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 해서웨이는 2025년 4분기를 기준으로 뉴욕타임스의 주식 510만 주를 매수했습니다. 작년 연말을 기준으로 그 가치는 3억 5170만 달러(약 5090억 원)였고요. 지분율 약 3%에 해당하기에 작은 투자가 아닙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다른 투자들에 비하면 절대적인 금액은 적을지 몰라도 말이죠.
더군다나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를 만들어가는 기업을 골라서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진 세계에서 가장 명망 있는 투자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가 뉴욕타임스라는 '미디어' 기업의 지분을 확보했다는 것에 그 의미가 큽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 2020년에 (지역 방송사 한 곳을 제외하고) 오랜 기간 투자를 유지해 온 '신문' 산업에서 완전히 '엑싯'을 했습니다. 디지털 전환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레거시 신문 기반 미디어들의 미래가 어둡다고 판단한 것이죠. 본래 지역 신문과 방송이라는 미디어에 특별한 애착을 보이기도 했던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 그리고 이런 이들이 이끈 버크셔 해서웨이입니다. 그렇기에 2020년까지 그 투자를 유지했던 것입니다.
워런 버핏은 어려서부터 워싱턴포스트를 배달하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신문에 대한 애착을 키웠다고도 알려졌습니다. 결국 버크셔 해서웨이가 본격적인 성장을 해나가던 1973년에 1100만 달러(약 160억 원)를 워싱턴포스트(당시 기업명 Washington Post Co.)에 투자해 지분을 확보했습니다. 버핏은 당시부터 워싱턴포스트의 이사직까지 수행했고요. 버크셔 해서웨이는 제프 베이조스가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하기로 한 2013년까지 이 지분을 들고 있었죠.
워싱턴포스트에 대한 투자는 비교적 젊었던 시절, 워싱턴포스트의 발행인인 캐서린 그레이엄에 대한 믿음이 큰 몫을 하기도 했다는 점을 읽을 수 있습니다. 당시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는 미디어 기업이라는 평가도 물론 맞았지만, 캐서린 그레이엄이 베트남 전쟁의 실상을 알린 펜타곤 페이퍼 공개와 워터게이트 사건 보도 등을 통해 워싱턴포스트를 지역지를 넘은 '전국지'로 이끈 모습을 보면서 결심을 굳혔으리라고 예상할 수 있고요. 게다가 신문과 방송 산업이 모두 성장할 당시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워런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CEO로서 내린 마지막 결정 중의 하나로 왜 뉴욕타임스라는 '신문' 기반 미디어에 (다시) 투자하기로 한 것일까요? 2025년에 이르러서 말이죠.
지금 뉴욕타임스의 모습은 1960년대를 거쳐서 197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전국지의 명성을 떨치면서 당시에 이미 전국지의 명성을 가진 뉴욕타임스와 어깨를 나라히 하는 명성을 얻어가던 워싱턴포스트의 모습과 닮기도 했습니다. 성장세의 측면에서 말이죠.
미디어 업계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이제는 AI 시대에도 기술과 결합한 오리지널한 콘텐츠로 입지를 더 단단히 하는 모습은 어쩌면 워터게이트 이후에 전국지로 완전히 자리잡으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그 가치를 알아가는 과정의 워싱턴포스트와 겹쳐 보이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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