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하드웨어는 허상일까?

1. AI에게도 어려운 하드웨어 시장, 2. 미디어의 커지는 각자도생 움직임
2024년 5월 8일 수요일 
오늘은 최근 연이어 시장의 혹평을 받은 AI 하드웨어를 살펴봅니다. 비록 혹평을 받는 중이지만, AI 시장이 커가는 초기에 필연적으로 나오는 실험적인 제품들을 통해 향후 시장 참여자들이 움직이는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기도 합니다. 소프트웨어와 같이 가볍게 시도를 하고 수정해 나가기에는 무거운 하드웨어가 왜 특히나 '린 스타트업'의 방식으로는 접근하기가 어려운지도 보여주는 현재의 시장입니다. 

이어서 AI 기업들과의 콘텐츠 제공 계약 협상에서 공동전선을 구축하지 못한 미디어 업계의 현황을 전합니다. 일부 유력 미디어는 왜 대열을 이탈해서 서둘러 오픈AI 및 구글 등과 계약을 맺으려고 하는지, 계약을 맺지 않고 끝까지 버티는 미디어의 이유는 무엇인지 각자의 사정을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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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휴메인AI #AI기기혹평
1. AI 하드웨어는 허상일까?
AI가 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자, 자연스럽게 이를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폼 팩터(Form-factor, 외형)를 가진 하드웨어를 만들고자 하는 시도들도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미국 테크 업계에는 이와 관련해 늘 함께 전해지는 유명한 말이 있죠. 바로 "하드웨어는 어렵다(Hardware is hard)"는 것입니다.

불완전한 상태로 출시 되어도 언제든 업데이트와 패치가 가능한 소프트웨어와 달리, 하드웨어는 한 번 팔린 버전은 내부 소프트웨어를 제외하고 물리적 기능 등의 개선이 불가능한 점, 원가와 수율, AS 등의 관리가 필수적인 점 등으로 인해 소프트웨어 사업과 달리 훨씬 난이도가 높다는 말입니다. 또한 하드웨어는 물리적으로 몸에 닿은 상태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인체공학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이렇게 어려운 하드웨어를, AI 기술을 접목하여 새로운 사용 사례를 만들어 보겠다고 도전한 기업들이 최근에 속속 소개되었죠.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는데요. AI 붐을 탄 AI 하드웨어의 출시와 이에 대한 시장의 반응, 하드웨어 기업들이 AI 하드웨어를 통해 바라보는 장기적 방향성을 살펴보겠습니다. 
사용자의 음성 기록을 기반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왼쪽의) '탭'과 (오른쪽의) '리와인드 펜던트'는 힙해 보이는 시장 초기의 실험적인 AI 제품들입니다. 말그대로 대화를 학습해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우리가 여러 콘텐츠를 통해서도 봐 온 '대화형' 음성 제품입니다. (이미지: 탭, 리와인드 펜던트)
시장 초기에 나올 수 있는 기초 하드웨어
AI 하드웨어 시장에 가장 초기에 반향을 일으킨 것은 코로나 현황판을 만들어 UN의 청년 앰배서더까지 된, 하버드 자퇴생 아비 쉬프만(Avi Schiffmann)의 아이디어인 '탭(Tab)'이었습니다.

탭은 목걸이처럼 목에 걸고 다니는, 아주 작은 기기입니다. 언제나 전원이 켜져 있으며, 착용자가 하는 말을 모두 기억하고, 받아 적어 이후 언제든 관련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AI 동반자(AI Companion)라고 브랜딩을 하고 있으며, 190만 달러(약 25억 원)의 투자까지 유치했고요.

아비 쉬프만은 이 기기를 'AI 타마고치'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미 사전 주문을 통해 한화 1억 원 이상의 예약을 받아 놓은 상태이며, 2024년 겨울경에 런칭을 준비하고 있죠.

유사한 컨셉으로 뒤이어 공개된 것이 리와인드 펜던트(Rewind Pendant, 현재 리미트리스(Limitless)로 이름 변경)라는 기기였는데요. 옵티마이즐리(Optimizely)라는 유명 디지털 마케팅 서비스의 창업자이기도 한 댄 시로커(Dan Siroker)가 새롭게 시작한 AI 스타트업입니다.

"당신이 말하고, 보고, 들은 모든 것을 위한 개인 AI"라는 컨셉을 모토로, 다양한 기기에서 인입된 음성들을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요약하고, 이후 동일한 사람과의 대화가 있을 경우 전 대화를 상기시켜 주는 등의 역할을 하는 서비스입니다. 탭과는 다르게 윈도우, 맥에서 제공되는 별도의 앱이 존재하며, 간편한 녹음과 송신을 위한 펜던트라는 기기도 존재합니다.

펜던트의 역할은 탭과 동일합니다. '간편하게 24시간 켜져 있는 녹음기'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죠. 다만 그 뒤에서 AI가 들은 것들을 모두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있으며, 사용자는 AI에게 과거의 대화 내용을 묻는다거나 하는 기록된 대화 내용을 기반으로 한 질의도 가능합니다. 

이처럼 생성 AI 시장의 초기(2022년 말) LLM(대규모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한 기기들은 LLM이 가진 '기록 및 이해 능력'을 기반으로 하드웨어를 만들었습니다. 리미트리스 팬던트 또한 올해 겨울에 론칭될 예정입니다.
착용자가 보고 듣는 것에 대해 검색을 하고 요약을 하고 답변을 해주는 기능을 한다는 휴메인 AI 핀입니다. 700달러나 하는 제품이지만, AI 붐을 타고 만든 그 힙한 컨셉과 외형 외에는 아직 기능적으로 내세울 것이 없는 제품이기도 합니다. (이미지: 휴메인 AI)
혹평을 들을 수밖에 없는 새로운 제품
LLM의 역할이 웹 검색을 하거나, 앱을 실행하는 등 '에이전트(Agent)'로까지 확장될 수 있으며, 텍스트는 물론 사진까지 이해하는 '멀티 모달(Multi-Modal)'이 가능하다는 점이 알려진 2023년부터는 AI 하드웨어들의 컨셉이 단순히 음성을 듣고 기록하는 것이 아닌, 실제로 '앱'을 가지고 특정한 행동(검색, 예약 등)까지 수행할 수 있는 개인 비서까지의 역할로 확장됩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최근 (나쁜 의미로) 주목을 받았던 휴메인 AI 핀(Humane AI Pin)입니다.

휴메인 AI 핀은 앞선 탭, 팬던트와는 다르게 전면을 향한 카메라가 추가 되어 있으며, 손바닥 위로 투사할 수 있는 간단한 화면도 갖추고 있습니다. 휴메인 AI 핀은 '개인 비서'와 '두 번째 뇌'라는 컨셉을 중심으로 착용자가 보고, 듣는 모든 것에 대해 검색하거나, 요약하는 등의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휴메인 AI 핀은 이 글에서 언급된 모든 AI 기기들 중, 가장 빠르게 실제 고객에게 배송되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4월에 배송된 이 AI 핀에 대한 리뷰어들의 반응은 실망 그 자체였습니다.

1900만 명에 달하는 구독자를 가진 대표적인 테크 리뷰어 마커스 브라운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교체해야 하는 짧은 배터리 수명, 잘못된 답변을 제공하고 자신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AI 등을 이유로 자신이 지금까지 리뷰한 제품 중 최악의 제품이라고 평했습니다. 예시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라고 마커스가 물어보자, "음성을 통해 길 안내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하는 등 질문을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까지 있었습니다. 

하지만 혹평의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이렇게 완성도가 떨어지는 제품이 699달러에 판매되며, 사용하기 위해선 한 달에 24달러의 구독료를 추가로 매달 내야 한다는 지점이었습니다. 유명 테크 리뷰어의 리뷰 때문에 "한 사람의 리뷰어가 회사에게 이렇게 큰 영향을 끼쳐도 되느냐"에 대한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만 대부분의 여론은 '미완성의 제품을 낸 회사 책임'이라는 쪽에 편을 들어 주었습니다.

하드웨어 자체의 만듦새는 괜찮았지만, 작동하지 않는 기능들을 과장되게 홍보하여 비싼 가격에 판매했기에 시장의 반응도 싸늘했던 것이죠. 결국 금방 수준이 들통날 제품을 AI 바람과 함께 내놓은 것이기도 했고요.
래빗의 r1은 '힙하기만 한'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채 출시가 된 대표적인 기기가 되었습니다. 하드웨어에는 소위 '린 스타트업' 전략이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시라고도 할 수 있을 테고요. (이미지: 래빗)
금새 모든 것이 쉽게 드러나는 세상
이렇게 혹평을 받은 휴메인 AI 핀에 이어 출시된 제품은 래빗(rabbit)이라는 기업의 r1이라 불리는 제품입니다. 최근 레트로한 제품 디자인으로 인기를 얻은 틴에이지 엔지니어링(Teenage Engineering)이라는 회사에서 디자인을 맡아, 생동감 있는 주황색과 독특한 롤러 형태의 컨트롤을 가진 것이 특징입니다. 그 덕분에 지난 2월에 열린 CES 2024에서도 화제가 되기도 했죠.

일반적인 스마트폰의 반 정도 크기로, 주머니에 쏙 들어갈 컴팩트한 크기이기도 합니다. 래빗 r1 또한 앞서 소개한 AI 기기들과 마찬가지로, '주머니 속의 동반자'를 캐치프레이즈로 삼고 있습니다. 카메라와 마이크를 통해 AI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r1 또한 시장에서 혹독한 평가를 받습니다.

휴메인 AI 핀보다는 나은 평가였지만, "간신히 리뷰할 수 있는 정도"라는 평가였습니다. 여전히 부정확한 AI의 답변, 터치스크린임에도 특정 화면에서만 터치를 사용할 수 있게 막아놓는 등의 불편한 사용자 경험 등으로 인해, "스마트폰이 있는데 굳이 쓸 필요"를 찾지 못한 리뷰어들이 많았습니다.

어떻게든 AI 붐이라는 커다란 파도를 타보고자 완성도가 낮은 제품을 시장에 내어놓고, 이후 반응을 보며 고쳐간다는 전략을 취하는 하드웨어 스타트업들이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공식이기도 한 이러한 소위 '린(Lean) 스타트업' 전략은 제품이 소프트웨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 적합한 전략이었습니다. 마커스 브라운리 또한 최근 미완성된 제품을 시장에 내어놓은 후, 이후 발전시키는 전략에 대해 비판했죠.
메타의 스마트 글래스와 같은 제품도 지속 이어나갈 AI 하드웨어 시도의 한 축이죠. 시장을 확대해 가기 어려움에도 지속하는 이유는 하드웨어를 통해 소비자들과 지속해서 맞닿는 지점을 만들어 향후 시장을 확대하고 지배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죠. (이미지: 메타)
소프트웨어와 마찬가지인 AI 하드웨어 시도
현재 LLM의 특성상, 없는 말을 지어내는 환각(Hallucination) 현상이 무조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AI를 '믿을 만한 출처'로 사용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특정 정보를 검색한 후, 이를 기반으로만 답변하게 하는 기술이나, 출처를 함께 표시해 주는 등의 보완책이 적용되고 있죠. 이렇게 그 자체로 어려운 AI 기술을 하드웨어에까지 자연스럽게 녹이는 것은 배로 어려운 일입니다.

PC나 랩탑, 스마트폰 등 충분한 자원을 가지고 있는 기기가 아닌 이상, 새로운 폼팩터의 기기는 하드웨어 자체가 가진 물리적 기술 한계점은 분명 존재하고, 인터넷이 끊겼을 때, 배터리가 방전되었을 때 등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야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럼에도 많은 기업들은 하드웨어에 AI를 접목하는 시도를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죠. 대표적으로 메타는 레이벤과 함께 스마트 글래스를 만들어 전략적으로 푸시하고 있습니다. 구글과 삼성 또한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AI 전용'이라는 브랜딩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AI가 기계와 세상 사이의 유일한 터치포인트가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일 것이에요. 지금까지 컴퓨터와 스마트폰은 각종 센서나 사용자의 인풋(클릭, 터치 등)을 제외하고는 세상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인풋에 반응(react) 하기만 했을 뿐이죠. 하지만 AI는 기계가 세상을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유일한 레이어(layer)가 될 수 있습니다.

휴메인 AI 핀의 예시와 같이, AI가 접목된 기기들은 카메라와 음성을 통해 능동적으로(proactive) 상황을 해석하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소비자들은 AI에게 무언가를 요청하고, 대화하는 것이 점차 자연스러워질 것이고, AI를 접목한 하드웨어라는 레이어에서 최대한 점유율을 높이는 기업이 소비자들의 모든 인풋을 컨트롤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다양한 실험을 통해 사용자의 이 '인풋 레이어'를 손에 쥐려는 것입니다.

분명 AI 핀이나 r1 같은 제품들은 미완성의 제품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타산지석 삼아 앞으로 나오게 될 다양한 하드웨어들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제품들 내에 자연스럽게 AI가 녹아들 수 있게 만들어질 것이라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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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벌 IT 기업에서 일하고 있어요. 스타트업, 웹3, AI 등 새로운 기술이 바꾸어 나가는 세상의 모습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미디어] #훈련용데이터 #공급계약
2. AI 대응에 갈라서는 미디어의 사정
AI 기업들과 손을 잡는 미디어도 있고, 안 잡는 미디어도 있습니다. 각기 다른 선택은 어떤 결과를 만들까요?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개발하는 AI 기업들과 콘텐츠 제공 협상을 벌이는 미디어사들은 결국 공동의 전선을 구축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현재 음악업계와 도서 출판업계가 보여주는 흐름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인데요. 결국 이해관계가 다른 미디어들이 한마음 한뜻이 되기는 어려웠고, 각자 최선의 딜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을 펼쳐보기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을 소유한 뉴스코프는 구글과 AI 콘텐츠 개발에 관한 계약을 맺었는데, 그 규모는 연간 500~600만 달러 수준이라고 알려졌습니다. 콘텐츠를 어떻게 얼마나 제공하는지는 밝히지 않았고, 표면상으로는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AI 관련 콘텐츠를 개발하는데 있어 지원을 한다는 내용입니다. 결국 뉴스코프 소속 미디어의 콘텐츠를 AI 훈련에 제공하는 계약 소식인데, 미디어 업계 전체로 봤을 때는 실망스러운 계약이라는 시선이 큽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얼마 전 오픈AI와 소위 '전략적 파트너십'과 콘텐츠 라이센싱 계약을 맺었는데, 그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결국 오픈AI가 파이낸셜타임스의 콘텐츠를 GPT의 훈련용 데이터로 사용할 수 있는 계약입니다. 분위기를 봤을 때 그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픈AI에게는 좋은 소식일 수 있으나, 파이낸셜타임스에겐 모호한 '전략적 파트너십'의 의미도 크지 않은 계약이기도 하죠. 

이외에 AP도 오픈AI와 이미 알려지지 않은 금액에 일찌감치 콘텐츠 제공 계약을 맺었다고 알려졌죠. 비즈니스 인사이더, 폴리티코, 모닝브루 등 외에도 독일의 유력 매체들을 소유한 악셀 스프링거도 지난해 12월 오픈AI와 수천만 유로의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을 전했는데, 악셀 스프링거가 소유한 다수의 유력 미디어를 고려하면 그리 큰 규모가 아니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반대편에서는 AI를 개발하는 거대 테크 기업에 소송을 건 이들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은 역시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에 소송을 건 뉴욕타임스이죠. 오픈AI의 GPT가 무단으로 수백만 건의 뉴욕타임스 기사를 사용했다는 소송을 낸 뉴욕타임스도 기존에는 이들과도 협상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계약 규모에 대한 이견이 컸고, 결국 협상은 이어지지 않았어요.

최근에는 뉴욕타임스와 비슷한 소송을, 같은 로펌을 통해서 8개의 유력 지역 신문사가 공동으로 냈습니다. 이들은 거대 헤지펀드 중 하나인 앨든 글로벌 캐피털이 소유한 신문사들인데요. 앨든 글로벌이 소유한 총 60여 개의 신문사도 향후 이 소송 대열에 동참할 수도 있습니다. 

이들은 왜 이렇게 다른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투자/금융] #부엉이의차트피셜
3. '버블 검'처럼 '스윗한' 자산의 시대
증권부터 금 그리고 부동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류의 자산 가격은 내려갈 줄 모르고 있습니다. 앞으로 내려가리라는 예상도 찾아보기는 아주 어렵죠. 미국과 테크 업계를 중심으로 한 여러 지표들은 경기 호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할 수밖에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고요. 

하지만 늘 그렇듯 버블은 대다수에게 보이지 않을 때 이미 형성됩니다. 그 전조는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시장의 여러 지표들과 신호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으면 파악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버블이 어떤 때에 어떻게 형성되었느냐도 따져보면서요.

실제 버블의 전조가 보이는 시기에는 늘 자산이 끝없이 팽창하리라는 희망이 가득하고, 꽤 오랜 기간 그 '랠리'가 이어지는 듯합니다. 하지만 버블이 버블인 이유는 어느 순간 갑자기 '팡'하고 터져 없어져 버릴 수 있기 때문이죠. 사람들은 대부분 전조를 볼 수 있다고 믿지만, 역사적으로 대다수의 사람들은 늘 그 전조를 놓쳐왔습니다.

과연 지금은 전 연준의장인 앨런 그린스펀이 1990년대 말의 닷컴 버블이 오기 전에 경고했던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의 시간이 된 걸까요? 버블이 터지기까지 시간은 늘 조금 걸리지만, 버블이 터지기 전이 언제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지표와 역사를 통해 배울 수 있습니다. 지금이 버블이라고 단언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번 [부엉이의 차트피셜]은 지금은 그 전조가 보이는 시기라는 점을 명확하게 짚습니다. 차근히 따라 읽어가 보시죠.

[에너지] #에너지위기 #산업위기
4. 유럽의 끝나지 않는 에너지 위기
유럽 정확히는 EU 경제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세계 양강에 의해 각 산업의 주도권을 놓친 지 오래이고, 첨단 산업에 있어서도 그 주도권을 잡아가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고 있죠. 하지만 그나마 EU가 그 주도권을 유지하는 산업이 있습니다. 바로 풍력과 태양 에너지를 비롯한 재생에너지 분야입니다.

에너지 주도권마저 오래전에 잃었던 EU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에 러시아와 연결된 파이프라인으로 들어오던 값싼 가스를 더는 즐기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재생에너지를 전면에 내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기도 했죠. 기후위기 대응에 가장 앞서 나섰던 EU였기에 이참에 재생에너지 비중을 더 늘리면서 산업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자는 심산도 있었던 걸로 보이죠. 

하지만 값싼 에너지를 기반으로 산업 경쟁력을 키웠던 이들은 혹독한 시행착오를 겪어나가는 중이기도 합니다. 재생에너지 비중은 이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발전원이 되었고, 점차 이 수치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산업 발전이 부진한 덕에 에너지 수요가 예상보다 증가하지 않은 결과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에너지 공급선이 완전히 뒤바뀐 지 이제 2년. 이제 전반적인 에너지 전환은 EU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입니다. EU는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갈까요?

꾸준히 전해드렸던 유럽의 재생에너지 전환 이야기를 오랜만에 업데이트해 드립니다. 유럽 상황을 세밀하게 전하는 영국 기반의 유력 미디어인 파이낸셜타임스 역시 최근 이 이슈에 중점을 둔 보도를 내고 있는데요. 전 세계적으로는 상대적으로 주목 받지 못하는 뉴스이지만, 지금 가장 중요한 세계 경제 이슈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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