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소송은 스트라바 입장에서 별로 좋은 움직임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스트라바의 사용자가 피트니스 앱 시장에서는 압도적인 수준이긴 하지만, 그건 겉으로 보이는 숫자일 뿐입니다.
한 단계 더 들어가 스트라바에 올라오는 운동 기록 중 65%가 가민에서 오는 데이터라는 점을 봐야 합니다. 스트라바와 가민은 공생 관계이지만, 스트라바가 가민에 의존해야 하는 형국이기도 합니다. 가민이 스트라바로 인해 얻는 마케팅 효과도 크지만, 스트라바가 가민의 시계를 통해서 얻는 사용자들은 가민 커넥트라는 대안이 생길 수 있습니다.
물론 스트라바가 보여주는 소셜미디어로서의 기능은 그들의 가장 큰 강점입니다. 운동하는 사람들이 스트라바를 쓰는 이유는 연결되어서 경쟁을 하고, 동기를 얻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특히나 새로운 세대에게는 이런 소셜미디어 활동이 일상으로 자리잡으면서 생활 곳곳에서 이런 연결을 당연시하죠.
일단 이런 그림을 머리 속에 그려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팔로우하지 않는다하더라도 이들은 브이로그를 찍어서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에 올리고 자신의 모습을 관찰합니다. 그 과정에서 생기는 소통은 하나의 소소한 재미이고요. 밥은 무엇을 먹었고, 잠은 어떻게 잤고, 일은 어떻게 했고, 데이트는 어떻게 했고 등등 말이죠.
스타라바는 이런 습관을 가장 자연스럽게 운동과 연결시킨 플랫폼입니다. 운동은 기록이 아닌 콘텐츠가 되기 시작한 것이죠. 그래서 "스트라바에 올라오지 않으면 운동한 것이 아니다(If it's not on Strava, it didn't happen.)"라는 유행어까지 생긴 것입니다.
사람들이 스트라바를 이용하는 것은 그 '연결성'에 더 있지, 그 특별한 기능들에 더 있지가 않습니다. 운동 측정과 훈련 관리 등은 다른 제품들이 더 잘해줄 수 있습니다. 더 정밀한 기능들이 아니라 필수적인 기능들을 갖춘채로 사람들을 연결 시켜주는 것입니다. 가장 많은 대중이 이용하는 제품이 되기 작업을 진행해왔죠.
한데 이런 스트라바의 장점을 크게 살려준 것이 바로 가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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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가 인용한 센서타워의 데이터에 의하면, 2025년 9월 기준 월간 활성 사용자수(MAU)가 5000만 명으로 스트라바의 사용자 수가 압도적으로 높긴 하지만, 가민도 자신들의 하드웨어와 연계된 가민 커넥트의 사용자도 어느덧 3000만 명에 육박하면서 두 업체가 지배적인 포지션을 점하고 있죠. 나이키와 아디다스 같은 대표적인 스포츠 브랜드들도 자체 앱을 운영하고 있지만, 사용자가 각각 500만 명과 1000명 수준에 머물러 있고 이 마저도 계속 유지하기 어려운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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