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데이터센터 투자는 과도한 걸까?

버블에 대해 또 짚고 가야할 것

2025년 10월 27일 월요일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토스텐 슬로크는 미국 AI 산업의 버블을 바라볼 때 참고하면 좋을 흥미로운 데이터를 최근에 또 제시했습니다. 미국의 압도적인 데이터센터 수 현황입니다.

토스텐 슬로크는 특히나 지난 여름에 현재 AI 시장이 1990년대말의 닷컴 버블보다 그 가치가 크게 뻥튀기되어 있다는 데이터를 먼저 제시해 화제가 되었는데요. 그가 제시한 데이터를 골드만삭스의 글로벌 에퀴티 전략 수석인 피터 오펜하임이 버블이 예상보다 크지 않다면서 내놓은 데이터와 나란히 두고 살펴봅니다.

지난 금요일에 전해드린 현 시국 버블 총론에 이어 살펴보면 좋을 이야기입니다.

[AI] #버블 #데이터센터투자현황
버블에 대해 또 짚고 가야할 것
지금 데이터센터 투자는 과도한 걸까?  
현재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AI 관련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흔히 1870년대 초반의 과도한 철도망 투자의 버블 붕괴 1990년대말과 2000년대 초반에 걸친 인터넷 보급을 위한 광섬유 투자의 버블 붕괴와 비견되고는 합니다. 아직 필요하지 않은 인프라가 미리 너무 많이 깔려서 버블을 불러왔다는 것이 관련 논의의 핵심이죠.

이코노미스트인 노아 스미스는 미리 깔렸다는 것에는 동의해도, '너무 많은' 인프라가 깔렸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철도망 투자에 대해서는 가치를 창출하기에 앞서서 많은 투자가 미리 이루어졌기에 버블이 터졌다고 짚습니다. 결국 당시 지어진 철도망은 미국 전역의 도시들이 발달하고, 새로운 산업이 꽃피우면서 모두 유용하게 쓰이는 인프라가 되었다면서요.

철도망과 새로운 공급망이 생성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고, 이 투자가 실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때까지의 갭을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철도 투자를 위한 대출은 그 철도 투자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시점보다 빨리 갚았어야 한다는 것이죠. 

광섬유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시 인터넷 시대의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하고 수천억 달러의 투자가 이루어졌지만, 2000년대 초반까지 설치된 광섬유 용량의 약 5%만이 사용되었기에 막대한 부채를 떠안았던 통신 기업들이 무너지면서 닷컴 버블은 장렬히 터져버렸죠. 하지만 당시 인터넷망에 대한 투자는 인터넷 수요의 폭발과 함께 미래에 아주 중요한 인프라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AI 산업을 위한 데이터센터도 마찬가지의 결과를 만들어낼까요? 과거의 이 '긍정적인' 사례들이 재현될까요?

현재 전 세계 데이터센터 현황입니다. 미국에는 데이터센터가 충분한 걸까요? 아직 더 만들어야 하는 걸까요? (이미지: 토스텐 슬로크,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역사의 반복은 확신할 수 없고  
현재로 봐서는 역사가 반복될 수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인터넷이 태동하던 시기와 이후 2000년대 후반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와 지금 관련 정보를 추출하고 분석할 수 있는 사회의 역량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시스템의 붕괴를 겪었던 월스트리트도 절치부심했고, 실리콘밸리로부터 만들어진 테크 인프라는 촘촘하게 각종 리스크를 분석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광범위한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일어나지 않는 한 또 어느새 버블의 붕괴가 눈 앞에 다가오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현재의 시장은 한 섹터에 비정상적으로 많은 돈이 몰리고 있다고도 진단됩니다. 하지만 시장은 아직 버블이 아니라고 최근 골드만삭스의 리포트는 짚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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