것이에요. 이번 달 중에 'GPT 스토어'를 론칭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오픈AI는 이번 발표를 통해 수익을 내면서 성장할 길을 명확하게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애플이 아이폰을 세상에 내놓고 보인 움직임과 이들이 챗GPT를 내놓고 움직이는 모습이 겹쳐 보이기도 해요.

아직 개발자들과의 수익 공유 모델 등은 명확하게 나오지 않았지만, 곧 방법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픈AI는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는 길목을 선점했다고 할 수 있어요. 현재로서는 이 생태계가 거대해질 수 있다는 것이 선명하게 보이기도 하죠. 

돌아보게 되는 오픈AI의 가치
최근 오픈AI는 860억 달러(약 112조 3700억 원)의 가치를 기준으로 외부 투자자들에게 기존 직원들의 주식을 팔 수 있는 주식공개매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어요. 기업가치는 불과 반년 만에 약 3배 뛰었습니다. 지난 4월에는 290억 달러(약 37조 8700억 원)의 가치를 기준으로 마이크로소프트 등으로부터 새로운 투자를 유치했다고 알려졌죠.

오픈AI는 연간 기준으로 약 13억 달러(약 1조 7000억 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최근 디인포메이션을 통해 알려졌는데요. 월별로 현재 매출이 1억 달러(약 1300억 원) 이상을 기록 중이며, 이는 이번 여름에 올린 것으로 알려진 매출 대비 30% 증가한 것입니다. 지난해에는 총 2800만 달러(약 365억 원)의 매출을 올렸어요. 참고로 이들의 B2C 수익인 챗GPT의 유료 버전은 올해 2월에 챗GPT의 발표되었어요. 
 
불과 1년도 안 되는 시간 사이에 구글와 메타를 비롯한 빅테크 그리고 앤트로픽 같은 새로운 스타트업들이 오픈AI를 따라잡기 위한 경쟁을 펼쳤고 완전히 새로운 산업과 지형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있습니다. 이들이 만드는 제품은 현재 경이로운 속도로 발전하는 중이며, 결국 차세대 소프트웨어 운영 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많은 이들이 확신에 찬 예상을 하고 있죠.

오픈AI는 이런 경쟁의 개발 주도권을 놓치지 않고, 새로운 시장과 생태계는 본인들이 만들겠다는 점을 이번에 확실히 재선포했습니다.

[에너지] #올스테드 #기후위기
2. 또 한번 고비를 마주한 재생에너지
현재 영국에서 가동 중인 올스테드의 혼시 1(Hornsea 1) 해상 풍력 단지의 모습이에요. 총 1.2GW 규모에 하루 100만 가구 이상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어요. (이미지: 올스테드)
올스테드(Ørsted)는 세계에서 가장 큰 해상 풍력 회사입니다. 덴마크의 국영 석유 및 가스 기업으로 출발한 동에너지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회사였는데요. 성공적으로 재생에너지 기업으로 전환하며, 풍력 발전이라는 새로운 시장의 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회사이죠.

지난 한 주간 가장 큰 뉴스 중 하나는 이런 올스테드가 미국에서 추진한 해상 풍력 발전 프로젝트를 취소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오션 1과 오션 2로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가동이 되면 합쳐서 발전량이 2기가와트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었어요. 

참고로 전력 프로젝트의 규모를 쉽게 짐작하기 위해서 예를 들면요. 올스테드가 그대로 추진 예정인 영국에서의 혼시 3(Hornsea 3) 프로젝트의 규모는 2.85기가와트이고, 이는 300만 가구 이상의 일 평균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에요. 상당한 규모의 프로젝트였음을 알 수 있죠.

그리고 2030년까지 30기가와트 상당의 풍력 발전을 세우는 것이 바이든 행정부의 클린에너지 계획 중 하나였으니, 이번 프로젝트의 좌초는 이 계획에 큰 타격을 주기도 하죠. 올스테드 입장에서도 향후 (중국 다음으로) 가장 큰 시장이 될 미국에서의 확장에 큰 차질이 생기는 상황이고요.

하지만 현재의 거시경제적 상황이 너무 좋지 않습니다. 해상 풍력 발전 시장은 특히나 큰 타격을 받는 중이라고 분석되는데요.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빅리드(Big Read)를 통해 인플레이션으로 부품 단가 등 전체적인 공급체인 상의 비용 증가가 너무 컸고, 금리 인상으로 인한 프로젝트 자금 조달도 너무 비싸졌다는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각 정부와 추진 중인 이들 프로젝트의 단가가 오르거나, 향후 에너지 공급 가격이 조정되어야 하는데 협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에요. 어쨌든 풍력 발전은 주요 시장에서 석유와 가스 그리고 석탄과 같은 화석 연료보다도 발전 단가가 낮은 저렴한 에너지원이 되었지만, 현재의 가격 수준과 경제 상황은 기존에 합의한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과거에도 어려움을 겪으며 오랜 시간이 걸려 커온 시장이지만, 이번에는 그 성장을 당겨야 하는 시점에 어려운 시험대를 마주했다는 분석입니다.

[미디어] #루미나테크놀로지 #실체
3. 천재 창업가의 얼룩진 포브스 인수
포브스가 주최한 행사에 나와 포보스를 인수에 대해 설명하는 오스틴 러셀의 모습이에요. 당시에도 포브스에 대한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어요. (이미지: 포브스 유튜브)
올해 미디어 업계의 가장 큰 사건 중 하나는 17세에 창업을 해 최연소 자수성가 억만장자라는 타이틀을 가진 루미나 테크놀로지(Luminar Technologies Inc.)의 CEO 오스틴 러셀이 갑자기 대표적인 레거시를 가진 포브스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것이었어요.

자율주행차에 들어가는 라이다(LiDAR)를 생산하는 루미나는 2020년 12월에 나스닥에 상장을 했고, 이후 러셀은 잘 알려진 기업가가 되었지만 그가 포브스를 사겠다고 나섰을 때 그 이유가 뚜렷하지 않았어요. 국내에서는 2살 때 주기율표를 외운, 고등학교 때 벤처캐피털리스트인 피터 틸의 장학금을 받고 중퇴를 한 천재 사업가가 미디어까지 인수한다고 많이 소개되었죠. (그는 물론 포브스의 그 유명한, "포브스가 선정한 30 언더 30(30세 이하의 비즈니스 리더 30명)"에도 선정된 이력도 있습니다.)

의구심은 있었지만, 젊은 나이에 많은 돈을 번 젊은 창업가가 선배 창업가들인 제프 베이조스(워싱턴 포스트 인수)나 마크 베니오프(타임 인수)처럼 레거시 미디어와 그 영향력을 소유하고 싶다는 욕망이 있는 것으로도 봤어요. 많은 돈을 벌어 그 돈으로 무엇을 할까 생각했을 때, 머리는 아프지만 여론을 형성하고 사람들의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미디어 사업을 매력적으로 볼 수 있다면서요.

하지만 5월에 합의된 거래는 그 완료 기한을 넘어 아직 끝맺음이 되지 않았고, 오스틴 러셀이 과연 거래를 끝까지 진행할 수 있을지 의심이 되는 상황입니다. 왜 이런 상황이 되었을까요? 그는 제프 베이조스가 구매한 워싱턴 포스트가 적자를 계속 보고, 최근 들어서는 직원의 10%를 해고하는 모습까지 보이는 와중에 문득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고 생각한 것일까요? 업계의 분위기를 보고 발을 빼려는 약삭빠르지만 현명할 수도 있는 사업적인 결정일까요?

일단 지난 5월보다도 미디어 업계 환경이 안 좋아진 상황에서 특별한 돌파구를 가진 사업 모델이 없었던 포브스에 너무 큰 가치를 부여했다는 것이 시장의 분위기인데요. 현재는 오히려 그런 사업적인 고려 자체를 해보지도 않은 상황일 수도 있다는 점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알고보니 처음부터 다른 이야기가 얽혀 있었던 거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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