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독의 완전히 다른 미디어 투자

[미디어 노트] 폭스를 나온 상속자의 복스 미디어 인수 가능성

21735_3058807_1761540426344775805.png
2026년 5월 6일 수요일
21735_2328721_1723013880165312344.png
오픈AI가 갑자기 테크 팟캐스트인 TBPN을 인수하는 것이나 a16z가 미디어를 또 직접 설립하는 모습은 '미디어 산업' 자체에 큰 의미를 가지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전해드렸죠. 큰 틀에서 미디어 산업에 실질적인 가치를 더하지 않고, 그 목적 자체가 자신들의 아젠다를 전파하기 위함이기에 장기적으로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짚었고요.

이와 대조되는 모습으로 로렌 파월 잡스와 같은 억만장자들이 세운 에머슨 컬렉티브가 악시오스와 디애슬레틱처럼 성공적인 엑싯을 한 대표 미디어에 초기부터 투자를 하고, 디애틀란틱 같은 전통의 매체를 크게 성장 시키는 투자를 한 사례를 전해드렸죠. 이것이 억만장자들의 제대로 된 미디어 투자라고 하면서요.

미디어 역시 미디어를 산업으로 바라보고, 독립 비즈니스로 바라봤을 때 의미 있는 성장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많은 사례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그런 사례를 만들고자 하는 인물이 미국 미디어 산업에 또 나타난 것으로 보입니다. 바로 폭스 제국을 세운 루퍼트 머독의 막내 아들 제임스 머독입니다. 
21735_2328721_1723013778719783217.png?2h0f28fg

[미디어 노트] #제임스머독 #복스미디어
머독의 완전히 다른 미디어 투자
폭스를 나온 상속자의 복스 미디어 인수 가능성
제임스 머독은 월스트리트저널을 소유한 뉴스 코프와 폭스 뉴스와 폭스 스포츠 등을 소유한 폭스 코퍼레이션 제국을 세운 루퍼트 머독의 둘째 아들이면서 아픈 손가락입니다. 루퍼트 머독과는 완전히 다른 미디어 사업에 대한 시각을 가졌기 때문이죠. 본래 역량에 대한 신임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영화 스튜디오를 포함해 각종 콘텐츠가 넘치던 21세기 폭스를 일구고 디즈니에게 매각하기까지 제임스 머독은 21세기 폭스의 CEO를 지내면서 직접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를 비롯해 빅테크 기업들까지 뛰어들 스트리밍 시장에서 규모의 경쟁을 하기에는 무리라는 판단 아래 21세기 폭스라는 거대 콘텐츠 미디어를 제값에 주고 팔자라는 목표를 설정해 2019년에 성공적으로 완수했고요. 어쩌면 미래 사업을 포기하는 결정으로도 보였지만, 최종적으로 713억 달러(약 103조 6700억 원)라는 초대형 계약이 이루어지면서 이 매각은 정당화되었죠.  

하지만 이후 머독이 만든 미디어 제국을 누가 물려받느냐의 경쟁에서는 형인 라클란에게 밀릴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리버럴한 그의 정치 성향 때문이었습니다. 아버지 루퍼트 머독은 제임스 머독이 뉴스 코프와 폭스 코퍼레이션을 물려받게 될 경우, 폭스 수익의 원천이 되는 보수적인 편집 성향이 바뀔 것을 우려했죠. 폭스 자체가 기존의 리버럴 채널들과 맞서는 시각을 형성해 충성도가 큰 오디언스를 만들어왔죠. 맏아들인 라클란은 기존 폭스의 성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치관을 가졌다고 알려졌고요.

제임스 머독이 21세기 폭스를 매각하기로 하는 '비즈니스적인' 결정을 내린 이후, 폭스 뉴스를 비롯한 뉴스 미디어 사업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아주 낮아진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21세기 폭스라는 거대한 엔터테인먼트 자산을 처분하는 것은 루퍼트 머독이 자신이 세운 미디어 제국을 라클란 머독과 그대로 이어가기 위한 방법이 되기도 했습니다. 

폭스 뉴스가 여전히 미국 정치와 사회에 가진 영향력을 고려하면, '뉴스의 영향력이 가장 큰 자산'이라는 루퍼트 머독의 오랜 믿음이 계속 증명되고 있기도 하죠.

21735_3374181_1778053339673846861.jpg
라클란 머독, 루퍼트 머독, 그리고 맨 오른쪽이 제임스 머독입니다. 제임스 머독은 곧 폭스와 대척점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는 미디어를 인수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 CNN 뉴스 화면)
복스 미디어는 좋은 투자 대상일까?
제임스 머독은 이후 제 갈 길을 갔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뉴스코프와 폭스 코퍼레이션과 관련된 모든 지분을 정리하고, 향후 경영에 간섭하기 위한 지분을 취득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11억 달러(약 1조 6000억 원)의 합의금을 받았습니다. 라클란에게 폭스가 승계되는 최종 단계가 끝난 것이었죠. (다른 형제들인 프루던스와 엘리자베스 역시 11억 달러를 각각 받았습니다)

그는 2019년에 21세기 폭스 매각으로 받은 보상을 포함해 수십억 달러의 자산을 기반으로 루파 시스템즈(Lupa Systems)라는 회사를 세워 미디어 관련 투자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최근에 흥미로운 투자가 성사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바로 대표적인 뉴미디어 중 하나인 복스(Vox) 미디어의 자산을 인수하는 것입니다. 

복스 미디어는 소셜미디어 시대에 크게 성장한 대표적인 디지털 미디어 중 하나입니다. 이제는 그렇게 대표적으로 성장한 디지털 미디어 중 유일하게 생존하고 있는 미디어라고도 할 수 있고요. 대표적인 이름들인 버즈피드와 바이스 미디어 등은 이미 존재감이 없어졌거나 미디어 씬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이름들이 되었는데, 복스는 끈질기게 영향력을 유지하고 수익을 내는 방법을 찾았죠.

여전히 성장 중인 뉴욕 매거진과 대표 테크 매체 중 하나인 더버지(TheVerge)를 소유하고 있으며, 카라 스위셔와 스캇 갤로웨이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대표적인 테크 및 정치 팟캐스트인 피벗(Pivot)과 스캇 갤로웨이의 비즈니스 팟캐스트인 프로프G(Prof G) 등이 포함된 팟캐스트 네트워크를 운영합니다. 현재 이들의 자산 중 핵심이 바로 미국 미디어의 핵심이 된 이 팟캐스트인데, 제임스 머독은 이를 인수하겠다는 것입니다. (흥미로운 건 뉴욕 매거진은 루퍼트 머독이 1970년대에 인수해 1990년대 초에 매각한 뉴욕 매거진 컴퍼니의 핵심 자산이었죠.)

몇 달 전부터 논의가 시작되었는데, 최근에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뉴스가 뉴욕타임스를 통해서 전해졌습니다. 블룸버그는 제임스 머독이 뉴욕 매거진과 핵심 팟캐스트 등을 인수하는데 3억 달러(약 4360억 원)를 제시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죠. 이 뉴스가 버즈가 된 이유는 제임스 머독이 지금까지는 뉴스 미디어에 직접적으로 투자를 한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트레이베카 필름 페스티벌을 운영하는 트레이베카 엔터프라이즈나 인도계 미디어 투자회사 등에 투자를 하고, 일부 리버럴 팟캐스트에 개인 재단을 통해 지원을 한적이 있지만, 직접적인 뉴스 미디어 사업 운영 차원의 투자가 아니었습니다.

이번 투자가 성사되면 루파 시스템즈는 곧바로 미국 뉴스 미디어 업계에 주목할 플레이어 중 하나가 되고, 향후 어떤 자산을 늘려가는지가 주목 받을 것으로 보이죠. 아버지인 루퍼트 머독과의 대립 포인트보다는 뉴미디어 씬에 큰 자산을 가진 투자자가 들어온다는 의미가 큽니다. 
  
21735_3374181_1778050827454279106.png
복스 미디어는 이제 많은 자산들이 있지만,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 핵심 자산들을 추려야 할 때가 오기도 했습니다. (이미지: 복스 미디어)
투자가 지속되는 미디어 씬의 의미  
이번 인수에서 팟캐스트가 핵심인 이유는 수익을 크게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복스 미디어는 팟캐스트로만 2025년에 8000만 달러(약 1160억 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여전히 대표적인 매거진으로 꼽히면서 성장 중인 뉴욕 매거진의 연 매출이 1억 달러(약 1450억 원)가 조금 넘는 수준이고, 복스 미디어의 전체 매출이 4~5억 달러 수준으로 추정되는데요.

팟캐스트는 복스 미디어를 지속 성장시키는 핵심 사업인 것입니다. 
.
.
.
계속 읽으려면 구독해 보세요!


현업 전문가들의 글로벌 산업 이야기
테크, 미디어, 리테일, 매크로에 걸친 이야기들
21735_3375323_1778054543030047512.png
트렌드 너머의 산업 구조와 비즈니스의 맥락을 전합니다. 커피팟 플러스 구독하고 꾸준히 새로운 관점 배달 받아보세요!


21735_2328721_1723014897675029851.png
커피팟 Coffeepot
good@coffeepot.me
© Coffeepot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