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은 내리고, 다른 중앙은행은 올리면?

[부엉이의 차트피셜] 미국과 엇갈리는 정책 방향이 만들어낼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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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8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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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에서는 케빈 워시 미 연준 의장 후보가 상원의 청문회를 통과했고, 바로 얼마 전에는 한국은행에 신현송 총재가 새로 취임했습니다.

이 두 장면은 큰 변화를 예고합니다. 향후에 미 연준과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각기 다른 길을 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죠. 

미국은 완화 편향적인 케빈 워시의 성향에 따라 금리 인하의 움직임을 보일 수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행은 이미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죠. 이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 그리고 영란은행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이들은 인플레이션을 위협으로 보고 통화 긴축 기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과연 앞으로 미 연준과 주요 중앙은행들의 엇갈리는 정책 방향은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까요? 

다행히 세계 경제에 혼란보다는 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오늘 [부엉이의 차트피셜]이 짚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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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은 내리고, 다른 중앙은행은 올리면?
미국과 엇갈리는 정책 방향이 만들어낼 결과
미 의회 상원 은행위원회가 13대 11로 케빈 워시(Kevin Warsh) 연준 의장 내정자의 인준 안건을 본회 표결에 부치기로 의결했다. 이로써 그는 제롬 파월(Jerome Powell) 의장의 임기가 끝나는 5월 15일에 연준 의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파월 의장은 이사 임기가 끝나는 2028년 1월까지 투표권을 가진 이사로 이사회에 잔류하기로 했다. 78년 만에 관례를 깬 결정이다. 그는 연준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이사직에 남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혔지만, "그림자 의장이 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전직 의장의 이사회 잔류는 신임 의장에게 분명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워시는 청문회에서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힌트를 던졌다. 앨런 그린스펀(Alan Greenspan) 전 의장의 아이디어를 차용해, AI가 이끄는 생산성 붐이 금리 인하의 길을 열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연준의 다른 동료 위원들은 이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듯하다. 

연준의 운영 방식에도 변화를 예고했다. 점도표 축소와 연설 및 인터뷰 횟수 제한이 대표적이다. "정책 결정권자들이 경제 예측을 공개하면 자신들의 말에 스스로 갇히게 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데이터 수집 방식도 바꾸려 한다. 더 많은 실시간 정보를 활용하겠다는 구상인데, 실시간 데이터는 노이즈가 크고 잦은 수정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정책 신호로 삼기에는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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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를 통해 본 케빈 워시 요약.
미국 금리는 어디로 갈까?  
워시는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대신 "연준은 다가오는 회의에서 올바른 정책 선택이 무엇인지 깊이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AI가 수요보다 공급을 더 늘릴 것"이라 생각하는데, 이는 금리 인하를 시사하지만 판단을 내리려면 상당한 작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기저의 인플레이션을 가장 잘 측정하는 방법으로 "절사평균 인플레이션을 선호하는데, 이것은 꼬리 위험에 해당하는 것들을 모두 제외한다"고 말했다. 절사평균 인플레이션은 변동률이 극단적으로 큰 품목을 위아래에서 제외한 지표로, 가장 최근 데이터인 지난 2월 절사평균 PCE 인플레이션은 전년 대비 2.3% 상승하여, 근원 PCE 가격지수 상승률(3.0%)을 크게 밑돌았다. 뿐만 아니라, 최근 1년 동안 완만하게 하락하는 추세다. 

워시는 AI가 이끄는 생산성 혁명으로 중장기적으로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가 중요하게 여기는 절사평균 인플레이션 지표는 금융시장에서 가장 의미 있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CPI 및 근원 CPI와 비교했을 때 인플레이션 위험이 덜한 것으로 나타난다. 

새로운 연준 의장은 분명히 완화 편향적이다. 당분간 물가가 오르더라도 연준이 물가 억제를 위한 선제적 금리 인상 카드를 던질 가능성은 과거보다 낮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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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원 PCE / 절사평균 PCE 전년대비 상승률 추이 (자료: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연합인포맥스)
새 의장이 넘어야 할 두 가지 반론
워시의 논리에 제동을 거는 목소리는 크게 두 갈래다. 하나는 연준 내부에서, 다른 하나는 데이터에서 나온다. 

그의 동료 중 일부는 인플레이션을 시급한 위험으로 여긴다. 4월 FOMC 회의에서 베스 해맥(Beth Hammack), 닐 카시카리(Neel Kashkari), 로리 로건(Lorie Logan) 세 명은 금리 인상에는 표를 던지지 않았지만, "현시점에서 성명서에 완화 편향 문구를 포함하는 것은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는 언어를 둘러싼 이견이지만 함의는 작지 않다. 세 위원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워시의 사고방식에 쉽게 설득되지 않겠다는 신호를 미리 보낸 것일 수 있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의 이코노미스트들도 워시가 선호하는 절사평균 PCE(개인소비지출) 인플레이션 지표를 신중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발간하며 가세했다. 

팬데믹이 촉발한 물가 상승 압력으로 근원 PCE 인플레이션은 2021년 4월에 이미 3%를 넘어섰다. 하지만 절사평균 PCE 인플레이션은 뒤늦게 오르기 시작하여 그해 11월에야 3%를 넘었다. 절사평균 인플레이션에 무게를 두고 통화정책을 운영했다면 인플레이션 초기 대응에 실패했을 것이다. 

워시의 핵심 전제인 AI발 생산성 향상론도 반론이 만만치 않다. 기술 혁신이 미국 생산성을 구조적으로 개선한 사례는 존재하지 않는다. 

인터넷, 자동차, 전구, 전화기, 컴퓨터 등 수많은 기술들이 경제 성장의 경로를 바꾸었다. 하지만 RBA(Richard Bernstein Advisors)에 따르면 미국의 생산성 추세는 많은 신기술에도 불구하고 지난 75년간 악화됐다.

생산성 증가율 추세선은 우하향하고 있으며 기술 혁신에도 불구하고 증가율은 둔화됐다. AI가 생산성 기적을 일으켜서 추세를 반전시킨다면, 이는 지난 75년 동안 첫 사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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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농업 노동생산성 증가율 추이 (데이터: Fred)

전미경제연구소(NBER)의 최근 연구도 AI가 생산성을 아직까지 의미 있게 향상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시사한다. 4개국 5800개 이상의 기업을 조사한 결과, 각 국가의 기업 중 약 80~90%가 AI가 직원 1인당 매출로 측정한 생산성을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생산성에 미치는 AI의 영향력에 대한 낙관론에 기반하여 미국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경솔할 수 있다.


헤드라인 및 근원 인플레이션 모두 2% 목표를 5년째 웃돌고 있으며, 휘발유와 항공 요금이 오른 탓에 다음 달에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AI가 이끄는 생산성 혁신도 아직 뚜렷한 정황은 없다. 새로 올 연준 의장과 다르게 몇몇 위원들은 분명 인플레이션을 우려한다.


긴축을 준비 중인 다른 중앙은행들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싶어 하는 케빈 워시와 달리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을 중대한 위협으로 본다. 중앙은행들은 이미 통화 긴축 기조에 들어갔거나, 앞으로 긴축을 진행하려 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현재로서는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향후 긴축 전환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유로존 물가가 2% 목표에 안착하면서 ECB의 2026년 통화정책 방향은 '휴지기'로 전망되었다. 하지만 중동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 상방 위험을 다시 키웠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ECB가 올해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일본은행(BOJ)도 추가 긴축을 준비 중이다. 4월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0.75%로 동결했지만,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소수의견이 3명으로 우에다 총재 체제 출범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BOJ는 2026년 근원 CPI 전망을 1월의 1.9%에서 2.8%로 대폭 상향 조정하는 등 최근 수년 중 가장 매파적인 경제 전망을 제시했다. 우에다 총재는 "경기가 급격히 나빠지지 않는다면 추가 인상이 가능하다"며 인상 문을 열어 뒀다.

영란은행(BOE) 역시 긴축 전환을 앞두고 있다. 에너지 가격 급등의 영향으로 영국 기업들의 향후 1년 가격 인상 기대가 다시 가파르게 올라서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BOE도 올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 예상하며, 이를 달러 약세와 유로·파운드 강세의 근거 중 하나로 들었다. 

한국은행도 하반기에는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5월 3일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금통위원)는 "금리 인하를 멈추고 금리 인상을 고민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중동 전쟁 이후 금통위원이 공개 발언을 통해 금리 인상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중동 전쟁 이후에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견조한 반면 물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오는 5월 28일 열리는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을 가리키는 신호가 나올 수 있음도 시사했다. 관례적으로 부총재의 발언은 한국은행 총재의 의중을 반영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신현송 총재는 하반기 금리 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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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워시는 분명히 완화 편향적이다. 미 연준은 완화 정책, 나머지 중앙은행들은 긴축 정책으로 분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지: C-SPAN)
통화정책 차별화가 가져올 의외의 이득
지금 전 세계 통화정책은 이례적인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 내정자가 생산성 증가를 근거로 완화 편향적인 모습을 보이는 반면,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영란은행(BOE) 등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여전한 물가 압력을 이유로 긴축 기조를 유지하거나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얼핏 보면 이 불협화음은 세계 경제를 혼란에 빠뜨릴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학계의 최신 연구들은 이 차별화 국면이 오히려 특정 조건에서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경제에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의외의 논거를 제시한다. 미국이 인플레이션을 용인하는 대가로 다른 국가들은 큰 경제 충격 없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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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부엉이의 이름은 이기원이다. 다양한 금융기관에서 채권 관련 업무에 종사했다. 현재 자산운용사에서 채권형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채권을 업으로 삼고 있지만 가치투자에도 관심이 많다. 워런 버핏의 열렬한 추종자로 버크셔 헤서웨이 주주총회를 2차례 방문하고 다수의 관련 기고도 했다.

[부엉이의 차트피셜]은 친숙하지만은 않은, 하지만 누구에게나 중요한 금리와 채권 시장을 비롯한 금융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주요 지표와 차트를 기반으로 풀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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