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큰 광물 및 화석 연료 트레이더인 스위스 기반의 글렌코어(Glencore)와 세계에서 가장 큰 광산업자 중 하나인 호주의 리오틴토(Rio Tinto)는 최근 합병 논의를 재개했습니다. 작년 초에도 추진되었던 합병은 가치 산출 등에 있어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무산되었는데, 다시금 그 논의가 진전되고 있는 중입니다.
이 거래의 핵심은 트레이딩 사업을 제외한 두 기업의 광산업을 합치는 것입니다. 글렌코어는 구리를 비롯해 코발트 등을 포트폴리오의 핵심으로 삼고 있으며, 구리는 연간 생산량이 100만 톤에 이르러 세계에서 가장 큰 구리 광산업자 중 하나입니다. 리오틴토는 구리 생산량도 연간 70~80만 톤 수준인데, 무엇보다 철광성과 알루미늄과 그 원광인 보크사이트를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가 세계 최대 수준입니다. 리튬 광산 역시 적잖게 확보를 했고요.
이렇게 두 기업이 합치면 각종 전자제품과 전기차 및 배터리, 철강 원료 등에 있어 큰 레버리지를 가지는 사업자가 되는데요. 이 중에서도 '구리'가 핵심으로 꼽힙니다. 두 기업이 합치면 전 세계 생산량의 약 9%를 담당하게 되서 최대 생산자 중 하나가 되면서 말입니다.
무엇보다 구리의 쓰임새는 바로 AI 덕분에도 늘어나고 있죠.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인프라 건설에 구리가 필수적이게 된 이유는 이들이 쓸 막대한 전기에 필요한 송전망과 변압기 등에 구리가 모두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데이터센터 관련 인프라 수요가 커지면서 자연히 그 인프라에 필요한 자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입니다.
구리는 전반적인 전력망뿐만 아니라 전자제품부터 전기차와 배터리 및 에너지저장장치의 배선, 재생에너지 설비까지 첨단 산업의 곳곳에 다 쓰이는 자원입니다. 우주항공을 포함한 방산이 아주 큰 수요를 차지하는 업계란 것은 비밀 아닌 비밀입니다. 내연기관 차량에도 꽤나 쓰입니다. 근데 AI까지 구리에 대한 수요를 치솟게 하고 있는 것이죠. (구리는 사실상 '전기'와 관련된 인프라에는 다 쓰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작년에도 글렌코어와 리오틴토가 합병 논의를 했던 것은 이렇게 새로운 산업의 부상으로 인해 자원 산업 지형도 변해 갈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구리가 핵심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본 것입니다.
이제 그 예상은 더 큰 확신으로 바뀌었고, 호주 기반의 세계 최대의 광산업자인 BHP나 구리의 세계 최대 생산자 중 하나인 미국의 프리포트 맥모란과 같은 이들과 공급자 우위인 시장에서 더 다양한 광산 물량을 바탕으로 한 경쟁을 벌이겠다는 것입니다. |
구리는 새로운 광산 등의 개발로 공급이 갑자기 크게 늘어나기가 어렵습니다. 광산 개발과 안정적인 생산에만 몇 년의 시간이 걸리는 일이죠. 안정적인 품질의 물량이 예상대로 나올 것으로 확신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큰돈을 선뜻 몇 년간 투자하기 어려운, 리스크가 큰 사업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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