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드러난 '큰' 일각
현재까지 월스트리트저널의 '
페이스북 파일' 시리즈는 1) 페이스북이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엘리트층’ 사용자들에게 어떤 특혜를 줬는지, 2)
인스타그램이 특별히 여성 청소년들에게 더 해로운 이유, 3) 페이스북의 알고리듬은 왜 사람들의 분노를 유발하는 콘텐츠(ex. 정치 뉴스)를 더 보여주는지, 4) 페이스북에서 활동하는 마약 카르텔과 인신매매 조직에 대한 단속에 왜 적극적이지 않은지, 5) 미국의 백신 접종 캠페인은 왜 (통제가 불가능해진) 페이스북에서 성공적이지 않았는지, 그리고 이들이 6) 어린 사용자층을 페이스북으로 다시 데려오기 위해 하고 있는 일들은 무엇인지로 구성되었어요.
보도된 사항은 모두 하우겐이 페이스북의 내부 소셜네트워크망을 통해서 확보한 자료이고, 전현직 직원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요. 현재 드러난 사항 중 페이스북의 '분노 유발 알고리듬'으로 인해 오히려 지난 1월 미국 국회의사당 난입 및 폭동 사태를 커졌다는 점과 인스타그램이 청소년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적정한 액션을 취하지 않은 점이 언론과 대중에게 특히 타겟이 되어 비판을 크게 받고 있고요.
내부고발로 이어진 계기는?
세계 곳곳의 선거를 둘러싼 이슈를 감시하는 일이 중점이던 페이스북의 시민청렴(Civic Integrity) 팀*에 2019년에 조인했고, 선거 방해를 방지하는 프로젝트의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을 했던 하우겐은 올해 5월에 퇴사했어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이기도 한 그는 시민청렴팀에서 페이스북상의 특정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어떻게 잘못된 정보가 퍼져나가는지를 연구하기 위한 툴을 만드는 조직을 맡아 왔는데요. 자신을 포함해 총 5명의 새롭게 채용된 이들로 구성된 이 팀은 인력도 자원도 부족했고, 기대한 결과물을 낼 수 없었어요. 그는 페이스북으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각종 사회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내놓는 시민청렴팀이 고작 200여 명인 한계도 곧 절감하기
시작했고요.
* 시민 청렴(Civic Integrity)이라는 팀의 이름은 ‘시민과 사회를 보호하기 위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어요. 페이스북의 총 직원은 현재 약 6만 3000명이에요. 시민 청렴 팀은 나중에 해체가 되고, 멤버들은 플랫폼에 올라오는 콘텐츠의 퀄리티와 신뢰성을 향상하는 일을 하는 더 큰 단위의 인테그리티(Integrity) 부서 내에서 재배치되었어요.
그가 제공한 시민청렴팀의 내부 발표 자료 중에는 "우리(페이스북)은 무엇을 했는가? 그 정보가 진짜건 아니건 우리는 사용자 인게이지먼트(engagement)를 최적화하는 거대한 머신을 만들었다”라고 적혀 있는 등 현재 페이스북을 통해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한 우려가 그대로 드러나 있는데요. 페이스북이 회사의 이익으로 연결되는 사용자 인게이지먼트를 높이는 것을 사용자들의 안전보다 우선시하고 있다는 결론을 하우겐은 확실히 내리게 되었다고 해요. 페이스북이 공공의 이익과 회사의 이익이 자주 충돌하는 상황에서 늘 회사의 이익을 선택하는 상황을 마주하면서 말이죠.
적극 방어에 나선 페이스북이지만
현재 상황을 그대로 둔다면 페이스북은 큰 위기에 빠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돼요. 보도의 파장은 점점 더 커지고 있고, 페이스북은 8700만 명에 달하는 사용자의 정보가 넘어간 것으로 알려진 지난 2018년의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mbridge Analytica) 스캔들 때 보다 더 큰 위기가 도래할 것으로 감지되고 있어요. 이번엔 전 세계 인구의 60%가 사용하는 페이스북상에서 일어나는 활동을 적정히 단속할 수 없거나, 때에 따라 단속할 의지가 없음을 결과적으로 드러내게 되었기 때문에 파장을 수습하기 더 어려운 상황으로 보고 있고요.
페이스북은 "우리는 우리의 연구결과뿐만 아니라 외부 연구결과와 전문가 집단과 긴밀히 협업을 하며 플랫폼에 변화를 주기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도 월스트리트저널이 인용한 내부 연구의 결과물은 완전하지 않으며 부정확하다고 자신들의 작업을 스스로 폄하하면서까지 방어에 나서고 있어요. 하지만 잘 기획되어 적절한 타이밍에 공개가 계속 이어진 이번 보도의 파급력이 예상보다 훨씬 커지고 있어요.
이슈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앞으로 관련한 노이즈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아요. 하우겐은 상원의 소위원회에 출석해 현재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인스타그램이 청소년 이용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와 관련한 증언을 할 예정이고요. 이번 증언을 통해서 나오는 이야기 역시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으로 예상돼요. 하우겐은 페이스북에 해를 끼치고 싶은 것이 아니라 회사를 고치고 싶다고 명확하게 이야기 했어요. 이번 내부고발의 목표도 내부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고요.
현재 페이스북은 경영진이 포함된 '전략적 대응' 팀을 꾸려 이번 사안에 대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내부 단속을 하는 중이고 아주 긴밀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빠른 시간 내 수습은 어려울 것으로 보여요. 페이스북은 현재 미국 연방거래위원회의 반독점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죠. 그뿐만 아니라 미국의 여러 주와 EU에서 시장 조작, 사생활 침해 등을 포함한 각종 소송도 앞두고 있어요. 그간 페이스북의 주요 경영진과 각 앱에 쌓여온 케이스들이 한꺼번에 밀려오는 듯한대요. 페이스북에겐 대외적으로 여러모로 만만치 않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어떻게 대응하는지 지켜보면 될까?디인포메이션은 페이스북의 공공정책 매니저로 일을 했던 케이티 하배스(Katie Harbath)와의 인터뷰를 통해 "페이스북의 직원들은 좋은 일을 하기 위해 정말 정말 열심히 노력하는 중이다. 하지만 이런 사건이 터지고 회사가 계속 비판을 받게 되면 사기가 크게 꺾이게 된다. 궁극적으로 페이스북이 더 투명하게 결정을 내리고, 우선 순위를 다시 세우고 무엇을 만들지 다시 생각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는 코멘트를 실었는데요. 쉽게 그리고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질 수는 없겠지만, 이번 내부고발이 그런 길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지는 앞으로 페이스북이 현재의 상황에 어떻게 대응하는지에서도 드러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디인포메이션은 페이스북의 공공정책 매니저로 일을 했던 케이티 하배스(Katie Harbath)와의 인터뷰를 통해 "페이스북의 직원들은 좋은 일을 하기 위해 정말 정말 열심히 노력하는 중이다. 하지만 이런 사건이 터지고 회사가 계속 비판을 받게 되면 사기가 크게 꺾이게 된다. 궁극적으로 페이스북이 더 투명하게 결정을 내리고, 우선 순위를 다시 세우고 무엇을 만들지 다시 생각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는 코멘트를 실었는데요. 쉽게 그리고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질 수는 없겠지만, 이번 내부고발이 그런 길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지는 앞으로 페이스북이 현재의 상황에 어떻게 대응하는지에서도 드러날 것으로 예상됩니다.