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RAFT. 최고의 파트너를 위한 서한

버크셔 해서웨이의 2023년 주주서한
2024년 2월 26일 월요일
✏️ DRAFT. 최고의 파트너를 위한 서한
오늘은 조금 다른 형식의 이야기를 가져왔어요. 놓치고 전해드리지 못하는 좋은 이야기들이 늘 있기에, 그리고 짧게라도 커피팟 리서치를 하면서 평소 보는 이야기들이나 좋은 읽을거리를 간단하게라도 소개해 달라는 요청에도 응답하고자 합니다.

이전에도 주요 차트를 해석하는 짧은 이야기로 비슷한 시도를 했었는데요. 새로 전해드릴 레터를 통해서도 살펴보면 좋을 주요 차트도 전해드리고, 짧게 소개할 이야기들도 포함해 (정기적으로 보내드리는 커피팟 뉴스레터 외) 수시로 찾아오겠습니다. 때론 볼만한 '콘텐츠'에 대한 리뷰나 이야기도 전해드리고요.

구독자분들만을 위한 짧지만 의미 있는 추가 '레터'로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위 이미지는 일단 '드래프트(Draft, 초안)라는 의미를 담아 설정했습니다. 레터를 꾸준히 보내면서 이미지와 이름도 확정해 나갈게요.

그럼 첫 번째 이야기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주말 사이 발표된 버크셔 해서웨이 2023년 주주서한의 서두에 실린 찰리 멍거에 대한 헌사를 전해드립니다. 

#찰리멍거 #워런버핏
버크셔 해서웨이의 다음 스텝
버크셔 해서웨이는 현지 시각으로 지난 토요일에 2023년 실적과 함께 연례 주주서한을 내보내면서,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냈다고 알렸습니다. 총 971억 달러(약 129조 3500억 원)로 2022년 220억 달러(약 29조 3000억 원)의 순손실을 본 이후 거대한 반전을 만들어 냈습니다. 계속해서 변하는 버크셔의 거대한 투자 수익이 늘 합쳐지는 숫자이기에 정작 워런 버핏은 이 기준을 두고 "쓸모 없는 것보다 더 최악(worse than useless)"이라고 큰 의미를 두지는 않지만, 이 숫자는 늘 주목을 받으며 비중 있게 보도되기도 합니다. 

물론 버크셔 해서웨이가 실적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숫자인 (일부 투자 수익을 제외한 핵심 사업의) 영업이익도 374억 달러(약 49조 8200억 원)를 기록해 지난해의 309억 달러(약 41조 1600억 원)에서 크게 성장했죠. 

하지만 이렇게 그 어느 때보다 건재함을 알린 버크셔는 찰리 멍거라는 거대한 버팀목을 잃었죠.

워런 버핏은 이번 연례 주주서한을 내보내면서, 첫 장에 찰리 멍거를 위한 헌사를 바쳤습니다. 여느 해와 다름 없이 담백하게 지난해 사업에 대한 주요 내용에 대한 분석과 견해를 밝힌 주주서한 앞에 찰리 멍거가 자신과 버크셔 해서웨이에 어떤 의미를 지닌 사람이었는지, 그가 왜 버크셔 해서웨이의 진정한 '설계자(아키텍트)'였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오늘은 이 편지를 번역해 전해드립니다. 위대한 파트너에게 보내는 최고의 헌사이기도 합니다. 워런 버핏과 버크셔 해서웨이만의 방식으로요. 이 역시 앞으로도 이어질 버크셔 해서웨이의 역사 속 중요한 페이지로 늘 복기 되겠죠.
2023년 주주서한에 앞서 포함된 편지.
찰리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의 설계자 

찰리 멍거는 100세 생일을 불과 33일 앞둔 11월 28일에 사망했습니다. 오마하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그는 인생의 80%를 다른 곳에서 보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를 처음 만난 것은 35세나 되던 1959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1962년에야 투자 관리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그 후 3년이 더 지나고 그는 제가 버크셔의 경영권을 인수한 것은 (아주 정확하게도!) 어리석은 결정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제가 이미 그 결정을 내렸으니 실수를 바로잡는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했습니다.

다만 다음으로 할 이야기에 앞서, 찰리와 그의 가족은 당시 제가 관리하고 있던 소규모 투자 파트너십에 한 푼도 투자하지 않았고, 제가 버크셔 인수에 사용한 자금에도 투자한 돈이 한 푼도 없었음을 염두에 두시기를 바랍니다. 게다가 당시에는 우리 둘 중 누구도 찰리가 버크셔 주식을 하나라도 소유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65년 찰리는 버크셔를 인수한 저에게 이런 조언을 했습니다. 

"워런, 버크셔 해서웨이 같은 회사를 또 인수할 생각은 잊어버려. 하지만 이제 버크셔를 맡게 되었으니 좋은(저렴한) 가격에 산 훌륭한 기업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하고, 좋은(그저그런) 기업을 훌륭한(높은) 가격에 사는 것을 포기하게. 다시 말해, 당신의 영웅인 벤 그레이엄*에게서 배운 모든 것을 버리라는 뜻이야. 그의 방법은 작은 스케일에서만 통할 수 있어."

* 가치 투자의 아버지로도 불리며, 극단적으로 저평가된 '담배꽁초' 주식에 투자하는 방식을 워런 버핏에게 전수했다.

저는 깊은 고민 끝에 그의 조언을 따르기로 했죠.

수년 후, 찰리는 버크셔를 운영하는 저의 파트너가 되었고, 저의 옛 습관이 드러날 때마다 반복해서 제가 정신을 차리게 했습니다. 그는 죽을 때까지 이 역할을 계속했고, 초기에 함께 투자했던 사람들과 우리는 찰리와 내가 꿈꿔왔던 것보다 훨씬 더 나은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실제로 찰리는 현재 버크셔 해서웨이의 '설계자'였고, 저는 그의 비전을 매일매일 건설하는 '시공자' 역할을 했습니다. 

찰리는 자신이 한 창조자로서의 역할을 인정받으려 하지 않았고, 그 대신 제가 공로를 인정받고 찬사를 받도록 했습니다. 어떤 면에서 찰리는 제게 큰 형 같기도 하고 자상한 아버지 같기도 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옳다는 것을 알았을 때에도 제가 고삐를 쥐고 있도록 해주었고, 제가 실수했을 때에도 제 실수를 결코 상기시키지 않았어요. 

실제 세계에서 위대한 건물은 건축가와 연결되지만, 콘크리트를 타설하거나 창문을 설치한 사람은 곧 잊혀집니다. 버크셔는 위대한 회사가 되었습니다. 

비록 제가 오랫동안 건축 책임자였지만 찰리가 이 회사의 진정한 건축가였다는 공로를 영원히 인정받아야 합니다.
이 편지를 기점으로 버크셔 해서웨이는 (이미 후계 준비를 오래 전부터 해온 상황이지만) 다음 스텝을 밟게 됩니다. 오랜 기간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를 보좌하면서 버크셔 해서웨이를 이끌어온 그렉 아벨(Greg Abel)과 아지트 자인(Ajit Jain)이 5월에 열리는 연례 주주총회에 찰리 멍거를 대신해 연단에 오릅니다. 그렉 아벨은 버크셔 해서웨이 비보험 부문, 아지트 자인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보험 부문을 이끌어 왔죠.

보험 부문이 가파른 금리 상승의 효과도 보고, 막대한 투자 실적까지 기록한 지난해의 다소 '특별한' 퍼포먼스는 앞으로 지속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요. 하지만 팬데믹의 투자 광풍이 몰아치고 지나간 이후, 거듭 왜 그들이 위대한 투자 회사인지 입증한 이들은 반도체와 AI에 집중하는 테크 기업들 속에서도 그들만의 방식으로 회사를 꾸준히 성장하게 만들 것으로 기대됩니다. 시작부터 늘 그래왔듯이요.

버크셔 해서웨이는 현재 시가총액(약 9055억 달러(약 1205조 원))을 기준으로 미국에서 7번째로 큰 회사이기도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엔비디아, 아마존, 알파벳, 메타 다음이죠. 애플이 포트폴리오의 최대 부분을 차지하지만, 보험과 은행, 철도, 식음료 리테일, 석유 회사 등이 주요 자산으로 기존 산업에 대한 투자 비중도 여전히 높죠.

참고로 1964년부터 2023년까지 버크셔 해서웨이의  누적수익률은 4,384,748%입니다. 같은 기간 S&P 500의 수익률은 31,223%이고요.
☕️ 이쯤 되니 꼭 봐야 하는 [부엉이의 차트피셜]
찰리 멍거에 대한 이야기는 역시나 버크셔 해서웨이에 대한 우리나라 최고 전문가인 [부엉이의 차트피셜] 찰리 멍거의 투자 인생 101을 통해서도 복기해 보세요. 팬데믹의 광풍이 지나간 이후 건재하고 건재한 모습을 보인 2022년 주주서한의 내용을 담은 먼지가 가라앉은 시장의 버크셔 해서웨이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오늘 이야기 어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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