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흐름의 신호들 (1편)

[부엉이의 차트피셜] 내년에는 더 커질 신호들 1편.

2025년 12월 5일 금요일
2025년 한 해 동안 [부엉이의 차트피셜]은 사모 신용시장, 스테이블 코인, 미국 예외주의, 금, 암호화폐 재무기업 등 다양한 금융 시장의 요소들과 그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미래에 어떤 신호가 되는지를 보여드렸습니다.

올해의 마지막 '차트피셜'은 그 중에 현재진행형이며, 내년에도 유의하면서 바라봐야 할 이야기 세 가지를 뽑아 업데이트를 했습니다.

  1. 우선 첫번째는 더 위험해 지는 사모 신용 시장의 리스크입니다.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파악이 쉽지 않았던 사모 신용 시장을 언론과 연구자들이 파고들면서 그 구조가 더 구체화 되고 있는데요. 내년에는 더 심각한 제목으로 주요 미디어에 모습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2. 스트래티지를 비롯한 소위 '암호화폐 재무 기업'들의 모습은 지난 9월에 예측한 그대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보유한 암화화폐 대비 주가 프리미엄이 하락하면서, 몇 년 안에 다수의 암호화폐 기업이 시장에서 사라질 수 있습니다.

  3. 마지막으로, 연초부터 지속적으로 경고했지만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미국 주식 예외주의를 다시 다뤘습니다. 올해 시장 상황을 되돌아보고, 현시점에서 주식 밸류에이션을 다시 점검합니다.

시장은 늘 시시각각 변하지만 결국 이어질 거대한 변화는 앞서 그 신호들을 포착해야만 합니다. 매일 시장을 바라보다 보면 그래서 이 거대한 변화가 너무 빨리 예측되는 듯하죠. 하지만 신호들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 흐름을 보고 있으면 거대한 변화는 갑작스럽게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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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야기는 2편으로 나누어 발행합니다. 시장이 보내 온 신호들이 현재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집중해서 살펴보셨으면 해서요.

오늘은 하워드 막스까지 나서서 경고하는 사모 신용 시장이 끼칠 위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편은 월요일에 찾아오겠습니다.

[부엉이의 차트피셜] #금융시장의경고
거대한 흐름의 신호들
1. 사모 신용 시장이 기가 막혀    
사모 신용(Private Credit) 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 규제 강화의 틈새를 파고들어 2조 5000억 달러(약 3674조 원) 규모로 급성장했다. 기존 은행 대출이 어려운 중견기업 등에 유연한 자금을 공급하며 은행을 대체하는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 퍼스트 브랜드 그룹(First Brands Group)과 같은 대규모 파산과 담보 사기 사건이 잇따르며 부실 위험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직전의 이야기인 기업이 몰래 대출 받으면을 통해 전했듯이, JP모건 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은 이들을 "바퀴벌레"에 비유하면서 추가적인 부실 가능성을 경고했고, 영란은행 총재 또한 2008년 금융위기 전조와 유사하다며 우려를 표했다.

사모 신용 시장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은 '불투명성'과 '숨겨진 레버리지'다. 

사모 대출은 거래가 거의 없고 표준화된 계약이 없어 외부에서 가치 평가가 어렵고, 일부 기업은 이자를 현금 대신 빚(현물 지급 이자, PIK)으로 갚으며 부실을 감추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부도율은 낮아 보이지만, 현물 지급 이자(PIK)를 포함한 실질적인 '그림자 부도율'은 이미 높은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사모 신용이 은행 시스템 밖에 있어 전염 효과가 제한적이라 주장하지만, 빚으로 빚을 막는 관행이 한계에 다다르면 연쇄적인 부실이 발생할 수 있다. 대출 기관들이 심사를 강화하면서 이미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한계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경기 침체 시 더 많은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마침, 세계 최대의 하이일드 채권 투자자 중 한 명이자 오크트리 캐피털의 설립자인 하워드 막스(Howard Marks)도 이번 11월 메모(Memo)를 통해 앞으로 사모 신용 시장에서 추가적인 파산 사례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경제가 끊임없이 성장하고 위험 감수도가 높은 시장이 이어질 때 부실 대출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지난 16년이 그런 시기였다고 강조한다.

우선 그가 사모 신용 시장의 상황에 대해 묘사한 이번 메모의 핵심을 아래에 요약했다.

하워드 막스는 이번에 센 경고를 했다. (이미지: 오크트리 캐피털)
탄광 속의 바퀴벌레 <Cockroaches in the Coal Mine>

사모 신용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은행 대출이 제한되자, 자산 운용사들이 그 빈자리를 파고들며 확산되었습니다. 주로 레버리지를 갈망하는 사모펀드들에게 대출을 해주었습니다. 대출 기관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자금을 내놓는 사람들은 높은 이자율과 높은 수준의 안전성을 요구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대출은 당시 팽배했던 저금리 환경에서 투자자들에게 좋아 보였습니다. 따라서 사모 신용은 마법의 투자 솔루션으로 추앙받았고, 이후 몇 년 동안 2조 달러(약 2939조 원)가 이 부문으로 유입되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신규 진입자와 막대한 자본이 쏟아져 들어오자 대출 경쟁은 치열해졌고, 이는 필연적으로 이자율 하락과 안전성 저하를 불러왔습니다.

사모 신용에 대해 질문을 받았을 때, 저는 2011년 이후 수년간 투자 환경이 대체로 온화했다고 대답했습니다. 워런 버핏의 말을 빌리자면, 사모 신용 시장에서는 물이 빠진 적이 없었습니다 (즉, 검증받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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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부엉이의 이름은 이기원이다. 다양한 금융기관에서 채권 관련 업무에 종사했다. 현재 자산운용사에서 채권형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채권을 업으로 삼고 있지만 가치투자에도 관심이 많다. 워런 버핏의 열렬한 추종자로 버크셔 헤서웨이 주주총회를 2차례 방문하고 다수의 관련 기고도 했다.

[부엉이의 차트피셜]은 친숙하지만은 않은, 하지만 누구에게나 중요한 금리와 채권 시장을 비롯한 금융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주요 지표와 차트를 기반으로 풀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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