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깨끗하고 (저렴한) 석탄은 없다

미래 흐름을 거스르는 정책의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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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2월 13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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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에너지 산업에 관한 이야기를 꾸준히 전해드리기도 했죠. 

대표적으로 재생에너지로 답이 정해진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충당을 비롯해 구리가 자원 산업의 지형을 바꾸고 있는 가운데 떨어지는 석탄 산업의 가치가 화두라는 이야기도 전해드렸고요.

근데 이러한 이야기들과는 완전히 반대로 가는 결정이 또 미국에서 최근에 이루어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석탄 산업을 부흥시키기 위해서 미 에너지부와 국방부를 통한 직접적인 자금 지원과 구매 계약 지원까지 하겠다고 나섰는데요. 여기에다 화석 연료가 규제 없이 사용될 수 있는 환경까지 마련했습니다.

이러한 결정들이 시장을 흔들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정해진 큰 흐름을 뒤집지는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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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화석연료발전 #재생에너지
아름답고 깨끗하고 저렴한 석탄은 없다
미래와 시장을 거스르는 정책의 의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에너지부를 통해서 '석탄'의 회생을 위한 작업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현지 시각으로 2월 11일에는 1억 7500만 달러(약 2530억 원)의 지원금을 켄터키, 노스 캐롤라이나, 오하이오, 버지니아, 웨스트 버지니아 등지의 석탄 화력 발전소의 업그레이드와 유지를 위해서 투입할 예정이고, 현재 신규로 건설되는 석탄 화력 발전소 등으로부터는 국방부가 국방 생산법을 근거로 전력을 우선 구매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내렸죠. 

이번 발표와 행정명령이 내려진 다음 날인 어제는 충격적인 발표가 또 있었죠. 2009년 12월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임 시절 발표된 '위해성 판정(Endangerment Finding)', 즉 이산화탄소, 메탄을 비롯한 온실가스가 현재와 미래 세대의 공중 보건 및 복지를 위협한다는 미 환경보호청(EPA)의 공식 결론을 폐지한다는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그러니까 석탄을 비롯한 화석 연료 발전과 가솔린을 사용하는 내연기관 차량 등을 규제할 수 있는 근거 자체를 없앤 것입니다. 

이제 EPA는 "온실가스는 위험하니까 규제해야 한다"라고 말하고 싶어도, 스스로 그 위험성을 부인하고, 그것을 규제할 방법을 폐지했기 때문에 기업들을 상대로 소송을 걸거나 새로운 규제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해진 것입니다. 이름이 '환경보호청'이라는 것이 무색하게 말이죠. 앞으로 브레이크 없이 미국내 화석 연료의 사용을 촉진하고 또 촉진하겠다는 결정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에너지 및 환경 담당자들은 왜 이런 극단적인 결정을 내리고 있는 것일까요?

이미 예견되기도 했습니다. 전력 생산의 50% 이상이 석탄이고, 미국 석유와 천연가스 핵심 생산지 중 하나인 노스다코다의 주지사였던 더그 버검이 내무부장관이 되고, 화석 연료 기업인 리버티 에너지의 CEO인 크리스 라이트가 에너지부장관이 되었을 때부터 말이죠. 그들은 명확한 오더를 받고 이 작업을 준비해왔습니다. 

특히나 미 에너지부는 지난해부터 폐쇄가 예정되어 있던 미 전역의 석탄 발전소들의 운영 기한을 늘리고, 전력 생산을 증대시키기 위한 작업을 해왔죠. 해상 풍력을 비롯한 재생에너지에 대한 공격을 지속하는 가운데 석탄 화력 발전에 대한 노골적인 회생 작업을 해 온 것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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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은 여전히 세계 각지에서 이렇게 야적되어 관리가 됩니다. 환경 친화적인 보관 시설에 대한 자본 투입이 타당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미지: 쿼츠)
시장을 거스르는 구제책의 한계 
지금 석탄 산업을 살리려는 이 행위들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과 에너지부의 라이트 장관이 말하는 이유들, 'AI 전력 수요 대응'과 '미국의 에너지 독립 강화' 등을 설명할 수 있는 합당한 근거는 별로 없습니다. 석탄을 두고 "아름답고 깨끗한 석탄(Beautiful Clean Coal)"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데, 현재 존재하는 발전원 중에서 압도적으로 환경에 유해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죠. 

결국 그래서 정치적인 지지 기반이 되는 러스트 벨트와 광산 지역의 지지를 더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힘을 받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럴 때 사용되는 전가의 보도인 "국가 안보"를 트럼프와 라이트는 내세우고 있습니다. 명확하지는 않지만,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한 측면도 있으니 석탄 산업은 회생해야 한다는 논리를 무작정 내세우는 것입니다.

하지만 10년 전인 2016년부터 시도해 온 이 석탄 회생 작업은 성공하지도 않았고, 성공하고 있지도 않고, 앞으로도 성공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진단하고 있습니다. 일단 미국의 에너지정보청(EIA) 조차도 올해 대비 내년에 미국의 석탄 생산량도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또 작년에 추웠던 겨울로 인해 잠시 반등했던 석탄 소비량도 올해 다시 6~7%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고요.

블룸버그의 에너지 전문 칼럼니스트인 리암 데닝은 2016년 이후에 석탄 광산업의 일자리는 20%가 넘게 줄어든 3만 7000개에서 4만 개 사이이고, 석탄 발전소의 일자리는 천연가스와 풍력 기반 발전 일자리의 절반, 25만 개가 넘는 일자리를 창출한 태양광 발전의 6분의 1에 불과한 6만 명 이하라는 점을 짚습니다. 그는 지금 이루어지는 지원이 결국에는 얼마 가지 않을 산업 구제책에 불과하다고 꼬집죠. 만약 산업을 키우고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한다면 다른 에너지의 발전 비중을 늘려나가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워싱턴 DC의 대표적인 정책 컨설팅 및 연구 기관 중 하나인 캐피털 알파 파트너스의 매니징 디렉터인 제임스 루시어는 블룸버그를 통해 "(미국의) 석탄 산업을 회생 시키기 위해서 트럼프 행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없다"라고까지 단정지어서 말을 하죠. 그리고 이런 그의 말을 뒷받침이라도 하듯이, 미국의 대표적인 석탄 기업인 피바디 에너지 코프(Peadbody Energy Corp)와 코어 내추럴 리소스(Core Natural Resources)의 주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가 나온 이후에 오히려 하락하는 추세로 전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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