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료) 뉴스레터 미디어의 AI 시대 생존 계획

2024년 4월 15일 월요일

✏️ DRAFT #006.

악시오스의 AI 시대 생존 계획

이 이야기는 아카이브에 무료로 공개한 유료 뉴스레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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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시오스(Axios)는 뉴스를 간결하게 요약해 전하는 소위 '스마트 브레비티(똑똑한 간결함)'로 대표되는 뉴스레터를 기반으로 하는 뉴스 미디어이죠. 최근 악시오스의 CEO인 짐 밴더하이(Jim VandeHei)는 AI 시대에 악시오스와 같은 미디어가 생존하기 위한 전략 전환에 대해 뉴욕타임스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특별한 비결을 담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악시오스가 지금 하는 것을 잘하는 것이 비결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이기도 했습니다. 사람이 직접 만드는 콘텐츠의 질을 높이고,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이벤트 사업을 강화하는 것에서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요지였어요.

악시오스는 소속 저널리스트들이 신뢰할 수 있는 콘텐츠를 계속 생산하고, 이들이 만드는 오리지널한 콘텐츠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구독제를 운영하는 것이 하나의 수익 축입니다. 그리고 이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정보가 흐르는 라이브 이벤트를 또 하나의 축으로 가져갈 것으로 계획한 것입니다.

이 전략은 과연 AI 시대에도 유효할 수 있을까요? 지난해에 5억 2500만 달러(약 7260억 원)라는 가치에 케이블 사업자인 콕스 엔터프라이즈에 인수된 악시오스는 레거시 모델들도 계속 어려워하는 와중에 광고와 구독제 그리고 라이브 이벤트까지 다양한 수익원이 포함된 사업 모델을 만들어 가는 중입니다.

오늘 [드래프트]는 특별히 새로운 사업 모델을 개발하거나, 새로운 전략을 들고나온 것이 없는데, 어떻게 지속 성장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려는 것인지 짐 밴더하이의 인터뷰를 계기로 간략하게 살펴보고자 합니다. 사업 현황도 짚어보면서요.

[미디어] #이메일뉴스레터

악시오스는 AI 시대를 어떻게 버틸까?

악시오스의 2023년 매출은 스타트업 및 비상장 기업의 수익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인 그로우조(Growjo)에 의하면 약 1억 7000만 달러(약 2350억 원)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2022년 매출이 1억 달러가 조금 안된 것으로 알려졌으니, 1년새 70% 이상 증가한 것이죠. 뉴스레터를 주요 미디어로 운영하는 회사가 연간 2350억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는 비결은 바로 '고급 정보를 담은 프리미엄 (가격의) 뉴스레터'를 늘린 것과 이런 고급 정보를 파악하고 쓰는 저널리스트들이 진행하는 이벤트에서 나온 것입니다.

CEO인 짐 벤더하이는 특히 이벤트의 매출 증가율이 60%에 이르렀고, 영역별로 "프로들이 원하는 (비싼 가격의) 뉴스레터"를 추가 중이라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현재 AI로 인한 뉴스 미디어 시장의 변화가 프린트에서 디지털로 옮기 때보다 더 큰 변화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살아남는 미디어가 되려면 오리지널 콘텐츠와 그를 쓰는 사람들에 대한 투자라고 말을 하고 있는 셈이에요.

광고도 계속해서 큰 수익원으로 유지할 수 있지만, 독자들과의 직접 거래를 지속 증가 시켜 나가면서 수익원을 다변화하는 것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바탕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악시오스의 기본 뉴스레터들은 광고로 수익을 내고, 악시오스 프로라는 프리미엄 구독제도 운영합니다. (이미지: 악시오스)

이메일을 계속 보내는 것이 첫 번째

기본적으로 악시오스는 대중이 쉽게 읽을 뉴스를 전달하고 있지만, 점점 고급 정보에 힘을 들이고 있어요. 고급 정보라 함은 각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일에 있어 도움받을 정보들을 말하는 것이죠. 그 정보들은 예를 들면 새로운 벤처캐피털 투자 건수들을 시시각각 업데이트하거나,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투자에 대한 힌트가 되는 정보들입니다. 또한 각 산업 영역에서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정부 정책 변화, 로비 현황 등 현장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들이 가미된 뉴스이고요.

즉, 이들이 말하는 고급 정보란 더 빠르게 받아보고, 일에 적용할 수 있는 정보입니다. 정보의 신뢰성은 악시오스라는 매체와 저널리스트의 이름이 보증해 주는 것이죠. 물론 진짜 인사이더라면 (스스로도) 얻을 수 있는 정보이겠지만, 이런 정보에 맥락을 채워 공급을 받게 된다면 큰 도움이 되죠. 개인에게 뿐만 아니라 그 개인이 속한 조직의 역량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요.

하나의 뉴스레터가 연간 599달러에서 1000달러에 이르는 이들의 구독제는 현재 수만 명의 개인이 구독 중이고, 기업 구독을 통해서도 돈을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모두가 구독을 하는데 나만 구독을 안 한다는 불안감과 알고 있는 정보도 다시 확인해야 한다는 불안감을 모두 자극하는 중이기도 하죠.

악시오스는 모두가 읽을 수 있는 대중 뉴스를 전하면서 성장해 왔고, 이제는 그중에서도 더 깊은 정보가 필요한 이들을 타겟해 구독제를 키워나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대중 뉴스 소비자를 타겟으로 잡은 뉴욕타임스와 같은 뉴스 미디어와는 확실히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고요.

고급 정보란 무엇인지 계속 다듬고

현재 악시오스의 뉴스레터는 각 영역별로 저널리스트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AI, 전기차, 미디어, 리테일, 벤처캐피털 등의 경제산업 이슈는 물론 정치사회까지 거의 모든 영역에서 이들이 각자 자신의 퍼블리케이션을 운영하는 중이죠.

꾸준히 좋은 정보를 발굴해 직접 독자들과 소통해 전하는 이들의 역량과 명성은 이미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대인플루언서의 시대에 '스타 저널리스트'가 되어 정보를 모으고, 글을 쓰고, 가치를 창출하는 체계를 만들어 놓은 것이죠.

이런 저널리스트들이 모인 악시오스는 대표적인 뉴스 미디어가 된 지 오래이고, 바이스 미디어와 버즈피드 등 소셜미디어를 통한 바이럴 뉴스의 시대를 만들었던 뉴미디어들이 버티지 못하고 사라져 간 자리를 채우기도 했습니다. 이들이 기존의 뉴미디어와 다른 점은 뉴스레터라는 통로로 구독자들과 직접 소통을 시작했고, 데이터베이스도 처음부터 직접 구축했다는 것입니다.

즉, "모두에게 바이럴 되는 뉴스"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가치 있는 뉴스"를 꾸준히 생산해 온 것입니다. 모두에게 퍼지는 정보는 도파민을 돌게 하기도 하고, FOMO(Fear Of Missing Out)도 해소해 줍니다. 하지만 이게 나에게 꼭 필요한 정보는 아니기도 하죠. 그리고 악시오스는 고급 정보라는 것이 "나만 아는 정보"가 아니라 "나에게 가치 있는 뉴스"라는 것을 알리고 있기도 합니다.

악시오스의 프리미엄 구독 전략은 각 업계 관계자들을 위한 고급 정보를 꾸준히 배달해 준다는 컨셉으로 보면 됩니다. (이미지: 악시오스)

아직 오지 않은 AI 시대이지만

인터뷰에서 짐 밴더하이는 악시오스가 AI 시대를 어떻게 버틸 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어요. 그저 위의 전략을 이야기했을 뿐이죠. (그래서 해당 기사의 댓글에는 구체적인 내용도 없는데, 제목만 거창하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죠) 하지만 현재로서는 그 어떤 미디어도 아직 오지 않은 AI 시대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세우지는 못한 상황입니다.

다만 프린트에서 디지털로 넘어오던 시대와 다른 점은 AI라는 새로운 기술의 파고가 아주 클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대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현재 미디어 시장을 타겟하는 뾰족한 제품이 생성 AI를 기반으로 한 챗봇 외에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기에 대형언어모델(LLM)이 발전해 가면서 어떤 임팩트를 끼칠 수 있을지를 전망할 뿐이기도 합니다. 뉴스 소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은 확실해 보이고, 큰 틀에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도 보이지만 구체적으로 전략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단계는 아닌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이 직접 해야 할 일과 사람이 새로운 정보를 얻어 콘텐츠를 만든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악시오스는 예측하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즉, AI의 파고 속에서도 필요한 역할과 꼭 해야 할 일을 선명하게 하는 일을 하는 중이라고 볼 수 있쬬.

악시오스는 아직 적자를 보는 상황입니다. 새로운 투자를 계속 늘려가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인수가 되어 당분간 꾸준히 투자할 자금을 확보한 상황으로 알려졌고, 미디어 업계 전반이 사람을 줄여나가고 있는 와중에 채용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 몇 안 되는 미디어이기도 합니다.

이들의 이런 모습은 아직 오지 않은 AI 시대를 버틸 준비를 착실히 해가는 중이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결국 누군가에게 필요한 새로운 정보를 꾸준히 생산할 수 있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조직을 만들면서요. AI가 미디어 산업에 끼치는 영향은 지대하겠지만, 스스로 새로운 정보와 뉴스를 생산할 수 없다는 것이 늘 사람이 채워야 할 틈새일 것입니다.

해외 미디어 비즈니스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볼 수 있는 [모임]을 곧 오픈하려고 합니다. 뉴욕타임스 실적의 핵심 요소(ex. 구독제 구성)를 뜯어보고 계속 성장할 수 있는 요인이 무엇인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오픈AI에 건 소송의 의미도 짚어보려 합니다. 물론 전반적인 해외 매체들의 현황도 살펴보고요.

일정과 계획을 확정해 조만간 신청 모집 안내를 드릴 예정인데요. 평소 미디어 뉴스에 관심을 가지고 계셨다면 추가로 어떤 이야기들을 나누어 보고 싶으신지 말씀해 주세요! 피드백과 함께 전해주셔도 되고, 이메일로 간단히 회신해 주셔도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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