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쥔 유럽의 레버리지

러시아도 미국도 믿을 수 없는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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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월 27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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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에너지마저 미국에 과하게 의존하게 되면서, 미국을 상대할 때 별다른 레버리지가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LNG 공급량만 봐도 유럽은 전체 필요 물량의 57%를 미국산으로 쓰고 있습니다. 러시아로부터 수입할 수 없으니 그 의존도는 고스란히 옮겨간 것이고, 결과적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에너지 안보마저 볼모를 잡힐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상황이 이런 지경에 이르자 유럽도 이제는 자신들의 산업 경쟁력을 더 키우고,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본격 궁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강점을 가진 해상 풍력을 더 공격적으로 키우고, 전반적인 에너지 전환에 대한 투자를 늘려나가는 것이죠. 

이는 당장 중국과의 에너지 기술 개발 경쟁 차원에서도 필요한 일이고, 장기적으로는 미국으로 너무 기울어진 힘의 균형추를 조금이라도 자신들 쪽으로 끌고 가는 움직임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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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에너지안보 #재생에너지
미국이 만드는 유럽의 레버리지
러시아도 미국도 믿을 수 없는 유럽  
유럽에서는 이제 '에너지 독립'이 더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미국이 촉발한 그린란드 영유권 분쟁으로 인해서 이는 더욱 그렇게 되었죠. 본래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입니다. 하지만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현실화되었고, 서로에게 최대 무역 파트너인 EU와 미국은 서로의 교역 상품이 어떻게 새로운 레버리지가 될 것인가를 고려해야 하는 단계에 와있습니다.

물론 이는 한국을 비롯한 다른 미국의 동맹국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유럽의 경우에는 그 위협이 당장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은 러시아라는 존재로 인해서입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천연가스와 원유의 수입을 대부분 중단하면서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지만, 이제는 미국에서 에너지를 수입하는 일도 결국엔 협상의 볼모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에 과하게 의존했던 에너지 수입을 이제는 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 것입니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인 2021년 대비해 유럽이 미국에서 수입하는 액화 천연가스는 2025년에 4배가 증가했습니다. 현재 유럽 LNG 공급량의 57%는 미국산입니다. 유럽이 그렇게 크게 의존했던 러시아산은 2021년에 40%가량이었습니다. 전쟁 이후 미국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는 너무 커졌고, 결과적으로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큰 리스크가 된 것이죠. 미국은 어느새 값싼 러시아산 수입을 금지한(막힌) 유럽의 에너지 안보를 레버리지 삼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유럽의 국가들은 지금 그나마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는 해상 풍력을 기반으로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계획을 세우는 중입니다. 일단 북해 지역에 풍력 용량을 꾸준히 늘려가는 기본안을 짜고 있습니다. 북해에 이해관계를 가진 9개 국가인 영국, 노르웨이, 덴마크,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아일랜드, 룩셈부르크는 2031년부터 2040년까지 매년 15기가와트의 풍력 용량을추가하기로 기본적인 안을 만들었습니다. EU는 2050년까지 300기가와트 이상을 증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고요. 

이 계획이 제대로 실행만 될 수 있다면 유럽은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게 되는 결과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백래시를 맞고 위기가 커진 해상 풍력 업계와 그 기업들이 계속 성장할 기반까지 만들어지면서 말이죠. 중국이 재생에너지를 비롯한 새로운 에너지 개발 경쟁의 모든 면에서 앞서 있는 지금 여전히 유럽의 기업들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분야는 해상 풍력이 유일하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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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에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줄었지만, 세계적으로 전동화에 대한 투자가 커졌습니다. (이미지: 블룸버그NEF)
전환에 대한 투자는 계속 늘고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서 화석 연료의 시대가 다시 열리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실제 상황이 그렇지는 않습니다. 친환경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은 멈춘 적이 없고, 지난해에도 성장했습니다. 

지난해 재생에너지와 같은 저탄소 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해 전 세계에서 쓰인 자본은 2조 3000억 달러에 달합니다. 전년 대비해서 8% 증가했죠. 블룸버그NEF가 바로 어제 발행한 리포트의 내용인데요. 2019년 이후 처음으로 그 성장률이 10%대 아래로 내려왔지만, 에너지 전환이라는 거대한 흐름은 큰 틀에서는 흔들림 없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미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전기차 전환을 당기는 지원책들을 줄이고, 취소해도 해당 영역은 전 세계에서 그 전환이 지속되었습니다. 일단 지난해 전 세계에서 전동화에 투입된 자본만 8930억 달러(약 1285조 원)였고, 전년 대비 21% 증가했습니다. 전반적인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수력, 탄소포집, 에너지 저장장치 등 친환경 에너지 관련 공급 투자는 화석 연료의 공급 투자보다 2년 연속으로 더 많아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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