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과 넷플릭스의 판

결국 빅테크가 지배해 가는 스트리밍 산업  

2025년 11월 25일 화요일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를 인수하기 위한 경쟁은 결국 넷플릭스가 '진지하게' 참여를 하면서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렀습니다. 미국 현지 시각으로 지난주 목요일인 11월 20일에 계속해서 인수 제안을 해 온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외에도 넷플릭스와 컴캐스트가 워너브라더스의 영화 스튜디오 사업을 인수하기 위해 제안을 했다는 것이 알려졌는데요.

넷플릭스는 워너브라더스의 콘텐츠로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컴캐스트도 경쟁력 있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고요. 결국 승자를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다만 이번 인수 경쟁은 누가 승리해도 스트리밍 산업의 지형은 빅테크가 지배해 가는 모습임을 다시 일깨워주고 있기도 합니다. 

[스트리밍] #미디어산업 #콘텐츠
오라클과 넷플릭스의 판
결국 빅테크가 지배해 가는 스트리밍 산업  

최근 오라클의 주가는 지난 9월에 오픈AI와 3000억 달러(약 441조 원) 규모의 클라우드 컴퓨팅 계약을 맺어서 치솟기 전의 가격으로 돌아왔습니다. 지난 10월 이후로 주가는 6주째 계속해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죠. 시장의 AI 버블론과 맞물렸을 뿐만 아니라 구글이 제미나이 3.0을 발표한 이후 오픈AI가 과연 시장의 선두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일면서 앞서 당겨올린 오라클의 가치도 하락하는 것입니다.


AI 시장이 아무리 일주일 아니 하루하루가 다르다지만, 이렇게 극적인 분위기 반전은 뜻하지 않게 오라클이 지원하는 다른 사업에도 영향을 끼치게 생겼습니다. 바로 오라클의 회장 래리 엘리슨의 아들 데이비드 엘리슨이 CEO로 있는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의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인수 추진입니다. 


파라마운트를 인수하기 전의 스카이댄스는 메이저 축에 끼는 영화사가 아니었습니다하지만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덩치가 훨씬  파라마운트를 기어이 인수하더니이제는 파라마운트보다도 덩치가  훨씬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에 대한 인수를 시도하는 중이죠데이비드 엘리슨이 전면에 나서서 사업을 책임지는 모양새는 보이지만, 그 인수 가치가 900억 달러(약 132조 원)에 이를 워너브라더스를 통째로 인수하기 위해서 필요한 돈은 또 아버지에게서 나올 예정입니다.


이미 래리 엘리슨은 자신이 보유한 오라클의 지분(약 41%) 중 30%(약 346만 주)는 "외부 투자"를 위한 대출 담보로 걸어두었습니다. 이 지분의 가치가 680~700억 달러(약 99~103조 원) 사이입니다. 인수 대금의 얼마만큼이 이 자금에서 올 지 현재로서는 확실치 않습니다. 하지만 현재처럼 오라클의 가치가 지속해서 떨어지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안전하게 충분한 자금을 댈 수 있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적어도 얼마 전처럼 자신만만하게 계속 가격을 올리면서 워너브라더스에 제안을 하는 모습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AI 시장의 급격한 변화는 뜻하지 않게 스트리밍 산업 지형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변수는 더 있습니다. 컴캐스트와 넷플릭스도 워너브라더스의 영화 스튜디오 사업을 인수하겠다면서 제안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들이 충분히 좋은 가격과 조건을 냈다면 (스트리밍 서비스와 케이블 방송 사업을 제외한) 영화 스튜디오 사업만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완료될 수도 있습니다. 


워너브라더스를 인수하는 기업은 <프렌즈>도 품게 됩니다. <프렌즈>는 여전히 연간 10억 달러(약 1조 4700억 원)에 이르는 매출을 올려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미지: 워너브라더스 텔레비전)
가장 큰 변수: 달라진 넷플릭스의 입장
사실 넷플릭스의 인수 가능성은 업계에서도 낮을 것으로 전망되어 왔습니다. 지난 커피팟을 통해서도 이번 건은 파라마운트로 거의 답이 정해진 거래라는 점을 짚었습니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결국 제안서를 제시한 것에 대해 업계는 술렁이고 있습니다. 블룸버그를 통해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들은 워너브라더스 관계자들에게 극장 상영도 이어나가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극장 개봉을 거의 해오지 않은 모습과는 달라진 입장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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