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의 아이거 이후 과제

정상화 되어가는 디즈니의 다음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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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2월 3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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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최근 실적(2025년 4분기)은 이제 드디어 디즈니의 사업 전반이 드디어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하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극장 영화는 연이어 메가 히트가 되었고, 스트리밍 부문의 이익률이 커진 것도 큰 소득이며, 그간 회사 전체를 받쳐준 테마 파크를 비롯한 오프라인 사업은 더욱 강고해졌습니다. 매출도 크게 증가했고, 수익률은 더 좋아졌죠. 

이제 남은 과제는 디즈니를 지금의 모습을 만든 CEO인 밥 아이거가 어떻게 회사를 다음 CEO에게 물려주느냐입니다. 그는 올해 말인 퇴임일보다 앞서서 후임 CEO를 인선하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요. 실적이 궤도에 오른 이때가 적정한 시기라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스트리밍 전환 추진 이후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온 디즈니에게는 밥 아이거가 물러나는 시점이 스트리밍 전환까지 궤도에 오르는 정상화의 과정이자,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새로운 과제가 전해진 시기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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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 #디즈니 #넷플릭스
정상화 되어가는 디즈니의 과제
밥 아이거가 물러날 즈음에 이르러  
자신이 뽑은 후임 CEO인 밥 차펙을 물러나게 하고 2022년에 CEO 자리로 돌아온 밥 아이거의 임기는 올해말까지입니다. 그가 디즈니의 창의성을 다시 살리겠다고 선언하고 돌아오면서 약속한 사항은 반드시 적합한 후임 CEO를 찾겠다는 것이었죠. 하지만 스트리밍 전환이 순조롭지 않았던 디즈니의 CEO는 그럴만한 여유가 없는 자리였습니다.

팬데믹 이후 더욱 치고 나가는 넷플릭스와의 격차가 벌어지고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주도권을 상실하면서 이전과 같은 영향력을 유지할 수도 없었죠. 결국 밥 아이거가 돌아오고 2년이 지난 시점에야 디즈니는 디즈니의 '후계 계획 위원회' 위원장인 모건 스탠리 CEO 출신의 제임스 고먼을 디즈니 아사회 회장 자리로 올리고 이 작업을 더 자율적으로 추진하도록 만들었습니다.

14년을 이어온 모건 스탠리 CEO 자리를 완벽하게 물려주고 물러난 것으로 평가 받는 이에게 소위 '디즈니의 오랜 석세션(Succession) 문제'를 꼭 해결해야 하는 사명을 안긴 것이죠. 2005년부터 밥 차펙이 CEO였던 2년을 제외하면 늘 CEO였던 밥 아이거의 입김을 최소화하면서요. 물론 그럼에도 그의 의견은 절대적으로 많이 반영되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최소한의 독립적인 장치가 필요했던 것이죠.

일단 2026년 초까지 후계자를 결정하겠다는 당시 정한 시간 계획은 지켰습니다. 현재 알려진 바에 따르면 2명의 내부 인원으로 그 후보가 압축되었습니다. 현재 테마 파크를 비롯한 오프라인 콘텐츠 사업을 총괄하는 조시 다마로와 스트리밍을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를 공동 총괄하는 데이나 월든이죠. 

블룸버그가 최근 파악한 바에 의하면, 현재 이 경쟁은 조시 다마로 쪽으로 거의 기운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밥 차펙과 마찬가지로 디즈니의 테마 공원 사업 분야에서 커리어를 키워온 인물인데, 디즈니가 스트리밍 전환에 힘겨워 하는 와중에도 가장 많은 이익을 내는 부문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온 점이 낙점의 주요 이유일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현재 시점에서는 누가 디즈니의 다음 CEO로 승진하느냐보다, 어떤 디즈니를 밥 아이거로부터 물려 받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일단 밥 아이거가 일찍 자리를 물려 주겠다는 이유는 이번 실적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자신이 명예롭게 퇴진할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된 것으로 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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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아이거만큼 오랜 기간 한 기업의 중심이 되는 상징적인 CEO는 많지 않습니다. 이제는 그런 그도 드디어 명예롭게 물러날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되었습니다. (이미지: 디즈니)
명예로운 마지막 퇴진일까?
밥 아이거가 2022년에 돌아오면서 일성한 "디즈니의 창의성을 살리는" 작업은 <주토피아2>와 <아바타3>의 성공으로 어느정도 표면적인 정당성을 얻은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디즈니 플러스와 훌루를 비롯한 스트리밍 부문의 영업이익도 지난 4분기에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2%나 증가한 4억 5000만 달러(약 6530억 원)를 기록해 시장의 예상치를 모두 크게 상회했습니다. 안정적인 구독자 증가세와 광고 수익의 증대가 이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론칭한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인 ESPN과의 번들 전략도 먹혀들었고요. 

영화와 드라마부터 스포츠까지 가장 방대한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가진 디즈니가 드디어 그 라이브러리를 잘 활용하는 방법을 깨우쳤다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스트리밍에 뛰어든 이래 해결해야만 하는 숙원 사업이었는데, 드디어 그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죠. 오프라인 사업과 연계되는 영화 흥행도 이어지면서 디즈니만이 만들 수 있는 선순환이 시작되었고요. 

익스피리언스 부문, 즉 테마 공원과 리조트, 크루즈 사업 또한 매출이 6% 증가해 분기 실적이 100억 달러(약 14조 5050억 원)에 이르렀고, 영업이익은 33억 달러(약 4조 7870억 원)에 달했습니다. 그래서 전체 분기 매출은 7% 증가한 259억 8000만 달러(약 37조 6840억 원)였습니다. 순이익은 24억 달러(약 3조 4810억 원)였고요. 이렇게 모든 부문이 시너지를 내는 듯한 모습을 보이니 디즈니만의 소위 '플라이휠'이 작동했다는 인상을 줍니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디즈니의 CFO(최고재무책임자)인 휴 존스턴이 "누가 CEO가 되건 모멘텀이 큰 상황에서 물려받는다"라고 한 것은 맞는 말입니다. (더불어 밥 아이거의 명예로운 퇴진길을 열어주는 의도된 멘트이기도 했다는 것을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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