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의 미디어: 두 거대 스트리밍의 세상

예상된 미래의 실현

2025년 12월 29일 월요일

2025년을 마무리하면서 연초에 전했던 예상이 어떻게 구체화 되었는지를 돌아보고자 하는데요. 오늘은 우선 스트리밍과 소셜미디어를 포함한 미디어 시장 전반에서 올 한 해 진행된 중요한 변화를 꼽아 전해드립니다. 


스트리밍은 기존의 TV를 대체하는 흐름을 가속했고, 그 작업이 끝나가는 모습을 보이고도 있죠. 이 흐름을 만들고 '사용자들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는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연말에 이르러서는 어떤 중요한 움직임을 보였는지도 짚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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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 #미디어 #유튜브 #넷플릭스
1. TV가 된 스트리밍
예상되었던 미래가 실현되면  
현재로서는 이들 외에 앞으로 본격적으로 펼쳐질 새로운 스트리밍 경쟁에 끼어들 수 있는 사업자는 없습니다.  

올해 초, 스트리밍과 소셜미디어를 포함한 전반적인 미디어 시장에 대한 예측을 담으면서 시장은 본격적으로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사용자의 시간을 확보하는 경쟁을 벌이는 구도가 더 크게 형성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결국 실적으로 이를 증명한 이들은 연말에 이르러 각각 의미심장한 움직임을 보입니다. 


  • 넷플릭스는 2024년말 기준 유료 구독자 수가 3억 100만 명을 넘겼다고 발표한 이후로 해당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1년 내내 이전보다 더 큰 폭으로 성장하는 실적을 보이면서 시장을 평정해 갔습니다. 그러고는 연말에 이르러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의 영화 스튜디오와 스트리밍 자산 인수전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어 더 거대한 스트리밍 제국을 만드는 과정에 있죠.

  • 유튜브의 경우에는 2024년을 기준으로 매출이 500억 달러(약 71조 6350억 원)를 넘긴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티비를 통한 시청 점유율까지 독보적인 1위 자리를 만들면서, 이제는 (2029년부터) 아카데미 시상식의 중계도 맡기로 했습니다. 이는 기존의 레거시 콘텐츠들이 새로운 시청자들과 연결되기 위해서는 유튜브를 통한 '전파'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잊혀지기 전에 '시대정신'이 모두 담긴 플랫폼에서 새로운 '사용자'들을 만나야 하는 시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넷플릭스는 최고의 영화 및 드라마 스튜디오 중 하나를 인수해 제작 콘텐츠를 기반으로 더 큰 플랫폼을 향해 나아가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하고, 유튜브는 1976년 이래 단 한 번도 ABC라는 특정 방송사의 플랫폼을 벗어난 적이 없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할리우드 영화인들의 축제를 방영하면서 현재 몇 남지 않은 '티비'의 중요한 자산을 흡수하게 되는 것입니다. 


즉, 에버그린 콘텐츠가 풍부한 자산을 확보하고, 그런 콘텐츠에 대한 가장 권위 있는 시상을 매년 하는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죠. 


이 각각의 움직임은 현재 시점에서 이들에게 기존의 레거시 콘텐츠 확보가 외연을 빠르게 확장하는 데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기존의 레거시 플랫폼들이 점점 더 힘들어지는 가운데 역설적인 모습이기도 하죠. 


이렇게 827억 달러(약 118조 4925억 원)의 가치에 이르는 인수건과 2029년부터 시작되는 5년 간의 독점 송출 계약은 장기적인 투자 결정입니다. 물론 두 움직임의 규모 차이는 크지만, 이들이 장기적으로도 어떤 콘텐츠에 가치를 두고 있는지를 볼 수 있는 결정입니다.


AI가 점점 발전하면서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더 쉬워지는 시대에도 말이죠. 아래는 올해 2월에 전한 [미디어 노트] 스트리밍이 곧 TV인 시대의 결론 대목입니다. 부제는 미디어 콘텐츠 산업의 정해진 미래였습니다.


현재의 지배적인 플랫폼들이 기존의 콘텐츠에 큰 가치를 매기고 확보하는 이유를 보여주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지난 5년 간 유튜브 매출 현황 (데이터: 알파벳 실적 보고서, 총매출은 추정)  
2024년 유튜브의 총매출은 500억 달러(약 72조 5200억 원)를 넘겼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도화될 이미지 및 비디오 생성 AI로 인해 각종 콘텐츠를 만드는 비용이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배경도 AI로 실제처럼 그려 넣을 수 있고, 많은 수의 단역 배우를 채용해야 할 경우에도 역시 AI로 더 정교하게 표현할 수 있다면서요. 애니메이션이야 뭐 말할 필요가 있을까요.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현재로서는 조금 더 생각해 봐야 할 사항들이 있습니다.

AI의 발전으로 콘텐츠 제작에 용이한 전문적인 제품들이 계속 개발되어 갈 것입니다. 하지만 독창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파는 일은 완전히 다른 작업입니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도구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더 나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경쟁은 계속될 테고 그를 위한 비용 증가도 따르게 마련입니다.

그 경쟁의 끝이 어떨지는 지금으로서는 보이지 않지만, AI의 시대에도 사람들은 콘텐츠에 대한 눈높이가 자연스레 (AI의 도움을 받아 만들어낼 수 있는 것 이상으로) 높아지면서 더 수준 높은 콘텐츠를 보고 듣고 싶어 할 것입니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수준의 콘텐츠가 잘 팔릴 리 없겠죠. 비용이 투입되는 요소가 달라질 것입니다.

아무리 플랫폼 기업들이라 하더라도 그 플랫폼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그 플랫폼에 어떤 콘텐츠들이 흐르고 있는가입니다. 유튜브는 수많은 사람들이 올리는 콘텐츠 중에 사람들의 시간을 확보하는 어텐션(Attention) 경쟁을 이긴 고품질의 콘텐츠가 광고 수익을 더 얻는 것이고, 스트리밍 플랫폼에서는 정교하게 잘 만들어진 제작 콘텐츠가 사람들의 마음을 지속해서 사로잡아야 합니다. 

생성AI가 열어젖힌 미래가 많은 것을 바꾸는 건 확실합니다.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문법으로 각 산업이 작동할 수 있습니다. 미래에 어떤 직업이 남아 있을 수 있고, 구체적으로 어떤 작업을 하는 사람의 자리가 사라질 것인지 그 경계를 확실히 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 발전 속도도 놀랍고요. 하지만 '사람이' 계속해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대가 이어진다면 사람이 만든 고품질의 콘텐츠가 팔릴 수 있는 현실은 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AI의 시대는 많은 사람들이 예측하듯 콘텐츠 사업자들이 가장 먼저 큰 영향을 받는 산업 중 하나일 테지만, 그에 따라 플랫폼들의 질서가 또 어떻게 바뀔지는 지금 섣불리 예측할 수 없습니다. 다만 지금의 미디어 세계를 평정한 플랫폼들이 AI를 어떻게 사용하고, 플랫폼의 성장을 위해서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자신들의 미래가 바뀐다는 것을 고려해야겠죠.

결국 변하지 않는 건 플랫폼의 경쟁력과 콘텐츠의 경쟁력도 함께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개별 채널이 TV를 통해 사람들의 시선을 장악했던 과거에도 그랬고, 스트리밍 플랫폼의 시대가 온 지금도 그렇고, 미래에도 그럴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리테일] #반스앤노블 #엘리엇매니지먼트
2. 헤지펀드가 책방을 부활시키면
로컬 독립 서점의 대형 체인화  
지금의 독립 서점식 모델이 상장 이후에도 유효할까요? 아니 유지될 수 있을까요?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2018년에 영국의 서점 체인 사업인 워터스톤스(Waterstones)를 인수했습니다. 워터스톤스는 2011년부터 제임스 던트가 CEO를 맡아 턴어라운드 시킨 터였죠. 당시 영국과 아일랜드에 약 240여 개의 지점으로 확장하던 이 체인을 약 2억 7900만 달러(약 4130억 원) 가치에 인수합니다. 


이후 바로 다음해에 엘리엇은 아마존에 시장을 빼앗겨 적자가 불어나던 반스앤노블을 인수합니다. 매출은 37억 달러(약 5조 4790억 원)였는데, 손실은 1억 2500만 달러(약 1850억 원)가 넘었던 이들의 가치는 6억 8300만 달러(약 1조 110억 원)에 불과했습니다. 이런 반스앤노블을 부활 시킬 적임자로 이미 제임스 던트를 낙점했던 것이고 인수를 진행한 것입니다. 


워터스톤스의 사업 성공 방식이 반스앤노블에 이식될 수 있다는 것을 봤고, 미래에 사업을 합치거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을 그리면서 인수가 이루어졌던 것이죠. 반스앤노블은 이후 지점이 700개 이상, 워터스톤스는 300개 이상이 되어 둘이 합쳐 이제 1000개가 넘는 지점을 운영하는 책방 사업이자, 리테일 사업자가 되었습니다. 두 사업을 합친 매출은 작년 기준으로 총 30억 달러(약 4조 4430억 원)를 넘겼고, 순이익도 4억 달러(약 5920억 원)에 이르렀고요.


사실 엘리엇이 이들을 인수할 때만 해도 책방 사업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을 것입니다. 아마존의 위세가 너무 컸고, 책 판매는 독립 서점을 제외하고는 필연히 온라인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고 예상들을 했죠. 전자책 시장이 커지고, 종이책의 감소도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도 많았고요. 하지만 이러한 예상들은 보기 좋게 뒤집어졌습니다. 


줄어들지 않는 종이책 시장의 크기가 핵심입니다. 일단 미국의 책 판매는 2024년에 다시 성장을 해 31억 부를 넘겼고, 그 중 종이책의 비율은 80%가 넘습니다. 이 비율은 10년 전과 비교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영국에서도 작년을 기준으로 책 소비가 5% 늘어 그 총매출이 25억 파운드(약 4조 9700억 원)가 되었습니다. 록펠러 인터내셔널의 루치르 샤르마 회장도 물리적인 세계가 확장하는 몇 안되는 사업 중 하나로 서점을 꼽았죠.


종이책에 대한 수요는 모두의 예상보다 컸고, 이러한 흐름을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2010년대 후반에 꿰뚫어 본 것입니다. 물론 당시에는 '베팅'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책 만큼은 사람들이 지속해서 그 물성을 즐기면서 봐야할 필요성을 본 것이기도 하고, 뒤집기 힘든 본능의 영역으로도 본 것입니다. 전자책의 역할은 오히려 종이책을 보완하는 역할이 되기도 했죠. 종이로 소장하고픈 책도 있는 반면 소장할 공간이 부족한 경우 전자책을 통해서 책을 소비하면서요. 


이것도 역시 인간의 본능 혹은 본성에 의해서 유지되고 성장하는 사업이라고도 꼽을 수 있겠습니다. 그렇기에 엘리엇은 이 사업을 상장 시키고 더 키우기로 결정을 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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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투자로 유명한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미국의 대표적인 서점 체인 사업인 반스앤노블과 영국의 워터스톤스(Waterstones)를 합쳐 기업공개(IPO)를 통한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런던이나 뉴욕에서 기업공개(IPO) 형식이 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고요.

작년 9월에 부활하는 이 책방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커피팟을 통해서도 전해드렸는데요. 2025년에만 67개의 지점을 추가로 열면서 사업을 확장해 왔습니다.

상장은 상징적인 장면입니다. 디지털 시대의 리테일 지배자인 아마존의 희생자가 되었던 책방 사업의 부활 스토리가 만들어지는 모습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유명한 헤지펀드가 책과 책방 사업이 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장기 투자를 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모든 것이 디지털 모바일로 옮겨오는 것이 확정적이었던 시대에 무엇이 살아남을까를 보면서 투자를 한 대표적인 사례라고도 할 수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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