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의 세계 정복 계획, 파트 1.

해외에서 번들 협업부터 확대하는 이유

2025년 10월 16일 목요일
뉴욕타임스는 세계 곳곳에서 오디언스를 늘리기 위한 전략을 지난 2022년부터 실행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디지털 구독의 20%가 해외 시장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작지 않은 비중이죠.

뉴욕타임스는 이 비중을 더 늘려갈 계획입니다. 2027년까지 1500만 명의 유료 구독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해외 시장의 성장을 이제는 더 크게 당겨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북미 시장만으로는 더 큰 성장을 만들어내기 어렵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최근 프랑스의 르몽드를 비롯해 유럽 전역에서 주요 미디어들과 번들 구독제 협업을 늘려왔는데요. 이제는 뉴욕이나 미국의 신문이 아니라 지금까지 구축한 디지털 제품 역량을 이용해 세계인의 신문, 아니 정확히는 세계인의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이 되겠다는 계획을 실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디어] #뉴욕타임스 #뉴스미디어 
뉴욕타임스의 세계 정복 계획, 파트 1.
해외에서 번들 협업부터 확대하는 이유
미디어 산업을 바라보는 이들이라면 모든 미디어가 소셜미디어에 잡아먹힌 것 같은 시대에 뉴욕타임스는 어떻게 구독자를 확대하고 그 수익을 지속적으로 키워가고 있는지가 궁금할 수밖에 없는데요. 

최근 프랑스의 대표 뉴스 미디어인 르몽드와 시작한 테스트 협업은 그 단적인 예시가 될 수 있습니다. 이제 르몽도를 유료 구독하면 뉴욕타임스도 구독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요. 소위 번들 협업을 해외의 대표적인 미디어와 진행하는 사례입니다. 디지털 유료 구독 시장이 자리 잡아 가고 있는 시장에서 당장 같은 목적을 가진 카운터파트와의 협업을 통해 오디언스를 늘리는 것이죠.

유럽은 영어 독자층이 두텁고 디지털 유료 구독 문화가 (놀랍게도) 어느정도 자리 잡았습니다. 뉴욕타임스가 해외 확장의 시험대로 삼기에 가장 적합한 지역이죠. 일단 르몽드는 구독자들 중 뉴욕타임스의 콘텐츠에도 관심이 있을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정해 구독권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인게이지먼트'가 나와야만 한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르몽드의 국제 섹션도 잘 살펴보는 독자가 뉴욕타임스의 콘텐츠에 더 관심이 클 것이라는 가설을 세운 것입니다. 다만 반대로 뉴욕타임스는 독자들에게 르몽드의 구독권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이건 물론 반대의 수요가 없다는 것을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르몽드를 구독하는 가격으로 뉴욕타임스의 구독권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대신에 현지에서 더 많은 독자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죠.

이런 협업을 통해 직접 진출하기 위해서는 큰 마케팅 비용이 들 수밖에 없는 시장에서 고객 획득 비용(Customer Acquisition Cost)을 들이지 않고도 존재감을 키우는 것입니다. 일정 부분의 구독료까지 챙기면서 말이죠. 

뉴욕타임스에게 이런 방식의 협업은 처음이 아닙니다. 미디어 산업 내 디지털 유료 구독제가 어느 정도 자리 잡은 유럽의 여러 국가에서 비슷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스페인의 엘 파이스(El País), 덴마크의 폴리티켄, 아일랜드의 아이리시 타임스, 이탈리아의 코리에레 델라 세라(Corriere della Sera), 네덜란드의 DRC, 벨기에의 데 스탠다드 등 뉴욕타임스의 영어 아티클과 게임과 스포츠 섹션 등에 대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나라들의 주요 미디어와 협업을 이어가고 있죠. 니먼랩(Nieman Lab)에 따르면 뉴욕타임스는 현재 이런 계약을 20개 미디어와 맺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자신들이 현재 할 수 있는 정공법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영어 사용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지역에서 그 지역의 대표적인 일간지 혹은 미디어를 통해 잠재적인 고객을 찾는 작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죠. 당장 매출을 크게 키운다기 보다는 뉴욕타임스에 직접 등록을 하는 사용자를 확대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서요.

두 미디어는 제호도 묘하게 닮았습니다. 참고로 르몽드는 2차 세계대전 중인 1944년에 창간되었습니다. 독일군에 협력한 언론들이 폐간하고 미국과 영국의 대표 신문들인 뉴욕타임스와 더 타임스와 같이 정부와 관련 자본에서도 자유로운 독립적인 언론을 만들겠다는 목적으로 창간되었죠. (이미지: 뉴욕타임스 / 르몽드)
서로에게 좋은 협업의 목적 
뉴욕타임스에 대한 수요는 세계 곳곳에서 존재한다는 것을 현재 파트너십은 말하고 있습니다. 왜 다른 나라 신문인 뉴욕타임스에 대한 수요는 커지고 있는 걸까요? 전 세계 금융과 문화의 중심인 뉴욕을 기반으로 하는 대표 신문의 콘텐츠는 그렇게 매력적인 걸까요? 다른 나라의 언어로 읽어야 할 만큼이요?

뉴욕타임스에 대한 세계 각지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뉴욕타임스가 일반적인 뉴스 미디어로 인식되기 보다는 콘텐츠 플랫폼으로 이제 인식되기 때문입니다. 뉴욕타임스에 들어가는 목적이 아티클을 읽기보다는 팟캐스트도 듣고, 낱말퍼즐을 풀고, 상품 추천 사이트에 가서 무엇을 살지 리뷰를 살펴보고, 요리 조리법을 보고 관련 영상도 보기 위해서 접속을 하는 비중은 점차 늘어나고 있죠.

물론 뉴욕타임스의 계산은 이들이 뉴욕타임스의 뉴스도 함께 본다는 것입니다. 단 뉴스만을 위해 접속하는 사람들은 적을 수밖에 없다는 현실인식을 하고, 사람들이 재미있어 할 별도의 '제품'들도 발전 시켜왔습니다. 다양한 '서비스'들을 하나의 생태계로 엮어서 사용자들이 플랫폼에 더 오래 머무르고 결국 뉴스까지 자연스럽게 소비하도록 설계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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