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가 레거시까지 차지하면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의 향방이 중요한 이유

2025년 10월 13일 월요일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의 매각 가능성에 대해 주목해야 할 이유는 그 실현이 불러올 큰 변화 때문입니다. 실현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현재 미디어 지형이 어떠한 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그 판이 움직이는지가 보이는데요. 

오늘은 미국의 레거시 미디어 지형이 스트리밍으로 옮겨오면서 결국 빅테크의 영향력이 커지는 모습을 그려봅니다. 넷플릭스나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가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를 인수하지 않는다하더라도 이미 크게 진행된 변화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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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가 레거시까지 차지하면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의 향방이 중요한 이유
넷플릭스가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를 인수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는 예상을 얼마 전에 했습니다. 왜 소문을 그저 소문으로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죠. 

아니나다를까 최근 넷플릭스의 공동 CEO 그렉 피터스가 그런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는데 방점을 찍는 인터뷰를 했습니다. 블룸버그의 미디어 뉴스레터인 스크린타임 인터뷰에 나와 그 가능성을 일축했죠. 정확히 말하면 관심이 (거의) 없다는 것인데, 넷플릭스로서는 당연히 검토를 할테지만 관심을 가질 이유가 크지 않기도 합니다. 

일단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 최근 상황을 돌아보면요. 올해 제작과 배급을 포함해 박스오피스 시장에서 가장 많은 히트를 기록하고 있고, 스트리밍 사업도 어느정도 궤도에 오르고 있습니다. 북미 시장에서 특히 인기가 많았던 <슈퍼맨>과 <시너스>, <마인크래프트 무비> 등을 제작했고, 애플 티비+의 첫 극장 흥행작이 된 <F1: 더 무비>의 배급 등을 맡았죠. 스트리밍 서비스인 HBO 맥스를 통해서도 히트작을 꾸준히 만들어내면서 에미상 30개를 수상해 넷플릭스와 어깨를 나란히 했습니다. 

그런 덕분에 북미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스트리밍 서비스인 HBO 맥스가 드디어 크게 확장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분기에 놀라운 숫자인 340만 명의 신규 구독자를 더했는데, 이 중 320만 명이 해외 시장이었습니다. 이제 총구독자 수는 1억 2570만 명이 되었죠. 게다가 스트리밍 서비스가 처음으로 큰 규모의 이익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워너브라더스가 긴 어둠의 터널을 뚫고, 스트리밍 시대에도 경쟁력 있는 서비스로 자리를 잡을 것이다라는 희망을 주기에도 충분했죠. 하지만, 이런 숫자는 워너브라더스가 처한 진짜 어려움을 가리기도 했습니다. 스트리밍 실적을 따로 분류하면서 스트리밍 부문의 실적은 좋아진 것으로 보이지만, 워너브라더스 전체적으로 현재 빚이 356억 달러(약 50조 8400억 원)가 쌓여있습니다. 이 빚은 디스커버리를 무리하게 인수하면서 쌓였고, 지속해서 스트리밍 서비스 등에 대한 회사의 과감한 투자를 제한하는 요소가 되고 있죠. 

결국 워너브라더스는 덩치를 키우는 과정에서 불린 빚으로 인해 악전고투를 벌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이는 넷플릭스와 디즈니 등과 경쟁을 하는데 어려움을 가중 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헐리우드와 그 영화 산업의 대표적인 상징 중의 하나인 워너브라더스의 스튜디오는 곧 다른 회사의 차지가 될 수 있습니다. (이미지: 워너브라더스)
넷플릭스에게는 동기가 없다  
워너브라더스는 연간 200억 달러(약 28조 5600억 원)를 콘텐츠 투자에 쓰는데, 이는 넷플릭스와 비교해도 많은 금액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문제는 이 콘텐츠 투자가 스트리밍 서비스의 확장 결실로 제대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디즈니는 연간 총 240억 달러(약 34조 2900억 원)를 콘텐츠에 투자합니다.

영화와 티비 그리고 뉴스와 스포츠까지 투자할 영역이 많은 가운데, 모든 콘텐츠가 경쟁력을 갖추고 전체적인 네트워크의 시너지를 만들어 성장을 이끌 정도로 충분한 자금이 돌지 않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선 스트리밍 서비스의 경쟁력까지 당장 강화시킬 수 있는 영화와 드라마에 대한 투자를 집중하고 있기도 합니다. 박스오피스와 에미상에서 거둔 결실이 이를 말해주고 있죠.

하지만 그 결과 그 인기가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프로 스포츠라고 할 수 있는 NBA의 중계권을 올해부터 잃게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세서미 스트리트>와 같이 상징적인 콘텐츠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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