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뽑은 후임 CEO인 밥 차펙을 물러나게 하고 2022년에 CEO 자리로 돌아온 밥 아이거의 임기는 올해말까지입니다. 그가 디즈니의 창의성을 다시 살리겠다고 선언하고 돌아오면서 약속한 사항은 반드시 적합한 후임 CEO를 찾겠다는 것이었죠. 하지만 스트리밍 전환이 순조롭지 않았던 디즈니의 CEO는 그럴만한 여유가 없는 자리였습니다.
팬데믹 이후 더욱 치고 나가는 넷플릭스와의 격차가 벌어지고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주도권을 상실하면서 이전과 같은 영향력을 유지할 수도 없었죠. 결국 밥 아이거가 돌아오고 2년이 지난 시점에야 디즈니는 디즈니의 '후계 계획 위원회' 위원장인 모건 스탠리 CEO 출신의 제임스 고먼을 디즈니 아사회 회장 자리로 올리고 이 작업을 더 자율적으로 추진하도록 만들었습니다.
14년을 이어온 모건 스탠리 CEO 자리를 완벽하게 물려주고 물러난 것으로 평가 받는 이에게 소위 '디즈니의 오랜 석세션(Succession) 문제'를 꼭 해결해야 하는 사명을 안긴 것이죠. 2005년부터 밥 차펙이 CEO였던 2년을 제외하면 늘 CEO였던 밥 아이거의 입김을 최소화하면서요. 물론 그럼에도 그의 의견은 절대적으로 많이 반영되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최소한의 독립적인 장치가 필요했던 것이죠.
일단 2026년 초까지 후계자를 결정하겠다는 당시 정한 시간 계획은 지켰습니다. 현재 알려진 바에 따르면 2명의 내부 인원으로 그 후보가 압축되었습니다. 현재 테마 파크를 비롯한 오프라인 콘텐츠 사업을 총괄하는 조시 다마로와 스트리밍을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를 공동 총괄하는 데이나 월든이죠.
블룸버그가 최근 파악한 바에 의하면, 현재 이 경쟁은 조시 다마로 쪽으로 거의 기운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밥 차펙과 마찬가지로 디즈니의 테마 공원 사업 분야에서 커리어를 키워온 인물인데, 디즈니가 스트리밍 전환에 힘겨워 하는 와중에도 가장 많은 이익을 내는 부문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온 점이 낙점의 주요 이유일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현재 시점에서는 누가 디즈니의 다음 CEO로 승진하느냐보다, 어떤 디즈니를 밥 아이거로부터 물려 받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일단 밥 아이거가 일찍 자리를 물려 주겠다는 이유는 이번 실적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자신이 명예롭게 퇴진할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된 것으로 보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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