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이라는 크지만 작은 변수

워너브라더스 인수전의 핵심 요소가 될까?

2025년 12월 15일 월요일
넷플릭스의 워너브라더스 인수는 향후 새로운 수익원을 명확히 보고 내린 결정이라는 이야기를 지난주에 전해드렸죠. 적대적 인수 제안까지 하면서 파라마운트가 포기할 수 없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는 가운데 두 기업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이 되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CNN이라는, 이제 그 가치는 작아졌지만, 그 이름의 레거시와 영향력이 중심인 미디어 자산이 이 인수전의 핵심 쟁점이자 변수가 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과연 이 인수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될까요?

[미디어] #넷플릭스 #파라마운트
1. CNN이라는 크지만 작은 변수
워너브라더스 인수전의 핵심 요소일까?
넷플릭스와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의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인수전에서 갑작스럽게 그 이름이 부상한 곳이 있습니다. 바로 CNN입니다.

넷플릭스가 일차적으로 승자가 된 후 적대적 인수를 추진한 파라마운트는 '정치적인 승부수'까지 던졌는데, 바로 CNN이 포함된 케이블 방송 사업까지 인수를 하는 점에 대해 현 행정부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점수를 더 받고자 하는 것입니다. 가격 제안을 더 올리는 것과는 별개로 로비가 이루어지는 중이죠.

참고로 넷플릭스는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에서 워너브라더스 영화 스튜디오와 스트리밍 서비스 및 관련 자산을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했죠. 디스커버리와 CNN을 포함한 케이블 자산을 제외하고요. (물론 넷플릭스도 현재 워너브라더스에 대한 추가 제안을 고안하면서, 워싱턴 DC에서 로비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넷플릭스가 방송 사업을 인수하지 않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자신들의 영역이 아닐뿐더러 시너지를 일으킬 기반이 없기 때문입니다. 광고 사업과 연계할 스포츠 중계 사업에도 진출했지만, 케이블 사업을 대체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세상에 퍼뜨린 이들이 그 케이블 사업을 인수해 다시 돈이 되는 사업으로 만드는 노력을 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파라마운트의 경우에는 다릅니다. 이미 CBS를 필두로 방송과 케이블 사업은 그 '미디어 영향력' 유지를 위해서 키워야 하는 채널로 삼았고, 케이블 뉴스 중에서는 그 상징성이 가장 큰 자산 중 하나인 CNN이 이 영향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CEO인 데이비드 엘리슨과 그의 아버지인 오라클의 회장 래리 엘리슨이 그토록 가지고 싶어하는 파워이기도 하죠.

이 영향력의 힘은 루퍼트 머독과 그가 세운 폭스 기반 미디어 제국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는 2019년에 20세기 폭스라는 그 미디어 제국의 가장 소중한 자산을 디즈니에게 무려 713억 달러(약 104조 5260억 원)에 넘기면서 뉴스와 스포츠를 중심으로 한 미디어 사업으로 회사를 재편하면서 영향력을 키우겠다고 했죠.

그 '영향력'은 기업 가치에 다 반영이 되지 않는 여론과 정치적인 힘이었다는 것을 이 과정을 지켜본 모두가 이후에 깨달았습니다. 현재 폭스 뉴스만큼이나 큰 영향력을 가진 방송 뉴스는 없고, 폭스 코퍼레이션은 이 영향력을 기반으로 튜비라는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도 성장 시키면서 미래 사업을 위한 준비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엘리슨 일가가 뉴스 미디어로 노리는 바가 명확히 무엇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소위 '안티 뉴욕타임스'를 기치로 삼은 더프리프레스의 바리 와이스를 총책임자로 불러들여서 기존의 논조를 완전히 바꾸는 중인 CBS를 통해 볼 수 있듯이, 기존의 뉴스와 대척해 방송 사업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뉴스 미디어를 만들고 싶어하는 것입니다.

이들 역시 스트리밍 자산이 돈을 벌고 미래를 만드는 핵심이라고 보지만, 미디어 영향력이 사업을 키워가는데 핵심 요소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유료 구독제 기반 별도 디지털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본인들도 스스로 '뉴욕타임스 스타일의 피벗(Pivot)'을 한다고 설명합니다. (이미지: CNN)
케이블 사업의 진짜 가치는?  
파라마운트의 적대적 인수 추진으로 인수전이 뜨거워지자 트럼프 대통령도 나서서 "CNN도 포함한 거래가 이루어져야 한다"라면서 말을 얹었죠. 자신이 조정자로 나서겠다는 뜻도 비췄고요. 그로 인해서 CNN이 이번 인수전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런 영향력은 인수전의 큰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현재 케이블 사업에 대한 가치를 어떻게 매길 수 있느냐가 우선입니다. 

넷플릭스와 파라마운트 둘 모두 주당 1~1.5달러 수준으로 '디스커버리 글로벌'이라는 이름으로 분리될 이 자산에 대한 가치를 매겼고, 이는 4~5달러를 기대하는 워너브라더스의 바람과는 한참 차이가 납니다. 



[AI] #콘텐츠 #IP #금요일의아티클
2. 오픈AI에 쏠린 디즈니의 결정
밥 아이거의 마지막 욕심
밥 아이거와 샘 알트먼은 CNBC에 나와 합의에 대한 추가 설명을 했지만, 디테일은 없었습니다. 대표적인 '쇼맨' CEO들의 만남이기도 합니다. 밥 아이거는 "AI에 진입하기 위한 결정이고, 젊은 오디언스를 만나기 위함이다"라고 설명했지만, 역시 속 시원한 설명은 아닙니다. (이미지: CNBC)
현재 월스트리트저널도 이번 거래의 "무대 뒤편"에서 무슨 논의가 있었는지를 전한다는 기사를 내걸었지만, 구체적인 사항은 없고 거래에 이르는 과정과 현상 설명에 그쳤습니다. 

디즈니를 결국 스트리밍 시대에도 버티게 해준 것은 방대한 콘텐츠 IP였습니다. 워너브라더스도 NBC유니버설도 훌륭한 프랜차이즈들과 IP를 보유하고 있지만, 마블서부터 스타워즈까지 포함되어 있는 디즈니의 IP는 늘 특별했습니다. 특히나 전 세계적으로 팬층이 두터운 프랜차이즈들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디즈니이죠. 소위 말하는 '덕후' 팬들까지도 광범위한 콘텐츠들이고요.

과감하게 20세기 폭스를 인수하기로 한 것과 같은 움직임을 현재 시대에 디즈니는 보여주기 어렵습니다. 워너브라더스 인수전에서 디즈니라는 거인의 이름은 처음서부터 아예 거론되지 않은 것은 디즈니가 관심을 보이지 않아서이기도 하지만, 나설 상황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디즈니는 연간 기준으로 100억 달러(약 14조 7700억 원)가 넘는 현금 흐름을 만들고 있지만, 대형 인수를 위한 무리한 자금 조달을 정당화하기 어렵습니다.

지금은 디즈니 플러스와 시너지를 낼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인 ESPN의 성장에 주력해야 합니다. 앞으로 스포츠 중계권 확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도 충분한 돈을 쌓아두고 있어야만 합니다. 이런 와중에 "디즈니가 역시 AI 시대에도 뒤처지지 않고 있다"는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을 받은 것이죠.

하지만 이 결정은 내년말에 디즈니 CEO에서 두번째 은퇴를 해야 하는 밥 아이거의 욕심으로 현재 비춰집니다. IP를 지키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하겠다는 계약을 맺는 것은 특히나 이미지와 비디오 생성이 무분별하게 이루어져 어디로든 타고 퍼져나갈 수 있는 환경에서는 위험합니다. 아무리 이들이 "안전판을 철저하게 확보하겠다"라고 말해도 말이죠.

더군다나 이 약속은 디즈니가 오픈AI의 기술에 철저히 의존해야 한다는 점에서 위험합니다. 디즈니는 현재로서는 이미지와 영상 생성이 오남용될 수 있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도구도 실행 권한도 없는 상태이죠. 법적 문구만 남길 수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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